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뛰는 전주조폭, 왜?

건달들 패싸움…경찰은 뭐하나

[일요시사 사회팀] 박호민 기자 = 전주지역 조폭 조직이 심상찮다. 지난해 대형 조폭 월드컵파와 오거리파 조직원이 집단 난투극을 벌이며 세력다툼을 한 것이 배경이 됐다. 폭력에 가담한 인원만 42명. 전주 경찰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그 결과 38명을 검거하고 35명을 구속했다. <일요시사>에서 전주조폭 사건의 전말을 확인했다.

지난해 11월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장례식장 주차장서 양대 폭력조직 월드컵파와 오거리파 조직원 42명이 난투극을 벌였다. 이들은 상대 조직원을 향해 각목과 쇠파이프, 야구방망이 등 둔기를 휘둘렀다.

곳곳서 세력다툼

이 과정서 조직원 1명이 얼굴을 다치는 등 총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를 본 장례식장 직원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이들은 체포 과정서 큰 저항은 없었다.

술집 여종업원의 말 한마디가 집단난투극의 원인이 됐다. 월드컵파의 위세가 오거리파에 밀리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도화선이 된 것. 결국 월드컵파와 오거리파는 서로의 힘을 견줘보자며 새벽녘 장례식장의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지난 2014년 11월 전주의 한 음식점 주차장서 오거리파 간부가 월드컵파 실세 조직원이 휘두른 흉기에 살해된 사건도 집단 폭력사태의 원인이 됐다. 간부가 흉기에 찔려 잔혹하게 살해되면서 오거리파 일부 조직원들이 복수를 다짐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형 조직간 세력다툼이 발발하자 경찰은 적극적인 단속에 나섰다. 그 결과 집단난투극을 벌인 42명 가운데 38명을 검거하고 35명을 구속했다. 달아난 4명에 대한 추적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전주지역서 활동하고 있는 폭력 조직은 경찰의 강도 높은 단속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에는 모두 6개 폭력조직(월드컵파, 나이트파, 오거리파, 타워파, 북대파, 중앙시장파)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1983년 이후 결성됐다. 규모는 150여명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월드컵파는 작은 폭력서클로 시작해 전주 중앙동을 거점삼아 성장했다.

1980년대까지 중앙동에 있는 ‘월드컵 나이트클럽’이 주된 수익원이었다. 월드컵파의 대항마로 결성된 조직은 나이트파다. 나이트파는 전주관광호텔을 무대로 성장했다.

오거리파는 당시 상가와 주점 등이 밀집해 있던 ‘오거리’를 중심으로 등장했다. 타워파와 북대파는 각각 금암동을 거점으로 결성됐다. 중앙시장파는 비교적 최근 생겨났으며 시장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30년 넘게 조직을 이끌고 있는 각 조직 보스와 부두목, 행동대원 등은 대부분 폭력전과가 있다. 이 가운데는 전과 10범이 넘는 보스도 있다. 두목들의 나이는 주로 40대 후반서 50대 후반으로로 전해진다.

큰 두목들은 외형상 자영업과 건설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회장님’으로 불린다. 일부 보스들은 서울과 경기, 충남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간부는 수배 중이거나 교도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삐 풀린 지역 형님들
6개파 목숨 걸고 전쟁

이들은 ‘범죄와의 전쟁’ 이후 세가 약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계속해서 크고 작은 사건들에 얽혔다. 2014년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수십억원대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월드컵파 조직원 홍모씨 등 9명을 구속했다. 홍씨 등은 대전 유성구 송정동의 한 식당을 빌려 회당 수백만원씩 이른바 ‘아도사키’ 도박판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망을 보는 ‘문방’과 높은 이자로 돈을 대주는 ‘꽁지’ 전문 도박꾼을 관리하는 ‘총책’ 등 역할을 나눠 회당 70여명을 도박판에 끌어들였다. 월드컵파는 대전의 지역 조폭과 연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해 전주 조폭 김모씨는 주류사업에 투자하면 거액의 이익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지인 B씨 등 3명에게 4억4000만원의 투자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기간 김씨는 "빌려준 돈을 달라"고 말한 채무자를 폭행해 부상을 입힌 혐의도 함께 받았다.

지난 2012년에는 한 전직 조폭이 현직 조폭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사건 발생장소는 중화산동에 있는 번화가였다. 전직 조폭은 “돈이 없다고 날 무시해 친구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2014년 초에는 자신과 동거한 10대 여중생을 살해한 조폭이 아파트 옥상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있었다. 30대 초반인 박모씨는 전과 40범으로 교도소 출소 후 노래방 도우미를 알선하며 생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동거녀 A양(15)에게 도우미 일을 종용하다가 A양이 이를 거부하자 병원로비에서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박씨는 아파트 19층 아래로 투신했다.

채무 갈등을 겪던 한 예식장 사장이 채권자 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있었다. 숨진 사장은 자신과 안면이 있는 조직을 움직여 채권자 B(55), C(44)씨를 살해했다.

조폭 출신으로 알려진 B씨 등은 앞서 사장을 두 차례 납치·폭행하는 등 “돈을 내놓으라”며 협박했다. 이에 사장은 조폭인 아들까지 동원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후 사장과 두 채권자는 모두 1톤 냉동탑차 안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운전석에는 '채권자 두 명을 먼저 보내고 나도 뒤따라 생을 마감하겠다'는 내용의 유서가 있었다. 조직 간의 처절한 생존 암투였던 셈이다.

단속 의지 없나

과거 조폭 생활을 했던 A씨는 “(조폭 간) 집단 난투극을 벌여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 대대적인 단속이 들어와 조직이 와해될 수 있다”며 “전주조폭 난투극의 경우 당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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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