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원 부동산 경매에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통상 시민들은 경매를 통해 돈을 많이 벌거나, 반대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정 부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매수자 입장에서 바라본 시각에 불과하다.
경매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경매로 나온 부동산의 채무자 및 소유자뿐 아니라 근저당을 설정하거나 가압류를 한 사람, 임차인 등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경매 절차를 이해해야 손해를 막을 수 있다.
그렇다면 서민들이 경매를 어려운 것쯤으로 짐작하게 만든 배경은 뭘까. 일단 한 번 응찰하면 번복할 수 없다는 경매 특성에 기인한다.
경매에 참여해 매수를 원하는 사람이 입찰표를 함에 투입하면 번복은 불가능하다. 최저 매각가 1억원인 부동산을 입찰하는 과정에서 1억2000만원이라고 써야 할 것을 12억원이라고 기재했다고 가정해보자.
‘0’ 하나를 잘못 붙였다고 항변하면서 매수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성토하더라도, 이 같은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잘못 기재한 사람이야 억울하겠지만, 이를 허용할 시 경매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까닭이다.
이 경우 실수를 저지른 사람은 1억원짜리 부동산을 12억원에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최고가 매수신고인의 지위를 포기하게 된다. 문제는 매수보증금으로 납부한 최저 매각 가격의 10%에 해당하는 1000만원이다. 해당 금액은 원 주인에게 귀속되지 않고, 배당재단에 산입돼 채권자들에게 배당된다.
위 사례는 실제 일어났던 일이다. 최고가 매수신고인은 매수보증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서 승소했으나 결국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재판부는 신속한 경매 절차 진행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취지를 내세웠다(대법원 2009마2252 결정).
경매로 나온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사람만 경매 절차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월세·전세 계약을 맺은 임차인이야말로 경매 절차를 충분히 숙지해야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임차보증금을 배당받으려면 ‘배당요구종기’까지 법원에 ‘권리신고 및 배당 요구’를 해야 하는데, 아무리 바빠도 해당 과정을 빠뜨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를 간과했다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귀하의 집에 경매가 들어왔다면 지금 당장 가까운 법률전문가나 법원 민원상담관과 상담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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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록은?]
법무사·공인중개사
전 수원지방법원 대표집행관(경매·명도집행)
전 서울중앙법원 종합민원실장(공탁·지급명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