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2021학년도 해군사관학교 신체검사 모집 요강 중 ‘탈모증’이 불합격 기준으로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신체검진 항목 중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는데도 불합격 기준에 포함된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사관학교 입시 전형 중 신체검사 항목은 이전 전형들의 성적과 관계 없이 합격과 불합격을 가를 수 있는 핵심요소 중 하나다.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중구성동구을)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관학교(육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육군3사관학교, 간호사관학교)의 최근 3년간 신체검사 전형 탈락자 수의 총계는 ▲2017년 314명 ▲2018년 244명 ▲2019년 225명이었다.
매년 신체검사 전형서 적지 않은 탈락자가 나온 셈이다.
탈모증은 미용상 문제가 대부분으로 업무수행 지장 및 전염성이 있지 않은 질환인데 이 같은 이유로 불합격 처리되면 수험생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특히 2017년 인권위는 “탈모로 인한 대머리의 경우 개인의 선택에 의해 좌우할 수 없는 자연적인 현상에 해당하는 신체적 조건”이라며 “대머리라는 이유로 채용거부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차별 행위라는 판단을 내렸던 바 있다.
해군사관학교의 입시 신체검사 전형은 ‘해군 건강관리 규정’에 의거한다.
해군 건강관리 규정의 ‘신체 각 과별 요소 평가 기준표’의 112번에 탈모증을 명시해 탈모 범위의 ▲20% 이상 30% 미만은 3급 ▲30% 이상 50% 미만은 4급 ▲50% 이상으로 2회 이상 재발이 인정되는 경우나 범발성 탈모증은 5급의 등급을 부여한다.
해군 건강관리규정은 ‘군인사법 시행규칙’에 의거하고 있는데 문제는 군인사법 시행규칙에선 탈모증을 심신장애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탈모증은 심신장애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데도 여전히 이대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범발성 탈모증은 7급, 탈모 범위가 50% 이상으로 최근 1년 이내 6개월 이상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악화된 경우에는 9급을 부여한다.
군인사법 시행규칙은 1982년 9월 전두환정권 때 제정된 후로 그동안 50여차례 부분 개정이 이뤄져왔지만, 땜질 개정으로 낡은 규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의원은 “군인사법에 시대착오적 장애 사유가 수두룩하다”며 “더 이상 시대착오적인 낡은 규정으로 피해보는 군장병들이 없도록 군인사법 시행규칙의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