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대선 TV 토론 무용론

“말해 뭐해, 남는 게 없는데”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고생 끝에 낙은 없었다.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펼쳐진 TV 토론에서 유권자들은 다시 한번 눈살을 찌푸려야 했다. 선진국만큼 수준 높은 토론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생산적인 토론을 기대했던 유권자들은 한숨을 쉬며 채널을 돌려야 했다. TV 토론에서도 후보들 간에 비방만 이어졌기 때문이다.

약 한 달 간 TV 토론을 하냐 마냐로 입씨름을 이어온 네 명의 대선후보가 결국 TV 토론을 펼쳤다. 총 두 차례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여 치열한 말싸움을 펼친 것이다. ‘양자 토론이냐, 다자 토론이냐’ ‘자료 지참하고 하냐, 지참하지 않고 하냐’ 등으로 신경전을 펼쳐온 대선후보들은 많은 사람의 기대를 한껏 끌어 모았다.

비호감 대선

그러나 그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정책 토론 시간은 네거티브전으로 채워졌고, 주도권 토론 시간은 서로에게 상식을 묻는 장학퀴즈 토론으로 바뀌었다.

TV 토론에 대한 논의는 대선후보들이 확정된 직후부터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최하는 3회 TV 토론은 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에 매우 부족하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매주 1회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윤 후보 측은 이 제안을 수락하지 않으며 몇 달을 끌어왔다.


지난해 11월 처음 공론화됐던 TV 토론은 석 달이 흘러, 지난 3일에서야 처음 이루어졌다. 3개월간 토론 인원 수, 주제, 방식 등에 대한 논의가 길어진 탓이다.

성사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토론은 세간의 주목을 한껏 끈 후, 극적으로 타결되며 성사됐다.

네 후보의 토론은 약 40%(모든 시청률 통합)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권자들이 얼마나 이번 대선에 주목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했다. 

그러나 높은 관심만큼 실망도 컸다. 유권자가 보고 싶었던 정책 토론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후보들은 서로에게 비방을 일삼는 네거티브전에 치중하느라 시간을 모두 허비했고, 후보 한 사람이 주도해서 토론을 이끌 수 있는 주도권 토론 시간은 상대 후보의 지식을 묻는 퀴즈 형식의 질의로 얼룩졌다.

토론은 부동산, 외교, 안보, 일자리, 청년 정책 등의 주제로 다채롭게 구성됐지만 생산성 있는 논쟁은 오고 가지 않았다.

토론 직후 언론을 지배했던 뉴스는 윤 후보를 향한 이 후보의 ‘RE100’ 질문과 이 후보를 향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김포 질문 시세 등 후보들의 ‘실수’ 연관 보도 뿐이었다.


MB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TV 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가 바뀌었다고 대답한 유권자는 전체의 약 5%에 불과했다.

효과적이지도 않고, 알맹이가 없었다는 비판이 주를 이루며 어떤 반전이 일어나지도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규칙 어기고 질문 몰고 네거티브전
뻔한 시나리오…선관위 주재 다를까

이를 알고 있었다는 듯, 토론회 시작 전 사전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TV 토론이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세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무의미’한 토론이 남은 3회의 토론에서도 이어질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의 대답은 “NO”였다. 중앙선관위 측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방송 3사가 주관했던 대선후보 토론과는 달리, 선관위가 주관하는 토론은 양질의 토론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영돈 중앙선관위 방송 팀장은 “우리는 자체 매뉴얼을 TV 토론을 진행할 사회자에게 전달해 취지와 어긋나는 (후보자들의)발언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며 “주제와 다른, 네거티브 성격의 발언을 후보자가 한다면 사회자가 즉각 개입하도록 돼있고, 이는 이미 모두가 숙지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그 근거를 밝혔다. 

또한 특정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지 않냐는 우려에 “모두발언 1분, 시간 총량제 6분, 주도권 토론 9분으로 모두 균등하게 분배하고 있다”며 “시간을 초과할 시 마이크를 끄도록 규칙이 정해져 있어 그간의 TV 토론과는 다른 수준의 토론이 펼쳐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최 팀장은 “선관위는 국가부처의 엄중한 엄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유권자들이 공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규칙을 만들었고, 실제 토론에서도 이대로 실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특정 후보에 질문이 몰릴 가능성, 사회자의 개입에도 후보자들이 네거티브성 발언을 이어나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방송이다 보니 그럴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순 없다. 그러나 이 부분도 대통령 후보자의 역량이고, 유권자들이 판단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들이)좋게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호감 토론

최 팀장의 말대로, TV 토론을 양질로 끌고 갈 당사자들은 후보들이다. 토론을 주관하는 측에서는 경기장만 제공할 뿐, 올라가서 싸우는 당사자들은 후보들이기 때문이다. 애써 만든 규칙에도 불구하고, 후보자가 토론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을 계속 반복한다면 유권자들의 한숨은 더욱 짙어질 것이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선 토론 참석 조건은?

군소 후보들은 주요 후보 토론에 참여할 수 있을까?

선관위 측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미 정해진 ‘주요 후보’들에 군소 후보가 새로 합류할 가능성은 0%라는 것이다.

선관위는 선거법에 따라 총 세 가지 기준으로 주요 후보와 군소 후보를 나눈다.

주요 TV 토론회에 참여하려면 ▲국회 의석 수 5석 이상 ▲지난 대선, 총선, 지방선거에서 소속 정당이 3% 이상 득표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전, 한 달 동안 여론조사 평균이 5% 이상 응답. 이상 세 개의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만 한다. 


그러나 여론조사 시점은 이미 지났고,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도 모두 지났다.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선후보는 지난달 28일 법원에 ‘4자 TV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사법부는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언론기관은 모든 후보자를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하고 보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 선거권자의 관심도, 유력한 주요 정당의 추천을 받은 여부 등을 참작해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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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