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버린 윤석열 정계개편 큰 그림

역시 믿을 사람은 스승뿐?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게 사실상 이별을 고한 윤석열 대통령이 새 그림을 그리는 모양새다. 국정 동력에 계속 타격을 받자 과거 구상했던 자신만의 세력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앞세우는 인물은 찐핵관(진짜 윤핵관)인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다. 

대통령실에서 여의도 라인이 얼추 정리돼가는 모양새다. 그동안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검찰 라인과 여의도 라인의 내부 투쟁이 있었다. 인사권을 쥔 검찰 라인이 이들을 밀어내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여의도 라인을 대체할 적임자 찾기에도 고심 중이다.

대선 기간
창당 시도

지금까지 대표적인 윤핵관에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자리했지만 만족하지 못한 모양새다. 이들은 대선 기간 동안 윤 대통령을 밀착 보좌하는 등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실에서 대거 인적 개편을 단행하면서 윤핵관도 다소 힘이 빠진 듯하다.

장 의원은 2선으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고, 권 원내대표 역시 물러나서다. 

여당의 끊임없는 내홍이 윤 대통령에게 윤핵관의 정치력을 의심하는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앞으로 윤핵관이 전면에 나서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에 정리 대상이 된 대통령실 근무자 대부분이 장 의원의 측근인 만큼 여의도 라인 정리를 확실히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함께할 정치세력을 바꾼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윤핵관이 좀처럼 당내 혼란 등을 수습하지 못하자 결국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필두로 한 정계개편에 나선다는 말이 떠돈다.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은 정권교체를 주요 키워드로 내세우며 윤 대통령과 손을 맞잡았다.

본래 김 위원장은 진보 정당 출신으로 보수당의 후보와는 어색한 동행으로 비쳤다. 과거 진보정당의 비주류 좌장 역할을 맡으며 친노(친 노무현), 친문(친 문재인) 세력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윤 대통령과의 인연은 2013년부터 이어왔다.

윤 대통령이 여주지청장 근무 당시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를 하며 국감에 출석했을 때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발언했고, 김 위원장이 측면에서 지원했다. 2014년에는 윤 대통령에게 국회의원 출마를 권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때도 TV 토론회 질문에 답변하는 법부터 정치 언어 설파까지 윤 대통령을 정치인으로 변화시키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사실상 윤 대통령의 멘토이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맡아온 셈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국민 통합을 내세우며 새시대준비위원회(이하 새준위)를 출범시키며 김 위원장을 임명했다. 김 위원장도 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본격적으로 정계개편설이 흘러나왔다.

새준위는 출범부터 많은 논란을 낳았다. 정계개편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 때문이다. 당시 새준위는 국민의힘 선대위 외곽 별동대로 불리기도 했다. 조직도엔 대표, 비서실장, 인재영입 담당자까지 있었을 정도다. 산하에는 대외협력본부, 지역화합본부, 기획조정본부 등 7개 본부가 있고, 심지어 상임고문까지 존재했다.

당시 영입 인물로는 외연 확장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이 주를 이뤘다. 기획조정본부장에는 민주당 최명길 전 의원, 대회협력본부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했던 호남 출신 이용호 의원이 맡았다. 지역화합본부장은 국민의당 김동철 전 원내대표였다.

이뿐만 아니다. 신지예 한국정치네트워크 대표, 강경 보수인 전광훈 목사와 가까운 김승규 전 국정원장까지 폭넓은 인선이 이어졌다. 

새준위도 창당 위한 별동대
민주당 텃밭 공들여 밑그림

다양한 인사 영입을 통해 새준위 출범 초기에는 중도층을 겨냥한 외연 확장을 조직의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공개적인 성과가 거의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신 정당이나 창당을 앞둔 준비위원회 조직과 유사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이런 탓에 새준위는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여기에 더해 윤 대통령의 발언도 창당설에 힘을 싣는 모양새가 됐다. 

지난해 윤 대통령은 전남 선대위 출범식에서 “선뜻 내키지 않는 정당이라고 생각한다”며 “혁신을 위해 진보, 중도 진보, 호남과 여성, 청년 등 유능한 분이 동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정당을 비판한 것은 물론, 경선 과정에서 당 해체 관련 발언과도 유사한 것으로 읽힌다. 많은 정치 전문가들도 윤 대통령이 집권 시 여소야대의 한계성 등 여러 문제들로 인해 정계개편 가능성이 아예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당내에 인물들조차 새준위와 윤 대통령의 발언에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새준위가 창당을 염두에 둔 기구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런 탓에 선대위와의 마찰도 터져 나왔다. 결국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선대위를 폭파시키면서 새준위 역시 힘이 빠졌고, 정계개편설은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새준위 수장이었던 김 위원장도 잠시 물러났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김 위원장이 다시 힘을 받게 됐다. 국정 7대 과제에 국민 통합이 포함됐고, 김 위원장 역시 국민 통합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돌아와서다. 

윤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탈진보, 중도 포섭 등의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국민통합위원회(이하 국통위)가 대통령 직속위원회로서 공식 출범하면서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호남 지역
공들이기

국통위는 조직은 정치·지역분과, 경제·계층분과, 기획분과, 사회·문화분과로 4개의 큰 갈래로 나뉘어 있다. 국통위가 집행력을 가진 행정부처나 기관은 아니다. 다만 자문위원회라는 점에서 의견을 충분히 개진 가능하다는 게 눈여겨볼 지점이다. 

위원으로 합류한 인물을 살펴보면 전직 민주당 및 보수당 출신 등 각계각층의 인물이 포진돼있다. 여러 민간 위원 중 6명은 국회의원 출신이다. 이들 중 4명은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새준위에 인선됐던 최명길 전 의원이 다시 합류했고, 최원식·임재훈 전 의원이 대표 얼굴이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민주당 내 반문(반 문재인) 인사였다는 공통점도 가진다.

정치권에서도 창당을 기반으로 한 정계개편 이야기가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앞서 대통령실에서 여의도 라인을 정리하기 시작한 이유도 김 위원장의 정계개편 노림수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대통령이 되면서 다수 의원들이 친윤(친 윤석열)을 표방하고 있지만, 언제 등을 돌릴지 모른다. 사실상 당내 기반이 견고하지 않은 데다 윤핵관의 본거지는 MB(이명박 전 대통령) 라인이다.

보수에 주안을 둘 수밖에 없는 위치다. 또 윤 대통령은 여소야대 상황 속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만의 정치 세력이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호남을 의식한 행보를 보였던 점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그는 취임식 이후 보수당 출신 대통령 중 최초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또 그동안 방치하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시위와 관련해 사저 인근 경호구역 확장을 지시한 바 있다. 사면이 유력하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역시 단행하지 않았다. 

과거와
비슷하게?

보수당의 새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호남 출신인 박주선 전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이 거론되기도 했다. 최근 지명된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 역시 호남 출신이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및 지방선거 이후로 호남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실제로 지난달 28일에 열렸던 전당대회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본거지인 호남의 투표율은 전국 평균 투표율보다 낮았는데 전통 지지층마저 등을 돌린 셈이다.

반면 윤 대통령은 보수당 출신으로서 호남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지속적으로 노력하던 외연 확장 공략이 어느 정도 성공했음을 보여준 셈이다.

다만 윤 대통령 주변에는 검찰 쪽 인사들로 수두룩하다. 정치적 기반을 쌓기 위한 ‘믿을맨’은 정권교체 동맹 세력이 아닌 사석에서 형님이라 부를 수 있는 멘토뿐이라는 점이 강하게 인식됐을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정계개편을 소명으로 여기는 모양새”라며 “정치 경험이 없어 국민이 정치판을 개혁해 신진세력이 정치판을 개혁하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을 필두로 정계개편을 노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김 위원장의 이력도 한몫한다. 그는 과거 민주당 계열의 창당과 합당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직을 맡았고, 4선 의원을 지냈을 만큼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다.

당시에는 중도개혁통합신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맡은 이력도 있다.

윤핵관을 내치고, 김 위원장을 필두로 정계개편에 나선다면 보수당을 넘어 더 큰 정계개편도 가능하다. 정계개편 시 신당 창당과 함께 검찰 라인도 다수 합류해 세 확장에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 확장과 더불어 김 위원장의 정계개편 핵심은 중도에 찍혀 있다. 대선 때도 중도에 방점을 찍고 재미를 톡톡히 봤던 만큼, 반 민주당 세력을 합치고 국민의힘 세력인 영남·호남까지 전선을 확대하겠다는 큰 그림이다. 

대통령의 세력 모으기 절실
당장은 불가…총선 전 시동?

그가 창당하려는 모델은 열린우리당 창당 모델을 따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위원장으로 국민의힘을 넘어선 진지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인 것으로 해석된다.

열린우리당은 2003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노 인사들이 새천년민주당을 집단 탈당해 창당했던 당이다. 국회를 양분하고 있던 세력인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전국 정당 건설, 지역구도 타파 등을 슬로건을 내세웠다. 

만일 곧 나올 국민의힘 비대위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윤핵관 세력이 패배한다면 이준석 전 대표의 살 길이 열리는 동시에 김 위원장발 여당 정계개편에 탄력이 붙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창당설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전 대표와의 당내 갈등 이면에도 정계개편으로 자신이 팽당할 수 있다는 당 일각의 시선도 있었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배척하는 세력의 창당을 의심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들 사이에선 구체적인 세력화도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시선도 감지된다. 국민 통합이라는 화두와 함께 비전을 던질 경우, 구심점이 나타나 뭉칠 수 있다는 복안이다. 

현재 양당 모두 민생은 뒷전이라는 비판에 휩싸인 가운데, 국민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기존 세력을 배제하자는 새 욕구가 분출될 수 있는 까닭이다. 앞으로 김 위원장이 국민 통합에 대한 가치와 철학을 제시하면 정계개편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당사자인 김 위원장 역시 크게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없다”며 못 박으면서도 “제가 주도하는 게 아니라 무르익은 상태가 되면 여러 가지 변화의 가능성이 열린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해당 발언은 정계개편의 명분이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대선 기간 꾸준히 언급돼온 만큼 차기 총선 전에 이뤄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결국 그 역시 새로운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똑같은 상황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의심이 짙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낮은 상태서 신당 창당과 새 세력을 규합할 동력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인사 개편 이후 윤 대통령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자신의 세를 새로 꾸릴 명분을 만들 수 있도록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명분이 문제
충분히 가능

한 여권 관계자는 “당장은 무리지만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 여당의 혼란이 계속돼 국민의힘을 넘어선 더 큰 정계개편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양당이 국민에게 욕을 먹고 있는 만큼 화두를 띄우면 국민에게 요구가 나올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무라인 개편 계파색 없애기 시도?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인적 개편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앞서 해임했던 정무수석실 산하 정무1비서관과 정무2비서관 자리에 국민의힘 전희경 전 의원과 장경상 전 국가경영연구원 사무국장을 임명했다. 

인선 발표 전 내정설이 거론됐던 두 인물은 지난 6일 대통령실에 첫 출근을 해 정무비서관실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전 전 의원과 장 사무국장은 인수위에서 직을 맡지 않았다. 특정 계파에 얽매이지 않은 평을 받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대선 기간 동안의 기여도와 무관하게 역량을 보고 인선한 결과라는 셈이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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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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