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추 라인’ 타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12.07 10:30:37
  • 호수 13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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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지우기’ 협공한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이용구 전 법무실장이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돼 출근하기 시작했다. 법조계에선 여권 성향의 이 차관의 합류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강행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 이용구 법무부 차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새 법무부 차관에 이용구 전 법무실장을 내정했다. 청와대는 “법률 전문성은 물론 법무부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기에 검찰개혁 등 법무부 당면 현안을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해결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인사의 배경을 밝혔다.

첫 출근
행보 주목

이 차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에 대해 “결과를 예단하지 마시고 지켜봐주시기 바란다”며 “모든 것은 적법한 절차와 법 원칙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기자들이 ‘징계위에 참석할 예정이냐’고 묻자 “제 임무”라고 답하면서 “모든 개혁에는 큰 고통이 따르지만, 특히 이번에는 국민들의 걱정이 많다고 알고 있다”며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모시고 이 고비를 슬기롭게 극복해서 개혁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소통이 막힌 곳은 뚫고 신뢰를 공고히 하는 것이 제 소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여러 중요한 현안이 있다. 그런데 가장 기본인 ‘절차적 정의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국가 작용이 적법 절차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요청이고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기본”이라며 “판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다시 검토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중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추 장관이 문 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이용구 전 법무부 법무실장을 발탁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며 “다만 문 대통령은 추 장관에게 ‘차관에는 추 장관이 원하는 측근을 임명해도(윤석열 징계위) 징계위원장으로는 그를 임명하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 출신
국민의 힘 “임명 철회 촉구”

당초 예정됐던 ‘윤석열 징계위’의 위원장은 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이었다. 하지만 고 전 차관은 징계위 개최에 반발해 지난달 30일 추 장관에게 그만두겠다는 뜻을 피력했고, 1일 서울행정법원이 윤 총장의 직무배제 효력 중지 결정을 내리자 곧바로 사의를 표했다. 위원장 공석과 함께 징계위도 오는 10일로 연기됐다.

지난달 30일 사임계를 제출한 고 전 차관은 “소임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이임식 없이 지난 2일 법무부를 떠났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 전차관은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를 통해 사직 인사를 했다.

고 차관은 “이제 공직을 내려놓고자 한다. 어렵고 힘든 시기에 제 소임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24년간의 공직생활 동안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보람된 시간이었다”며 “그동안 저와 함께하거나 인연을 맺은 많은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고 전 차관은 “검찰 구성원 모두가 지혜를 모아 잘 극복해내리라 믿는다”며 “그럴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언급했다. 고 차관은 지난달 30일 “윤 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정지 및 징계청구 등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 이용구 법무부 차관 ⓒ청와대

검사징계법 5조에 따르면 검사 징계심의위원회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이 맡게 돼있다. 다만 추 장관은 징계 청구 당사자라 위원장을 맡을 수 없다. 이럴 경우 추 장관이 징계위원 중 1인을 위원장으로 지정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법무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는 게 관례였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의 신임 차관 징계위원장 불가 지시는 “대통령이 ‘윤석열 징계위’ 위원장을 직접 임명했다”는 비판을 피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질질∼
징계위 연기

이번 인사에 대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반발하고 나섰다. 하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편을 들어 법무 차관의 후임을 신속하게 임명했다”며 “징계위를 강행해 기어코 윤석열 검찰총장을 쫓아내고야 말겠다는 문 대통령 의도가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원은 추미애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가 헌법 제12조가 정한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고 명시했고 검찰청법과 검사징계법, 형사소송법, 국회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며 “윤 총장 축출 시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이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 윤 총장 징계를 즉각 중단하고 추 장관을 해임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 차관에 대해 “검찰이 수사 중인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과 관련,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변호인이었다는 것 자체가 이해충돌 방지에 저촉이 된다”며 “지금이라도 지명을 철회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특히 “아마 추미애 법무부 장관만으로 검찰을 핍박하기에는 힘이 부족하니 응원군으로 이용구를 보낸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망가지려면 너무 망가지는데 지금이라도 중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차관은 경기 용인시 출생으로 서울 대원고등학교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노동대학원을 수료했다.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23기로 윤석열 검찰총장, 전임 고 차관과 동기다. 또 1994년 인천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약 20년간 법원에서 재직했다.

이 차관은 2003년 최종영 대법원장 시절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하라’며 서열에 따른 인사를 비판했고, 동료 판사들의 ‘연판장’을 돌리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이광범 변호사가 창업한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변호사로 활동했다. 또 판사 시절의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의 핵심 멤버였다.

노무현정부 때인 2003년, “연공서열로만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했다”는 비판 글을 법원 내부게시판에 올렸다. 또 소장 판사들이 서명 연판장을 돌렸던 ‘4차 사법파동’을 주도했다.  

칼자루 
쥐었다

우리법연구회는 1988년 2차 사법파동의 영향으로 창립한 진보 성향 판사들의 학술 모임이다. 2차 사법파동이란 1988년 6·29 선언 직후 민주화 물결이 거센 가운데 노태우정부가 전두환 정부 시절 임명된 김용철 대법원장이 유임시키자 젊고 개혁적인 판사들이 이에 반대해 사법부 수뇌부의 개편을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한 사건이다.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였던 이 차관은 당시 “사법연수원 교수 시절에 가르친 제자들이 공익 전담 변호사가 돼 힘들게 활동하고 좌절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단체 창립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법연구회의 회원은 노무현정부 당시 140여명에 이르렀으며 박시환 대법관, 강금실 법무부 장관, 김종훈 대법원장 비서실장 등 이 단체 회원들이 요직에 발탁됐다. 이로 인해 법원 내 사조직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논란 끝에 2010년 해체됐다.

또 2016년 말 대통령 탄핵심판 소추위원 대리인에 합류했다. 당시 변호사였던 이 차관은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맡아 박 전 대통령이 국민보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파면 사유로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다만 김이수, 이진성 두 재판관이 ‘대통령이 성실의무를 져버렸다’는 보충의견을 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는 법무부 ‘탈검찰화’ 기조에 따라 2017년 8월 법무부 법무실장에 임명됐는데, 당시에도 50년간 검사가 독점해 온 법무실장에 외부 인사가 영입된 것은 처음이었다. 법무실장 시절이던 지난해 12월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내정되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을 맡을 만큼 추 장관의 측근으로 꼽힌다.

당시 청문회 준비단에는 이종근 검찰개혁 추진지원단 부단장, 심재철 서울 남부지검 1차장 검사가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추 장관 취임 이후 각각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대검 형사부장(이종근), 법무부 검찰국장(심재철)을 맡아 ‘추미애 핵심 라인’ 검사들로 활약했다.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의 아내가 추 장관의 지시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면 감찰 조사를 시도하고 수사 의뢰를 주도했던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다.

법률 전문성 인정받아 단행
추미애 장관 측근으로 평가

한편 ‘고위공직자에 1주택자를 우선적으로 앉힌다’는 청와대 인선 기준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차관이 집 한 채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차관은 강남 아파트를 중개업소에 매물로 내놨다. 다주택자를 적대시하는 문정부에서 고위 공직자가 됐음에도 2년 반 이상 팔지 않고 버텨온 아파트 2채 중 1채였다. 호가(呼價)대로 팔릴 경우 8억5000만원 시세차익을 본다. 매입 4년 만이다.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 차관 아내 명의의 서울 도곡동 A아파트(34평형)가 이날 중개업소에 매물로 나왔다. 이 차관 측이 요구한 가격은 16억9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시세보다 특별히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이 아파트는 투자용으로 보인다. 이 차관 부부는 서초동에 B아파트(50평형)를 가지고 있는 상태였던 2016년 2월, 8억4000만원을 주고 A아파트를 샀다. 집값 상승기 초입이었다. 이 집에사는 세입자는 월세를 120만원씩 이 내정자 부부에게 낸다. 월세 계약 기간이 2022년 상반기까지여서 당장 입주가 가능한 다른 아파트보다 5000만원 정도 싸다.

이 차관이 부른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면 4년여 만에 8억5000만원, 매입가의 100%가 넘는 이익을 본다. 도곡동 아파트를 팔더라도 이 차관 부부에겐 서초동 아파트 한 채가 남는다. 2014년 12억5000만원에 매입한 서초동 아파트도 현 시세는 25억원으로, 매입가격 대비 이익률이100%다.

이 차관 부부에게는 또 다른 부동산이 있다. 본인과 아내, 두 딸 각각의 명의로 경기도 용인의 땅(임야) 총 300평가량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예금 16억원이 있고, 본인 명의의 그랜저 1대, 부부 명의의 독일제 아우디 A6 한 대가 있다고 신고했다.

아파트 2채
용인 땅도

앞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8월에도 차관급 인사를 발표하면서 “1주택은 청와대뿐만 아니라 정부부처 인사의 뉴노멀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도 차관급 인사를 발표하면서 다주택자가 임명되자 “처분 의사를 확인하고 인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 차관이 다주택자라는 점에 대해 “매각 의사를 확인했다”며 인사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이용구 차관 법조계 우려 왜?

이용구 차관 취임 소식을 법조계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본다.

청와대는 이를 “징계위의 중립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이 차관이 월성 1호기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백운규 전 장관의 변호인이었던 점을 들면서 “원전 의혹을 부정하는 변호 활동을 해온 법조인을 윤 총장 해임 과정에 참여하도록 한 것 자체가 문제인데 위원장을 안 맡긴다고 중립성이 지켜지느냐.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청와대로선 고 차관 사의 표명 하루 만에 우리법연구회 출신이자 비(非)검찰 출신인 이 내정자를 발탁한 만큼,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이 차관은 월성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아 온 백운규 전 장관의 변호인이었다. ‘원전 의혹’을 부정하는 변호 활동을 해온 법조인이 법무차관으로 가게 된 것을 두고, 법조계에선 “전형적인 이해 충돌이자 사실상 ‘정권 수사 저지’ 목적의 인사”라며 “대통령이 이를 모르고 이 변호사를 임명했겠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차관은 지난해 9월 감사원이 월성 원전 감사에 착수한 이후 선임계를 정식 제출했고, 최근 검찰 조사 단계까지 백 전 장관의 변호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은 지난달 초 대전지검이 백 전 장관 자택을 압수 수색할 때 현장에 있었고, 백 전 장관 휴대전화 등에 대한 검찰의 디지털 포렌식(복구)에도 참관했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이 차관은) 월성 사건 전반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인물”이라고 했다. 이 차관은 이날 대한변협에 휴업계를 냈다.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리고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월성 원전 사건 변호인을 차관으로 투입해 징계위원으로 투입하는 건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현 집권 세력이 태도를 바꿔 검찰총장을 공격하게 된, 계기가 된 조국 전 장관 수사와 관련해 (이 차관이)어떤 입장을 보이셨는지에 대해 검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소문이 파다하다”고 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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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