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놓친’ 강남 납치살인사건 전말

서울 한복판서 “살려주세요”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강남 한복판서 납치 살인사건이 터졌다. 경찰은 관련자 신병을 확보하고 정확한 범행동기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사 과정서 ‘살인 교사’ 의혹을 받는 배후도 드러났다. 피의자들과 피해자의 관계도는 한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들이 투자했던 코인의 등락 폭은 약 1800배에 달한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주택가서 발생한 납치·살인 사건은 철저한 계획범죄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등 일당 3명은 범행 2~3개월 전부터 피해자 A씨를 미행하는 등 주도면밀한 납치 계획을 짰다. 

늘어나는 
피의자들

황대한과 연지호는 범행 당일 오후 4시경부터 A씨의 사무실 인근서 대기하다가 오후 7시경 퇴근하는 A씨를 미행했다. 때를 기다리던 이들은 오후 11시48분 강남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A씨를 폭행하고 차량으로 납치했다.

이들이 납치 당시 ‘신종 마약’을 동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서 “납치범들이 마취제로 알려진 약물을 사용한 흔적이 있다”며 “최근 연예인들이 약물로 많이 검거되는데, 그들이 쓰는 불법 유통되는 약물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 주장대로, 납치에 활용된 차량에선 마취제가 든 주사기가 발견됐다. 


도심 한복판서 벌어진 납치극인 만큼, 경찰의 사건 인지 속도도 빨랐다. 하지만 경찰 추적이 범행을 막진 못했다.

피의자들은 여러 톨게이트를 통과하며 경기 용인시까지 고속도로로 이동했고, 이후에는 국도를 이용해 대전까지 이동했다. 다음 날인 30일 오전 6시경 A씨를 살해하고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직후 차량을 버리고 렌터카·택시를 활용해 도주했다.

피해자 사인은 질식사로 추정된다. 이 교수는 “(마취제를)A씨에게 주사해 호흡이 멈추게 된 것”이라며 “아마 약물 과용으로 결국은 호흡 정지가 와서 질식한 것처럼 보이는 시신으로 발견된 게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피의자들이 처음부터 A씨를 살해할 목적이나 계획을 뒀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A씨에게서 돈을 뺏고 죽이는 것까지 염두에 둔 것 같다.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서 ‘장비를 준비하라’는 내용이 나왔고 대청호에 답사를 다녀온 정황도 포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큰일이 날 수도 있겠다는 걸 짐작할 수 있는 내용들을 의논한 것으로 보인다”며 “상당 부분 사망의 결말을 예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이들이 도주한 지 하루 만인 31일, 이들을 모두 검거했다. 경찰은 납치 현장 인근 CCTV 등을 추적한 끝에 이들을 각각 오전 10시45분·오후 1시15분경 경기 성남시 수정구 소재 지하철역·모텔서 각각 붙잡았다. 추가 공범으로 확인된 이경우는 오후 5시4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건물에서 긴급체포했다.


해당 건물에는 이경우의 아내가 근무하는 성형외과가 있다. 정황상 일당의 약물 수급처는 이곳일 가능성이 크다. 수서 경찰서는 지난 4일,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40대녀 납치, 6시간 뒤 대전서 살해 
범행 하루 뒤 피의자 3명 모두 검거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범행 수법과 동기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사정기관도 철두철미한 조사를 예고했다. 지난 6일에는 경찰에 이어 검찰도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리기로 결정했다.

이날 대검찰청은 이원석 검찰총장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수사 경과를 보고받고 “경찰서 일부 구속 피의자에 대한 사건이 송치되기 전에 미리 전담수사팀을 구성,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범행의 배경과 동기를 포함한 전모를 명확히 규명해 국민 불안이 해소될 수 있도록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조사 초기에는 이들이 단순히 A씨의 가상화폐 지갑을 노린 것으로 알려졌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1일 언론 브리핑에서 “검거된 피의자 3명 중 1명이 A씨의 ‘코인’을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살인이 납치 단 6시간 만에 벌어졌다는 점에서, 금품만을 노린 범죄라고 보기엔 석연찮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피의자 간의 관계, A씨와의 관계 등을 살펴봤을 때, 단순 강도 범행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정황들이 계속해서 드러났다.

사건의 전말을 확인할 열쇠는 이경우가 쥐고 있다. 경찰은 이경우를 사건의 주범으로 보고 있다. 황대한과 연지호는 A씨와 일면식이 없고, 이경우에게 범행을 제안받고 범행도구도 지원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반면 이경우는 A씨와 가상화폐 투자 문제로 면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검거 이후로 계속 혐의를 부인하는 중이다. 

단순 강도?
아닐 텐데…

경찰이 살인 사주 가능성을 들여다보면서, 조사는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경찰은 사건의 배후로 유모씨와 황모씨(이하 부인 황씨) 부부를 지목했다. 이들과 이경우는 모두 ‘퓨리에버 코인’이라는 가상화폐를 두고 A씨와 원한 관계로 얽혀있다.

경찰은 부부가 이경우에게 건넨 돈 수천만원을 살해 ‘착수금’으로 의심하며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퓨리에버 코인은 일명 ‘미세먼지 코인’으로 불린다. 퓨리에버 코인 측이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실시간 대기질 정보를 자사 시스템에 공유하면 공기질 측정에 따른 보상으로 코인을 채굴할 수 있다. 특히 퓨리에버 코인 측은 공공기관과 대기업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투자자들을 불러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1월 상장했으며, 상장 직후에는 개당 가격이 1만원을 상회했다. 하지만 반년 뒤인 2021년 6월에는 코인 가격이 17원으로 폭락했다.

이들은 모두 퓨리에버 코인 투자자였다. A씨와 부부는 코인 초기 유통책으로 활동했다. A씨는 자신의 해외법인을 통해 확보한 코인 일부를 직접 판매했고, 다른 일부는 유씨 부부에게 넘겨 판매하도록 했다. 그러던 중 이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다. 폭락 사태를 겪으면서 책임 공방이 오고 간 것이다.

판매대행 수수료에 대한 이견이 갈등을 부추겼다는 설도 나왔다. 뒤늦게 투자를 시작한 이경우는 퓨리에버 코인 투자로 약 8600만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경우와 A씨는 2021년 3월 부인 황씨를 찾아가 가상화폐를 갈취하려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코인 가격이 폭락 중이던 당시, 이 둘을 비롯한 투자자 18명은 다른 투자자인 부인 황씨의 시세조종이 폭락 원인이라고 의심했다.

착수금
오갔나

이들은 서울의 한 호텔에 투숙 중이던 부인 황씨를 찾아가 총 1억90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빼앗은 공동공갈 혐의를 받았다. A씨는 혐의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불송치됐지만, 이경우는 최근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둘이 범행을 주도한 것은 아니었다. 부인 황씨에게 빼앗은 가상화폐는 주도자인 다른 투자자가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경우 측 변호사(지난 5일부로 사임) 등에 따르면 이경우는 이른바 ‘호텔사건’ 이후 시세조종 혐의에 관한 오해를 풀고 부부와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 과정서 이경우와 피해자의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부인 황씨는 2021년 10월 A씨를 상대로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9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YTN 보도에 따르면, 이경우는 2021년9월1일 부인 황씨에게 “투자금 8600만원이 휴지 조각이 됐다. 너무 힘들다”며 “한 번만 살려준다면 당연히 더 큰 보답을 할 것”이라고 3000만원을 요구했다. 그는 “(나는)말로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도 말했다. A씨에 대해서는 “너무 화가 나 미칠 지경”이라면서 적대감을 확연히 드러냈다.

부인 황씨는 같은 달 10일 이경우에게 총 4000만원을 건넸다. 오간 돈이 착수금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양측은 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차용증을 쓰고 계좌를 통해 건넨 돈을 착수금으로 보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는 반박이다.

결국 ‘미세먼지 코인’ 때문? 
살인 교사 의혹 배후 부부는? 

반면 황대한과 연지호는 “이경우가 범행을 대가로 공범으로부터 4000만원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이 “이경우가 부부를 ‘가상화폐 업계 큰손’이라고 소개하며, 피해자를 살해하면 유씨 부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고 진술한 것에 기반해 부부를 출국 금지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결국 경찰은 유씨를 지난 강도 살인 교사혐의로 체포했다. 부인 황씨도 임의동행해 조사받았다. 경찰은 유씨를 상대로 이경우에게 실제로 4000만원을 지급했는지, 지급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가 뒷선으로 넘어가면서, 경찰이 보다 명확한 범행동기를 찾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씨 또한 범행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만큼, 경찰 입장서도 혐의 입증을 위해 범행동기를 밝혀내는 게 절실한 상황이다. 경찰은 이들 사이 오간 법적 절차 도중 원한이 생겼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 확보한 정보를 근거로 이경우와 부부의 연결고리를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이경우와 부부의 휴대전화 위치기록을 토대로 이들이 범행 이후 두 차례 만났던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31일 0시경 경기 용인시 소재의 유씨 자택에서 한 차례, 같은 날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유씨 회사 근처서 한 차례 만났다. 이때 이경우는 유씨에게 6000만원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한다. 이경우와 유씨가 지난해 초부터 범행 직전까지 수십 차례 통화한 사실도 지난 6일 확인됐다. 

그럼에도 이경우 측은 여전히 범행 관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그의 변호인은 “범행 사실을 모르는 상태서 이경우와 부부가 만나긴 했다. 사전에 약속된 만남이 아니었고 충분히 해명 가능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유씨 외에 추가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공범 관계나 배후 등을 확인하기 위해 폭넓게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범행 부인
수사 계속

살인사건에 휘말린 퓨리에버 코인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은 퓨리에버 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가 해제했다. 이와 관련해 퓨리에버 코인 재단 측은 사건 관련자들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퓨리에버 코인 거래가는 지난 6일 기준 5~6원대를 오가고 있다. 고점 대비 0.06%에 불과한 수준이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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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