<불황기 창업 트렌드> 흑염소 전문점이 뜬다

팬데믹 이후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외식업계에도 ‘건강식’이라는 새로운 키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건강식을 위한 외식은 일부 고객층에 국한된 선택이었다면, 이제는 전 세대가 건강과 맛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식사를 일상적으로 찾는 시대가 됐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오랜 세월 보양식으로 사랑받아온 ‘흑염소 요리’가 현대적인 외식 아이템으로 재해석되며 창업시장서 주목받고 있다.

흑염소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철분, 칼슘, 비타민 B군과 같은 필수 영양소가 가득해 면역력 강화, 피로 회복, 빈혈 예방, 골다공증 예방 등에 뛰어난 효능을 발휘하는 식재료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동의보감>에도 흑염소가 신장을 보하고 원기를 돋운다고 기록돼있으며, 최근 연구에서도 흑염소 고기의 건강 효과가 과학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지방 적고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빠른 피로 누적과 면역력 저하가 일상화되면서, 건강한 식사를 통해 체력을 관리하고자 하는 소비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서도 이 같은 건강식 트렌드에 발맞춰 사철탕 업소의 자연스러운 업종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개고기 식용 종식법’ 시행 이후, 정부는 기존 사철탕 업주들의 업종 전환을 장려하기 위해 시설 리뉴얼 비용 일부 지원, 업종 변경 컨설팅, 보양식 창업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 과정서 흑염소 전문점이 주요 대안 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다양한 흑염소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천복집 흑염소’는 특허받은 20여가지 한방 육수 레시피를 활용해 흑염소 특유의 누린내를 완벽히 제거하고 깊은 맛을 구현해낸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 광주 본점은 월 매출 1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으며, 매장서 직접 제조한 흑염소 진액을 추가로 판매해 객단가와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천복집 흑염소는 고급 레스토랑급 인테리어와 가족 및 단체 고객을 겨냥한 좌석 구성으로, 전통 보양식을 현대적이고 세련된 외식 경험으로 탈바꿈시켰다. 또 천복집 흑염소를 운영하는 김성윤 에쓰와이프랜차이즈 대표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서 소비자의 건강과 라이프스타일까지 고려하는 외식이 미래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다.

‘향촌흑염소’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확보한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자회사인 ㈜고트팜을 통해 국내산 및 호주산 염소고기를 직접 수입·유통해 신선도와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뛰어난 원재료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향촌흑염소는 간편 조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별도의 전문 조리 인력 없이도 고품질의 메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고, 주방 운영 효율화를 통해 창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대폭 줄였다.

흑염소 편육을 개발해 메뉴 차별화에도 성공했으며, 프리미엄 매장과 스탠더드 매장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다양한 상권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관광지 상권과 오피스 밀집 상권을 병행 공략하며 빠른 속도로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약선흑염소’는 한방 진액과 건강식에 특화된 브랜드다. 18가지 이상의 한약재를 조합해 제조한 흑염소 진액은 당뇨 예방과 원기 회복에 탁월한 효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으며, 약선흑염소의 가장 큰 강점으로 자리 잡았다. 약선흑염소는 빠른 투자금 회수 모델을 자랑하며, 업종 전환 창업 시 소자본으로도 빠르게 수익을 안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건강식 열풍 속 외식 블루오션 부상
건강과 맛 동시에 만족시키는 식사


본사 차원의 상권 분석과 맞춤형 홍보 전략, 기존 시설 활용을 통한 창업 비용 절감 모델까지 갖춰 예비 창업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대구 팔공산점 등 일부 매장은 월 1억~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브랜드 파워를 입증하고 있다.

약선흑염소는 특히 가족 단위 고객과 건강식 소비자층을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어린이 전용 메뉴와 무료 진액 제공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다하연’은 소자본 창업자와 중장년 은퇴자 창업 수요를 겨냥한 모델로서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다하연은 특수 숙성 공법을 통해 흑염소 고기의 잡내를 없애고, 부드럽고 깊은 맛을 살려냈다. 메뉴는 흑염소 갈비 수육 전골, 흑염소탕, 흑염소 육개장 등으로 구성돼있으며, 식사 전 고객에게 흑염소 진액을 무료로 제공하는 세심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조리 과정을 간편화해 주방 경력자 없이도 매장 운영이 가능하며,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창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실제로 일부 매장은 오픈 초기부터 월 매출 1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다하연의 효율적 운영 모델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본흑염소·능이삼계탕’은 본죽의 성공 신화를 이끈 본아이에프가 새롭게 선보인 프리미엄 보양식 브랜드다. 몽골 초원서 자연 방목으로 자란 흑염소 고기를 HACCP 및 할랄 인증을 거쳐 수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흑염소탕, 전골, 편백찜, 능이삼계탕, 능이백숙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적인 매장 인테리어와 표준화된 조리 시스템, 위생적인 운영 환경을 갖추었으며, 가수 김연자를 브랜드 모델로 기용해 전 세대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확보했다. 서울 방배동 1호점 오픈 이후 2개월 만에 선릉 2호점을 추가 오픈하며 빠른 프랜차이즈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흑염소 전문점 창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외식 아이템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흑염소 창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타깃 고객 설정, 상권 선정, 운영 효율화, 메뉴 차별화, 부가 매출 확보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대형 병원 인근, 아파트 단지, 관광지 주변은 유망한 입지로 평가받고 있으며 진액, 포장 메뉴, 선물세트 등을 통한 부가 수익 창출도 매우 중요하다. 조리 시스템은 최대한 간편화해 초보 창업자도 쉽게 운영할 수 있어야 하고, 체계적인 본사 지원 프로그램 역시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단백질 풍부

흑염소 전문점 창업은 건강, 전통, 지속 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모두 품은 외식 아이템이다. 고령화 사회, 건강식 수요 증가, 정부 지원이라는 긍정적 환경 속에서, 흑염소 전문점은 외식업계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부상하고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