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봉하마을 수행원 대선 전 여론조작 의혹

개 사과·귤 사진 이어 ‘댓글’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남정운 기자 = 김건희 여사가 최근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이때 수행원 일부가 코바나컨텐츠 출신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중 정모씨는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는 정씨가 건진법사의 제자 ‘심 박사’와 함께 코바나컨텐츠에서 여론조작 의혹을 받던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들은 이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에서 여론조작으로 의심되는 발언을 수차례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정모씨는 김건희 여사의 ‘그림자’로 알려졌다. 최측근으로서 김 여사의 일정과 각종 계획을 도맡아 관리해왔다. 지난해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김 여사와 접촉할 때도 정씨를 통해 일정을 확인했다.

석연치 않은
영부인 행보

정씨는 코바나컨텐츠 정식 직원이 아니었다. 프리랜서 신분으로 김 여사와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회사에 자주 출입하며 사실상 김 여사 ‘비서’ 역할을 자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씨는 ‘김건희 녹취록’에도 여러 번 등장한다. 이 기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과거 김 여사에게 한동훈한테 제보할 게 있다고 했다. 당시 김 여사는 ‘나한테 보내줘’라고 했다가 ‘정XX한테 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기자는 코바나컨텐츠를 드나들면서 정씨를 여러 번 대면했다. 그는 “김 여사를 포함한 일부 코바나컨텐츠 직원과 심 박사, 정씨가 이 자리에서 ‘댓글 작업’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고 주장한다.


이 기자의 증언에 따르면 관련 논의가 오고 간 때는 지난해 8월30일 저녁. 당시 김 여사가 심 박사에게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자신에 대한 정보를 물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한다.

대화가 이어지던 중 김 여사는 ‘댓글 작업’을 말했고, 정씨는 어둠의 세계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자는 “정씨가 ‘어디까지 올렸냐’고 묻자, 심 박사가 ‘특정 주제에 대한 게시물 수백개를 올렸는데 뒤로 밀렸다. 다른 걸 빨리 올려라’는 식으로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도 심 박사와 정씨의 말에 크게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한 차례 비슷한 이야기가 오갔다는 설명이다. 이 기자는 “정씨가 심 박사에게 ‘특정 워딩을 한 번만 더 올려달라’고 한 것으로 안다”며 “이후 둘은 특정 워딩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고, 정씨는 대화 끝에 ‘아무것도 없는 건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당시 이들은 구체적인 인물과 커뮤니티명까지 언급하면서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언급 대상은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당시 대선 예비후보)과 ‘에펨XXX’였다.

김 여사 밀착 수행원 알고 보니…
코바나 방문 당시 댓글 작업 논의

당시 홍 당선인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윤 대통령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에펨XXX는 2030 남성이 주축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다. 대선후보 경선 때 홍 당선인 지지세가 두드러진 곳이었다.


이 기자는 정씨 외 다른 코바나컨텐츠 직원도 동조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코바나컨텐츠의 한 직원이 정씨에게 홍 당선인과 관련해 언급한 적이 있다”며 “에펨XXX를 강조하면서 홍 당선인 지지자들이 어떤 ‘게시물을 올린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일요시사>는 자초지종을 듣기 위해 정씨에게 직접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정씨는 이 같은 ‘물밑작업’ 외에도 공식적인 대선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특히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서 윤 대통령의 SNS 계정 관리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글로 여러 번 곤욕을 치른 바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이 ‘개 사과’ 사진이다.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은 고 전두환씨의 일부 업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남겨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반려견에 사과를 주는, 일명 ‘개 사진’이 게시되면서 논란이 빗발친 것이다. 당시 캠프는 사진을 게시한 인물이 누구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

야, 총공세
여, 자중론

이어 대선 직전인 지난 3월에는 귤 사진이 입방아에 올랐다. 당시 윤 대통령 인스타그램에는 “우크라이나를 응원한다”는 문구와 함께 귤에 얼굴을 그려 넣은 사진이 올라왔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정씨는 이 두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올라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일요시사> 취재 결과 정씨는 현재 대통령실 채용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선 때와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면서 윤석열정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라며 “정씨를 채용하는 건 인사권자의 권한이지만 계속 논란의 중심에 있던 직원을 굳이 채용하려는 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에 동행한 ‘코바나컨텐츠 출신’은 정씨뿐만이 아니다. 정씨 외에도 김량영씨와 유모씨가 김 여사 수행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충남대학교 무용학과 겸임교수로 알려졌다. 김 여사와는 10년가량 알고 지냈으며, 코바나컨텐츠에서는 전무 직함을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공식 석상에서도 코바나컨텐츠 직함을 사용했다. 그는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조직위원회에 참가할 때 ‘코바나 전무’로 이름을 올렸다.

수차례 나눈
수상한 발언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김 교수의 동행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김 여사 요청으로 김 교수가 동행한 것”이라며 “김 여사와 가까운 사이고, (김 교수)고향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 보니 동행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의 공식 일정에 지인이 동행한 데 대해선 “처음부터 비공개 행사였고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고 일축했다. 김 여사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가 비공개 행사여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은 전날부터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결국 대통령실 공동취재단까지 꾸려지면서 사실상 ‘공개 행사’로 전환됐다.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지인은 (권 여사 예방에서)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 그저 노 전 대통령을 함께 추모했을 뿐”이라며 “추모의 마음을 사적 논란으로 몰아가는 민주당의 행태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김 여사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면서 졸지에 전담기구 설치 논쟁도 재점화됐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지만, 김 여사의 외부 행보가 번번이 논란을 부르자 여권 내부에서도 김 여사를 보좌할 공식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말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이 팬클럽을 통해 유출된 사건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더한다.


건진법사 제자와 함께…
정황 담긴 녹취록 확보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2부속실(대통령 부인 관련 업무 담당 부서)’을 되살려 김 여사 일정을 관리할 필요성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비공식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어떤 식으로 정리해야 할지(모르겠다)”며 “저도 (대통령 업무를)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국민 여론을 들어가며 차차 이 부분은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지인 동행 논란’은 일축하며 김 여사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윤 대통령은 “언론에 나온 그분은 저도 잘 아는 제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라며 “(처가 권양숙)여사님 만나러 갈 때 좋아하는 빵이라든지 이런 걸 많이 들고 간 모양인데 부산에서 잘하는 집을 안내해준 것 같다. 봉하마을은 국민 모두가 갈 수 있는 데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 회사 직원들이 일정에 동행하고 대통령실에 채용됐다는 논란을 묻는 말에 “(처가)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어 혼자 다닐 수도 없다. 어떻게 방법을 알려주시라”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의 대외 행보를 두고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논란을 소환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제2부속실 폐지와 김건희 여사의 조용한 내조를 공약했으나 막상 김 여사는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며 “지금 김 여사와 그 주변이 공사를 구분 못한 채 연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봉하마을 방문 당시 김 여사와 동행했던 사람들은 코바나컨텐츠 임직원이었고 현재 이 중 두 명은 대통령실 직원이 됐다”며 “이들을 보며 박근혜정부 시절 헬스트레이너 출신 3급 행정관 윤모씨를 떠올리는 건 저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출신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 역시 “만약 김 여사가 실수를 하게 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며 “팬클럽 회장이라는 사람이 마치 부속실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하던데 그걸 방치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명에도
여전한 의심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 여사의 대외활동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자중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영부인 동선이나 활동 내역 같은 경우 안전과 국가 안보에도 상당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영부인의 자격과 역할에 대해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jeongun15@ilyosisa.co.kr>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잇단 김건희 리스크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이 잇단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지난 13일 경남 봉하마을 방문 때의 동행인 ‘정체’ 등을 놓고 논란의 불길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부부 동반 영화 관람·빵집 방문은 통신·교통통제로 야권의 비판 공세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여 공세 일환으로 김 여사를 향한 날을 한껏 세우는 분위기다.

최근 물의를 빚은 김 여사 팬클럽 ‘건희 사랑’이 주된 먹잇감이다.

여권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20대 대선 때 뇌관이었던 ‘김건희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가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8%를 기록하며 2주 연속 하락했다.

인사이트케이 배종찬 연구소장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역대 대통령 중 임기 한 달 차에 지지율이 뒷걸음질 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율에 타격을 준 것은 인사”라고 진단했다.

함께 출연한 전민기 한국인사이트연구소 팀장은 “빅데이터 상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감성어가 70까지 올라왔다”며 “부정 감성어는 3가지로 인선, 빵집 방문에 따른 교통통제, 김 여사 외부활동”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 여사 외부활동이 노출되면 될수록 이상하게 부정 감성어가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 봉하행을 공격하며 “차라리 대선공약을 파기하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 공약인 ‘제2부속실’ 폐지로 김 여사의 대외 행보 컨트롤에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간 잠행하던 민주당 이재명 의원도 거들었다. 북한이 방사포를 쏜 지난 12일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영화 관람을 뒤늦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안보 최고책임자가 (방사포 발사를) 보고받지 못했다면 국기 문란이고 보고받았다면 대통령의 안보 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에서도 팬클럽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KBS라디오에서 팬클럽을 통한 김 여사 사진 유출 논란을 두고 “한 번 정리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전여옥 전 의원은 전날 SNS을 통해 “팬클럽을 해체하고 ‘나홀로 고요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과 김건희씨가 진영불문 사랑하는 이 나라 국민들을 위해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을 향해 “자꾸 사소한 것들로 (상대편에)나쁜 이미지를 뒤집어씌우는 전략을 쓴다”며 “이것이 민주당을 망쳤다”고 질타했다.

CBS 라디오에서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최순실 프레임’으로 규정하며 “너무 뻔하다. 그만하시라”고 비판했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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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