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없는' 민주당 자천타천 당 대표 하마평

진짜 걱정은 6월보다 8월?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하마평이 솔솔 나오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가 대통령선거의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던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약 10주 남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써부터 차기 당 대표 하마평이 나오는 이유는 곧 있을 지방선거의 성패에 민주당 계파들의 운명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계파 갈등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민주당 내 거대 세력으로 위엄을 떨치던 ‘친문(친 문재인)계’ 의원들의 입지가 좁아지면서부터 계파 갈등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해 초부터 ‘비문(비 문재인)계’ 의원들의 영향력이 슬슬 약진하더니 급기야 5월에 ‘비문’인 송영길 전 대표가 배출됐고, 11월에는 문 대통령과 깊게 대립했던 이재명 상임고문이 대권후보로 배출됐다.

헤게모니

최근 있었던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친이(친 이재명)계’로 불리우는 3선의 박홍근 의원이 당선된 바 있다. 민주당은 점차 ‘친문’에서 ‘비문’으로 당내 권력이 넘어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계는 당내 친문파가 대다수인 민주당이 잇따라 비문계 인사들에게 중책을 맡기는 것을 보면서 친문의 시대가 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이기도 했고, 친문에서 대표 격으로 내세운 이낙연 전 대표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탓이다. 

정치에서 항상 그래왔듯 권력의 이동은 전쟁을 야기하곤 했다. 주도권을 빼앗으려는 신세력과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려는 구세력의 싸움은 두 세력의 힘이 엇비슷할 때쯤 일어났고, 이는 곧 한쪽이 죽어야 끝나는 전쟁으로 이어졌다.


구세력의 친문계와 신세력 친이계의 싸움이 지금 이 양상을 띠고 있다. 싸움에서 승기를 잡은 쪽은 친이계다. 이대로 분위기가 굳혀지면 오는 8월에 있을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는 이 상임고문에게 돌아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 상임고문이 당선되면 다가오는 2024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본인 입맛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눈밖에 난 몇몇 친문 의원들과 이 상임고문과 친이계 세력에게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붓고 있는 특정 ‘친정세균계’ 의원, 그리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민평련계’ 의원들까지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다.

이번 당 대표 선거로 한번으로 민주당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위치로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비주류’의 길을 걷던 이 상임고문이 민주당의 당 대표까지 올라설 가능성을 거머쥔 배경에는 개인의 능력과 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대선 경선 통과 과정에서 ‘친문파’는 계파 대표로 이 전 대표를 대선후보로 내세운 바 있다. 경선 중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며 이 상임고문은 큰 타격을 입었지만 개인 기량으로 이를 극복해낸 뒤 결선투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압승했다.

이후 벌어진 대선 본선에서는 운이 작용했다. 상대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대선후보로 국민의힘 측에서 윤 전 총장을 내세운 것은 행운이었다.

다른 국민의힘 경선 예비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리가 많던 윤 대통령 후보는 본선 과정에서 끊임없이 실수를 연발했다. 국민들 감정을 건드리는 여러 말실수를 여러 번 하기도 했고, 그의 배우자와 장모 리스크는 대장동 이슈만큼이나 화제가 돼 대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이대로 무난하게 이재명으로?
지선 참패 시 ‘춘추전국시대’

그 덕분에 이 상임고문은 대선에서 큰 표 차이로 지는 수모를 피할 수 있었다. 최종 득표 차는 1%p 미만으로 이 상임고문은 체면을 지킬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선이 끝나자마자 이 상임고문에게는 ‘재등판설’이 따라다녔다.

정치인으로서 대선후보까지 성장한 이 상임고문은 민주당의 큰 자산이 됐고, 비대위는 그 자산을 빨리 사용하길 바랐다.

지난달에는 서울시장 차출설 루머가 돌았고, 이번 달에는 이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출마가 결정됐다. 그러나 그의 앞에 ‘당 대표’나 ‘여의도 데뷔’ 같은 꽃길만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다면 입지가 줄어들어 당 대표 선거는 물 건너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은 지방선거 주자들은 대부분 친이계로 채워져 있다. 이미 몇몇 의원은 공천에서 친이계의 횡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불만을 성토하는 중이다. 그런 선거를 패배한다면 대선 패배에 이어 지선 패배까지 떠안아야 한다. 

이 상임고문은 더 이상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그와 대립하고 있는 계파들이 호시탐탐 당권을 노리고 있다. 6·1 지방선거가 사실상 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를 가르는 분수령이 되는 셈이다. 승리 시엔 이 상임고문이, 패배 시엔 이 상임고문의 반대 세력의 누군가가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8월에 있을 당대표 하마평이 지금 나오고 있는 이유다. 그렇다면 패배했을 때는 누가 차기 당 대표 선거에 나오게 될까.

우선 최대 계파 친문의 동향이 중요하다. 거물이 마땅히 없다고 평가받는 친문계에서 내부 인물을 내세울 수도, 혹은 비이(비 이재명)계의 후보를 단체로 지지할 수도 있다. 친문에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5선의 설훈 의원과 4선의 홍영표 의원 등이다. 두 인물은 과거에 이 상임고문의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해 그의 당선을 도운 바 있다.

민주당 내부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통합의 리더십을 지향해온 친문이 극단적인 후보를 내세우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그의 적임자로 설 의원과 홍 의원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친이계 또한 당 대표 입후보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지선에서 참패하더라도 이 상임고문이 당 대표에 직접 나오지 않을 뿐, 당 대표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친이계의 다른 당 대표 주자로는 4선의 우상호 의원과 재선의 박주민 의원이 거론된다.

박 의원은 재선답지 않은 당내 장악력을 인정받아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미 당 대표설이 돌았던 인물이고, 우 의원은 송 전 대표와 오래된 인연을 자랑하며 당내 영향력이 만만치 않은 인물이다.

지선과 공천


6월 지방선거는 여러 모로 많은 결과를 낳게 된다. 지방선거에서 웃게 되는 당이 누가 될지를 넘어 민주당 내에서는 어떤 계파가 웃게 될지도 중요해졌다. 유권자에게는 본인의 대표를 결정하는 단순한 선거지만,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다음 공천권까지 걸린 복잡한 선거가 됐다. 정치생명이 걸려있을지도 모르는 이번 선거에 민주당 인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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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