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은 끝났다…포위당한 윤핵관 플랜B

대통령과 손절?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윤핵관들이 침묵 중이다.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을 인식한 모양새다. 믿을 사람은 의리를 강조하는 대통령뿐이다. 최근 일각에선 윤 대통령조차 윤핵관을 향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대통령마저 손을 놓아버리면 달콤했던 실세의 시간이 끝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과거 친노(친 노무현), 친문(친 문재인), 친이(친 이명박), 친박(친 박근혜) 세력은 여당을 휘어잡을 수 있을 정도의 권력을 가졌다.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기도 했고, 대권주자로 부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논란이 수면으로 떠오른 순간 책임은 해당 인물에게 돌아갔고, 정치 생명이 끝이 나거나 위기에 몰려 입지가 순식간에 쪼그라들기도 했다. 

대선 이후 
완벽 실세

최근 친윤(친 윤석열) 세력과 더불어 윤핵관(윤석열 핵심 측근 관계자)의 입지가 다소 불안하다. 직전까지만 해도 분명 “윤핵관인 게 자랑스럽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과거와 다른 양상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은 지난해 7월, 제3지대로 행하려는 윤석열 대통령을 설득해 정치 초보인 윤 대통령을 당시 제1야당인 국민의힘으로 끌어들였다. 자연스레 윤 대통령의 측근, 윤핵관 중 윤핵관이라는 말은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을 대변하는 수식어가 됐다.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거머쥔 뒤 윤 대통령에게 신임 받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두 인물은 대선 기간 당시 이준석 전 대표와 대립각을 펼친 탓에 여론 악화를 겪었던 순간도 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내려놓은 뒤 대선주자로 언급되자,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었고, 출마 기자회견에서는 오른편에 위치하면서 입지를 다져나갔다. 경선에 승리하고 나서는 예산과 선거사무를 총괄해 대선 캠프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대세가 된 권 원내대표는 연일 광폭 행보를 보였다. 

대선이 끝난 뒤, 당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통해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윤 대통령을 등에 업고 당 대표까지 노렸다.

권 원내대표의 당시 위상은 윤 대통령이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 참석 때도 알 수 있었다. 악수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손을 권 원내대표가 자신 쪽으로 이끌었다.

지난 총선에서 2500여표 차이로 간신히 4선에 성공했던 그의 입지는 탄탄한 편이 아니었다. 원내대표에 출마했을 때만 해도, 1차 투표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대선 직후에는 과거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의 말 한마디는 늘 파장이 컸다. 여지없는 실세의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장 의원 역시 권 원내대표와 함께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된 인물이다. 여론이 좋지 않은 장 의원이 본격 부활한 시점은 대선이 끝난 직후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직 역할을 맡으며 윤 대통령의 신임을 가득 받았다. 그는 청와대와 인수위 사이에서 소통을 담당하며 인수위에서도 조직 구성과 인선 등 실무적인 부분을 담당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이 되자마자 가장 먼저 지목한 인물도 장 의원이다. 그가 0선 정치인의 대통령 탄생에 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준석 연일 타격 ‘전면전’
경찰 수사 개입 정황도 나와

대선 캠프 구성 초기 종합상황실장직을 맡으며 인선 대부분을 장 의원이 맡아서 했을 정도다. 대선 기간에는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피력하며 발로 뛴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호흡으로 국정을 잘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내 곧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이른바 윤 대통령이 ‘체리 따봉’을 권 원내대표에게 보냈고, 관련 내용이 보도되면서다. 윤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에게 내부 총질하는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이때부터 권 원내대표 직무 대행 체제가 흔들렸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권 원내대표의 지인 아들이 용산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권 원내대표를 향한 불신이 커졌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내 혼란을 일으킨 책임 역시 윤핵관이 압도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역시 윤핵관은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대통령을 등에 업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을 향한 불신이 가득한 탓이다.

본격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권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합류했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선 방화범이 소방수로 들어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에는 더욱 점입가경인 상황이다.

타이밍을 보던 이 전 대표가 한 달 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권 원내대표의 입지가 최근 들어 더욱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의 적극적인 여론 플레이가 먹혀든 셈이다. 그는 연일 권 원내대표, 장 의원을 비롯해 이른바 윤핵관 호소인들까지 저격하고 있다.

사방이 적
전방위 압박

그는 지난 13일 윤석열정부가 총선 승리를 하는 데 일조하려면 윤핵관이 험지로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발 더 나아가 “윤핵관이 명예롭게 정계 은퇴를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며 여론전을 펼쳤다.

이 전 대표는 경찰 수사에서 윤핵관의 압박이 있었다며 타격했다. 심지어 이 전 대표가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 따르면 절대자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당 대표직에 물러나면 윤리위 징계 절차와 경찰 수사 절차를 정리하고, 대통령 특사로 다녀올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에서 이 전 대표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윤핵관과 경찰 고위급 인사가 만났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두 인물이 만난 시점을 전후해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 속도를 낼 것이라는 지시도 내려갔다고 전해진다. 


탄원서에서 언급한 절대자는 윤 대통령, 가까운 사람이 윤핵관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가 다시 돌아올 경우 윤핵관은 바로 설 자리를 잃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설상가상으로 이 전 대표가 법원에 신청한 효력 정지 가처분이 일부 인용됐다. 비대위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된 셈이다. 내용상으로 완벽한 이 전 대표의 승리다. 권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는 게 유력해졌으나 그를 향한 당내 불신이 가득하다. 

이미 이 전 대표는 윤핵관을 향해 몇 차례 경고한 바 있다. 이젠 윤핵관의 은퇴까지 거론하며 극심한 대립각을 세운다. 이 전 대표가 대통령을 향해서도 “나도 속았다”는 등의 강도 높은 발언을 한 이유는 윤핵관을 견제하려는 측면도 있다. 

연속적으로 장 의원과 권 원내대표를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는 만큼 두 인물을 저격하면 윤 대통령에게까지 악영향이 가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인 까닭이다. 이런 탓에 윤 대통령도 윤핵관과 거리두기를 고심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첫 인적쇄신을 단행한 바 있다. 지속적으로 쇄신 요구가 빗발치자, 결국 개편 카드를 꺼내든 것. 새로 만들어진 정책기획수석에는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홍보수석에는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던 김은혜 수석을 임명했다. 쇄신을 통해 국면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는 인물 중 여러 인물이 사적 채용으로 논란을 사고 있다. 행정관 등 중에는 윤핵관을 보좌했던 인물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방수가
방화범으로?

현재 비서관 산하 행정관급에서 윤핵관 라인으로 분류되던 교육비서관실, 인사기획관실의 행정관 등이 최근 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사적 채용 논란이 불거지자 본격적인 감찰에 돌입했고, 쇄신 의지가 상당하다. 이와 함께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시민사회수석실 소속 비서관급 참모를 감찰 중이다. 

해당 인물은 대선 캠프 시절부터 일해왔다. 그러나 인사와 관련해 적절하지 않은 처신을 했다는 첩보가 입수됐고, 감찰 대상이 된 상태다. 

감찰 대상은 해당 참모뿐이 아니다. 해당 비서관 역시 시민사회수석실에서 일하고 있었고, 부하 직원이 대통령실의 내부 문건을 유출했다. 해당 문건을 유출한 행정요원은 대통령실 채용 전 윤핵관을 보좌한 인물로 현재 사표를 제출했다.

여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여러 행정관을 대통령실에 넣은 게 윤핵관이며 실제 인사 실무를 윤핵관 라인인 행정관이 다 주무른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를 통해 최대 20명까지 물갈이를 하겠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선 때 공을 세운 인물과 새로 합류한 참모진 사이 권력다툼의 시작이라고 해석한다. 해당 감찰과 인사개편 등이 윤핵관 라인을 걸러내자는 작업의 신호탄을 쏜 셈이다. 현재 내부 감찰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이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대통령실에서는 통상 있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수석은 개편 등에 대해 “늘 인사가 이뤄진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국정 어젠다를 국민 시각에서 재편하고 조정해 업무 방향과 목표를 재설정했기 때문에 인적 변화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추가적인 감찰과 인적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인적개편에서 사퇴설에 휩싸였던 김대기 비서실장도 기강 잡기에 나섰다. “비서는 원래 말이 없다”며 조용히 윤 대통령을 보좌해왔던 김 실장이지만, 최근에는 공개석상에 나타나는 빈도가 늘었다. 

지난 18일에는 윤정부의 개편 방향을 발표했고, 지난 21일에는 직접 인선 발표를 했다. 내부 감찰과 함께 기강을 다지려는 흐름도 김대기 역할론과 궤를 함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이 민생 위주 행보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자 메시지 관리 기조도 비친다. 

대통령실도 쇄신, 감찰로 정리
과거 혁신위 사조직 반발 발목?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윤 대통령의 메시지나 뜻을 파악하려면 대통령실보다 국회가 더 정확하다는 말이 있었다. 국정운영 등에 있어 윤 대통령의 뜻을 윤핵관이 더 잘 파악하고 있다는 소리다. 직접 마주하고 논의하는 참모진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셈이다. 

윤핵관을 압박하고 있는 카드는 비단 대통령실의 개편뿐만은 아니다. 혁신위의 활동 역시 윤핵관의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다. 대선 직후 혁신위가 출범하자 친윤 세력과 윤핵관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의 사조직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당내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윤핵관은 혁신위가 이 전 대표의 사조직이라며 열을 올렸다. 당시에는 이 전 대표가 물러나게 되면서 혁신위도 존폐기로에 섰다. 

그러나 비대위가 출범하고 주호영 의원이 위원장직을 맡게 되면서 최근 되살아났다. 주 위원장이 혁신위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혁신위가 발표한 1호 혁신안은 국민의힘 내부의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손보는 게 핵심이다.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은 1호 혁신안으로 공천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부적격 심사 권한을 당 중앙윤리위원회로 이관토록 한다고 발표했다. 존폐론을 딛고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주 위원장 역시 혁신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재차 힘을 실어줬다. 

당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당 대표의 권한인 공천권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지만 가장 불편한 이는 역시 윤핵관 세력이다.

반발이 심했고, 내년 총선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혁신위를 걸고 넘어질 가능성이 생긴다. 이 같은 우려에 최 의원은 “예측 가능한 시스템, 객관화 가능한 평가자료를 축적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며 윤핵관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현재 윤핵관을 향한 여론은 최악으로 평가 내려진다. 강성 지지층 역시 윤핵관에 불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이 윤핵관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응답이 70%가 넘는다. 여러 곳에서 윤핵관을 향해 칼날을 들이밀고 있는 만큼 난처해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

거리두기
고립 직전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핵관이 지금은 한발 물러날 때”라며 “많은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전면전을 치르면 오히려 입지가 좁아진다”고 언급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신뢰마저 잃게 된다면 윤핵관의 정치 미래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신 못 차린 권성동?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당 연찬회 이후 별도로 술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국민의힘 김동하 서울시당 부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권 원내대표가 술자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28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권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관계자로 보이는 여러 인물과 함께 회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변 인물들은 카메라를 꺼내 권 원내대표의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환호성까지 들린다.

영상 속 권 원내대표는 연찬회 때 입었던 국민의힘의 당명이 새겨진 흰색 반팔 티셔츠를 착용한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연찬회를 진행하기에 앞서 군 훈련인 을지연습을 대비해 음주가 없는 연찬회를 개최하기로 계획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연찬회에 직접 참석해 “술은 못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회포를 풀자”고 언급한 바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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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