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캔버스에 기록하는’ 신현정

예측 불가능한 대기를 담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신현정 작가는 “캔버스는 기록을 위한 사물로써 다뤄진다”고 말했다. 작업실과 모든 생활공간서 일어나는 환경적 상태, 변화, 조건은 작가에게 관측 대상이 된다. 즉 전시장에 걸린 작품은 회화보다는 아카이브 속성을 띤 기록물에 가깝다. 신 작가의 기록을 들여다보자.
 

소피스 갤러리는 지난 10일부터 신현정 작가의 개인전 ‘대기를 상대하는’ 전을 선보이고 있다. 신 작가의 회화와 설치작업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의 관계서 순간적으로 드러나는 심리·육체적 반응을 즉흥곡처럼 표현한다” 평을 받아왔다.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신 작가의 2013∼2016년 ‘날씨 회화’ 시리즈부터 2016년 ‘Sun Drawing’ 2017년 ‘물과 철’ 올해 신작 ‘하드보일드 티’ 시리즈 등이 소개된다.

즉흥적으로

신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아주 더운 여름날 시작된 작업으로, 피부로 날씨를 느끼는 감각과 그에 따른 심리 상태를 색으로 표현해 보려는 시도다. 스프레이를 캔버스 옆면에 분사해 대기 상태를 연상시키는 색 입자들로 화면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신 작가는 작업실과 그가 생활하는 모든 공간서 일어나는 환경적 상태, 변화, 조건들을 관측해 캔버스에 기록한다. 대기의 상태와 변화는 항상 유동적이고 불안정하다. 이런 흐름은 신 작가에게 포착돼 캔버스에 머무른다.


생활공간서 순간적으로 포착
회화보다는 기록물에 가까워

그의 회화가 종전과 다른 지점은 바로 여기다. 신 작가는 캔버스를 기록물로 다루고 있다. 즉 전시장에 걸린 그의 작품은 회화가 아닌 아카이브 속성을 띤 기록물인 셈이다.

신 작가는 작업 과정에서 스프레이를 사용한다. 스프레이는 회화의 전통적 도구인 붓이나 물감과는 다르다. 캔버스 옆면에 분사된 스프레이 원액은 그 입자가 튕겨져 대기의 상태와 조건에 따라 정면에 그 흔적을 남긴다. 대기를 뚫고 나아가는 스프레이 원액은 대기와 소통하고, 대기를 소환하면서 캔버스에 기입된다.
 

이는 매 순간 달라지는 감각적 경험 속에서 짧은 기억을 포착하는 행위다. 신 작가는 회화라는 매체의 고정된 의미와 형상을 넘어 자신의 시시각각 변하는 감각에 따라 순간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대기를 기록하는 회화로 그 의미를 확장시킨다.

신 작가는 1998년 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에서 1년을 공부한 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이후 2012년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원서 순수예술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대기 상태와 조건에 따라
변하는 스프레이로 표현

이후 2009년부터 현재까지 14회의 그룹전, 2회의 개인전을 진행했다. 


2009년 ‘Wonderful Pictures’ ‘Now/Here’ ‘Summer, Thursday, Library’ ‘SILKY NAVY SKIN’ ‘Report&Recall’ 등을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다수의 국내외 그룹전과 개인전을 통해 다양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소개해왔다.
 

2016년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와 지난해 강원문화재단 분홍공장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활동했다. 2014년 사이아트스페이스의 New Discourse 선정 작가, 2015년 갤러리 AG 신진작가 지원에 선정되는 등 실력이 입증되면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기억을 포착

소피스 갤러리 관계자는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신현정 작가의 실험적이고 섬세한 회화와 설치작업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고정된 의미의 회화 이미지를 벗어나 주변 환경에서 일어나는 섬세한 변화를 예리하게 감지하는 그만의 회화세계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어 “이번 전시서 신 작가의 신작이 처음 공개돼 기대가 크다”며 “작가의 감각적 경험의 결과물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3월6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신현정은?]

▲학력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원, 순수예술 석사(2010-2012)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애니메이션 학사(1999-2003)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1년(1998-1999)

▲개인전

‘대기를 상대하는’ 소피스 갤러리, 서울(2018)
‘점선면과 날씨’ 갤러리 AG, 서울(2015)
‘Double Bar’ 대학로 예술극장 Stage 3X3 윈도우 갤러리, 서울(2015)

▲수상 경력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 선정(2017)
안국약품 갤러리AG 신진작가지원 선정(2015)
New Discourse 선정 작가(최우수상), 사이아트스페이스(2014)
예술인 창작 디딤돌 사업 지원금, 한국 예술인 복지재단(2013)
KCCUK 주영한국문화원 공모 선정(2012)
Shortlist for Acme Chadwell Award, 런던(2012)
Alumni Scholarship Award, School of Visual Arts, 뉴욕(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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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교체?<br> 김문수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후보 교체?
김문수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후보 교체를 강행한 데 대해 10일, 김문수 후보가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강력히 대응을 예고했다. 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선거캠프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밤에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역사에도 없는 반민주적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헌에 의하면 대통령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그 수임 기구인 전국위원회서 선출하게 돼있는데 전국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 교체를 결정해 버렸다.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줄곧 한덕수 예비후보를 정해 놓고 저를 압박했다”며 “어젯밤 우리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을 계속 할 것”이라며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 온 자유민주주의의를 반드시 지키겠다. 국민 여러분, 저 김문수와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김 전 후보 측은 이날 중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대통령 후보자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가 시간 끌며 단일화를 무산시켰다”며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쳤다”고 주장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서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게 당원들의 명령이었다”며 “우리 당 지도부는 기호 2번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께 단일화 약속을 지켜주실 것을 지속적으로 간곡히 요청드렸고 저를 밟고서라도 단일화를 이뤄주십사 부탁했다”는 권 비대위원장은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실패하고 말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비대위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비대위는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이날 새벽 비대위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한 예비후보를 대선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당원 투표를 거쳐 오는 11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마치면 대선후보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다. 일각에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이뤄졌던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후보 교체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 등의 다양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로 선출돼있는 공당의 후보를 두고,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무소속의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후보 접수도 이날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한 시간만 받았던 점, 한 후보가 32개에 달하는 서류를 꼭두새벽에 접수했다는 점 등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한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다. 앞서 이 선관위원장은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는 공지와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했다. 김 전 후보와 한 후보는 후보 단일화 문제로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지난 1차 회동에 이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모처서 가졌던 2차 긴급 회동서도 단일화 방식 등 룰에 대해 논의를 시도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그러자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단일화 없이 승리는 없다”며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권 원내대표는 “두 후보 간의 만남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며 “후보 등록이 11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늘(7일)은 선거 과정서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불과 27일 남았다.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며 “이재명 세력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 사실 공표죄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법원장 탄핵까지 공언하면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마지막 숨통까지 끊어버리려고 한다. 반면 우리는 단일대오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