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6‧1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졌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당선인)의 당권 도전 여부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20대 대선에서 패하면서 ‘정치적 내상’을 입고 당분간 선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던 일부 예상과는 달리 민주당은 이 전 위원장을 전략공천해 전임자였던 송영길 전 대표의 자리를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단, 이 당선인 개인은 생환했지만 민주당은 17곳의 광역단체장 중 5곳을, 226곳의 기초단체장 중 63곳을 가져오는 데 그치며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및 비대위 지도부는 지난 2일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겠다”며 총사퇴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비대위 지도부가 총사퇴한 상황에서 8월 말로 예정돼있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당겨 실시해야 한다는 이른바 ‘조기 전대론’도 힘을 얻고 있다.
선거에 패한 데다 2개월 남짓이 넘은 상황에서 지도부 없이 당을 흘러가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당선인이 원내로 입성하면서 당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명(반 이재명)계 인사들 사이에서 “당을 망친 사람이 전당대회에 나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이 당선인이 전면에 나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했어야 하는데도 자신의 지역구 유세에만 신경 썼다는 주장이다.
당초 이 당선인은 지역 연고가 전혀 없다시피 했던 ‘텃밭’ 지역에 도전장을 내는 동시에 전국 선거를 지휘하는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았다.
하지만 ‘방탄 출마’라는 국민의힘의 공세를 받으며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가 무서운 기세로 따라붙자 선거 기간 내내 계양을 지역구에 발이 묶여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들은 이 당선인이 더 이상 대선후보가 아닌 초선 의원으로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결국 이 당선인의 당권 도전의 키는 반명계가 잡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서 “민주당의 지방선거 참패 원인은 이재명 후보의 잘못”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 당선인에 대해)초반부에 명분 없는 출마에 대한 공격, 후반부엔 뜬금없는 김포공항 이전에 대한 공격 두 가지만 했다”고 부연했다.
반면 친명(친 이재명)계 의원들은 “선거 패배의 책임은 비상대책위원회가 져야 한다.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 리더십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가 개최될 경우 이 당선인의 등판 여부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 당선인의 당권 도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제가 위협적으로 느끼는 조합은 아닐 것 같다“며 ”이 의원은 누가 봐도 명실상부한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런 경우 정권 1~2년 차에 인기가 좋은 대통령을 상대하러 그분이 나선다? 좋은 선택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정가에선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에 신승을 거뒀던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차기 당권 및 대권 잠룡으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 당선인이 당내 세력이 많지 않은 데다 도지사로 당선된 만큼 당권에 도전하는 등 정치적인 운신은 어렵지 않겠냐는 게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