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재계 주름잡는 경남고 황금인맥도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7.17 11:01:20
  • 호수 1123호
  • 댓글 0개

터가 좋은가…3부 요인이 고교동창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통령을 2명 배출한 유일한 고등학교. 바로 경남고등학교다. 부산고와 더불어 경남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경남고 출신 동문들이 우리나라 정관재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문재인정부 들어 다시 한 번 주목받는 경남고의 황금인맥을 되짚어봤다.  
 

문재인 대통령(25회)의 청와대 입성으로 경남고등학교는 고 김영삼 전 대통령(3회)에 이어 2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는 영광을 안았다. 19대 대통령 선거 직후 경남고등학교는 학교 앞에 문 대통령 대선 축하 플래카드를 걸고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노무현 때부터 부상

경남고는 대통령 2명뿐만 아니라 국회의장(김형오·20회, 박희태·11회) 및 대법원장(양승태·20회)도 배출했다. 3부 요인을 모두 배출한 학교는 경기고, 경북고, 경남고뿐이다.

현역 국회의원부터 살펴보면 자유한국당 박맹우·김성태(비례)·정갑윤·조경태·여상규·박성중 의원이 모두 경남고 출신이다. 지자체장은 서병수 부산시장, 이종철 부산 남구청장, 노기태 부산 강서구청장 등이 경남고 동문이다. 현역 의원·지자체장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노 구청장이 유일하다. 

전(前) 의원으로 확대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구상찬 전 의원, <조선일보> 기자 출신의 진성호 전 의원, 현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으로 3선을 지낸 나오연 전 의원, 고 김영삼 대통령의 측근으로 3선을 지낸 박종웅 전 의원, 원로 언론인 손세일 전 의원, 재선의 최철국 전 의원 등이 있다.  


경남고 동문 중 가장 정계에 영향력을 끼친 기수는 11·12회로 꼽힌다. 경남고 11회에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 유흥수 전 의원(12·14·15·16대, 충남도지사), 곽정출 전 의원(11·12·14대), 이병태 전 국방부장관, 이학봉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있다.

12회에는 김기수 전 검찰총장, 안용득 전 대법관, 문정수 전 부산시장, 차명수 전 의원(14·15대), 조홍래 전 의원(8·10·12대), 고 김광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있다. 특히 박근혜정부 시절 ‘상왕’ ‘왕실장’으로 불린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12회 출신이다. 

김영삼, 문재인…대통령 2명이나 배출
국회의장·대법원장도…의원은 수두룩

경남고 출신들은 김대중정부 시절 부침을 겪다 노무현정부 때부터 전면에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했고, 박봉흠 전 정책실장, 이호철 전 민정수석등이 친노세력을 구축했다. 

이명박정부에선 말 그대로 대활약을 펼쳤는데 특히 재계서 두각을 나타냈다.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조달청장, 하영제 산림청장, 진병화 전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신동규 전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이 주요기관서 맹활약했다.

이밖에 이기우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채경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이 요직을 차지했다. 이 전 대통령 말기에는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기고 하나금융그룹회장에 김정태 회장이 앉으면서 금융권을 싹쓸이했다. 

박근혜정부서도 경남고 출신들은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으로 알려진 경남고 31회 구상찬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지지 속에 18대 총선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 2013년 6월에는 주 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관 총영사로 부임했다. 

구상찬 전 의원은 “(경남중·고) 동문회 활동을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선거 때 동기들이 많이 와서 도와준 것은 물론 의원이 된 후에도 김형오 선배가 국회의장을 하시며 늘 챙겨주셨고, 김무성(경남중 24회) 선배도 제가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많이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에선 법조계의 활약이 유독 눈부셨다. 2013년 4월 서기석(28회) 헌법재판관이 취임한 데 이어 조병헌(28회) 서울고등법원장, 김형훈(40회) 수원지법 여수지원장이 취임했고, 김상균(18회) 서울대 명예교수가 국민행복연금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했었다. 박근혜정부 당시 영국대사 및 예술의전당 이사장 자리도 경남고 출신으로 채워졌다. 

이·박 정부 때 승승장구
이번 정부서도 쥐락펴락?

현 정부서도 경남고 출신의 강세가 예상된다. 이미 문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동문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앞서 이명박정부서 하나금융그룹에 자리한 김정태 회장은 문 대통령과 경남고 동기다.

김 회장은 평소 “조용하게 공부 잘했던 문재인은 목소리 높이는 정치인이 됐고, 고교 시절 내내 ‘주먹’ 계열이었던 나는 은행원으로 얌전히 살았다. 인생은 참 알 수가 없다”는 얘기를 종종 했다. 이 밖에 금융권에선 삼성화재 안민수 사장이 문 대통령의 5년 후배다. 

재계서는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 박준 농심 대표이사,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임형규 SK텔레콤 고문, 정철길 SK 부회장도 문 대통령과 경남고 선후배 사이다. 경남고 출신 경제인 모임으로 알려진 ‘덕경회’는 문 대통령 재계 인맥을 상징한다.

2010년 출범한 덕경회는 오완수 대한제강 회장, 송규정 윈스틸 회장, 윤성덕 태광 대표이사, 홍하종 DSR 대표이사 사장, 안강태 대선조선 회장, 구자신 쿠쿠홈시스 회장 등 부산·울산·경남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인들이 주를 이룬다.  

막강한 덕경회

다만, 문 대통령은 덕경회 모임에 참석한 적이 없다. 문 대통령은 재경동문회와 총동창회, 동기모임 등에는 가끔 참석하지만 그 밖의 동문 소모임에는 참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덕경회의 경우 앞으로 문 대통령의 재계 소통창구 보다는 지역 지지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GS’ 경남고 파워그룹


문 대통령의 동문인 경남고 인맥이 다수 포진돼 있는 GS그룹에 대해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S그룹은 문 대통령과의 직·간접적 연계 가능선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새 정부와의 연관성을 거론하며 주시하는 분위기다. 

GS그룹은 경남고 출신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GS그룹 허창수 회장이 21회로 문 대통령의 선배다. 우상룡 GS건설 고문은 문 대통령과 동기다. 하영봉 GS에너지 부회장(24회)과 정택근 GS부회장(26회), 조효제 GS에너지 부사장(35회) 등도 동문으로 꼽힌다. 

주변 시선을 의식한 듯 GS 그룹 계열사 측은 19대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일체 정치적 발언을 삼가며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을 최소화하는 모양새였다. GS그룹 측 관계자는 “허창수 회장은 정치인들과 직접적인 커넥션이 없다”며 “정치와 연관된 사안에 대해 어떤 코멘트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훈>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