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등 찍은’ 추미애의 자충수

작아지던 윤석열 잠룡으로 키웠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찍어내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찍어내려다 제 발등을 찍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청와대의 구원투수에서 아킬레스건이 돼 가는 모양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임명 35일 만에 사퇴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발탁됐다. 5선 국회의원, 당대표 등을 역임한 거물 정치인의 법무부행에 정치권이 들썩였다. 집권여당은 검찰 개혁의 선봉자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고, 야당은 사법 장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반대했다. 

처음에는
야심찼으나…

지난해 12월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추 의원은 소외계층의 권익보호를 위해 법조인이 됐고 국민 중심의 판결이란 철학을 지켜온 소신 강한 판사로 평가받았다. 정계 입문 후엔 헌정 사상 최초의 지역구 5선 여성의원으로 활동하며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이어 “판사, 국회의원으로서 쌓아온 법률적 전문성과 정치력과 그간 추미애 내정자가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들이 희망하는 사법 개혁을 완수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추 장관 취임 당시 검찰과 법무부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는 중이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 등에 대해 전격적으로 수사에 나서면서 문재인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차였다. 추 장관은 법무부에 입성하자마자 인사권과 조직개편으로 검찰과 윤 총장 힘 빼기에 나섰다. 


지난 1월 취임 이후 10여개월 동안 추 장관은 검찰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윤 총장에 대해서는 강공 일변도였다. 1월과 8월, 검찰 정기인사에서 윤 총장의 수족이 잘려 나갔다.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 좌천됐고 이 과정에서 검복을 벗는 사례도 늘어났다. 

수사지휘권을 발동시켜 윤 총장을 수사에서 배제하기도 했다. 추 장관의 첫 수사지휘권 발동은 헌정 사상 두 번째였다. 추 장관 이전까지 딱 한 번 발동됐던 수사지휘권은 문정부 들어서만 두 번이나 등장했다. 한 번은 윤 총장의 측근을 겨냥하고 또 한 번은 윤 총장을 직접 겨냥한 조치였다. 

지난달 22일 대검찰청 국감에서 윤 총장이 작심발언을 터트리자 추 장관은 감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추 장관의 거듭된 공격으로 윤 총장은 말 그대로 만신창이가 됐다. 손발이 다 잘리고 주요 사건의 수사에 관여할 수 없는 식물총장으로 전락했다. 집권여당에서는 윤 총장이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제기됐다. 

특활비 카드 꺼냈다가…
청와대까지 번질 기세

하지만 최근 들어 ‘다 죽어가던’ 윤 총장을 추 장관이 다시 살려내고 있다. 추 장관의 지시가 헛발질로 드러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아이러니하게 윤 총장의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 또 추 장관의 행보가 정부나 청와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특히 검찰 특수활동비와 관련해서는 역풍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총장이 특활비를 주머닛돈처럼 쓰고 있다며 국회의 현장 검증까지 진행했지만 되레 법무부에 불똥이 튀고 있는 모양새다. 게다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나온 추 장관의 발언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자살골을 넣었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나 사건 수사, 그밖에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수사의 기밀성 등을 고려해 비공개가 원칙이고 검찰은 감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영수증 등을 비공식적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추 장관은 지난 5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 특활비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일선 검사들의 고충을 들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특활비가 배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윤 총장을 표적으로 한 공격이었다. 추 장관은 특활비와 관련해 대검 감찰부에 점검과 조사를 지시했고 법사위 검증이 이어졌다. 

하지만 법사위 검증 이후 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국민의힘 측이 검증 과정에서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법무부 검찰국에 10억원대의 특활비가 지급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검찰국은 수사나 정보 수집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국회의 현장 검증 자리에서 검찰의 특수활동비 90여억원 중 법무부가 사용하는 특활비 규모가 10억6100만원이며 이 중 추 장관이 올해 배정받거나 사용한 특활비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이 법무부 특활비가 추 장관의 재소자 선물 비용이나 검찰국장의 직원 격려비 등으로 쓰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점점 자살골
부메랑 되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지난 설 명절 서울소년원을 방문해 햄버거와 문화상품권을 줬는데 업무추진비였느냐”고 묻자 추 장관은 “조수진(국민의힘) 의원이 무조건식 의혹 제기를 해서 신문과 지라시의 구분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가짜뉴스를 생성하고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답변했다. 

조 의원은 전날 법무부 지출 내역에 ‘서울소년원 특활비 291만9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며 설날에 이 돈을 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추 장관은 기관운영 경비와 직원들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집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291만9000원은 사회복무요원 인건비로 업무추진비나 특활비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 ⓒ고성준 기자

추 장관은 내년부터 검찰총장을 배제하고 검찰의 특수활동비를 법무부가 직접 대검과 일선 검찰청에 지급 및 배정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총장의 예산 배정 권한에까지 손대는 모양새라 검찰 안팎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그러자 법무부 관계자는 “예산을 편성해 받고 법무부나 일선 검찰청으로 배정하는 것은 법무부의 권한”이라며 “대검이 특활비를 배정하는 과정에서 투명성 문제가 제기된다면 법무부가 직접 배정할 수 있다”고 나섰다.


대검은 공식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내부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상황을 긴밀하게 파악하고 있는 대검이 효율적으로 특활비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생긴 관행인데 법무부가 이를 부당하게 침해하려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특활비 논란이 검찰과 법무부를 넘어 청와대까지 번지면서 추 장관의 공격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측에서 청와대를 비롯한 전 부처 특활비를 검증하자고 나섰기 때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추 장관이 언급했다시피 특활비를 쌈짓돈처럼 쓴다고 하는데 이 정부에 있는 수많은 특활비를 조금 더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법무부, 검찰의 특활비 사용내역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볼 것이며 국정조사나 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라도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추 공격에
윤 존재감↑

이어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은 자기 임기 중에는 특활비를 쓴 것이 없다고 하는데 그럼 조국 전 장관과 박상기 전 장관 때는 위법하게 쓴 게 있는지도 밝혀야 할 것”이라며 “추 장관이 쓴 적이 없다면 불필요한 특활비여서 법무부 특활비를 없애야 하는지도 보겠다”고 전 장관들까지 언급했다. 

박상기 전 장관은 지난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검찰의 특활비 법무부 상납 의혹과 관련해 해명을 내놨다. 법무부가 특수활동비를 검찰에 내려 보낸 뒤 일부를 돌려받아 사용했다는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한 입장이었다.


박 전 장관은 “법무부에는 검찰 예산뿐만 아니라 교정이라든가 인권, 출입국, 범죄예방 관련 예산들이 다 포함된다. 전체로써 법무부 예산이 편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 국정원의 특활비 청와대 상납과 법무부-검찰 상황이 비슷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국정원은 전혀 다른 별개의 기관인데 그것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법무부에는 검찰 외에도 출입국이나 범죄 예방 등에서 특활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검찰만 특활비를 쓰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서울중앙지검 ⓒ고성준 기자

추 장관의 헛발질은 특활비 문제에서만 불거진 게 아니다. 특히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윤 총장의 가족 비리 의혹 사건 등의 수사가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윤 총장을 압박했지만 뚜렷한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체면을 구기는 모양새다.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을 아직 기소하지도 못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지난 8월 구속 기소했지만 한 검사장에 대한 처분은 아직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사건을 수사하던 정진웅 차장검사가 압수수색 도중 한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여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만약 검찰이 해당 사건에 대해 검언유착이 없었다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릴 경우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추 장관에게 오는 타격은 불가피하다. 

수사지휘권 발동한 사건도
소득 없이 헛발질 가능성

윤 총장의 가족 비리 의혹 수사도 시작부터 삐끗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지난 9일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와 협찬 기업의 회계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통째로 기각했다.

수사의 핵심 쟁점은 코바나컨텐츠가 개최한 전시회와 관련한 기업 협찬 금액에 대가성이 있는지 여부다.

영장전담 판사는 “주요 증거들에 대한 임의제출 가능성이 있고 영장 집행 시 법익 침해가 중대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사전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무리하게 압수수색부터 하려다가 망신을 당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윤 총장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이 지검장이 수사팀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강행했다’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그러자 서울중앙지검은 “다른 고려 없이 법률과 증거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무런 근거 없는 무리한 의혹 제기에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때릴수록 그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윤 총장은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조사한 대선후보 지지율 결과 1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양강 구도가 굳어진 상황에서 지지율이 폭등하면서 깜짝 등장한 것이다. 
 

▲ 정세균 국무총리 ⓒ고성준 기자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의 지지율은 24.7%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22.2%로 2위, 이 지사는 18.4%로 3위였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지지율 1위 결과에 “차라리 총장직을 사퇴하고 정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검찰을 중립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장본인이 정치 야망을 드러내면서 대권 후보 행보를 밟는 것에 대해 언론의 책임이 굉장히 크다”며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끌고 나가는 정책을 검찰 수사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주권재민이 아니라 주권이 검찰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에 대해 양측의 자제를 요청했다. 정 총리는 지난 10일 취임 3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총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좀 자숙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인 만큼 가족과 측근이 어떤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자중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정 총리도
보다못해…

추 장관에 관해서는 “검찰 개혁을 위해 수고하는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지 않겠나. 또 사용하는 언어도 좀 더 절제된 언어였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