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 리스크> 전선 넓히는 검찰의 양날

또 다른 의혹 띄웠다

[일요시사 취재1팀] 검찰이 야당 대표의 바닥까지 훑을 기세다. 불송치 처분된 사건을 ‘재수사’ 명목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야당은 표적수사라고 주장하며 반발하는 중이다. 야당 내에서는 검찰이 대표의 삶 전체를 들쑤시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공격이 전선을 넓히고 있다. 굵직한 사건 외에도 과거 경찰의 불송치 처분으로 종결됐던 건을 다시 수면 위로 올리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미 세 차례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았다. 추가 조사 가능성은 무한히 열려 있다.

창과 방패

최근까지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면서 성남FC 구단주로 재직할 무렵 성남시 관내 기업의 민원을 해결해주고 그 대가로 성남FC에 후원금을 주게 했다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있다. 지난달 10일 성남지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2017~2018년 자유한국당, 장영하 변호사 고발 등으로 시작돼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경찰의 불송치-검찰의 재수사 요구-경찰 재수사 등의 과정을 거쳐 두산건설 전 대표와 성남시 관계자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네이버, 차병원 등으로 수사 범위를 넓힌 상황이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은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이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대장동 의혹은 개발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또 사업 진행 과정에서 정재계 인사에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미 대장동 5인방(김만배·남욱·유동규·정민용·정영학)과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인사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의혹이 처음 나올 무렵부터 ‘윗선’으로 지목받아왔다. 대선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 사이에 ‘대장동 몸통’ 논란도 제기됐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과 지난 10일 대장동 의혹과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사 수임료를 쌍방울 그룹이 전환사채와 현금 등으로 대신 냈다는 내용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귀국한 뒤 구속된 데 이어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인물도 검찰 조사가 예정돼있다. 

대장동·성남FC·변호사비 대납
굵직한 논란들 외에 수사 확대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른바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해당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북 송금’ 의혹이 나왔기 때문.

2019년 김 전 회장이 북한에 300만달러를 보냈는데 이 돈의 성격이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이었냐는 게 쟁점이다. 이 과정에서 구속된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와 이 대표, 김 전 회장 사이에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온 상황이다. 

검찰이 3가지 굵직한 의혹에서 가지를 뻗어가는 모양새다. 여기에 ‘코나아이 의혹’이 검찰의 레이더망에 걸렸다. 코나아이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시절 지역화폐 운용사인 코나아이 측에 낙전수입 등 추가 수익을 배분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낙전수입은 유효기간과 채권소멸 시효가 지났지만 이용자가 사용·환불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당시 경기도는 2018년 12월 코나아이를 운영대행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됐다. 2021년 12월 국민의힘이 먼저 특혜 의혹을 제기했고 한 시민단체가 이 대표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이 대표에게 혐의가 없다고 보고 지난해 9월 불송치 결정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낙전수입은 상사채권 소멸시효(5년)에 따라 선불금 충전일로부터 5년 이후에 발생한다. 코나아이의 운용 대행 기간은 3년. 협약일 기준으로 볼 때 낙전수입을 취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7일 이 의혹에 대해 재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인 측 이의신청은 없었지만 보완 내용이 있어 재수사 요청을 했다는 게 겸찰 입장이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 5개월 만에 검찰 요청에 따라 다시 수사를 하게 됐다.

민주당은 “검찰은 이 대표의 삶 전체를 수사할 생각이냐”고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어떻게든 혐의를 만들어서 이 대표를 얽어매려는 의도가 노골적”이라면서 “혐의가 되건, 안 되건 일단 수사를 재개해 이 대표를 망신 주려는 의도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3번째 검찰 조사 마쳐
구속영장 청구할까?

그러면서 “대장동과 백현동, 변호사비 대납과 불법 송금, 성남FC 등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검찰의 끝없는 수사에도 증거 하나 나오지 않는 것이야 말로 이 대표의 무고함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지난 7일에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이날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 부동산 개발회사인 아시아디벨로퍼 등 4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백현동 의혹은 2015년 아시아디벨로퍼가 용도를 지역녹지에서 준주거로 한 번에 4단계 상향 변경하는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검찰의 수사 확대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의 포석이라 보는 시각이 있다. 이 대표가 국회의원이고 당 대표인 만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 검찰 수사를 두고 ‘무리했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고 역풍도 불 수 있기 때문. 검찰로선 확실한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정치권은 엄청난 혼란 상태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이 회기 중 구속되려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표결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 장관의 구속 필요성 설명과 해당 국회의원의 해명이 동반된다. 한동훈 장관과 이 대표의 맞대결이 국회에서 펼쳐지는 셈이다. 


이와 동시에 구속영장 청구 주체도 관심사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과 성남지청에서 양분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넘겨받아 위례·대장동 의혹 사건과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관계자가 이미 여럿 구속된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다.

중앙? 성남?

일각에서는 불구속 기소 가능성도 보인다. 국회 체포동의안 통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소모전을 줄이겠다는 검찰의 의도가 불구속 기소에서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보다 수사 전선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재판을 통해 이 대표의 유죄를 밝히겠다는 의지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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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