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여기가 화력 세다길래…성추행 재고소할 것”

“가슴 터치했다” 수성경찰서 불송치 통보건
네이트판에 입장문 낸 업주 “직접 판단해달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2021년, 성추행 의혹으로 경찰로부터 불송치 통보를 받았던 헬스장 업주가 최근 ‘가슴 터치도 지도 중 일부라는 미친 헬스장 고발’이라는 글을 게재했던 피해자에 대한 입장문을 냈다.

자신을 이슈가 됐던 헬스장 대표라고 밝힌 글 작성자 A씨는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 “모든 판단은 (글을)읽는 분들이 해주시리라 믿는다”며 “여기에 올라온 글을 보고 현재 헬스장을 이용하시는 회원님들과 현재 트레이너들에게 오명이 씌워지고 피해가 갈 것 같아 모두에게 정확하게 ‘이런 상황이 있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회원 B씨가)2년이 지난 지금 다시 당시 트레이너 C씨에게 연락해서 사과하라며 연락하고 다시 재고소하겠다고 카톡과 디엠을 보냈다”며 카톡 대화 내용을 함께 공개했다.

카톡 대화 내용에는 B씨가 C씨에게 “성추행한 거 사과하시라. 재고소도 되더라. 사과 제대로 안 하시느냐?” “당신이 정상적이냐? 또 변호사 선임하시던가요?” “본인 이름까지 적어놓고 무슨 본인이 아니에요? 정상적인 트레이너가 누가 회원 가슴 만지나요” 등 따지 듯 몰아세웠다. B씨는 C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기도 했다.

A씨는 “물론 트레이너라는 직업 자체가 잘해야 본전이라는 것도 알고 있고 여자 문제, 머리에 근육만 가득 찬 사람들이라는 말들이 많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게 신경 쓰면서 행동한다”며 “현재 저희 헬스장은 장기 PT 회원님들로 구성돼 오랫동안 다니고 계시고 심지어 본인 아내, 여자친구, 부모님까지 보내주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더 이상 저희 헬스장 및 트레이너에 대한 억측과 비난을 멈춰주시기 바란다. 개인의 욕심으로 남을 이용해 어떤 이득을 취하려는지 모르겠지만 사실과 무관한 이야기는 삼가달라”고 요청했다.


사건의 발단은 2년 전인 2021년 10월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사건 당일의 CCTV 및 자료들을 첨부하기도 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이날 B씨는 PT 상담을 받기 위해 헬스장을 방문해 상담 후 1개월 헬스장 회원권을 등록하고 혼자 개인운동을 했다. 상담을 마친 C씨는 맞은편에서 다른 회원이 운동기구 사용법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지도 중이었다.

이때 불안한 자세로 운동하는 모습을 본 그는 B씨에게 다가가 “그렇게 운동하면 다칠 수 있으니 알려드리겠다. 운동 지도 중 터치가 있을 수 있으니 불편하시면 얘기해달라”고 고지한 후 운동기구 지도에 들어갔다.

첨부된 CCTV 캡처 영상에도 ▲B씨가 개인 운동 중인 모습(오후 5시22분1초) ▲첫 번째 운동기구를 지도하는 모습(22분49초) ▲가슴 근육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25분41초) ▲인포데스크로 찾아와 지도 요청하는 모습(33분28초) ▲세 번째 지도 장면(35분23초)이 등장한다. B씨는 해당 과정서 C씨가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지막 영상 캡처본은 36분13초에 촬영됐는데, 이 역시 운동 방법에 대한 지도 모습이 담겼다.

이날 개인운동 후 귀가한 B씨는 별안간 헬스장에 전화해 1개월 회원권의 환불을 요청했다. 또 같은 날 오후 11시경엔 C씨에게 지도하면서 가슴을 터치한 부분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당시 C씨는 B씨가 불쾌하게 여겼던 만큼 장문으로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그는 “회원님께서 불편하셨다면 정말 죄송하다. 일부러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닌데 조금이라도 더 가르쳐드리고 싶어 의욕이 앞서다 보니 본의 아니게 생각없이 행동했던 것 같다”며 “남자친구분이 기분 나쁘셨다고 하면 그것도 죄송하다. 만약 수업을 원하실 경우 여성 선생님으로 배정되도록 도와드리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분 나쁘게 해서 정말 죄송하다. PT 결제건은 최대한 서비스로 챙겨드릴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드린 건데 유도로 생각했다면 그 부분 또한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A씨에 따르면 C씨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헬스장서도 조용하고 회원들 사이에서도 ‘조심스럽고 조용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었던 데다 여자친구도 트레이너로 근무 중인 이른바 사내 커플이었다.

다음날 C씨로부터 해당 내용에 대해 보고받고 상황을 인지한 A씨는 B씨로부터 성추행에 대한 수차례 사과를 요구받았다고 한다. 당시 B씨는 “C씨를 당장 잘라 달라”며 이날 오후 헬스장을 찾아와 수업 중인 C씨에게 다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CCTV를 확인한 A씨는 “가슴을 만졌다는 상황은 없어 보였던 만큼 오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C씨도 “불편을 느끼신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며 사과했지만 B씨는 “만졌으니 당장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서 A씨는 “영업방해로 신고하겠다. 나가 달라”고 했고 B씨는 “소리친 거냐? 경찰 대동해서 오겠다” 등 언성이 높아졌지만 그날 상황은 이렇게 일단락됐다.

한 주가 지나 A씨는 관할인 대구수성경찰서로부터 출석을 요구받아 CCTV 확인 및 진술서 작성 등의 조사를 받았으며, 같은 해 11월18일 경찰로부터 결국 불송치 통보를 받았다.

당시 성추행 누명을 쓴 C씨는 큰 충격으로 헬스장을 퇴사한 후 트라우마로 인해 다른 일을 하고 있다.

A씨는 “글 쓰신 내용 중 ‘저희는 원래 이렇게 지도하니 꼬우면 다른 헬스장 가라’고 한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B 회원이 ‘여기는 여자 회원들 만지면서 가르치느냐’고 했고 저희는 ‘원래 지도할 때 남녀불문하고 터치 전에 불편하시면 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쓴이의 최초 글과 자료들을 모두 수집했고 법적 처벌 조건을 충족해 변호사를 선임했으며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은 1253명이 추천을, 28명이 반대 버튼을 눌렀으며 35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세상에…불송치로 끝난 문제인데 그거 싹 빼고 징징글 쓴 거임? 대단하네 ㅋㅋㅋ” “저건 윗가슴이 아니라 겨드랑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음? 겨드랑이 성추행? 글쓴이도 징글징글하다. 2년 전 불송치 난 걸 또 물고 늘어지네” “남자 트레이너가 역고소하면 안 되나? 누가 봐도 명백히 여자가 남자 몸을 터치하고 있는 증거 영상이 있는데” 등 A씨를 응원하는 댓글이 베스트 댓글로 올라가 있다.


이 외에도 “이거 공론화돼야 한다. <궁금한 이야기> 어디 갔냐? 일 안해?” “저게 성추행은 아닌 것 같은데…” “사장님, 트레이너 너무 불쌍하다. 이거 트레이너가 고소해야 하는 거 아냐?” 등 B씨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B씨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가슴 터치도 지도 중 일부라는 미친 헬스장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던 바 있다. 그는 “여기가 화력이 세다고 해서 올린다. 시간이 된 일이지만 전 이 사건 이후로 트라우마로 또 같은 일을 겪을까 봐 헬스장을 못 가고 있고 헬스에 대한 인식이 진짜 안 좋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부모님이 헬트(헬스 트레이너)들이 질이 안 좋다고 엮이지 말라고 너무 만류하셔서 고소 중간에 그만뒀는데 내일 다시 고소하러 간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사전고지 없이 회원의 몸, 더군다나 예민한 가슴 부분을 꾹 누르는 건지 저는 알 수 없었다. 보통 가슴 같은 부위를 건드려야 한다면 헬트 본인 자신의 몸을 누르면서 설명하지 않느냐? 너무 당황해서 그 자리에선 별 말을 못했지만 집에 와서 성추행당한 거라고 생각하고 헬스장서 직접 사과 받고 싶어 찾아갔더니 ‘수업 중이라 바로 사과는 못한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레이너가 제 몸을 터치해야 하는지도 의문이고, 영상에 나온 CCTV는 헬스장 측에서 제공한, 본인들 유리한 영상이 나온 장면만을 캡처한 것”이라며 “문자로 사과받았다고 해서 제가 다시 찾아가 얼굴 보고 사과받고 싶다고 한 건 진정한 사과라고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그게 그렇게 큰 죄인지도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아울러 “이 글은 진짜 제가 언급한 헬스장을 공격하거나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닌, 제가 겪은 어려움을 호소하고자적은 공익성 목적의 글”이라며 “다들 피해없으시길 바란다. 성추행을 그렇게 원래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대표 밑에서 헬스 배우지 마시라”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성추행 신고하세요. 정상적인 트레이너는 PT 회원 몸도 말 없이 안 만진다. 심지어 가슴이라니…” “원래 헬트들 1도 지식 없으면서 여자들에게 껄덕이는 애들 참 많다” “성추행 맞다. 모르고 한 것도 아니다” 등 헬스 트레이너를 비판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반면 “여기 센터 입장도 들어봐야 할 것 같다”는 반대 댓글도 눈에 띄었다.

한 회원은 “신고를 안 하고 이제 글을 씀? 사업장 말아먹으려고 대표가 큰소리쳤다? 보통은 합의를 보거나 사과하는 게 상식”이라며 “상식적으로 가슴을 만진 트레이너는 지금까지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여기 센터 입장도 들어봐야 할 것 같은 글”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다른 회원도 “이미 불송치 결정난 거 가지고 2년이나 우려먹으려 하는 게 정신이 제대로 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또 CCTV 영상 보니 가슴도 아니었다. 팩트는 만질 가슴조차 없는 뽕브라던데, 어차피 감각도 없을 텐데…”라고 조소하기도 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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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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