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작가 이열이 수십 년 간 추구해온 전통회화를 벗어나 거울을 작품에 끌어들인 것은 수년 전부터다. 거울은 그의 아주 오래전 기억과 많은 관련이 있다. 거울 앞에서 화장하는 어머니를 어깨 너머로 바라봤던 기억은 그의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있다. 거울은 그때부터 본능적으로 이열의 작업 대상으로 다가왔다. 서울 인사동 소재의 노화랑이 오는 30일까지 작가 이열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그는 1989년 바탕골 미술관서 첫 개인전 ‘생성공간-변수’를 발표한 이후 수십 회의 전시를 같은 작품 제목으로 선보였다. 이 작업에 대해 <아트 인 아메리카>의 편집장 리처드 베인은 “그는 한국 추상미술의 평면성과 역동성을 서양 현대미술의 우발적 충동과 결합시키며 형식적인 구성과 행동 사이의 균형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세상을 보는 창구 베인의 설명은 이열의 작업이 평면 위에 행위의 기록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그가 장소와 시간의 흔적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점을 적절하게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수년 전부터 이열은 작업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보다는 형식적인 표현방법과 재료, 표현매체에 대한 고민을 이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많은 사람들이 ‘소’를 소재로 한 그림을 말할 때 이중섭 화가를 떠올린다.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역동적인 느낌의 황소는 이중섭의 트레이드마크다. 그에 반해 황영성의 소는 절제돼있고 차분하다. 어린 시절 함께한 흰 소들과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 작품 속엔 그가 겪은 굴곡진 시대가 가라앉아있다. 현대화랑은 지난달 26일부터 황영성의 개인전 ‘소의 침묵’을 소개하고 있다. 황영성은 50여년 동안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감수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전시는 2010년 전시 이후 현대화랑에서 개최하는 8년 만의 개인전이자 지난해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 이후 첫 전시다. 진실의 소 관람객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근래에 이르기까지 황영성의 작업 세계 전반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소의 침묵 연작은 1970년대 황영성의 ‘회색시대’ 색조 연장선에 자리한다. 동시에 구체적 형상이 선과 면으로 단순화되는 조형적 변화의 초기 단계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황영성은 1970년대 초 당시 국내 서양화가들이 기피했던 향토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아주 특별한 개인전이 열린다. 10살의 꼬마작가 전이수의 첫 개인전 ‘우리는 모두 가족’전이다. 전이수는 SBS <영재발굴단> 출연과 베스트셀러에 오른 3권의 책으로 유명세를 탄 작가다. 솔직하고 대범한 작품 60여점을 통해 전이수가 그린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을 만나보자. 올해로 10살 난 꼬마작가 전이수가 60여점의 작품과 함께 관람객을 찾았다. 4남매의 맏이로 태어나 언제나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의젓한 소년이지만, 전이수의 머릿속은 새로운 꿈과 엉뚱한 발상으로 가득하다. 전이수는 8살 겨울방학 때 첫 번째 책인 <꼬마악어 타코>를 완성했다. 이어 <걸어가는 늑대들> <새로운 가족>을 연달아 내놨다. 3권의 동화책은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후 TV 출연으로 전이수의 인지도는 더욱 높아졌다.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롯데백화점 청량리점과 일산점서 열리는 ‘우리 모두 가족’ 전은 전이수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그가 펴낸 3권의 동화책 속 그림과 글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코끼리는 사람들에게 낯설면서도 친숙한 동물이다. 어린 시절 배우는 동요의 소재이면서 동양권에선 영물로 받아들여지는 코끼리. 작가 이정윤은 그런 코끼리에게 하이힐을 신겼다. 현대인의 고달픈 삶을 코끼리에 투영한 것이다. KT&G 상상마당이 작가 이정윤의 ‘Traveling Trunk’전을 개최했다. 이 전시는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서 오는 6월10일까지 열린다. 이정윤은 코끼리를 소재로 기발하고 독특한 작품을 선보였다. 코끼리는 인간처럼 공동체를 이루고 산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끼리는 인간마냥 각기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공동체 안에서 혼잡한 사회 환경을 겪으며 갖게 된 독특한 특징이다. 코끼리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늘 이동하면서 살아간다. 무리서 이탈하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공동체 안에서 보호받고 보호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공동체 무리 여기 한 마리의 코끼리가 있다. 이정윤의 전시 Traveling Trunk의 주인공인 이 코끼리는 선글라스를 끼고 유유히 혼자 여행을 다닌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친구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코끼리는 바다에도 들르고 공항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소피스 갤러리가 다음달 4일까지 작가 이헌정의 초대전 ‘세 개의 방’을 선보인다. 이헌정은 흙을 이용한 설치미술, 조형·생활 도자, 아트 퍼니쳐, 디자인, 회화, 조각 등의 작업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작가다. 이헌정의 작품세계 속으로 들어가보자. 소피스 갤러리서 준비한 이헌정 작가의 전시 ‘세 개의 방’에는 주재료로 흙이 사용됐다. 이헌정은 흙의 질료적 특성을 넘어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던 조형적·공간적·건축적 사유를 종합해 신작 20여점을 소개한다. 이헌정에게 흙은 가장 자연스러운 재료이자 기본이다. 흙에 관한 사유로 인해 확장된 작업은 물질을 넘어 조형과 건축의 형태로 발현된다. 특히 이번 전시의 대표작 ‘공예가의 방 혹은 건축가의 그릇’은 이헌정이 기존에 제작했던 작품과 달리 공예와 건축 그리고 조각의 영역을 하나의 작품으로 빚어냈다. 그의 작업 여정을 종합하는 대규모 도자 설치물이라 볼 수 있다. 안과 밖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세 개의 방은 이렇게 구성된다. 먼저 내부와 외부가 관계하는 하나의 공간, 즉 흙으로 빚은 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최근 젊은 세대에서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소·확·행은 큰 행복보다는 소박하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을 뜻하는 말이다. 취업이나 주택구입 등 큰 목표를 위해 일상을 포기하던 2030세대가 생활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기 시작한 것. 그런 이들에게 딱 맞는 전시가 서울에 상륙했다. 작가 박준수의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전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은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만든 신조어다. 하루키는 1986년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 등을 행복한 순간으로 묘사했다. 자유분방함 지난해 10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2018년 트렌드 중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사이가 작가 유화수의 개인전 ‘유화수 산수’를 진행 중이다. 유화수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는 현실서 비현실 세계로의 이행이다. 반복되는 일상과 습관, 불합리한 상황 등 작가의 삶의 구성하는 모든 환경서 이탈해 새로운 세계를 창출하는 과정서 드러난다. 유화수가 선사하는 가상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작가 유화수의 작품은 마치 동화 속 산수(山水)를 보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일반적으로 산수라고 하면 동양미를 떠올리지만 그의 작품은 다양한 패턴의 패브릭과 유화를 재료로 사용했다. 작품서 나타나는 동양의 감성을 동양화가 아닌 서양화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유화수의 작품은 특별하다. 동양+서양 유화수는 그림을 통해 가상세계로의 이탈을 꿈꾼다. 개인의 체험이나 현실세계를 바탕으로 한 소재는 작가의 주관적인 해석을 만나 캔버스 위에 가상세계로 표현된다. 유화수는 “나의 작업은 사각 또는 원형의 캔버스를 주요 매체로 하고, 그 위에 그리기와 오브제를 덧붙이는 행위를 통해 허구와 환상으로서의 가상세계 만들기를 시도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실세계서 수많은 제도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달 8일부터 작가 이정진의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정진은 한국 현대 사진의 예술적 가능성을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작가다. 그의 개인전 ‘이정진: 에코- 바람으로부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국립현대미술관서 선보이고 있는 이정진의 개인전은 유럽에서 손꼽히는 사진 전문기관인 빈터투어 사진미술관과 공동으로 추진됐다. 2016년 스위스 빈터투어 사진미술관, 지난해 독일 볼프스부르크 시립미술관과 스위스 르 로클 미술관을 순회한 후 더 확장된 형태로 나타났다. 이전 전시서 볼 수 없었던 ‘미국의 사막Ⅲ’ ‘무제’ ‘바람 시리즈’의 일부 작품들이 공개된다. 또 작가가 한지에 인화하는 암실 작업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필름도 함께 소개된다. 더 커진 전시 ‘미국의 사막’은 1990년대 초 이정진이 미국을 여행하며 마주한 원초적인 자연 풍경을 주제로 제작한 4개의 연작이다. 사막, 바위, 덤불, 선인장 등 자연이 만들어낸 기이한 현상과 비현실적인 공간에 감응하는 내면의 울림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장엄하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아라리오 갤러리에선 지난 1월30일부터 고 정강자 작가의 첫 회고전을 진행하고 있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정 작가의 ‘정강자: 마지막 여행은 달에 가고 싶다’를 약 1년간 준비하다가 지난해 7월 갑작스러운 부고를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는 정 작가 타계 이후 최초로 열린 회고전이자 유작전이 됐다. 고 정강자 작가는 지난해 7월 지병으로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정강자: 마지막 여행은 달에 가고 싶다’ 전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아라리오 갤러리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가 정 작가의 유작전이 된 셈이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 초기 전위예술을 이끌었고 한계의 극복과 해방이라는 주제에 평생 천착한 정 작가의 작품 세계가 입체적으로 소개될 전망이다. 극복과 해방 정 작가는 청년작가연립전 등 당시 주류 미술에 대한 젊은 작가들의 도전을 응집한 전시에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 그룹 ‘신전’ 동인의 한 사람으로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다. ‘투명풍선과 누드’로 잘 알려진 그는 한국 현대미술 초기 해프닝과 퍼포먼스를 이끌며 1960∼1970년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희경 작가는 이상향이라고 부르는 가상의 세계를 회화로 표현해왔다. 아무도 가보지 않았고 아무도 모르는 세계인 만큼 묘사에는 현실과 자연이 적절히 투영된다. 전 작가는 무릉도원, 현실도피, 열망, 은신 등의 단어를 이상향과 함께 자주 사용했다. 현실과 이상 그 사이 어디쯤 놓인 전 작가의 회화를 살펴보자. 신한갤러리 역삼이 전희경 작가의 ‘바람이 구름을 걷어 버리듯’ 전시회를 오는 13일까지 개최한다. 신한갤러리 역삼은 2011년 개관 이래 신진작가 공모 프로그램 ‘Shinhan Young Artist Festa’를 통해 젊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해왔다. 팍팍한 현실에선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각자 꿈꾸는 소망은 다를지언정 안락한 미래와 이상향에 닿고자 하는 염원은 비슷할 터, 아마 현실의 삶이 버거울수록 그 바람은 더욱 간절할 것이다. 팍팍한 현실 하지만 현실서 보기에 이상의 세계는 도무지 닿을 수 없는 곳처럼 요원하게만 느껴진다. 원론적으로는 허상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간은 늘 현실과 이상 사이서 고뇌하고 괴로움을 느낀다. 전희경 작가는 그동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신현정 작가는 “캔버스는 기록을 위한 사물로써 다뤄진다”고 말했다. 작업실과 모든 생활공간서 일어나는 환경적 상태, 변화, 조건은 작가에게 관측 대상이 된다. 즉 전시장에 걸린 작품은 회화보다는 아카이브 속성을 띤 기록물에 가깝다. 신 작가의 기록을 들여다보자. 소피스 갤러리는 지난 10일부터 신현정 작가의 개인전 ‘대기를 상대하는’ 전을 선보이고 있다. 신 작가의 회화와 설치작업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의 관계서 순간적으로 드러나는 심리·육체적 반응을 즉흥곡처럼 표현한다” 평을 받아왔다.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신 작가의 2013∼2016년 ‘날씨 회화’ 시리즈부터 2016년 ‘Sun Drawing’ 2017년 ‘물과 철’ 올해 신작 ‘하드보일드 티’ 시리즈 등이 소개된다. 즉흥적으로 신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아주 더운 여름날 시작된 작업으로, 피부로 날씨를 느끼는 감각과 그에 따른 심리 상태를 색으로 표현해 보려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신경철 작가는 즉흥적 행위 이후의 개입을 통해 작품에 역전된 풍경성을 담는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일상 이미지를 재구성해 캔버스 위에 모노톤으로 거칠게 칠하고, 붓질이 지나간 흔적의 가장자리를 연필로 채운다. ‘2018 프로젝트 스페이스 우민’의 첫 번째 전시인 신 작가의 ‘풍경과 회화의 틈새’ 속으로 들어가 보자. ‘프로젝트 스페이스 우민’은 우민아트센터의 부대시설인 카페 우민의 공간을 지역작가와 유망한 신진 작가에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공간 지원을 넘어 다양한 창작 매개를 위한 실험과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홍보와 기획 협력을 제공하고 있다. 신경철 작가가 그 첫 번째 전시를 장식한다. 신경철 작가의 작품은 구상과 추상, 재현적 회화와 비재현적 회화라는 양가적 특징이 두드러진다. 풍경성보다는 회화성을 더 강조한다. 이미지는 일상의 순간서 찰나에 포착된다. 포착된 이미지는 기억을 통해 지속된다. 지속 과정에서 이미지는 끊임없이 새롭게 재구성된다. 신 작가의 작품에는 회화의 방식으로 추적한 이 과정이 담긴다. 첫 번째 프로젝트 기억으로 남은 찰나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이 공개됐을 때 대중은 충격을 넘어 경외감을 느꼈다. 분홍색 토슈즈에 감춰져 있던 강수진의 발은 본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망가진 상태였다. 무대의 끝과 끝을 누비는 무용수의 발은 혹사에 시달린다. 매순간 신체의 한계를 넘어야 하는 무용수 하지원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하지원은 “무대의 맛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로 24세가 된 무용수 하지원은 8세 때 발레를 시작했다. 이후 선화예술고등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숙명여대에 진학했다. 현재는 미국 일리노이 주에 위치한 센트럴 일리노이 발레단서 최초의 한국인 수석무용수이자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끊임없는 도전 하지원은 2011년 신말연 발레단서 ‘Dream, 색깔찾기II’ 작품을 통해 재능을 뽐냈다. 이를 감명 깊게 본 김혜영 무용단서 하지원을 캐스팅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석무용수로 활동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작품 ‘On Time-Contemporary Dance’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중학교 1학년 때는 ‘돈키호테 중 둘시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남춘모 작가는 “나는 내가 지향하는 주제와 모티브에 관해 평생을 모색하고 찾아나가는 과정 중이기 때문에 지금 무엇을 찾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그래서 현재의 작업을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미술관서 기획한 남 작가의 개인전은 그가 30여년 동안 무언가를 찾아 헤매던 과정서 나온 작품을 한자리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대구미술관은 현대미술의 동향을 연구하고 소개하는 기획의 일환으로 ‘남춘모- 풍경이 된 선’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회화부터 대형 설치미술에 이르기까지 작품에 드러나는 형태의 근원을 분석하고, 작품의 미적 해석을 통해 현대미술의 시지각적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그의 작품은 모더니즘이나 단색화의 범주보다 더 확장되고 이변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 특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되고 발전됐는지에 대한 관람객들의 호기심과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빛의 마법 이번 전시의 또 다른 볼거리는 작품 규모다. 대형 공간에서의 첫 개인전인 만큼 작품의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다. 1년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937년 일본 교토서 태어난 곽덕준 작가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체성 논란서 자유롭지 못했다. 제2차 세계대전 종결 이후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따라 일본 국적이 박탈되면서 그는 이민족으로 분류됐다. 결국 한국과 일본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영원한 이방인’으로 남았다. 갤러리현대가 지난 18일부터 일본 교토서 활동 중인 재일작가 곽덕준의 개인전 ‘1960년대 회화-살을 에는 듯한 시선’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곽덕준이 본격적으로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1960년대 초기 작품으로 구성됐다. 1964년부터 1969년까지 5년에 걸쳐 제작한 회화와 소묘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최초로 한자리에 모아 전시된다. 정체성 혼란 1960년대 곽덕준이 제작한 회화는 총 37점이다. 이 중 20점이 갤러리현대에 걸린다. 나머지 17점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교토 국립근대미술관, 도쿄도 현대미술관 등 대부분 한국과 일본의 국공립미술관에 소장돼있다. 일본에서는 1998년 동경 아사히갤러리, 2014년 오사카 국제국립미술관서 곽덕준의 1960년대 작품으로만 특별전이 개최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혀 다른 두 종의 대비는 긴장감을 자아낸다. 김성남 작가는 인간과 동물의 대비로 강렬함을 표현했다. 여기서 동물은 자연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연과 맞닥뜨린 인간의 생존의지가 그의 작품에 적나라하게 묻어난다. 금산갤러리서 준비한 김성남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자. 금산갤러리가 오는 17일부터 김성남 작가의 ‘그곳…마주하다’라는 타이틀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구작과 신작의 조화를 통해 작품 흐름과 변화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초인을 연상시키는 직립 인간의 누드와 동물의 대비를 강렬하게 표현한 구작, 고즈넉한 고목나무와 찬란한 녹색 생기를 머금은 우거진 숲 등의 풍경으로 이뤄진 신작을 골고루 감상할 수 있다. 종의 대비 김 작가는 1996년 첫 개인전부터 줄곧 태곳적 인류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묘사해왔다. 자연과 맞닥뜨린 인간의 생존의지는 인간의 누드와 동물의 강한 대비로 드러난다. 그는 이러한 주제를 담은 작품의 제목으로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을 연상시키는 ‘초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초인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불완전성이나 제한을 극복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한국인의 경우 평균적으로 5만~7만개 정도의 머리카락을 갖고 있다. 정상적인 사람은 하루에 50~70개의 머리카락이 빠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머리카락은 흔하고 하찮은 것이지만 작가 황재형에게는 다르다. 황 작가는 “머리카락은 개개인의 삶이 기록되는 필름과도 같다”고 말했다. 작가 황재형이 2010년 ‘쥘 흙과 뉠 땅’ 개인전 이후 7년 만에 가나아트로 돌아왔다. 황 작가는 정통 리얼리즘에 입각해 본연의 조형 언어를 창조하고 민중 미술 1세대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 인물이다. 1981년 중앙대 회화과를 졸업한 그는 1982년 ‘임술년’의 창립동인으로 활동했다. 황 작가가 이종구, 송창 등과 함께 조직한 임술년은 197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모노크롬 경향서 탈피해 모순된 사회 현실에 저항하는 리얼리즘 정신에 입각한 민중 미술 운동이다. 민중 미술 임술년의 정신을 이어받은 황 작가는 태백 탄광촌에 들어가 광부로서 노동자의 생활 현장을 생생하게 겪었다. 그리고 그곳의 풍광을 밀도 있게 형상화하는 작업을 전개해나갔다. 그의 작품은 리얼리즘을 기조로 한다. 단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983년생, 내년이면 서른 중반에 접어드는 젊은 작가 배윤환은 동년배들이 미술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을 때에도 회화에 매진했다. 25m 캔버스 두 개를 연결해 만든 높이 2m, 폭 50m의 작품 속에는 의미 없는 이야기부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정치기사, 재미있는 우화까지 녹아있다. 제작 기간과 전시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완전히 펼치지 못한 그 작품은 앞으로 보여줄 것이 무궁무진한 배윤환의 행보와 닮아있다. 갤러리바톤은 오는 20일부터 작가 배윤환의 개인전 ‘숨 쉬는 섬’ 전을 선보인다. 현대미술 매체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드로잉에 충실히 매진하며 회화의 의미와 가능성을 확장해온 배윤환이 대규모 신작 회화를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특히 자동기술법에 기반을 두고 의식의 흐름을 따라 그려나간 초대형 작품 ‘숨 쉬는 섬’을 주목할만하다. 자유로운 섬 배윤환의 캔버스는 그림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친 살아 숨 쉬는 생물과 비슷하다. 상상과 욕망 그리고 화가이자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을 다양한 크기의 캔버스에 담았다. 배윤환은 머릿속에 떠다니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을 사로잡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은 2014년부터 ‘MMCA 현대차 시리즈’를 통해 매년 1명씩 중진작가를 선정, 지원하고 있다. 임흥순 작가는 올해 MMCA 현대차 시리즈의 주인공. 임 작가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형성된 분단 이데올로기에 주목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달 30일부터 ‘MMCA 현대차 시리즈 2017 : 임흥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_믿음, 신념, 사랑, 배신, 증오, 공포, 유령’전을 개최하고 있다. 임흥순 작가는 한국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희생되고 소외된 여성들의 삶을 믿음, 공포 등 7가지 상징 언어를 중심으로 복원한 신작 10여점을 선보인다. 여성의 삶 그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형성된 분단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무의식 중에 유령처럼 깊게 스며들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파괴했는지에 주목했다. 임 작가는 그동안 한국 현대사 속에서 희생되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다양한 미술형식과 영화로 담아왔다. 특히 한국경제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었음에도 오히려 소외됐던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위로공단>은 2015 베니스 비엔날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근 한국 미술시장서 한국화 작품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한국화 작품은 그 기법과 매체의 특성상 서양에 비해 담백하고 선묘적인 표현을 주로 하는 편이다. 이는 시각적인 기준과 시대적 자연관의 변화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최영걸 작가의 작품은 지난 수년간 한국을 넘어 아시아 아트마켓 무대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이화익갤러리가 올해 마지막 전시로 최 작가의 개인전 <성실한 순례>를 준비했다. 최영걸 작가는 2005년 이화익갤러리와 인연을 맺은 후 13년간 전속작가로서 활동 중이다. 그의 작품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홍콩 크리스티를 통해 동양 회화의 본토라 불리는 중국 시장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로 인해 여러 해외 수집가들이 그의 작품을 앞다퉈 수집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1년 이화익갤러리서 열린 그의 6번째 개인전 때는 오픈도 전에 이미 국내외 수집가들이 작품을 선점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한계를 넘어 최 작가는 한국화가가 갖고 있는 재료적 특수성과 전통 화론에 얽매여 나타날 수 있는 표현의 한계를 현대적인 감각과 정묘한 표현력으로 극복해 발전시켜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