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소·확·행 박준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최근 젊은 세대에서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소·확·행은 큰 행복보다는 소박하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을 뜻하는 말이다. 취업이나 주택구입 등 큰 목표를 위해 일상을 포기하던 2030세대가 생활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기 시작한 것. 그런 이들에게 딱 맞는 전시가 서울에 상륙했다. 작가 박준수의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전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은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만든 신조어다. 하루키는 1986년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 등을 행복한 순간으로 묘사했다.

자유분방함

지난해 10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2018년 트렌드 중 하나로 소·확·행을 선정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중에게 생소한 용어였던 소·확·행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한국문화정품관 갤러리서 준비한 작가 박준수의 개인전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전은 현재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박준수는 계절 변화에 따른 자연과 그것을 둘러싼 작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그렸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느낀 소박한 행복이 물씬 담겨있다. ‘봄날 드라이브’는 봄꽃이 피어있는 오솔길을 빨간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경쾌하고 원색적인 칼라와 고풍적인 한지 위를 덮은 옻칠의 색감은 전통적인 색감에 더해 먹과 필선의 자유분방함을 드러낸다.


그가 수목원 창작스튜디오서 레지던시로 있으면서 자연의 변화와 시골길을 오가며 만난 꽃과 나무, 산과 들길을 한국적 정서로 담아낸 작품이다. 들길을 드라이브 하고픈 상상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신조어
2018년 트렌드로 떠올라

‘파릇파릇 잎사귀 싱그러운 햇살아래 봄노래를 부른다’에선 벚꽃향기 가득한 눈부신 날 새가 조용히 그 사이로 내려앉아 사색을 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 편안한 휴식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은 박준수의 꽃과 새 시리즈 중 하나다.

동물과 식물의 조합을 담은 작품도 있다. ‘마음속에 꽃 피었다’는 청개구리와 동백꽃을 소재로 했다. 봄날의 꽃을 바라보는 청개구리에 작가 자신을 투영했다. 수려한 필선과 붉게 물든 동백꽃잎의 모습, 배치, 여백이 주는 깊이감은 화면 구성의 묘미를 보여주고 있다.

박준수는 이 작품에 대해 “마음속에 꽃 피었다. 긴 겨울의 끝자락서 붉게 피어난 꽃이여. 산들바람 머리 스칠 때면 나는 꽃이 되고 바람이 된다. 봄, 꽃 그리고 나”라고 표현했다.

‘봄 눈꽃’은 박준수의 화병시리즈 작품이다. 계절 변화에 따른 꽃과 단풍, 나뭇가지 등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나타나 있다. 옻칠을 한 한지가 주는 고풍적이고 고즈넉한 느낌은 오래된 시간 사이로 쌓인 깊이감을 드러낸다.

계절 변화에 따른 자연
새·개구리에 자신 투영


작가는 “고요한 적막을 깨고 화사한 눈꽃으로 봄은 그렇게 내게로 왔다”는 글을 그림 옆에 적었다.

작품 ‘일장춘몽’은 한낱 꿈처럼 인생이 덧없이 사라져 가는 모습을 담았다. 봄의 화려함만큼이나 인생도 피고 지는 꽃처럼 사라져 가겠지만,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열정적인 삶을 살고 피는 것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작은 컵에 꽂힌 꽃가지는 그 순간을 간직하고픈 작가의 내면심리를 잘 표출하고 있다.

꽃과 새 시리즈의 대표 작품인 ‘봄날’은 동백꽃과 새를 소재로 사용해 기다림과 약속, 그리움을 드러냈다. 박준수는 새에 자신을 투영해 감상자로서의 자신을 형상화했다.

내면심리 표출

한국문화정품관 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행복은 주변의 작은 것들을 나누며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그동안 추상적 작품세계를 보여줬던 박준수의 예술세계 이면에 자연과 더불어 보낸 시간들을 문인화풍 그림을 통해 소박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가득한 작품과 함께 봄날의 따스한 햇살이 전달되기를 기원한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전시는 5월6일까지.
 

<jsjang@ilyosisa.co.kr>

 

[박준수는?]

▲학력

단국대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과 동양화전공 미술학 박사
단국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석사
단국대 예술대학 동양화전공 학사

▲개인전

‘Hallucination 환각-해체된 풍경과 격리된 표상’ New Discourse, 사이아트도큐먼트(2017)
‘Hallucination 환각-가상의 분열’ KNOT PRIZE, 갤러리 너트(2017)
‘공(空)’ 서진아트스페이스(2017)
‘사무량심-자(慈metta)’ 비로자나 국제선원(2017)
‘Hallucination 환각-모호함의 경계’ 갤러리 여니(2016)
‘비유비공’ SETEC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2013)
‘Virus’ 갤러리 146market(2010)


▲수상 경력

경향하우징아트페어 금상(2006)
제1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2000)
동아미술대전 특선(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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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교체? 김문수<br>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대선후보 교체? 김문수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후보 교체를 강행한 데 대해 10일, 김문수 후보가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강력히 대응을 예고했다. 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선거캠프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밤에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역사에도 없는 반민주적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헌에 의하면 대통령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그 수임 기구인 전국위원회서 선출하게 돼있는데 전국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 교체를 결정해 버렸다.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줄곧 한덕수 예비후보를 정해 놓고 저를 압박했다”며 “어젯밤 우리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을 계속 할 것”이라며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 온 자유민주주의의를 반드시 지키겠다. 국민 여러분, 저 김문수와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김 전 후보 측은 이날 중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대통령 후보자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가 시간 끌며 단일화를 무산시켰다”며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쳤다”고 주장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서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게 당원들의 명령이었다”며 “우리 당 지도부는 기호 2번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께 단일화 약속을 지켜주실 것을 지속적으로 간곡히 요청드렸고 저를 밟고서라도 단일화를 이뤄주십사 부탁했다”는 권 비대위원장은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실패하고 말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비대위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비대위는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이날 새벽 비대위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한 예비후보를 대선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당원 투표를 거쳐 오는 11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마치면 대선후보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다. 일각에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이뤄졌던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후보 교체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 등의 다양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로 선출돼있는 공당의 후보를 두고,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무소속의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후보 접수도 이날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한 시간만 받았던 점, 한 후보가 32개에 달하는 서류를 꼭두새벽에 접수했다는 점 등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한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다. 앞서 이 선관위원장은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는 공지와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했다. 김 전 후보와 한 후보는 후보 단일화 문제로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지난 1차 회동에 이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모처서 가졌던 2차 긴급 회동서도 단일화 방식 등 룰에 대해 논의를 시도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그러자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단일화 없이 승리는 없다”며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권 원내대표는 “두 후보 간의 만남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며 “후보 등록이 11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늘(7일)은 선거 과정서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불과 27일 남았다.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며 “이재명 세력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 사실 공표죄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법원장 탄핵까지 공언하면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마지막 숨통까지 끊어버리려고 한다. 반면 우리는 단일대오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