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여의도 장관들 막전막후

수도권 사수 점령군이 떴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최근 현직 장관들의 여의도 컴백설이 제기되면서 여러 하마평이 난무하고 있다. 이들이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자꾸 거론된다. 내년 총선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 위해선 수도권 승리가 필수다. 이들을 얼굴로 앞세워 국민의힘은 수도권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여의도 출신 장관들이 슬슬 총선 채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조만간 이들이 여의도로 복귀한다는 이야기가 정치권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인물은 권영세 통일부 장관으로 이번 소폭 개각서 유일하게 교체됐다. 권 장관은 국회로 되돌아오는 1호 케이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윤석열정부 출범과 동시에 인선된 인물 중 한 명이었다. 

9개월
앞두고…

그런 그가 예상보다 빠르게 국회로 되돌아오는 점을 미뤄봤을 때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통일부의 역할 재정립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었다. 권 장관은 이 같은 기조에도 북한과 대화, 타협 이야기를 많이 해왔던 인물이다. 

즉, 윤 대통령의 국정 콘셉트와 잘 맞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결국 윤 대통령과 권 장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원포인트’ 개각으로 평가된다. 권 장관은 국민의힘 전략통으로 당내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연착륙하도록 진두지휘해왔다.

실제로 그는 대선 기간에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장을 맡았다가 당내 분란이 발생하자 선거대책본부장으로서 전략을 짰다. 당내서 권 장관에게 내리는 평가는 온건, 신중한 성격으로 보수 진영의 대표적 전략가로 통한다. 국회 컴백 후 당장 존재감을 발휘하기보다는 스페어 타이어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릴 때 친윤(친 윤석열) 세력의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으로도 권 장관은 김 대표 체제를 측면서 지원하며, 총선 전략을 짜는 등 대통령실과 당의 가교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민의힘 내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인재 영입에도 활약할 예정이다. 앞서 권 장관은 중량감 있는 역할을 도맡아 해왔던 만큼 이번 총선서도 어떤 인물들을 발굴해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2021년 재보궐선거 당시에도 권 장관은 외부 인사 영입을 맡았던 바 있다. 그러나 그에게도 빨리 총선 준비에 몰두할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다. 그의 지역구 민심이 심상치 않아서다. 권 장관의 현 지역구는 서울 용산으로 앞서 지난 총선서 그는 적은 표 차이로 신승했었던 만큼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 용산은 대통령실 이전 문제와 이태원 참사 문제로 한참 뒤숭숭한 상황인 데다 권 장관과 호흡을 맞췄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직무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책임론이 점차 박 구청장을 넘어 권 장관에게도 향하고 있는 만큼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구청장은 권 장관의 정책특보 출신으로 아주 밀접한 관계다. 이른 복귀를 타진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줄줄이 복귀, 새로운 가교 역할?
험지 출마로 내년 총선 힘 보태기

특히 용산은 대통령실이 위치한 핵심 지역으로 윤정부를 상징하는 정치적 상징성도 갖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당 복귀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내년 총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서 권 장관 입장에선 하루라도 빨리 지역민심을 다져놔야 유리할 수밖에 없다. 권 장관을 필두로 여의도 출신 장관들도 하나둘 복귀 시점을 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장관이 빠르게 국회로 되돌아오는 이유 중 하나도 여의도 출신 장관들의 복귀 물꼬를 트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가에선 권 장관에 이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오는 9월, 혹은 연말에 복귀한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이들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내년 1월11일 전에는 모두 돌아와야 한다. 선거 3개월 전이다. 

원 장관은 윤정부의 스타 장관 중 한 명으로 대선 기간 동안 ‘이재명 저격수’ ‘대장동 1타 강사’로 인지도를 끌어올렸으며 윤 대통령의 부름으로 국토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후 현장을 자주 찾으면서 일하는 장관이라는 수식어도 함께 얻기도 했다. 

이번 개각에서는 유임됐지만, 차기 개각에선 원 장관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내년 4월 총선서 판세를 뒤흔들 수 있을 인물로 거론된다. 이른바 ‘조커’ 역할을 하는 셈이다. 원 장관의 출마 지역을 두고서도 여러 하마평이 난무하는 가운데, 수도권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못 해도 출마설이 도는 지역구가 최소한 15군데에 이를 정도다. 대표적으로 서울 동작구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있는 고양시다. 동작구는 재개발 이슈로 원 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지역이다. 

최근 해당 동작구 상도동 일대의 재개발 사업은 인가 처리까지 완료된 상태다. 고양시 공천도 재개발과 자객 공천을 통해 심 의원을 잡겠다는 의도서 나온 말이다. 자객 공천은 낙선시킬만한 핵심 인물과 지역을 골라 선수를 내세우는 전략이다.

자객 공천
조커 역할

이 같은 자객공천설이 제기되고 있는 배경에는 최근 대곡소사선 개통식 하루 전날, 국토부가 심 의원에게 참석하지 말라고 통보했던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심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서 원 장관에게 고양시에 출마하느냐고 질의했던 바 있다.

이 밖에 본래 국회의원직을 했던 양천구 지역에도 경쟁자로 이름을 올린다. 현재 조수진 최고위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최근 조 최고위원은 설화 등 다수의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자신 있게 출범했던 민생특위 역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주소지를 일찌감치 양천구로 옮겼지만, 상황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

이렇듯 원 장관이 여러 하마평에 오르는 이유는 국민의힘 출신 인물 중 험지에 출마해도 충분히 경쟁력을 펼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출마지로 거론되는 지역들에 대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당내에선 총선 전략 카드로 분류하고 있다. 

또 다른 카드로 내세울 인물은 이 장관이다. 이 장관은 윤심(윤 대통령의 마음)에 속한 대표적인 3인방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인물로 수도권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이 장관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바 있다.


데뷔전도 무난히 치렀다. 당시 정무위원회 첫 업무보고 당시 전체회의서 국무조정실장에게 문재인정부의 코로나 뉴딜에 대한 문제를 지적해 이목을 끌었다. 이후 윤정부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임명돼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굵직한 성과도 내놨다. 납품대금 연동제를 비롯해 ▲복수의결권 ▲챗GPT를 개발한 오픈 AI와 국내 스타트업 간 협업 정례화 등의 성과다. 이를 바탕으로 IT·벤처 사업가 출신임을 고려해 수도권·중원 벨트에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된다. 본인 역시 지역구 도전을 고심한다고 전해졌지만, 이 장관 측은 당분간은 장관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새 창구

그는 최고위원 출마 당시 “청년 인재의 이력, 경력을 데이터·플랫폼화해서 맞춤형 인재를 필요한 곳에 활용하겠다”며 미래 싱크탱크 구축 구상을 내놓는 등 청년정책에 방점을 찍었던 바 있다. 그만큼 청년층의 인재 영입도 감안하고 있는 것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총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이르면 오는 9월, 늦어도 연말 무렵에 국민의힘에 복귀할 태세다. 박 장관이 노리는 지역구도 서울이나 수도권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정치 1번지로 거론되는 종로나 자신의 본래 지역구인 강남으로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광진·중랑구 등 수도권 험지로 불리는 지역 중 탈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지역에도 공천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에 자리를 오래 비워왔던 만큼 당 복귀 후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이 지키려 했던 인물로 앞서 해외순방 기간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비속어 논란 당시 책임론이 불거진 바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박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으나 윤 대통령이 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장관 역시 윤 대통령에게 신임이 두터운 인물로 여겨진다. 

이 밖에 현직 국무위원 중 총선 출마가 가시화된 인물엔 추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있다. 그는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대구 달성군에 출마해 당선됐다. 21대 국회 들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로 활동했고 지난해 3월 원내 수석부대표까지 지냈다. 

정통 관료 출신인 그는 야당과 예산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적임자로 선택돼 지난해 4월 경제부총리로 임명됐다. 보수 핵심 지역인 대구 달성구가 지역구다. 현재 TK(대구·경북)는 과거 친박(친 박근혜) 세력부터 보수 정치인들이 호시탐탐 재기를 노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내부 공천 경쟁이 심한 지역 중 한 곳으로 추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 후 지역구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 나온다. 일각에선 현 정권의 경제기조를 상징하는 인물인데 교체에 명분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다. 

공천 파동 겪었던 인사들 결과 안다?
몇 명 나간다고 민심 바뀌지 않는다?

추 장관 역시 “출마는 대통령의 뜻”이라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TK 역시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일정 부분 역할이 필요하다는 말들이 오간다. 

이들이 여의도로 복귀하면 곧바로 국민의힘도 총선 모드로 전환된다. 윤 대통령도 차기 총선서 스타 장관이 필요하다고 밝힌 만큼 총선서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총선 결과는 공천과 맞물린다. 현역 장관들이 어떻게 총선을 이끄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거론되는 장관들이 아무래도 정치를 오래 하던 인물들이다. 박근혜정권 때부터 공천이 어떤 결과를 이끌어냈는지 잘 아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국민의힘도 공천 과정서 보다 더 섬세하고 세련되도록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이 여의도로 컴백한다고 하더라도 당내 분란을 의식해 당장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현재 당내서 신구 윤핵관의 불안한 기류도 흐르는 만큼 이들 역시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당내 구도가 변할 수도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내년 총선은 윤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를 거머쥐어야 하는 만큼 이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들이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려고 하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상당하다. 수도권 민심이 심상치 않은 데다, 수도권임에도 강남 등 전통적으로 보수당에게 유리한 지역구에 출마할 수도 있는 탓이다. 

반면 이들이 나선다고 해도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몇 명 출마한다고 수도권 민심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솔직히 본인들이 다른 지역구 하나를 빨리 잡아서 지금부터 관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구 윤핵관
불안한 기류도

이들은 윤정부서 일했던 윤 대통령의 사람들로 원하는 지역에 공천할 경우, 오히려 당내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이 공천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도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장관까지 지냈던 인물들에게 좋은 지역구를 줄 리가 없다”며 “대통령실 혹은 측근들을 심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장관들이 힘을 발휘하기에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한 달 만에 총선 행보?

최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이 제기된 가운데, 당사자인 박 장관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 뜻에 따르는 게 운명”이라며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보훈부 수장으로서 대한민국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한 후의 발언이었던 만큼 총선 출마론에 더욱 힘이 실린다.

박 장관은 “내 의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니즈라는 게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장관이 차기 총선에 출마할 경우, 6개월짜리 단명 장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석열정부는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승격시킨 뒤 박 전 의원을 초대 장관으로 임명했던 바 있다.

정치권에선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생활 논란으로 탈당한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의 지역구로 출마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