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책을 읽다 보면 특정 단어나 구절서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다. 기억이 머리를 채우고 나면 책 내용은 어느새 뒷전이 된다. 작가 지희킴은 기억을 떠올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 책 위에 그림을 그렸다. 떠오른 기억의 연쇄작용을 작품으로 승화한 것이다. 지희킴의 개인전 ‘오늘 밤, 태풍이 온다’는 지난해 대만을 강타한 큰 바람서 시작됐다. 송은 아트큐브는 신진 작가들의 자발적인 전시 개최를 지원하고 창작 의욕을 고무하기 위한 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2016∼2017 전시지원 공모 프로그램 선정 작가는 지희킴. 송은 아트큐브는 지희킴의 개인전 ‘오늘 밤, 태풍이 온다’를 개최한다. ‘태풍’서 영감 지희킴은 캔버스가 아닌 책에 그림을 그린다. 보통 버려졌거나 기부받은 책을 이용한다. 책의 특정 페이지에서 발췌한 단어나 문장이 영감의 원천이다. 책에서 뽑아낸 영감에서 그와 관련된 기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떠올린 기억서 연상된 이미지를 책 위에 그린다. 지난해 서울 디스위켄드룸서 진행한 개인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r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소울아트스페이스는 오는 6월22일까지 지석철 작가의 ‘부재 - 시간, 기억’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극사실주의 1세대 대표 작가이자 현 홍익대 회화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면서도 꾸준히 작품 활동 중인 지석철의 근작 30여점을 공개한다. 지석철 작가의 작품을 보다보면 사진으로 착각할 때가 있다. 그만큼 그의 묘사력은 뛰어나다. 한국의 1세대 극사실주의 화가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인 지석철의 작품에는 작은 의자가 자주 등장한다. 이 때문에 그는 ‘의자 작가’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바닷가 돌무더기 옆이나 웅크리고 앉아 있는 여인 앞에 덩그러니 놓인 작은 의자는 언제나 비어 있다. 사진 같은 그림 지석철이 그린 의자 위에 누군가가 앉았던 적은 없다. 거대한 자연이나 인간이 만들어낸 높은 구조물과 대조되는 작고 굴곡 있는 의자는 그 자체가 부재를 표상하는 아이콘이 됐다. 작은 의자는 살아 있는 생명처럼 존재감을 드러낸다. 의자는 작품의 주인공인 ‘존재’를 위한 부차적인 도구지만 부재하는 존재를 향하는 갈망이자 그리움과 서정성을 드러내는 주제가 돼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중견 사진작가 박진영이 오랜만에 개인전으로 돌아왔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일본 후쿠시마 시리즈를 통해 타인의 재난을 기록해 왔던 박진영은 ‘엄마의 병’이라는 개인의 재난으로 렌즈를 돌렸다. 개인전 ‘엄마의 창’ 전시 준비가 한창인 아트스페이스 J서 박진영을 만났다. 기자가 질문을 던지면 잠시 침묵이 흘렀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나온 작가의 답은 생각보다 길었다. ‘사진’에 대한 대화가 주를 이뤘지만 그사이 작가가 흘리듯 들려준 가정사나 과거에서 사진작가이자 아들로서의 박진영을 엿볼 수 있었다. 작가의 엄마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 엄마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작가가 선택한 방식은 ‘이야기’. 병실 침대에 엄마와 나란히 앉아 족발을 먹으며 한 대화는 작가의 카메라를 거쳐 사진으로 형상화됐다. 사진에 담긴 장소들은 엄마가 대화에서 언급한 곳이다. 엄마가 몇 번이나 읊조렸던 ‘후로리다’는 아마 미국의 플로리다였을 터, 작가는 그곳을 찾아 길에서 먹고 자며 사진을 찍었다. 엄마를 위해 박진영은 1987년 최루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삶의 순간순간 떠오르는 다양한 기억 속에서 우리는 아름다움이나 기쁨 혹은 잔혹함을 남긴 상처나 트라우마를 발견할 때가 있다. 일상 속에서 무심하게 ‘툭’ 떠오른 형상이 환기시킨 기억의 늪. 작가는 특유의 예민한 촉각을 이용해 이야깃거리를 찾아낸다. 초현실적이며 몽환적인 미지의 세계를 담은 작품은 보는 이의 무의식을 자극해 또 다른 해석들을 끊임없이 소환한다. ‘불분명한 대답’과도 같이. 작가 이진주는 예민한 촉각을 가졌다. 작가가 곤두세운 촉각은 집착하듯 이야깃거리를 찾아 나선다. 이진주의 방식대로 재해석의 과정을 거친 이야깃거리는 캔버스 안에서 극도로 기이하면서도 동시에 지극히 아름다운 풍경으로 탈바꿈한다. 갤러리 아라리오서 열리고 있는 이진주의 개인전 ‘불분명한 대답’은 작가가 천착한 기억과 망각에 대한 처절한 고뇌의 결과물이다. 예민한 촉각 기억과 망각에 대한 고민은 작가가 곳곳에 심어놓은 ‘알레고리’를 거치면서 그 기이함이 증폭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성들이 캔버스 표면을 표류하고 불안하게 서성인다. 여자들 곁에는 어울리는 것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작가 김성호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신작 ‘미라주(Mirage)’와 함께 돌아왔다. 김성호는 2014년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 ‘테이블랜드(Tableland)’를 개최했다. 당시 그의 전시는 책으로 구현해낸 공간의 뛰어난 조형성과 필력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3년 만에 갤러리현대로 돌아온 작가는 이전보다 새로워진 작품으로 관객들 앞에 나선다. 지난달 8일부터 갤러리현대 두가헌갤러리서 진행 중인 작가 김성호의 개인전 ‘Mirage(미라주)’는 풍성한 색채와 강렬한 붓질로 구축한 신기루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김성호는 기존에 선보였던 ‘볼륨타워(Volume Tower)’와 ‘테이블랜드(Tableland)’ 연작서 뛰어난 조형성과 회화력을 바탕으로 현대인들의 한정적인 세계 이해 방식을 책과 장난감이라는 소재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해왔다. 신작 10여점을 선보인 이번 전시는 기존의 은유적인 작업방식의 연장 선상서 시작된다. 기존구조 해체 김성호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 구조를 책으로, 인간은 작은 장난감으로 표현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작가 이상남의 개인전이 오는 4월4일까지 PKM갤러리서 열린다. 2012년 PKM 트리니티 갤러리서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5년 만이다. PKM갤러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대중에 처음 별관(PKM+)을 공개한다. 본관과 별관에 두루 전시된 작품은 작가 이상남의 30년간 예술활동을 총망라할 예정이다. 뉴욕서 활동 중인 작가 이상남의 개인전 ‘네 번 접은 풍경(4-Fold Landscape)’은 PKM갤러리 본관과 별관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본관에는 2012년 이후 제작된 신작이, 별관에는 1980∼1990년대 초기작이 놓인다. 관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예술인생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겹겹이 쌓은 물감층 이번 전시에서 PKM갤러리가 처음 대중에 공개한 별관은 지상·지하 1층 약 271㎡의 면적과 삼청동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최적의 전망을 갖추고 있다. 본관 뒤쪽으로 연결되는 별관은 또 다른 매력의 공간으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관객들은 별관을 통해 불가해함과 물성에서 비롯되는 이상남 특유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 이상남의 작품은 관객들에게 오래됨과 새로움 같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우리는 매일 타인을 접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타인의 시선에 따라 행동을 결정하는 일도 잦다. 현대인은 자신을 바라보는 일에 서툴다. 자아성찰을 아예 외면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서울 인사동 갤러리밈이 작가 이은경의 개인전 ‘위로하는 자화상’ 전을 연다. 아프리카서 태어나 러시아에서 성장한 작가는 대학에 들어갈 때쯤 한국에 왔다. 타국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 작가는 늘 자신을 이방인으로 여겼다. 이 때문에 자아를 찾는 일에 일찍부터 골몰했다. 이번 전시는 그 결과물이다. 관계의 틈을 보다 자화상은 말 그대로 자신을 화폭에 담은 그림이다. 거울 앞에 자신을 훤히 드러내야 한다. 김대신 박사는 “자화상은 화가가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라고 했다. 이번에 전시된 이은경의 자화상 연작은 계획한 시간과 장소에서 제작한 것이다. 모든 작품에 작가가 매일 녹여낸 감정이 기록돼있다. 이은경은 공기, 색깔, 조명, 공간 등 수많은 변화 속에서 관계의 틈을 바라본다. 거울 앞에 선다는 건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당신만을 위한 말’은 세상의 말들이 사라지는 소실점이고, 우리의 비밀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고, 진실과 거짓 너머의 영원한 침묵으로 이어지는 통로다. 아무도 알 필요 없는 오직 당신의 한 마디 말을 위해 비어있는 독백의 공간이다.” 국제갤러리가 작가 안규철의 개인전 ‘당신만을 위한 말(Words Just for You)’을 개최한다. 안규철은 일상의 사물과 언어를 주요 매체로 사용해 관객들이 사물의 본성, 세계의 부조리와 모순에 대해 생각하도록 이끄는 작업을 이어왔다. 그의 작업은 평범한 사물을 관찰하고 그 속에 담겨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내는 데서 출발한다. 안규철은 사물의 기능이나 성격을 전복시키고 유희적인 상상으로 그것을 다른 맥락 속에 옮겨놓는다. 관객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 흔히 지나치는 일상의 이면을 발견한다. 일상의 이면 발견 그의 작업은 개념미술의 범주에 속하지만 좀 독특한 데가 있다. 안규철은 단순한 미술형식의 실험을 넘어 동시대의 삶과 세계를 조명하려는 근본적인 목표를 추구한다. 사물에 인격을 부여하는 초기 오브제 작업부터 사물과 이야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작가 애나 한은 ‘공간과 장소’에 특히 관심을 쏟는다. 애나 한이 창조한 회화와 설치 작품에는 작가가 가진 공간과 장소에 대한 관심이 오롯이 담겨 있다. 공간서 얻은 영감에 개인적인 감성을 덧씌운 애나 한의 작품이 서울에 상륙했다. ‘폰즈 인 스페이스 0.5(Pwans in Space 0.5)’ 갤러리바톤이 애나 한의 개인전 ‘폰즈 인 스페이스 0.5(Pawns in Space 0.5)’를 내달 18일까지 서울 압구정동 전시공간서 개최한다. 애나 한은 이번 전시에서 장소와 공간을 주제로 한 설치 작품과 일련의 회화를 선보인다. 때론 이성적으로 이탈리아의 화가, 조각가로 유명한 루치오 폰타나는 공간주의 예술의 선구자라고 불린다. 폰타나는 194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서 ‘백색선언’을 발표했다. 폰타나는 백색선언을 통해 기존 미술의 미학을 타파하고 시간과 공간의 통일에 입각한 새로운 예술의 발전을 주장했다. 이를 위해 들고 나온 사상적 개념이 바로 ‘공간주의’다. 폰타나가 백색선언서 주창한 이래 캔버스라는 물리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옹기는 질그릇과 오지그릇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전 세계에서 우리 민족만 가진 독특한 음식 저장 용기다.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그릇의 등장으로 쇠퇴하고 있지만 여전히 옹기에 빠져 흙을 빚는 사람들이 있다. 이현배 장인도 그중 한 사람이다.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은 오는 26일까지 이현배 옹기장의 전시회 <오늘의 옹기: 이현배>전을 개최한다. 전통 방식에 기능성과 현대적 미감을 더한 옹기장이 이현배 장인의 26년간 결과물을 총망라하는 자리다. 장인의 명품 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옹기를 조명함으로써 전통과 현대, 예술과 삶의 조화로운 접점을 모색하고자 했다. 이현배 장인의 자취가 고스란히 담긴 전시는 ‘아름다운 모양새’ ‘다양한 쓰임새’ ‘옹기다운 옹기’ 등 세 주제로 나뉘었다. 아름다운 모양새에선 자기에 비해 소박하다는 이유로 미적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전통 옹기에 대한 장인의 심미적인 탐구 자세를 발견할 수 있다. 장인의 항아리는 일반 남부식보다 어깨가 벌어지고 입술이라 불리는 ‘전’을 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매일 인터넷에서 저화질 이미지를 수집한다. 뚜렷한 기준은 없다. 수집한 이미지를 A4 용지에 먹지를 덧대고 베낀다. 작은 요소들을 추가하거나 또 다른 이미지를 몽타주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이야기, 명사, 가사 등이 한 데 섞이면서 다른 상상으로 전환된다. 하루에 한 장, ‘데일리 픽션’이 완성된다. 전날 만든 이미지는 다음 날 또 다른 이야기로 가지치기 된다. 작가 노상호가 송은 아트큐브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는 평소 수집한 이미지들의 일부를 포토샵 마술봉 툴을 이용해 잘라내고 재배치해 또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개인전 제목도 ‘Magic Wand(마술 지팡이)'. 마술봉을 통해 탄생한 작품은 다양한 매체, 방식을 통해 분산 배치됐다. 마술봉으로 작업 누구에게나 쉽게 전달될 수 있지만 어느 누구도 그 본질을 알 수 없는 작가 본인의 존재가 전시에 묻어난다. 노상호는 밴드 ‘혁오’의 앨범 표지를 그린 작가로 알려져 있다. 밴드 혁오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린 가수다. 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배수영은 인간과 자연의 소통 지점에 주목하는 작가다. 자연과 사회의 관계성과 그 합을 독창적으로 해석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갤러리 유에이치엠(U.H.M)은 배수영 작가가 바라본 소통 지점을 전시 공간으로 옮겨놨다. 배수영의 개인전 ‘Five Elements’는 UHM이 개관 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설치작품전시다. 설치미술가이자 공공미술 디렉터인 배수영 작가는 자연과 사회의 관계에 주목한다. 인간과 자연의 큰 틀은 수(水), 목(木), 금(金), 토(土), 화(火)로, 이것들은 인간과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된다. 배수영은 이 상호작용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해석한다. 치유의 공간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재활용된 작품을 설치하고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자연, 그리고 인간 사이에 형성된 ‘치유의 공간’을 보여주고자 했다. 또 작품을 통해 현재 사회와 자연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제안하고 있다. 배수영은 어릴 적부터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컴퓨터 안 회로판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식물과 컴퓨터 폐자재를 작품에 사용하는 작가의 방식은 어린 시절 기억에 영향을 받은 셈이다. 배수영에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사진작가 지호준은 ‘현미경 작가’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현미경을 활용한 사진 작업으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 중인 지호준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진화랑서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현미경을 통해 확대된 이미지와 자연의 조합으로 재탄생된 작품이 건네는 신비로움 속으로 들어가보자. 학부에서 사진을 전공한 지호준 작가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서 석사과정을 거치며 과학적 소재를 사진 예술에 융합하는 방식을 연구했다. 이는 ‘본다’는 행위에 있어 새로운 차원의 사고를 끌어내기 위한 시도였다. 지호준은 그 첫 번째 단계로 2009년, 현미경으로 촬영한 나노이미지를 현실공간에 투사하고 그 장면을 촬영한 나노그라피((Nano와 Photography의 합성어) 연작을 선보였다. 현미경+자연 언뜻 보면 나무 형상 같은 나노이미지가 일상공간에 투사됐을 때, 관객들은 자연물이 투사됐다고 믿기 쉽다. 그러다 투사된 이미지가 실제 형상, 즉 나무와 무관한 화학물질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놀라움을 느낀다. 지호준의 이 같은 작업 방식은 마치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이미지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김종영미술관이 제13회 김종영조각상 수상자 김윤경 전을 개최했다. 김윤경의 작품은 옷에서 시작해 점차 설치 작업으로 전개됐고, 이후 퍼포먼스까지 확장됐다. 관객들은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서 더 넓어진 그녀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종영조각상은 일생을 조각예술교육에 헌신한 김종영 선생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이 상은 유족과 후학들이 1990년 2월13일 발족한 김종영 기념사업회의 일환이다. 그해 12월8일 제1회 김종영조각상을 시상한 이래 격년으로 열렸다. 수상자 기념 전시는 2년 주기로 열린다. 김윤경 작가는 지난 2014년 상을 수상했다. ‘옷→집’ 확장 초기 김윤경은 옷을 소재로 한 작품서 출발, 집으로 작업을 확장시켰다. 그녀의 작업에서 옷은 피부의 확장으로 사람을 의미한다. 그와 동시에 안과 밖을 구분 짓는 경계이기도 하다. 그녀에게 집은 또 다시 옷의 확장이다. 이 같은 사유의 결과는 2007∼2008년 실행한 ‘입을 수 있는 집’을 소재로 한 퍼포먼스서 잘 드러난다. 그녀는 인간의 삶과 관계에 대해 초지일관 성찰한다. 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그림이 어떤 지점에 도달하면 나는 그것을 무엇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어떤 모호한 상태로 한 번 더 끌고 가고 싶다.” “더 이상 언어화되지 않는 지점에 보다 그림다운 그림이 있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그려 더 이상 손댈 수 없을 때 비로소 겨우 마치지만 그렇게 끝난 그림도 시간이 지나면 빈틈이 보인다.” “아…이 짓거리에는 끝이 없다” “끝없는 붓질의 고생이 그림의 진실이다.” 허수영의 작가 노트 ‘그리다 보면’의 일부다. 허수영 작가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신세대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의 작품에는 켜켜이 쌓아 올린 시간의 흔적이 담겨 있다. 학고재 갤러리는 지난 9일부터 허수영의 개인전을 열었다. 2013년 인사미술공간 개인전 이후 3년간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 이번 전시에서 허수영은 최초로 공개하는 ‘1년’ 시리즈를 포함, 16점을 소개한다. 계절·낮·밤 공존 허수영은 최근 몇 년 새 수차례의 레지던시에 선정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단 제가 기계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작가 최우람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기계에 대한 사랑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어린 시절부터 기계와 생물의 결합에 관심을 가졌던 최우람은 자라서 기계생명체를 만들어 전시하는 작가가 됐다. 딱딱하고 차가운 기계에 생물의 움직임과 온기를 불어넣은 최우람의 개인전을 살펴보자. 대구미술관은 작가 최우람의 개인전 ‘스틸 라이프(stil laif)’전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독특한 상상력과 컴퓨터 프로그램 및 기술을 결합한 작품을 전면에 내세움과 동시에 시대와 인간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작가를 심도 있게 조명하고자 기획됐다. 최우람은 전시를 통해 2002년 작품인 초기 기계생명체부터 최근 신작 등 조각과 설치작품 20점을 소개했다. 과학자 같은 예술가 ‘기계생명체를 창조하는 조각가’ ‘과학자 같은 예술가’ 등 최우람에게 붙는 수식어는 독특한 데가 있다. 수식어처럼 최우람은 기계와 모터,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움직이는 조각인 기계생명체를 만드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작업 초기부터 ‘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수평: 기울지 않고 평평한 상태' 물건이든, 상황이든, 마음이든 완벽한 수평 상태의 무언가가 존재할까? 류현민은 수평을 찾아 나선 작가다. 또 그 과정서 만나는 실패와 한계의 양상에 주목한다. 그가 보고자하는 수평 너머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젊고 유능한 작가들의 전시활동 지원을 위해 설립된 '송은 아트큐브'가 오는 9일부터 작가 류현민의 개인전 ‘완벽한 수평을 찾아서/미정의 제목’전을 개최한다. 송은 아트큐브는 2002년 1월 개관 이래 공모를 통해 매년 작가를 선정, 전시공간과 도록 제작 후원 등 신진 작가들의 창작 의욕 고무를 위해 애쓰고 있다. 류현민은 2016-2017 전시 지원 작가로 선정됐다. 한계를 주목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주변 환경에 의해 인식하게 되는 관념적 수평과 물리적 상황 속에 존재하는 실제적 수평의 간극을 보여주려 했다. ‘In Search of the Perfect Horizon’ 시리즈는 인간이 주어진 물리적 환경 속에서 관념으로써 존재하는 완벽한 수평을 찾아 나설 때 발생하는 실패의 상실감을 다룬 작품이다. ‘Undecided Ti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청정 이인성 작가는 1929년 입선 이후 천부적인 재능과 신선한 표현 감각을 발휘한 수채화와 유화를 선보이며 천재화가로 각광받았다. 특히 불투명 수채화의 과감한 표현 처리는 근대 한국 미술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런 그를 기리고자 만든 이인성미술상의 수상자 '이태호'의 전시가 대구미술관에 착륙했다. ‘이인성미술상’은 1912년 태어나 1950년 6·25전쟁 당시 사망한 대구 출신 천재화가 이인성을 기리기 위해 1999년 대구시가 제정한 상이다. 2014년(15회)부터 운영을 주관해온 대구미술관은 이인성미술상의 위상과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고 회화 영역을 후원하고자 매년 독창적인 평면작업을 이어온 중진작가를 선정, 수상했다. 좌절의 시간 지난해 제16회 이인성미술상의 주인공은 이태호 작가. 대학서 회화를 전공하고 전업 작가로 50여년간 활동해 온 그는 회화 속 대상과의 관계, 대상의 다의적 해석을 통해 사회 문제를 표현해 왔다. 또 오랜 시간 평면 작업에 천착해 우리 시대 일상의 삶과 인간에 대해 밀도 있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지난 4일부터 대구미술관 2·3 전시장에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내 유일의 조각전문 미술관을 지향하는 김종영미술관이 오는 20일까지 ‘색과 공-서용선 전’을 개최한다. 서용선 작가는 오랜 시간 인간을 주제로 독특한 회화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처음 시도하는 작업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김종영미술관은 2010년 12월 신관 사미루를 개관한 이후 2012년 정정희 전을 시작으로 각 장르별로 주목할 만한 중진작가의 초대전을 기획, 개최해 왔다. 올해 주인공은 서용선 작가다. 불교적 영향 이번 전시는 형식이나 소재 등 모든 면에서 매우 파격적이라는 평이다. 서 작가는 도시민, 단종애사, 자화상을 소재로 인간을 성찰한 회화작업에 전념해 왔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불교를 주제로 대형 목조 설치작품과 한글 서예 설치 작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화가에서 조각가로의 변신이라는 말도 나온다. 조각, 회화, 드로잉 등 90여점의 작품은 주제와 장르에 따라 3개 전시실에 나눠 전시된다. 1전시실에는 <금강경>의 첫 장면을 표현한 목조 설치작품과 대형 회화 작품 3점이 놓인다. 목조작품은 본격적으로 통나무를 깎아 형태를 찾아가는 전통 조각 방법을 사용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민중미술 작가 민정기가 돌아왔다. 2004년 회고전과 2007년 이중섭미술상 수상기념전 이후 오랜 숨 고르기 끝에 열리는 대규모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선 도시를 바라보는 더욱 깊어진 작가의 시선과 변화된 화풍이 담긴 신작들을 만날 수 있다. 금호미술관은 오는 13일까지 작가 민정기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작가는 1980년대 ‘현실과 발언’의 동인이자 민중미술의 대표 작가다. 그는 흔히 이발소에 걸려 있는 통속적인 풍경화나 풍속화에서 나타나는 화풍, 이른바 이발소 그림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한국 현대 미술의 독자성을 복원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동시에 문학적 텍스트를 시각화하려는 시도도 꾸준히 진행했다. 텍스트를 시각화 1987년 작가는 경기도 양평으로 작업실을 옮긴 후 우리가 사는 환경과 역사를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그는 주변을 직접 걸어 다니며 관찰하고, 역사·지리 자료를 수집해 해석한 풍경을 그림으로 뽑아냈다. 이번 전시는 회화 27점과 55점의 판화로 구성됐다. 대부분 올해 완성한 신작 회화에는 작가가 인식한 현실의 모습, 아픈 분단의 역사와 개발의 흔적, 자연에 대한 그리움 등이 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