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로세움3차’ 두산중공업-유령투자자 연결고리 추적

두산이 매각하고 두산이 매입했나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 한복판에 빌딩을 세운 시공사와 인수에 참여했던 투자자 사이의 연결고리가 예사롭지 않다. 두 팔 걷고 투자자를 돕고 나선 시공사의 행동은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표면상 남남일 뿐 한몸이나 마찬가지라는 뜬소문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 바로세움3차(현 에이프로스퀘어)

2008년 시선RDI는 ‘바로세움3차(2014년 에이프로스퀘어 명칭 변경)’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09-9번지 일대에 대지면적 2169.30㎡, 연면적 2만7220.37㎡로 15층짜리 오피스빌딩을 짓는 게 사업의 핵심이었다.

창대했던 시작
처참했던 결말

시작은 순조로웠다. 시공사였던 두산중공업은 PF 대출 보증을 섰고, 이를 토대로 시행사인 시선RDI는 1200억원을 금융권서 조달했다. 하지만 프로젝트는 준공을 앞두고 휘청였다.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에도 분양에 참패한 게 결정타였다.

분양 실패의 영향으로 공사비를 받지 못한 두산중공업은 2011년 5월, PF 상환 불이행을 이유로 시선RDI의 채무를 인수했고, 바로세움3차를 공매 처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SPC 회사인 ‘더케이’를 설립해 PF 상환용 자금 1370억원에 대한 채무보증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바로세움3차 매각은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소유권을 주장한 시행사 측과의 소송전이 2014년까지 지속된 데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거래가 침체 정국이었던 탓이다.


그사이 금융 부담은 확대됐다. 프로젝트 초장기 1200억원이던 대출금은 건물 매각 과정이 완료될 무렵에 1590억원으로 치솟았다.

바로세움3차 새 주인 찾기는 2014년을 눈앞에 둔 시점이 돼서야 겨우 성사됐다. 엠플러스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이하 엠플러스9호)’가 2013년 12월24일 바로세움3차 인수대금 1680억원을 납부한 데 따른 변화였다.

매입 당시 엠플러스9호의 설정액(수익증권)은 500억원. 엠플러스자산운용을 휘하에 둔 ‘군인공제회’가 300억원, ‘키스톤인베스트먼트유한회사’가 150억원, 우병우 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이 50억원을 투자했다. 나머지 인수 비용은 총 7곳의 저축은행에서 끌어온 대출금으로 충당했다.

두산중공업은 향후 10년간 바로세움3차 3∼15층 책임 임대 조건을 내걸 만큼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매각이 지연될수록 불어나는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미 쌓인 손실만 230억원에 달하던 상태였다.

두산중공업은 엠플러스9호가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도 발벗고 나섰다. 엠플러스9호의 바로세움3차 인수 나흘 전인 2013년 12월20일, 군인공제회와 두산중공업 사이에 작성된 합의서가 이를 뒷받침한다.

 

▲ 군인공제회와 두산중공업 간 합의서

해당 문서는 군인공제회가 3∼5년 내 엠플러스9호 수익권을 두산중공업에 되팔거나, 두산중공업이 군인공제회에 수익권 매입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종의 콜옵션·풋옵션 개념이다.

또 두산중공업은 군인공제회 이외 투자자의 기일 내 투자를 직접 보증하기도 했다. 해당 문서에는 정강과 키스톤인베스트먼트가 투자확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시 두산중공업이 투자확약 금액(정강 50억원, 키스톤인베스트먼트 150억원)을 대신 넣는다는 조항이 삽입돼있다.


공교롭게도 두산중공업이 엠플러스9호 투자자 모집에 깊이 관여한 정황은 두산중공업이 해당 빌딩 매입의 주체로 의심받는 이유로 작용한다. 특히 엠플러스9호 수익권자로 끌어들인 키스톤인베스트먼트의 불분명한 실체가 이 같은 주장을 부채질한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발행 및 상환을 주목적으로 하는 유동화 회사로 분류된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가 엠플러스9호 수익권자에 이름을 올린 건 전적으로 두산중공업 덕분이었다. 자금 조달 과정서 이 같은 특징이 부각된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키스톤제이차’로부터 150억원 전액을 대출받아 엠플러스9호에 투자했다. 키스톤제이차는 대출채권을 ABCP로 발행해 채권시장에 유통했다. 최종 만기일은 2014년 12월24일이었다.

하지만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자본금 1만원에 불과한 태생적 한계로 인해 만기일까지 상환이 불가능했다. 엠플러스9호 수익권을 유지하려면 리파이낸싱은 필수였다.

이 과정서 키스톤제이차의 역할은 ‘키스톤제삼차’가 넘겨받았다. 키스톤제삼차는 2014년 12월23일 키스톤인베스트먼트와 150억원 한도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대출 실행을 위해 대출채권과 부수담보권을 기초로 ABSTB(유동화전자단기사채)를 차환 발행하는 과정을 밟았다.

투자자 끌어
몸소 보증까지 

‘하이아이비제십차(대출금액 179억원)’가 마지막 채권자로 유동화에 참여했던 2017년 3월까지 두산중공업은 리파이낸싱에 꾸준히 관여했다. 특히 신용보강 차원서 이뤄진 지급보증에 적극적이었다.

두산중공업 사업보고서(2014∼2016)를 보면 두산중공업은 수익증권 매입확약과 관련해 키스톤인베스트먼트에 매년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지급보증 액수는 해마다 커졌는다. 

이는 리파이낸싱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의 영향으로 비춰진다. 2014년 사업보고서에서 150억원으로 확인된 키스톤인베스트먼트에 대한 지급보증 규모는 이듬해 16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6년 179억원까지 증대됐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가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여타 유동화증권(ABCP·ABSTB) 발행 과정과 사뭇 달랐다. 통상 유동화증권은 기초자산으로 대출을 선행한 뒤 발행한다. 하지만 키스톤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유동화증권이 먼저 발행되고, 두산중공업이 보증을 서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기초자산이 없는 상태서 두산중공업의 신용도에 의지한 채 유동화증권이 발행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 사안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키스톤인베스트먼트를 바로세움3차 매각에 참여시키기 위한 사전작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다. 2013년 3월21일 설립 당시 키스톤인베스트먼트의 상호는 ‘키스톤제일차’였다. 키스톤제이차(2013년 3월22일)와는 하루 차이로 만들어졌고, 설립인은 동일하다.

키스톤제일차는 설립 일주일 만에 에이치엠씨투자증권의 환매조건부채권을 기초자산으로 100억원짜리 ABCP를 발행했다. 발행일은 2013년 3월27일, 만기일은 이튿날이었다.


이 같은 행보는 자본시장법서 금융투자회사의 장외 파생거래 적격 거래상대방에 해당하는 ‘전문투자자’ 등록 요건을 채우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전문투자자 등록을 위해서는 등록 전일 금융투자상품 잔고 100억원 이상 유지가 필수다. 이를 충족 못하면 펀드 지분투자는 불가능하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전문투자자 요건을 갖춘 덕분에 엠플러스9호 수익권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던 셈이다.

내 편 같은 남
대놓고 챙기기

키스톤제삼차는 두산중공업과 키스톤인베스트먼트과의 긴밀한 관계를 추측케 하는 또 다른 흔적이다. 2014년 4월15일 설립된 키스톤제삼차는 키스톤인베스트먼트의 채권자이자 ABSTB를 발행을 담당했던 유동화회사지만, 이는 사업 목적 및 상호 변경에 따른 것이었다. 

설립 당시 이름은 ‘케이원모우제이차’였고, 당초 목적은 ‘케이원모우제일차’에 이어 홍천에 위치한 ‘클럽모우CC’ 개발사업 관련 ABCP 발행을 위함이었다. 케이원모우제일차는 2014년 4월23일부터 2016년4월20일 만기일까지 300억대 단기사채를 발행한 전례가 있다.

홍천클럽모우CC는 두산중공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013년 클럽모우 골프장 시공업체로 참여한 두산중공업은 시행을 맡았던 장락개발이 자금난을 겪자, 채무 인수 형태로 골프장을 인수했다.

대신 문제 해결을 위해 유동화회사 ‘홍천개발제일차’가 설립됐고, 클럽모우CC 프로젝트에 대한 빚은 전부 홍천개발제일차로 이관됐다. 홍천개발제일차는 다른 유동화회사로부터 대출을 받고, 유동화회사들은 대출채권을 ABSTB로 발행해 채권시장에 유통했다. 이 과정서 두산중공업은 홍천개발제일차의 채무보증에 나서야 했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가 사실상 두산중공업의 의지에 따라 운영됐다는 의혹에 대해 두산중공업 측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단순히 엠플러스9호에 참여했던 회사일 뿐”이라며 “당시 두산중공업의 보증에 나섰던 건 그만큼 매각고자 했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이지만 남 같지 않은 관계
남은 것 없는 결과물…속내는?

흥미로운 점은 엠플러스9호 수익권을 보유했던 3곳 모두 표면상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채 비슷한 시기에 제3자에게 수익권을 팔았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2017년 3월 엠플러스9의 수익증권을 ‘아시아퍼시픽캐피탈어드바이저(APC)’에 원금가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군인공제회는 2017년 2월 말 투자 원금을 되돌려 받았고, 정강의 2017년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는 투자금 50억원 회수가 기록돼있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 역시 수익증권을 APC에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두산중공업 사업보고서(2014∼2016) 상에 등장하던 키스톤인베스트먼트에 대한 지급보증 내역이 2017년에 사라졌다는 점을 통해 유추가 가능하다.

하지만 건물 임대료 등을 통한 수익이 크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이들이 3년 만에 원금 그대로 펀드 수익증권을 넘긴 이유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남는다. 특히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대출에 따른 이자비용 발생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해를 보고 수익증권을 넘긴 꼴이다.

더욱이 엠플러스9호 수익증권을 넘겨받은 APC는 약 2년 후인 지난 2019년 3월 에이프로스퀘어를 2040억원에 마스턴투자운용이 운영하는 ‘마스턴밸류애드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모투자신탁제49호’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APC가 투자한 2년이 360억원이라는 시세차익으로 되돌아왔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엠플러스9호가 바로세움3차를 매각하기 전인 2018년 7월6일 청산이 완료된 상황이었다.

 

▲ 전 두산중공업 관계자가 검찰에 제출한 자필 진술서

이런 이유로, APC가 엠플러스9호 수익증권을 사들이는 과정서 일종의 ‘이면계약’이 존재했을 가능성에 대한 추측이 계속되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군인공제회와 두산중공업 간 합의서도 2014년경 검찰이 바로세움3차 매각 과정서 불공정계약 행위 여부를 검토하면서 확인된 사안이었다. 당시 검찰에 불려간 두산중공업 사업개발팀 차장 최모씨는 합의서와 함께 제출한 자필진술서에, 두산중공업은 150억원을 출자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APC와 정강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접점도 이면계약서의 존재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배경으로 작용한다. APC는 투자 전문 어드바이저로 알려진 자본금 1000만원짜리 유한회사다. 홍콩계 부동산전문 사모펀드 운용사 등을 대신해 국내 부동산 NPL 매물을 찾아주는 업무를 맡아왔다. 김주욱 APC 대표는 우병우 전 수석과 예전부터 교류하던 사이로 알려져 있다.

드러나지 않은
이면의 가능성

한편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우병우 전 수석의 개인 비리 여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던 2017년 3월 박영수 특검은 “우병우의 아내인 이모씨가 상가개발빌딩(바로세움3차)에 투자한 것으로 돼있다. (중략)한 발짝만 들어가면 되는데, 검찰이 딱 거기서 멈춰 섰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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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