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보증권-두산중공업, 바로세움3차 수상한 밀월 내막

페이퍼컴퍼니 밀어주고 끌어주고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에 위치한 수천억원대 빌딩의 소유권을 둘러싼 공방전이 전환점을 맞았다. 끝난 줄 알았던 소유권 분쟁은 재심 가능성과 함께 전혀 다른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 이참에 건물의 주인이 된 페이퍼컴퍼니와, 자금을 빌려준 증권사와의 협력 관계가 부각되는 양상이다. 
 

▲ 에이프로스퀘어 ⓒ카카오맵

바로세움3차(현 에이프로스퀘어)는 서울 서초구 교보타워사거리 인근에 2011년 1월 완공된 지상 15층 건물이다.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과 교보타워를 낀 강남대로 한복판의 노른자 빌딩으로 꼽힌다. 2008년 프로젝트가 가동될 때만 해도 순조로운 분위기였다. 시공사였던 두산중공업은 PF 대출 보증을 섰고, 이를 토대로 시행사인 시선RDI는 1200억원을 금융권에서 조달했다. 

바로세움3차

하지만 해당 프로젝트는 저조한 분양으로 인해 준공을 앞두고 휘청거렸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2011년 5월, 기업 어음 상환 불이행을 이유로 시행사의 채무를 인수했고, 곧바로 바로세움3차를 공매처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두산중공업은 채무인수 직전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더케이’를 통해 PF 상환용 자금 1370억원에 대한 채무보증을 실시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얼마 후 바로세움3차는 두산중공업에 고민거리를 안겼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금융비용이 문제였다. 

시선RDI가 프로젝트를 주도하던 시기에 1200억원 수준이었던 대출 규모는, 두산중공업이 시선RDI 채무의 대위변제에 나선 2011년 5월31일 기준 137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매각이 지연될수록 대출 규모는 확대됐고, 이에 따른 부담은 온전히 두산중공업의 몫이었다.


▲2011년 10월7일 1390억원 ▲2012년 1월10일 1410억원 ▲2012년 4월13일 1450억원 ▲2012년 10월12일 1520억원 ▲2013년 10월14일 1590억원 등 두산중공업의 채무보증액은 리파이낸싱이 이뤄질 때마다 확대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눈여겨볼 부분은 더케이가 바로세움3차의 주인으로 등극한 이후 발생한 내부 파열음이다. 더케이와 교보증권 사이에 오고간 ‘법률의견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작용한다.

2013년 9월4일자로 작성된 법률의견서는 더케이 측(법무법인 광장)이 바로세움3차 관련 소송 및 신탁수익권 권리관계를 정리해 교보증권에 보낸 문건이다.

수신에 앞서 교보증권은 ▲1순위 우선수익권의 귀속주체 및 더케이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될 경우 우선수익권자에 대한 근질권자의 지위 ▲우선수익자 변경등기 관련 ▲사업계획승인의 승계 및 취소 문제 ▲본건 임대차계약의 효력 ▲승계 및 명도 문제 등 바로세움3차 관련 현안에 대해 우려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회생절차에 대한 언급이다. 더케이 측은 법률의견서에서 더케이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될 경우 1순위 수익권자에 대한 근질권자의 지위 변동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교보증권은 더케이 회생절차가 바로세움3차 소유권에 영향을 줄 경우, 궁극적으로 대출금 상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추측된다.

더케이의 기존 임원들이 교보증권의 의도와 다른 행보를 드러냈음을 추측케 할 단서도 엿보인다.

법률의견서에는 “주주와 임원을 해당 대주단이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자로 교체한다면 본건 리파이낸싱 이후 더케이가 해당 대주단이 예상하지 못한 채무를 부담하는 행위를 할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적혀 있다.


곳곳서 발생한 내부 파열음
이례적 재심 여부 ‘발등에 불’

실제로 기존 더케이의 이모 사내이사와 조모 감사는 법률의견서가 작성된 지 20일 후인 9월23일부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들이 사임한 날 양모 사내이사와 서모 감사가 새롭게 부임했고, 이후 교보증권은 바로세움3차가 매각될 때까지 대주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해당문서는 교보증권이 신규대출에 앞서 바로세움3차 주변에 산재한 위험요인을 가볍게 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 무렵 시선RDI는 바로세움3차 소유권을 놓고 더케이·한국자산신탁(한자신)과 법정 다툼을 이어갔다.

▲공매등처분절차진행금지가처분(피신청인 한자신)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피신청인 한자신) ▲우선수익자지위부존재확인(피신청인 더케이) ▲신탁재산처분금지(피신청인 한자신) 등 시선RDI가 제기한 소송만 4건이었다. 이 가운데 우선수익자지위부존재확인과 신탁재산처분금지 소송은 의견서 작성 시점에서 법률적 판단이 내려지지 않던 상황이었다.

게다가 당시 더케이와 두산중공업은 더딘 바로세움3차 매각 작업으로 인해 리파이낸싱에 급급했고, 교보증권은 이 과정에 깊숙이 관여해야 했다. 양 측이 의견서를 주고받기 석 달 전인 2013년 6월27일 더케이는 유동화법인 ‘케이원바로세움제일차’를 통해 720억원대 전자단기사채(ABSTB)를 차환 발행했다. 자금 조달은 기존 발행된 ABCP(1510억원)의 일부를 상환하기 위함이었다. ABSTB의 만기일은 2013년 9월26일이었고, 발행주관과 업무수탁은 교보증권이 담당했다.
 

▲ ▲ 법률 의견서

또 하나의 주목할 부분은, 이 무렵 교보증권은 바로세움3차의 1순위 수익권자가 시선RID의 자회사인 ‘시선바로세움’임을 인지했다는 사실이다. 두산중공업의 대위변제를 통해 ‘당연취득’한 1순위 우선수익권을 넘겨받았다고 설명하는 더케이의 입장과 달리, 교보증권은 법률적 측면에서 향후 소유권 행사에 제약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다. 

실제로 서류상에서 시선바로세움의 1순위 우선수익권자 지위는 2014년 2월까지 이어진다.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가 바로세움3차 인수 대금 1680억원을 납부한 시기(2013년 12월24일) 이후에도 1순위 수익권자 지위가 유효됐던 셈이다.

더케이가 시선바로세움으로부터 1순위 수익권자 지위를 넘겨받지 못했던 사실은 교보증권을 비롯한 대주단에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대출의 적법성에 대한 상반된 해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교보증권이 실행한 대출의 적법성과도 연결될 수 있다. 통상적인 기업어음유동화는 1순위 수익권자의 대출채권을 토대로 ABCP 발행이 이뤄진다. 하지만 교보증권은 더케이가 1순위 수익권자가 아니었음에도 2년여에 걸쳐 대출을 실행한 상태였다.

긴밀한 관계

공교롭게도 교보증권의 우려는 최근 현실로 되돌아온 분위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부는 바로세움3차 ‘우선수익자지위 부존재확인’ 사건을 다루는 재심에 대한 변론기일을 오는 3월17일로 정하고, 시선RDI와 더케이에 통보한 상황이다. 만약 재심이 확정되면, 건물의 소유권 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경우 교보증권이 실행한 대출의 적법성이 화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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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