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움직이는 김종인 노림수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과거 주요 선거에서 공을 세워온 인물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을 ‘킹메이커’라고 부른다. 그런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행보를 통해 등판설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위원장의 본격적인 행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가진 만찬에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의 만남까지 이뤄지자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등판이 머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국민의힘은 하루라도 빨리 김 전 위원장의 등판을 원한다. 

킹메이커

현재 그의 행보는 국민의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민의힘과의 접촉은 잦지만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새로운 물결’ 창당발기인 대회에도 참석한 바 있다. 금태섭 전 의원 등 제3지대 인물과도 교류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김 전 위원장의 행보는 야권통합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등판할 경우 야권의 대선후보 선출 후 대선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캠프에 합류해 박근혜정부 출범에 공을 세웠던 바 있다. 뒤이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해 지지율 상승을 이뤄내는 등 능력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올해 치른 재보궐선거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는 등 킹메이커 역할을 수행해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김 전 위원장의 조기 등판을 원하고 있다. 그의 능력이 향후 대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접촉하는 후보는 윤 전 총장이다. 연이은 실수 탓에 위기론까지 부상하자 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타개책으로 여긴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 김경진 대외협력특보가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총장이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통화한다고 말했을 만큼 둘 사이에서 긴밀한 대화가 오갔다고 전해진다.

윤 전 총장은 정치적 조언을 받으면서(김 전 위원장이) 도울 느낌을 받았다고 한껏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이 같은 발언에 “본인 느낌”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측면에서 윤 전 총장 지원에 나서고는 있다. ‘개에게 준 사과 사진’ 게시물과 관련해서도 “대선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으며 “국민의힘 경선 구도에서 윤 전 총장이 우세하다”고 발언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양강 체제로 누가 최종 후보로 선출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가 당장 등판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김 전 위원장의 강점은 정치색과 관련 없는 선거 경험이다. 빠른 등판은 그동안 지켜온 그의 신조와도 어긋나는데, 과거 “당을 돕지 않고 인물을 돕는다”고 말했을 만큼 사람을 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만일 윤 전 총장이 최종 후보로 선출된다면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최종 경선이 종료된 직후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홍 의원이 대선후보로 최종 선정될 경우 그의 등판은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힘 후보 결정되면 야권 한명 찍어 등판?
영광 재연? 신선함 떨어져 역풍 가능성도

김 전 위원장이 과거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한 바 있고, 이에 반발한 홍 의원이 검사 시절 김 전 위원장을 수사한 적 있다고 폭로한 탓이다. 

홍 의원은 과거 경제수석을 지냈던 김 전 위원장에게 동화은행 뇌물 혐의에 대해 자백받은 바 있다. 정계에선 홍 의원이 복당하지 못한 이유가 김 전 위원장 비대위 체제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비단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윤 전 총장과의 잦은 접촉에 대해서도 홍 의원 측의 반발이 강하다. 

홍 의원 캠프 여명 대변인은 벌써부터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에게 기울어졌다며 비판에 나섰다. 또 김 전 위원장의 합류는 당 대표의 결정사안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여전히 앙금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홍 의원이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 김 전 위원장이 설 자리가 없다는 말은 호사가들이 하는 것”이라며 “김 전 위원장은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움직이는 분이다. 홍 의원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두 인물의 화해를 종용해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려는 필사적인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의 등판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구태정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탓이다. 정치권에선 김 전 위원장이 야권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물은 맞지만 중도층이나 젊은 세대에게는 지지를 받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의 영입이 변화를 추구하지 못한다는 말도 있는 만큼 구태정치의 모습이 지속적으로 드러난다면 본경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전 위원장의 등판 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는 오는 5일 이후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등판 시점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누가 이야기한다고(내가)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다. 후보 확정 후 나름대로 고민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 페이스  


한 정치 전문가는 “김 전 위원장의 등판은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번 등판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김 전 위원장의 부담도 과거보다 가중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같은 효과를 낸다면 또 다시 킹메이커로서의 면모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새롭지 않다는 게 문제다. 중도층의 표심을 생각하려면 새로운 얼굴의 영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또 다른 킹메이커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대선 출마가 확실시됐다. 11월이 되기 전 출마가 확실시되는 점을 미뤄보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되기 전 자신의 존재감을 끌어올리기 위함인 것으로 읽힌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된 만큼 안 대표의 존재감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안 대표는 과거 2017년 대선에서 21.41%의 지지율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에서는 과거보다는 지지율이 낮지만 안 대표가 단일화를 꾀한다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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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당원들의 도움으로 대선후보 지위를 유지했다. 확실한 명분을 쥔 김 후보는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당권 장악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 김 후보가 당내 주도권 다툼서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 등 친윤(친 윤석열)계의 대선후보 교체 시도를 당원들의 반대로 진압한 후에야 선대위를 구성했다. 김 후보는 지난 11일 대선후보로 등록했고,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해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을 같은 날 진행된 의원총회서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갑툭튀 위원장 권 전 비대위원장이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의 사퇴도 강하게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했다. 이날 진행된 의원총회엔 의원 107명 중 50명만 참석했다. 후보 교체 시도에 가담한 친윤계 의원들은 대거 불참했다. 이어 지난 12일엔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가 개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서 김용태·주호영·권성동·나경원·안철수·황우여·양향자 등 7인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를 발표했다. 김 후보는 후보 교체 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을 대신해 박대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박 의원은 선대위서도 총괄지원본부장을 맡았다. 이틀 동안 확정·발표된 인선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김 비대위원장 임명이었다. 30대 중반 막내 초선 의원을 당 대표격 직책에 임명했기 때문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서 후보 교체 시도에 강하게 반대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21년 전당대회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이준석 당시 대표가 이끌던 지도부에 참가했다. 이어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도 비대위원으로 발탁됐던 경험이 있다. 이 전 대표 시절엔 소장파 ‘천아용인’ 중 1명으로 거론됐던 적이 있고, 이 전 대표가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한 이후에도 돈독한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김 비대위원장 발탁을 놓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대비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소장파로서의 행보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래서 김 비대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서 “친윤계가 김 비대위원장을 화살받이·방패막이로 앞세워서 상황을 돌파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비대위원장의 역량을 인정하는 기준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결별 및 출당을 제시했다. 함께 출연한 장윤선 정치 전문 기자는 “제일 고통스러운 사람은 김 비대위원장 자신일 것이란 얘기가 있다”며 “대선서 크게 패배하면, 그 책임을 김 후보가 아닌 김 비대위원장이 지는 방식으로 정리하기 위해 허수아비로 세워놓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거들었다. 친윤계는 의원총회 불참으로써 김 비대위원장 지명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김 후보는 당원투표로써 친윤계의 후보 교체 시도를 진압했기 때문에 명분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의 주도권을 휘어잡을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도 있다. 30대 초선 비대위원장 총알받이? 방패막이? 김 후보가 대선후보 지위를 굳힌 후 먼저 교체한 사람이 이 전 사무총장이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당 선거관리위원장 자격으로 김 후보 선출 취소 공고와 새 후보 등록 신청 공고를 발표했다. 후보 등록 신청 공고에 제시된 등록 신청 기간은 지난 10일 오전 3시부터 4시까지였고, 등록을 위해 준비해야 할 서류는 총 32종이었다. 등록 장소는 국회 본관 228호 비대위 회의실이었다. 이 황당한 상황은 한 편의 코미디로 남았다.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 사이엔 공고를 본 후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등록하러 왔다”면서 국회 경비대에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조롱성 방송을 진행한 유튜버도 있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소동이 끝난 후 의원 단톡방에 김 후보를 비판하고 권 전 비대위원장을 두둔하는 취지로 어느 정치평론가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어 친한(친 한동훈)계인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으로부터 “총장님 입맛에 맞는 정치평론가의 글을 단톡방서 읽을 이유는 없다”고 비판받았다. 김 후보로선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후보 교체 시도를 정당화하는 이 전 총장을 유임시킬 이유가 없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으므로 권 원내대표까지 교체해 파문을 확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김 후보가 당의 주도권을 확실히 휘어잡을 기회를 잡은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선대위를 움직일 당 사무총장은 빨리 교체해야 했다.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시켜 ‘휴전’ 메시지를 보낸 후 친윤계와의 암묵적 합의를 거쳐 김 비대위원장을 임명했다. 이어 실권을 행사하는 사무총장을 신속하게 확보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교체 시도는 1991년 8월 발생한 소련 공산당 보수파의 쿠데타를 연상시킨다. 보수파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 쿠데타는 KGB 알파그룹과 전차부대 등이 동원돼 신속하게 진행된 군사작전이었다. 쿠데타는 실패했고, 소련은 해체됐다. 이처럼 정치적 기획을 군사작전처럼 몰아쳐 진행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당 대표 2명과 비대위원장 1명을 쫓아낸 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지난 10일 “윤석열 지령, 국민의힘 연출로 시작된 대선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행보가 약하다” 윤 전 대통령도 본의 아니게 자수 아닌 자수를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이 게시글엔 “김 후보를 지지하셨던 분들도 이 과정을 겸허히 품고 서로의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문장이 있었다. 김 후보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한 게시글을 수정 없이 그대로 올렸다. 김 후보와 친윤계의 대결이 ‘휴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게시글이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 친한계는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김 후보를 거들었다. 이 중 친한계 좌장 6선 조경태 의원은 김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 논란이 분분했던 지난 9일에도 “무책임한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대선을 치를 거라면, 경쟁력 있는 이재명 후보를 데리고 오는 게 빠른 거 아니냐”면서 김 후보를 두둔했다. 이를 두고 “당원투표서 김 후보 교체 시도가 부결됐던 이유 중 하나는 친한계 당원들의 반대 움직임”이라고 보는 일각의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김 후보와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 등 여러 사안서 의견이 엇갈렸다. 두 사람은 국민의힘이 대선서 패배하면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당권 투쟁의 잠재적인 경쟁 상대다. 김 후보는 56.53%를 얻어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한 전 대표가 얻은 43.47%도 무시하긴 어려운 수치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전 대표의 선대위 참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상계엄 및 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약속을 내걸고 후보로 선출된 것에 대한 사과 등 자신의 선대위 참여 조건을 제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를 언급하면서 “김 후보가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김 후보는 당내 유력 계파들인 친윤·친한과의 불씨를 두고 있다. 두 계파 모두 앙숙이기 때문에 김 후보로선 두 계파 모두를 포섭하기도 쉽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2026년엔 국회의원들의 ‘대목’이라고 볼 수 있는 지방선거가 진행된다. 불씨가 들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최소한 선거 상황에선 김 비대위원장이란 완충지대가 필요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도 바보가 아닌 한 대선 승리 가능성이 크지 않단 것은 잘 알고 있다. 그 자신도 친윤계의 쿠데타로 인해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직을 잃을 뻔했다. 대선 이후엔 곧바로 당권 투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가 대선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잃지 않고 당을 장악하려면 당권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 후보에게도 우군이 필요하다. 남겨놓은 갈등 불씨 김 후보는 지난 2020년 1월 국민의힘의 전신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이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돈독한 친분을 유지했다. 같은 해 8월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코로나19 집단감염 사건 이후에도 경찰이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일부 신자를 연행하려고 하자 이를 막는 등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김 후보는 “내가 김문수인데, 왜 가자고 그러느냐”라거나 “내가 국회의원을 3번 했다”는 등 호통을 치는 등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119에 전화해 갑질했던 ‘도지삽니다’ 사건을 연상시키는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전 목사는 후보 교체 시도를 격렬하게 비판했다. 전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운동본부(이하 대국본)는 지난 10일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전 목사는 이날 “멀쩡하게 뽑아놓은 김문수를 아웃시키고, 한덕수를 영입했다”며 “국민의힘이 사기 치는 것 봤죠? 이건 완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대국본도 같은 날 배포한 입장문서 “국민의힘은 종북 좌파와 맞서 싸우겠다는 애국 보수만 나타나면 알레르기 반응부터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관훈토론회 초청 토론회서 “광장 세력과도 함께 손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기독교의 교회 조직과 말씀 때문에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가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 목사 등 강경보수 성향 일부 교계를 극찬했다. 당내 지분이 전혀 없는 상황서 친윤·친한 모두와 경쟁해야 하는 김 후보로선 우군이 절실하다. 김 후보는 강경보수 세력 내부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도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4월24일 전씨의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에 출연했다. 전씨는 전 목사의 경쟁자로 통하는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와 연결돼있다. 전씨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분석하면서 “김 후보가 기득권 정치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호남 지역 표심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TV 토론서 압도적 존재감을 발휘하고, 막판에 보수 우파가 단합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와 전씨는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서 보수 진영 내부의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두 사람의 영향력은 인원 동원 능력으로부터 비롯된다. 이들을 국민의힘 내부에 유입시켜 전당대회서 승부를 본다면, 김 후보가 국민의힘을 장악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방선거서 급한 일은 의원들의 지역구 내 지방선거 공천에 개입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력 아래서 손발 노릇을 하는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장악하면, 의원들의 손발을 묶어둘 수 있다. 후보 교체 시도 5적 지역구서 공천 전쟁? 김 후보와 충돌할 가능성이 큰 의원은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 ▲성일종·박수영 의원이다. 이 중 이 전 총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서 ‘4적’이라고 주장했던 적이 있다. 홍 전 시장은 “경선을 혼미하게 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 사퇴·정계 은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중 지도부였던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은 후보 교체 시도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성 의원은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의 캠프에 참여했지만, 김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해 신경전을 이어가자 “김 후보 주변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한 전 총리는 가라앉고, 김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것’이라는 식의 논리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김 후보를 일컬어 “전형적인 좌파식 조직 탈취 시도를 하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대선후보 자격이 취소됐던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개최해 스스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김문수”라면서 지도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어 캠프 내 측근들과 함께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대통령 후보실을 점거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왕년의 투사 김문수가 돌아온 것이냐”고 반응했다. 이날 김 후보의 대응을 돌아보면, 대선 이후 당권 투쟁서 물러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독자 영역을 구축한 친윤·친한과 달리 김 후보는 외부 세력을 당내에 유입시키기 위한 명분부터 구축해야 한다.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 전 시장은 자유한국당 후보로서 대선에 출마했지만, 보수 정당이 분열됐던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불과 785만여표(약 24%) 득표에 그쳤다. 이는 역대 대선 직선제 2위 후보 중 당선자와 최다 표차 낙선과 보수 정당 최저 득표율이었다. 홍 전 시장은 대선 패배 이후 약 3주 동안 미국을 방문한 후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로 당선됐다. 예나 지금이나 당내 세력이 미약한 홍 전 시장은 당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고, 지난 2018년 지방선거 패배 책임 차원으로 당대표직서 물러났다. 대선서 많은 득표를 하지 못했던 것도 홍 전 시장의 지도력에 힘이 붙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였다. 따라서 김 후보로선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선 패배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득표를 해서 명분을 쥐는 것이 중요하다. 이 후보와의 단일화 시도를 완전히 접지 않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한선 35% 무너지나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이틀간 무선 10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13% 뒤처진 33%의 지지를 얻었다. 김 후보가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국민의힘을 장악하려면 40% 이상의 독자 지지율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최저 하한선은 3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에겐 승패 여하를 떠나 많은 것이 달린 대선일 수밖에 없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