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대 동물권 단체 ‘케어’ 후원금 목매는 속사정

‘자업자득 적자’ 피하려 기부 장사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이제 케어는 동물들의 생존이 아닌, 자신의 생존을 위해 후원금을 긁어모은다. 후원금을 걷기 위해서라면 허위 모금을 하고, 타 단체의 활동 실적을 뺏어 오는 일에도 거리낌이 없다. 모두 ‘업보 청산’을 위해서다. 무리한 구조-밀어내기식 안락사의 순환으로 유지되던 균형이 깨지자, 케어 보호소를 가득 채운 동물들은 막대한 고정 지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그 C 이사가 구조한 애가 있는데 (부상이)완전 심하다. 그래서 모금이 잘될 것 같다. 그래서 모금이 잘되면 케어도 좀 갖고, 뭐 일부 또 주고 이러면 되지 않겠냐 그래서(중략)… 일단 뭐 모금이 고양이가 요즘 잘되긴 하는데.” 2021년 4월, 박소연 전 대표는 당시 케어 회계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한 고양이를 위한 모금액을 두고 ‘치료’보다 ‘분배’를 먼저 입에 올렸다.

치료보다 
분배 먼저?

‘인영이’는 발견 당시 하반신 피부에 큰 상처를 가지고 있는 고양이었다. 인영이는 케어 C 이사가 따로 운영하는 D 고양이 보호단체가 길고양이 중성화사업(TNR)을 위해 설치한 포획 틀 안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인영이 치료를 위한 모금이 열린 곳은 D 단체가 아닌 케어였다. 

당시 박 전 대표가 회계담당자에게 설명한 바에 따르면, C 이사는 케어 측에 “자신의 D 단체는 돈이 필요 없으니, 케어가 모금해 후원금을 모두 가져라”는 뜻을 전했다. 케어 운영진과 C 이사는 논의 끝에 후원금을 반씩 나누기로 합의했다.

이달 케어는 “인영이의 몸이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게시글을 올렸다. “튀김을 만든 끓는 기름에 들어갔다 나왔다고 생각하면 딱 맞을 것”이라는 수의사 소견도 인용했다.


약 석 달 뒤 인영이 근황 사진을 공유하며 재차 후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인영이 앞으로 모인 후원금은 대략 540만원. 앞서 합의한 대로, 케어와 C 이사는 이를 270만원씩 나눠 가졌다. 

케어는 인영이를 돌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인영이는 구조된 이래로 계속 D 단체서 치료받았다. 케어는 D 단체가 제공한 사진과 동영상을 토대로 모금 요청 게시글을 작성했을 뿐이다. 

이는 일종의 공동모금, 대리 모금으로 인정받기도 어렵다. 당시 케어 회계담당자 증언에 따르면 케어는 자신들 몫으로 분배한 후원금을 인영이를 위해선 한 푼도 쓰지 않았다. 또한 현행법상 대상을 밝히지 않은 ‘대리 모금’ 행위는 불법이다.

하지만 케어의 게시글에는 ‘인영이는 케어가 직접 보호하고 있지 않다’거나 ‘모금액 중 일부를 타 단체와 나눌 예정’ 등과 같은 상황 설명이 없다.

결과적으로 비교적 영세한 D 단체의 모금활동을 케어가 대행해주고, 수수료로 모금액 절반을 떼간 모양새다. 동물권 활동가 사이에서는 케어가 사실상 허위 모금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케어와 D 단체의 ‘부당거래’ 때문에, 인영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중생활을 시작했다. 한 고양이를 두고 케어는 인영이, D 단체는 ‘도리’라고 불렀다. 허위 모금이 발각될 때를 대비해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른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만한 대목이다.

실제로 2021년 8월 말, 한 D 단체의 한 활동가는 자신의 SNS에 “4월에 입소한 길천사 도리”라는 글과 함께 치료 중인 고양이 사진을 게시했다. 이 고양이는 케어의 인영이와 무늬 상처 부위가 일치했다. 심지어 사용 중인 물건의 색깔과 디자인마저 모두 같았다. 


돈을 나눠 가진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다. C 이사는 2021년 8월 당시 회계담당자에게 병원비와 위탁비 명목으로 278만원을 요구했다. 이에 담당자는 회계 처리를 위해 C 이사에게 병원 청구서 등 지출 증빙자료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대신 C 이사는 “안면이 있는 병원에서 진료비를 할인받았는데, 청구서를 끊으면 세금 문제로 비용이 할인 없이 청구될 것”이라며 “위탁·검사·수술을 일임한 것으로 해서 D 단체에 비용을 일괄 지급하라. 내 사업자 명의로 전자계산서를 발행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담당자는 진료비를 병원에 직접 지급하는 걸 한사코 거부하는 C 이사를 수상히 여겼다. 결국 “돈을 달라”는 C 이사와 “함부로 줄 수 없다”는 회계담당자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몰래 ‘대리 모금’ 짬짜미…나눠 가져 
도살장 폭파? 실상은 활동 실적 뺏기 

당시 케어 내부에서 인영이 모금의 내막을 아는 이는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 이 중 반대자는 당시 회계담당자뿐이었다. 반면 박 전 대표와 C이사는 후원금 분배에 적극적이었다. 김영환 현 케어 대표는 이를 알면서도 방관했다. 

내친 김에 이들은 완전범죄를 기획했다. 양측이 모두 돈을 원하는 곳에 쓰고도 회계상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이른바 ‘세탁’할 방법을 살핀 것이다. 

당초 이들은 ‘모금 대행’ 명목으로 돈을 나누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러자 케어는 일단 모금된 540만원 전액을 C 이사에게 지급했다. 돈이 오고 간 표면적 명분은 인영이 ‘위탁비’였다. 당시 C 이사는 회계담당자에게 “인영이를 지난 석 달간 돌봤고, 앞으로 약 석 달 더 돌봐야 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6개월치 위탁비를 달라”고 요구했다.

C 이사는 위탁비로 하루 3만원, 한 달 90만원을 청구했다. 결국 6개월 위탁비는 540만원으로 인영이 모금액과 딱 맞아떨어지는 액수다.

한 달에 90만원이면 케어 단가(?)로는 개 18마리와 맞먹는 금액이다. 케어는 동두천 보호소에 개 한 마리에 5만원 남짓한 위탁비를 달마다 지급하고 있다.

회계담당자는 “위탁비가 너무 과도하다”고 반발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인영이가 장기치료를 요하긴 했지만, 병원비는 얼마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C 이사가 ‘고양이 치료 경험이 많다’며 자가 치료를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그달 중순 위탁비 지급을 완강히 반대하는 담당자를 전화로 설득하며 진땀을 흘렸다. 그는 전화 도중 “(위탁비 3만원은)말이 안 되는 이야기 아니냐” “일당 3만원이 무슨 소리냐”고 말했다. 자신 역시 위탁비 산정 기준을 납득할 수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대표는 약 1시간 뒤 회계담당자에게 “C 이사 개인계좌로 후원금을 모두 이체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C 이사는 위탁비로 540만원을 지급받았다.


C 이사는 돈을 받기 직전, 케어에 차명으로 270만원을 후원했다. 입금 내역에는 ‘와치독에만 써주세요’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케어는 와치독 후원금을 동물 구조비나 치료비 등에 보태지 않는다. 와치독 후원금은 와치독 ‘활동 지원비’라는 명목 아래 단원 인건비, 커피값 등으로 비교적 자유롭게 지출된다.

돈세탁
수법은?

케어가 모금액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표현을 고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 다른 동물권 활동가는 “인영이 상처가 기름에 튀겨 생겼다고 주장하지만 확실치 않다. 피부병 병변이 심해져도 상처가 저런 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 “모금 게시물이 올라간 뒤로 여러번 지적이 나왔지만, 끝내 단정적인 표현은 고쳐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요시사>는 한 수의학 교수에게 인영이 사진을 보내, 상처 발생 원인을 물었다.

익명을 요구한 해당 교수는 “일명 길고양이 환부가 외부환경에 오염된 지 오래 되면 원인 구분이 어렵다”며 “화상병변과 유사한 피부병변을 나타내는 질환은 수없이 많다. 작은 상처에 간단한 감염이 이뤄진 후 2차 손상에 노출된 경우에도 화상에 준하는 수준의 피부병변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상처 발생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케어는 다른 동물권 단체의 활동 성과를 가로채 모금을 유도하기도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케어는 지난해 12월 지역활동가가 포착한 불법 도살 현장을 자신들이 적발·철폐한 것처럼 꾸몄다.

지역활동가 두 명은 지난해 12월 중순 경기도 모처의 개 농장에서 잠복하던 중, 불법 개 도살 현장을 포착했다. 이들은 증거 영상을 촬영한 뒤 경찰과 현장을 급습했다. 이들은 대형 단체에 지원 요청을 남겼다. 한 단체가 이에 호응하면서 사건은 며칠 만에 널리 알려졌다.

관할 지자체에는 관련 민원이 빗발쳤다. 지자체는 개 농장에 각종 행정처분을 내렸다.

지역활동가와 해당 단체는 함께 개 농장주를 설득했다. 이들은 개 농장주에게 소유권을 양도받고, 개 농장 부지에 임시 보호소를 조성해 입양 절차를 밟을 계획을 세웠다. 개 농장주 역시 이 같은 계획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당시 이들은 자유롭게 현장을 드나들면서 개들을 보살폈다. 개 농장주에게 통보한 뒤 몇몇 개와 동물병원에 다녀오기도 했다. 개 농장 폐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었다. 

내가 했다?
“방해만…”

그런데 케어 A 이사와 와치독이 현장에 등장한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A 이사는 개 농장주를 만나 각종 위반사항을 열거하며 “막대한 벌금을 내고 고발될 것”이라 압박했다. 그러면서 “오는 4월까지 말미를 줄 테니 개 농장을 자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당초 개 농장 폐쇄를 위해 노력하던 활동가와는 별다른 논의도 없었던, 케어의 일방적인 ‘돌발행동’이었다. 

불의의 공격을 받은 개 농장주는 격노했다. 결국 그는 나름의 ‘협조’를 모두 중단했다. 활동가들이 개 농장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주변에 접근하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개도, 사람도 모두 난처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케어는 되레 자신의 SNS에 “와치독, 도살자 법률로 압박해 무릎 꿇렸다. 해당 도살장을 영구히 폭파”라고 홍보했다. 게시글 말미에는 와치독 후원을 독려하는 문구가 달렸다. 심지어 이들은 해당 게시물에서 지역활동가가 찍은 증거 영상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활용했다.

“케어가 게시물에 ‘케어 활동가들이 현장을 적발했다’고 썼다가 은근슬쩍 지웠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지역활동가가 케어의 이 같은 행태를 비판하는 댓글을 남기자, 케어는 “법적으로 문제된다. 경고한다”며 해당 활동가를 위협했다.

현장 지원을 나갔던 타 단체활동가는 “이번 사건에서 케어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방해만 됐다”고 털어놨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케어는 게시글을 올린 뒤에도 별다른 기여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A 이사는 지역활동가를 향해 “왜 영상을 마음대로 올려서 일을 그르치냐. 저 많은 개는 알아서 책임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 이사가 구속되자 케어는 현장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뒤, 뒷수습은 처음부터 현장에 있었던 활동가들의 몫으로 남았다. 현재 이들은 인수계약을 마치고 개들을 임시 보호 부지로 옮길 준비에 한창이다.

“안락사 못 하는 동물들 고정 지출 높여”
기부금 모집 자격도…공익단체 지정 취소

앞선 두 사례의 공통점은 케어가 자신의 역할을 허위로, 혹은 과장해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는 박 전 대표의 과거 행적과도 일맥상통한다. 박 전 대표는 2008년 사기죄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경기 구리, 남양주시에 허위 구조 실적을 제출해 보조금을 편취한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재판에서 “약정된 동물보다 많은 수의 동물을 구조했고, 구조일지를 잘못 작성해 보고했지만 편취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마저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형이 확정됐다. 

복수의 케어 출신 활동가는 케어가 후원금 확보에 혈안이 된 이유로 ‘과도한 고정 지출’을 꼽는다. 과거 케어가 보호소 수용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무리한 구조활동을 추진했던 게 패착이라는 지적이다. 

한 케어 출신 활동가는 “예전에는 구조활동을 무리해서 벌이는 한편 보호소에선 밀어내기식 안락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개체 수를 조절하면서 고정 지출 비용도 통제 범위 안에 있었다”며 “그런데 공론화 이후 안락사를 마음대로 못하게 되자 개체 수와 고정 지출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결국 자업자득”이라고 꼬집었다.

케어가 보호 중인 동물의 입양보다 당장 이슈가 되는 동물의 구조, 입양을 우선시한다는 점 또한 문제다.

그는 “입양 적기를 놓친 아이들은 평생 케어 보호소에서 살아야 한다. 케어 입장에서도 이들은 ‘평생 고정 지출’이 되는 건데, 당장의 모금을 바라보고 구조에 먼저 나선다. 악순환이 반복되지만 끊을 생각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케어가 국세청에 제출한 연간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케어의 고정 지출은 케어의 정기회비 수익을 넘어섰다. <일요시사>가 케어의 고정 지출이라 판단한 항목은 ▲인건비 ▲단체운영비 ▲보호소 운영비 등이다.

여기에 동물 병원비·동물 관리비 세목이 상당 비율을 차지하는 ‘동물구호사업비’도 고정 지출에 포함했다. 2021년에는 고정 지출이 정기회비 수입을 밑돌았지만, 이는 보호소 운영에 들어간 비용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결과다.

일각의 지적대로 현재 케어는 정기후원금만으로는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추정된다. 원래 ‘계획 외 수입’이 돼야 할 비정기적 모금이 단체 존속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한 이유다.

케어의 기부금 모집 자격도 점차 흔들리고 있다. 앞서 케어는 미등록 계좌를 통해 기부금을 모집하다 적발돼 증여세 수천만원을 추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해 2월 서울시는 케어에 ‘기부금 모집단체 등록 취소’ 처분을 내렸다. 아울러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는 케어의 공익단체 지정을 취소했다. 

케어는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아울러 후원자들에겐 “비영리민간단체 케어는 수익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활동 방향을 전환한다”며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기 위해선 사단법인 동물권 단체 케어 회원으로 전환해달라”고 둘러댔다.

해명 요구
연락 두절

케어는 사실상 하나의 단체가 비영리민간단체와 사단법인으로 이원화된 기형적 조직 형태를 갖고 있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것은 단체의 주축이 되는 비영리민간단체다. <일요시사>는 관련 입장을 묻기 위해 김 대표, C 이사 등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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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