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3.31 17:37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국민의 눈이 두 갈래 갈림길에 쏠려 있다. 심판대에 오른 사람은 심판관의 결정에 따라 한쪽 길로 향하게 된다. 어느 길로 가든 혼란은 피할 수 없다. 복귀냐 파면이냐. 이제 판단만 남았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시작된 탄핵 정국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는 온 나라를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국민은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를 8년 만에 다시 보게 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탄핵 정국의 키를 쥐고 있는 상황이다. 칼자루 다시 쥐다 지난해 12월14일 국회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두 번의 시도 끝에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오면서 윤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심판대 위에 올랐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직후 심리에 돌입했다. 지난달 25일을 끝으로 10차에 걸친 변론이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10차 변론기일에 67분 동안 최후 변론을 했다. 탄핵소추의 핵심 배경인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해명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권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임기 단축 개헌, 책임총리제 등 복귀 이후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의 변론이 마무리되면서 헌재의 시간이 시작됐다. 헌재의 판단에 따라 윤 대통령은 물론 나라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탄핵안이 기각되면 윤 대통령은 바로 직무에 복귀한다. 현재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구속돼있지만 대통령의 업무 특성상 보석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대로 헌재 재판관 6인 이상이 탄핵안을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직을 잃게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파면이다. 탄핵이 결정되면 정국은 대선 모드로 바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3월 헌재 선고, 5월 대선 가능성이 거론된다. 헌재는 변론 종결 이후 숙의 단계에 들어갔다. 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평의를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의는 심판의 결론을 내기 위해 재판관들이 사건의 쟁점을 토론하는 과정이다. 통상 주심재판관이 검토 내용을 요약해 발표하고 재판관이 각자 의견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거미줄처럼 얽힌 사건 결과에 따라 변수될 듯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최종변론 이후 선고까지 각각 14일, 11일이 걸렸다. 2주 이내에 결과가 나온 셈이다. 문제는 노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 때와 달리 윤 대통령은 얽혀있는 게 많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시기가 앞선 두 전직 대통령 때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헌재는 ‘업무난’에 시달리고 있다. 윤 대통령 외에도 7건의 탄핵 심판 사건이 계류돼있다. 이 중 한덕수 국무총리, 최재해 감사원장을 비롯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 등 검사 3명이 탄핵소추된 사건은 변론이 끝났거나 종결 일정이 정해졌다. 일단 마은혁 헌재 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 관련 권한쟁의 심판 사건은 결론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7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를 대표해 마 후보자 불임명과 관련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장부 장관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을 재판관 전원 일치로 일부 인용했다.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를 임명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헌재는 지난해 12월26일 국회가 재판관으로 선출한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최 권한대행의 행위를 ‘부작위(행위를 하지 않음)’로 봤다.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재판관 선출을 통한 헌재 구성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다만 정형식·김복형·조한창 등 3명의 재판관은 권한쟁의 청구가 본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점은 적법하지 않다는 별개 의견을 냈다. 최 권한대행 측이 헌재가 권한대행 심판에 대해 각하해야 한다며 내세운 주장과 비슷한 취지다. 두 전직과 다른 상황 앞서 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31일 국회가 선출한 재판관 3명 가운데 조한창·정계선 후보자만 임명하고 마 후보자에 대해선 여야 합의가 없었다며 임명을 보류했다. 우 의장은 이를 부작위라고 문제 삼아 지난 1월3일 헌재에 이번 심판을 청구했다. 정치권은 헌재의 이번 판단이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에 미칠 영향에 관심을 쏟고 있다.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면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에 참여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마 후보자가 탄핵 심판 사건에 합류하게 되면 ‘갱신 절차’를 거쳐야 해 선고 시기가 늦춰지게 된다. 또 마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을 두고 논란이 나올 수도 있다. 마 후보자는 정치적 편향성 의혹을 받고 있다. 헌재의 판단에도 최 권한대행이 당장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잘 살펴볼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마 후보자의 임명이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총리의 탄핵 심판 사건 결과도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헌재는 지난달 19일 첫 변론을 열고 1시간30분 만에 절차를 종결했다. 선고만 남은 상태다. 한 총리는 지난해 12월27일 ▲비상계엄 방조 ▲헌법재판관 미임명 등 5가지 사유로 탄핵소추됐다. 국회 측은 한 총리가 비상계엄 해제를 지체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 총리는 “대통령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사전에 알지 못했다. 대통령이 다시 생각하도록 최선을 다해 설득했다”고 반박했다. 또 헌재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사안에 “대통령 권한대행은 민주적 정당성에 한계가 있는 임시적 지위”라며 국회 합의가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 총리의 탄핵 심판 결과 역시 윤 대통령 사건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윤 대통령 측은 그동안 한 총리 탄핵 심판을 윤 대통령 사건보다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헌재가 한 총리의 탄핵안을 기각하면 즉각 업무 복귀가 이뤄지는데 이렇게 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최 권한대행의 헌재 재판관 임명 등이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복귀·파면 기로 섰다 여기에 한 총리의 탄핵소추 의결정족수를 둘러싼 권한쟁의심판도 있다. 국회서 한 총리를 탄핵소추할 당시 의결정족수를 151명으로 봐야 하는지, 200명으로 봐야 하는지를 따지는 문제다. 헌법에 따르면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은 탄핵 시 재적 의원 과반(151명), 대통령은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찬성표가 있어야 탄핵안이 가결된다. 한 총리의 경우 탄핵안 의결 당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그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었다. 한 총리를 국무위원으로 봐야 하는지, 대통령으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 쟁점이 벌어진 것이다. 우 의장은 한 총리의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를 151명으로 정했다. 당시 국회의원 192명의 ‘가’표로 한 총리의 직무가 정지됐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에 ▲마 후보자 임명 권한쟁의심판 ▲한 총리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 권한쟁의심판 ▲한 총리 탄핵 심판 사건 등이 얽혀있는 셈이다. 선고 시기와 결과가 탄핵 심판 사건의 변수가 되는 만큼 헌재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 자체도 쟁점이 많다. 헌재가 10번의 변론기일을 진행하는 동안 군, 경찰, 정부 부처 관계자 등 총 16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과정서 드러난 쟁점은 총 5가지로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성 ▲포고령 1호 발표 ▲군‧경 동원 국회 봉쇄 ▲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정치인‧법조인 체포 지시 등이다.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성은 당시 상황이 헌법에 명시된 계엄 요건에 부합했는지가 쟁점이다. 헌법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 입법 폭주, 국가 예산 삭감 등을 언급했다. 비상계엄 위헌성·정치인 체포조 증언 엇갈린 5가지 쟁점 판단은? 또 비상계엄 선포 전 진행한 국무회의가 절차적 요건을 갖췄는지도 다툼이 있다. 계엄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때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헌재에 출석한 국무위원들의 증언은 엇갈렸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에) 형식적·실체적 흠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반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참석 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고령 1호의 위헌성도 쟁점으로 분류된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온 포고령 1호에는 국회와 정당의 일체 정치 활동 금지,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 처단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국회 활동을 제한하는 부분이 문제로 떠올랐다.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대통령의 권한으로 가능하지만 헌법에 입법부의 활동을 제한한다는 부분은 없다. 이 과정서 계엄군이 국회로 들어온 점이 또 다른 쟁점으로 제기됐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윤 대통령과의 통화 과정서 들었다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의 진위를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의원’ ‘요원’ ‘인원’ 논란이 불거진 부분이다. 곽 전 사령관은 진술 과정서 인원이라고 진술을 바꾸면서 인원을 ‘국회의원’으로 알아들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치인·법조인 체포조 지시 여부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체포 대상의 이름을 들었다고 진술하면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홍 전 차장이 적었다는 ‘체포조 명단 메모’는 조작설이 불거지는 등 내내 논란이 됐다. 계엄군의 선관위 압수수색은 ‘부정선거’ 논란으로 번졌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왜 선관위에 계엄군을 보냈냐는 질문에 부정선거를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부정선거 정황이 의심되는 만큼 군대를 보내 확인하려 했다는 게 윤 대통령 측 논리다. 부정선거 논란은 탄핵 반대 집회의 핵심 주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재명 선고 변수 될까? 흥미로운 대목은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2심 재판 선고기일이 맞물릴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고법 형사6-2부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항소심 판결 선고를 오는 26일에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심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형량으로 대법원서 확정되면 피선거권 박탈로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헌재의 선고일은 통상 2~3일 전에 공개된다. 내달 18일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퇴임이 예정된 만큼 헌재의 선고는 늦어도 3월을 넘기지 않을 공산이 크다. 말 그대로 ‘운명의 3월’이 될 전망이다. <jsjang@ilyosisa.co.kr>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명태균·김건희 게이트’ 사건이 창원지검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됐다. 주요 피의자들의 거주지가 수도권에 위치한다는 게 이유다. 중앙지검은 창원지검 특별수사팀보다 월등한 수사력을 갖추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강제소환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사실상 야권발 특검을 막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명태균 게이트’는 이제 김건희 게이트로 불리기 시작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김 여사가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눈 증거들이 드러나면서 공천 개입 의혹의 실마리도 풀리고 있다. 창원지검 특별수사팀은 이 사실을 지난해 11월부터 알고 있으면서도 김 여사를 조사하지 않았다.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이송한 수사팀은 막판 승부수를 던졌다. 특별수사팀 신뢰 박살 중앙지검은 지난 17일 창원지검으로부터 명씨를 둘러싼 선거 개입 의혹과 대선 경선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 각종 사건을 이송받았다. 지난해 11월 창원지검에 12명 규모의 명태균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부산지검 2차장)이 꾸려진 지 세 달여 만이다. 검찰은 “사건 관련자 대부분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고, 행위지도 주로 서울 지역인 점을 감안했다”고 이송 이유를 밝혔다. 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차장검사 등 전담수사팀 검사 7명이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 소속으로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기존 중앙지검 검사들은 관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와 편의성 등을 고려해 ‘서울팀’과 ‘창원팀’으로 수사팀을 나눴다. 검찰 관계자는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등이 조사 받을 때 창원지검 검사가 서울까지 왔다. 대부분 수도권이 거주지인 사람들은 서울동부지검서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역 범죄에 가까운 창원 국가산업단지 정보 누설 의혹, 명태균 처남 남명학사 특혜 채용 의혹 등은 창원지검서 계속 수사한다. 중앙지검은 공천 개입 의혹 사건부터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앞서 ‘명태균 황금폰’ 포렌식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보궐선거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9일 명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윤상현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 김건희 여사가 “당선인이 지금 전화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잘 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등 공천에 개입한 듯한 정황이 다수 드러났다. 그러나 창원지검은 김 전 의원과 명씨를 기소했을 뿐 김 여사에 대한 수사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창원지검, 여사 개입 정황 알고도 침묵 조사 통보도 안 해…정치적 여파 부담? 창원지검은 명씨 핸드폰 포렌식을 통해 대선 경선 국면이었던 지난 2021년 8~10월 윤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국힘 책임당원 5044명 여론조사 결과’ 등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최소 네 차례 무상으로 제공받은 정황을 확인했다. 특히 명씨 측 법률대리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 20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지난해 2월18일 김 여사와 김 전 의원 사이에 오간 대화 내용을 언급했다. 남 변호사는 “김 전 의원이 김해공항서 김포공항으로 가는 길에 김건희 여사와 김해 출마 건으로 몇 차례 텔레그램 전화로 통화했고, 김포공항에 도착한 후에는 김 여사가 텔레그램이 아닌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창원 의창구에 김상민 검사가 당선되도록 지원해라. 그러면 선거가 끝나고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공기업인지, 어떤 부처 장관 자리인지에 대해서는 특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남 변호사는 이 같은 내용을 “명씨로부터 들었다”며 “일반 휴대전화 통화로 이뤄진 대화이기에 녹음이 돼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김 검사를 지원하라는 김 여사의 제안에 김 전 의원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의원이 ‘김건희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내가 지난 대선 때 얼마나 죽을힘을 다해 도왔는데 자기 새끼 공천주려고 5선 의원인 나를 자르고, 그것도 모자라서 나보고 지 새끼를 도우라고?’라며 격분했다”고 강조했다. 남 변호사는 “이 일이(3월1일) 칠불사 회동(개혁신당 이준석·천하람 측과 김영선·명태균 측의 접촉)과 연결된다”며 “이 대화 내용을 칠불사 회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줬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이 통화가 (김 전 의원의)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 입당 타진의 트리거가 됐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이후 무산된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적 견해를 전제로 “개혁신당 이미지가 ‘개혁’으로 김영선 전 의원은 이미지에 맞지 않았던 것 같고 ‘이 정도로 (윤석열 정권에) 타격을 줄 수 있을까. 약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알면서 미공개 창원지검은 김 여사가 국민의힘 공천에 깊숙하게 개입한 정황을 지난해 수사를 마무리하기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지난 13일 <뉴스타파>는 창원지검이 지난해 11월9일 작성한 수사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검찰은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의 통화 녹음파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두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된 통화였다. 검찰은 이 의원과 명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도 확보해 ‘공천 개입’ 의혹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봤다. 먼저 이 의원은 명씨에게 “창원 의창구가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이 아닌, 경선이 될 것 같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명씨는 김 여사가 “윤상현 의원(공천관리위원장)에게 두 번이나 전화를 했다”면서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이 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에게 “사모님과 당선인에게 물어보세요” “사모님이 대표님께 전화할 겁니다”면서 김 여사가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을 확정했다는 취지로 반복해서 말했다. 이들의 대화 말미에서 명씨는 이 의원에게 “의문이 있으면 사모님께 전화하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마지막 카톡 대화 1시간 뒤인 5월9일 오전 10시1분이다. 검찰은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하며 녹음한 사실을 확인했다. 녹음파일의 제목은 ‘통화녹음 윤석열대통령_220509_100104’. 2분30초짜리 파일이다. 검찰은 명씨가 이 녹음파일을 저장한 USB를 자신의 PC에 꽂아서 지난 2023년 4월과 7월경에 수차례에 걸쳐서 재생한 사실을 PC 포렌식을 통해 파악했다. 지난해 민주당이 공개한 20초 분량의 윤 대통령 육성이 이날 녹음된 통화 중 일부다. 같은 날 명씨는 이 의원에게 “윤 대통령께서 저한테 전화오셨습니다. 윤한홍·권성동 의원에게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하시면서 윤상현 의원에게 전화해서 김 전 의원으로 전략공천 주라고 전화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계속 나오는 연락 내역 검찰은 명씨가 김 여사와 약 1분간 통화하며 녹음한 사실도 파악했다. 검찰은 두 사람의 통화 녹음파일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명씨가 자신의 PC서 해당 파일을 재생한 시점까지 확인해 수사보고서에 담았다. 하지만 정작 통화 내용은 보고서에 담지 않았다. 통화 재생기록만 있을 뿐 녹음파일은 없다고 적시했다. 수사보고서 작성 한 달여 뒤인 지난해 12월12일, 명씨는 황금폰(갤럭시 2대)과 USB를 검찰에 제출했다. 명태균-윤석열, 명태균-김건희의 통화 녹음파일은 ‘깡통 로봇’ 모양의 USB에 저장돼있었다. 검찰 제출 전 명씨 측은 패턴 잠금을 풀지 못한 황금폰(갤럭시 엣지)을 복제하지는 못했지만, USB는 복사해서 따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2월18일부터 3월1일까지 11차례에 걸쳐 김 여사와 통화나 문자로 연락했다. 검찰은 명씨가 지난해 2월18일 김 여사에게 “김 전 의원은 김해에 연고가 없어, 경선에 참여하면 이길 방법이 없다”는 취지로 단수공천을 요청하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고, 김 여사는 “단수공천을 주면 좋지만 기본 전략은 경선”이라고 답한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은 김 여사와 명씨의 이 텔레그램 대화가 오후 3시30분쯤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김 여사는 1시간여 뒤인 오후 5시쯤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6초, 11분9초간 통화했고 오후 8시24분 즈음 1분38초간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의원 측은 당일 밤 현역 지역구인 창원 의창 출마를 포기하고 김해 갑에 출마하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명씨는 이 외에도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 공천 당시 컷오프(공천 탈락) 위기에 처한 김진태 당시 강원도지사 예비후보에게 김 여사의 연락처를 건넸다. 지난 2022년 4월13일 오전, 김 지사는 명씨에게 “저는 이 상황서도 명 대표님 믿고 어젯밤 잘 잤다. 집채 만한 파도가 밀려오는데도 조개 몇 개 주우러 강원도 정선으로 출발했다. 부디 이 고난을 이겨내길 믿는다. 아멘”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특혜성 출장 조사 사실상 불가능 “특검 막아야” 3월 초 소환 전망 이날 밤 10시39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황상무 전 수석의 전략공천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김진태 캠프가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내용도 기사에 담겼는데, 이는 김 지사가 자신의 컷오프를 미리 알았던 정황으로 풀이된다. 명씨는 지난해 말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 측으로서는 태극기 부대를 뒤에 업고 있는 김진태와 화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2021년 6~7월쯤 양측이 서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해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김 지사는 명씨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미리 알고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공관위가 황 전 수석을 단수공천하겠다고 발표하자, 김 지사는 이날(4월14일) 오전 9시45분 명씨에게 “황상무 단수 추천”이라는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1분 후인 오전 9시46분, 명씨는 강혜경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제 김진태 날아갈라 하다가 어젯밤에 살렸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같은 날 오전 11시10분 “공관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명씨에게 보내면서 “제 입장문 이렇게 냈다”고 했고, 명씨는 “잘하셨다”고 답했다. 4일 후인 4월18일 오후, 국민의힘 공관위는 황 전 수석 단수공천을 뒤집고, 경선을 하기로 결정한다. 검찰 수사보고서에는 김 지사가 명씨의 가족을 강원도청과 도지사 공관에 초청해 찍은 사진도 포함돼있다. 김 지사가 명씨를 얼마나 각별히 챙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명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진태가 레고랜드 사태 등등과 관련해 저에게 자문을 구해서 도와준 일이 있다 보니, 저희 가족을 강원도청에 초청해 찾아간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검찰 수사보고서에는 김 지사가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는 묘책을 명씨와 상의하는 대화 장면도 다수 포함됐다. 중앙지검은 윤 대통령보다는 김 여사를 먼저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내란·외환죄 외에는 불소추특권을 적용받는 현직 대통령인 데다 12·3 비상계엄으로 구속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과 형사 재판을 받고 있어 당장 조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드러났는데 침묵 일관 법조계에서는 지난해 디올백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게 수사 특혜를 줬다는 정치적 비판으로 인해 소환조사를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번엔 청사로 직접 부를 것으로 보인다. 이원석 전 총장이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던 사안까지 고려하면 중앙지검 내 갈등이 수사 시작 전부터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특검이 변수”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지난 11일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하고 오는 27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오혁진 기자 =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의 처남 김모씨가 강남구 신사동 H 유흥업소서 대선 준비를 도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씨는 윤석열 선거대책본부 업무 전반에 관여했고, 지방선거 예비 후보자에게 억대의 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처남 김씨도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전성배씨는 대선 당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본부장으로 역임한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의 고문이었다. 전씨의 딸과 처남 등 가족도 네트워크본부에 몸담아 활동했다. 지난 2022년 선대본부 관계자들은 전씨가 비공식 통로로 가족을 동원해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의사결정에 개입하면서 ‘비선 실세’로 활동했다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신사동 소재 H 룸살롱 확인 일명 ‘찰리’로 불리는 전씨의 처남 김씨는 지난 대선 기간인 2020~2021년경 강남구 신사동 소재에 H 룸살롱에 출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속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돼 유흥주점 등은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감염병 예방 수칙을 어겼다가 적발된 업소들이 줄줄이 문을 닫던 시기였다. H 업소 사장 등 다수의 증언에 따르면, 김씨는 팬데믹 시기에 기업인 최모씨, 국회의원, 윤석열 대선캠프 경호팀장 고모씨 등과 함께 해당 업소 등 텐프로를 방문했다. 텐프로는 상위 10% 연예인급 외모의 여성 종업원이 접대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높은 가격으로 유명하다. 김씨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값을 쓰며 지인들과 함께 대선 준비를 도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과정서 김씨가 단골로 다니던 텐프로가 경찰 단속을 두 차례나 당했음에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김씨는 ‘김건희 여사 측근’임을 주장하며 경찰로부터 부당한 혜택을 봤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H 업소 마담 A씨에 따르면 “김씨가 힘을 써서 막대한 벌금 처분을 받지 않게 만들었다”고 한다. 김씨는 직접 룸살롱을 차리기도 했는데, 해당 업소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김씨의 힘이 김 여사로부터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씨의 입을 빌려 “김건희가 건진법사의 말을 잘 듣고 윤석열은 무릎을 꿇을 정도로 김건희 말만 듣는다”며 “윤석열이랑 친하진 않지만 우리는 건희 누나가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김씨는 H 업소 이외에도 강남의 여러 룸살롱을 전전했다. 억대 술값 대부분은 외상인 것으로 드러나 ‘마담’들의 공분을 샀다. 이들이 15차례 H 업소서 마신 외상 술값 1억5000만원은 최씨가 갚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캠프 당시 수행비서 건진 처남 ‘찰리’ 주축 재력가인 최씨의 아버지는 모 제약회사를 인수해 부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상도서 국가 위임 사업을 운영해 돈을 번 것으로 추정된다. 윤석열 대선캠프 경호팀장 고씨는 언론과 인터뷰서 “김씨 등과 룸살롱서 한차례 만난 정도의 관계”라며 깊은 관계임을 부정했다. 고씨는 국가안전경호협회 소속으로 알려졌다. 국가안전경호협회는 비영리 기관 단체로 사회 안전 활동 및 경호원들의 복지, 경호 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 2001년 설립된 단체다. 고씨는 아동·청소년 사회 안전 자문위원, 행정안전부 안전보안관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김씨와 동석한 국회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지역구가 지방인 다선 의원”이라며 “해당 의원은 김씨가 룸살롱을 다니면서 대선을 모의했다는 내용을 언론사들이 취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유흥주점서 일했다는 의혹도 또다시 불거졌다. 마담 A씨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대선 기간에 룸살롱 접대부 등이 윤석열 대선 지지를 명목으로 대선캠프 임명장을 받았다’고 내게 말했다”며 “김씨의 일행인 윤석열 대선캠프 경호팀장에게 경호원 배지도 받아 집에 보관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력가 최씨가 김 여사를 ‘친한 누나’라고 지칭했다”며 “최씨는 과거 김 여사를 ‘술집 화류계 출신’이라고 표현했다”면서 “(김건희가)윤석열을 위해 술을 따르면서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불미스러운 내용까지 최씨가 자신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김씨 측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이 잠적한 상태다. 윤 후보 선대본부에는 김씨를 비롯한 전씨의 가족이 관여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씨는 네트워크본부서 꾸린 ‘현장지원팀’ 소속으로 윤 후보를 밀착 수행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7월6일 윤 대통령이 대전 현충원과 카이스트를 방문할 당시 김씨가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 소속 다선 누구? 전씨의 딸도 국민의힘 당내 경선 때부터 2022년 초까지 윤 대통령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 촬영 등 업무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본부는 “김씨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했고 딸은 아마추어 사진작가로서 행사를 촬영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활동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비공식적으로 대선 모의를 도모한 김씨와 달리 전씨는 정치권에 깊게 개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지방선거 예비 후보자에게 억대의 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씨에 대한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했다. 지난달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씨에 대해 이달 초 출국금지 기간 연장을 신청해 법무부로부터 승인받았다. 검찰은 전씨로부터 확보한 휴대전화에 대해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내역 일부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전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전씨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 영천시장 자유한국당 후보 경선에 출마한 한 예비후보로부터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 약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정·재계서 ‘건진법사’로 알려졌다. 전씨가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부터 대권 도전을 결심하도록 도왔다는 주장과 함께 자신은 ‘국사’가 될 사람이라고 소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국사는 신라와 고려시대 왕의 자문 역할을 하는 고승에게 내린 칭호다. 전씨는 윤 후보의 선대본부 하부 조직인 ‘네트워크본부’서 고문으로 인재 영입에 관여했다. 네트워크본부는 당시 권영세 선대본부장직속인 ‘조직본부(본부장 박성민)’ 산하 조직이다. 네트워크본부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전 사무총장(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이 이끈 바 있다. 수상한 접대 자리 선대본부 관계자는 “주요 인재는 전씨가 면접 보고 난 뒤 합류가 결정된다”며 “(전씨에게)고문이라고 호칭하지만 (전씨가)윤 후보와 각별해 보이는 데다 위세가 본부장 이상이어서 ‘실세’로 불린다”고 전했다. 전씨는 선대본부에 합류하기 전 서울 역삼동 지하철 9호선 언주역 인근의 한 단독주택 2층에 ‘일광사’라는 법당을 차리고 신점, 누름굿(신내림을 막는 굿) 등 무속 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대한불교 조계종과 무관한 ‘일광조계종’ 총무원장 등의 직함으로 대외활동을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소개로 전씨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2년 1월 윤 대통령 선대본부 내에는 전씨의 개입에 대해 상당한 불만이 드러났다. 전씨가 캠프 고문으로 있을 당시, 윤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 관리, 인사 등이 결정되는 과정에 개입하면서 조율이 끝난 후보의 동선과 메시지가 뒤집히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체 누가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냐”는 불만이 속출했고, 원인을 추적한 끝에 ‘전 고문’이 지목됐다고 한다. 당시 선대본부 대변인실은 전씨가 고문으로 활동하게 된 배경을 묻자 “공개된 직책 이외에 선대본부 구성원 현황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후 선대본부 공보단은 “전씨는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일한 적이 없다. 무속인이란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전씨가 김종인의 방출에도 깊이 연루돼있고, 이준석을 공격할 때도 네트워크본부가 나섰다고 한다. 네트워크본부 산하 ‘뉴미디어팀’의 일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는 ‘네이버 댓글 부대를 모집한다’는 게시글이 존재하는 등 여론조작 정황이 포착됐다. 기업인, 국회의원, 경호팀장 등 참석 모두 15차례 모여 하루 수천만원씩 주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윤 대통령 비판 기사에 ‘상위 댓글 좋아요’와 ‘공격 댓글을 써 달라’는 지시가 있었다. 특히, ‘윤석열 후보의 유튜브 구독자 수를 오늘 밤 11시까지 23만명으로 만들어달라’는 지시도 있었다. 정치 뉴스에는 ‘1일 1댓글, 1좋아요’를 달라는 지시도 있었다. 네트워크본부는 윤 후보의 경호와 관련해서도 공식수행팀과 별도로 ‘현장지원팀’이란 사설경호팀을 꾸렸다. 이들이 사람들을 거칠게 밀치는 등 물의를 빚어도 선대위가 제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씨는 지난 2020년 여름부터 측근들에게 “윤석열 검사가 대통령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가 윤 검사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뭔가 결정하거나 결심해야 할 때 윤 검사가 물어오면 답을 내려준다”고 말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때다. 전씨는 또 “윤 총장이 수사 사안에 대해서도 조언을 구했다”는 말을 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지인은 “(전씨가)윤 검사가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는지, (국민들께 윤석열을)각인시키려면 수사해야 하지 않겠는지를 물어온 적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전씨는 “이 총회장도 ‘하나의 영매’라며 당신이 대통령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손에 피 묻히지 말고 부드럽게 가라고 다독여줬다”고 조언한 사실을 언급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실제로 윤 대통령은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라는 법무부 장관 공개 지시를 제가 불가하다고 했다. 압수수색은 방역과 역학조사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어 전씨 주장에 힘이 실렸다. 댓글부대 상의했나? 신천지 교회는 전씨가 기획실장으로 재직한 일광조계종 관계 사찰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종교대통합 행사 등을 함께 진행한 인연이 있다. 전씨가 선대본부서 ‘실세’로 불리며 캠프 일에 관여한 것은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윤 대통령은 전씨와의 친분에 대해 “지인을 통해 1∼2차례 만난 게 전부”라고 말했다. <smk1@ilyosisa.co.kr> <hounder@ilyosisa.co.kr>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은 “비상계엄은 잘못됐지만, 탄핵은 안 된다”는 말로 강성 지지자들과 중도층의 마음을 한꺼번에 얻으려고 한다. 이질적인 집단의 지지를 모두 얻으려면, 융통성 있는 정치력과 지휘력·통솔력을 갖춰야 한다. 국민의힘에선 과연 누가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지난 12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선 서울시·서울연구원이 주최하고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이 주관한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가 진행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지방정부에 예산·인력·규제·교육·고용·이민 등 권한을 이양해 중앙집권적 국가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국을 5개의 초광역 경제권으로 나눠, 각 지역의 강점을 극대화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경제 중심지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5대 강소국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A지만, B다” 국힘 유행어 이날 토론회엔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이양수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포함한 소속 의원들 48명이 참석했다. 김기현 의원·추경호 전 원내대표 등 친윤(친 윤석열)계 핵심과 김상욱·김예지·김건 의원 등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도 다수 참석했다. 오 시장의 지지자들도 다수 참석해 환호했다. 국민의힘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대한 강도 높은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문 대행이 고등학교 동문 카페에 게재된 미성년자 음란물에 직접 댓글을 달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사진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가 조작한 사진이었다. 국민의힘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지난 14일 “여러 일을 처리하는 과정서 사실관계 점검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당이 국민께 사과드릴 부분”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90여명은 문 대행의 자택이 있는 아파트단지서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17일 ‘음란 수괴 문형배’ 등 피켓을 들고, ‘문형배 사형’ 등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 18일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헌법기관 및 국가기밀 취급 기관에 외국인 공무원 임용을 제한하고, 이미 임용된 외국인·복수 국적 공무원에 대한 보안 심사를 대폭 강화한다”는 취지의 국가공무원법 및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엔 ‘헌법연구관과 사무처 공무원 임용 시 대한민국 국적 보유 필수 명시’ ‘외국 국적자 및 복수 국적자인 공무원에 대한 국가보안 심사 및 재임용 심사 제도 도입’ 등 내용이 포함된다. 이에 대해선 “중국 개입설을 토대로 한 부정선거론을 헌재와 연결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서 ‘조기 대선’이란 말은 금기어로 통하고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인용되면, 60일 안에 대선이 진행된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를 가정한 조기 대선 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겉으로는 조기 대선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실질적으론 윤 대통령을 두둔해 강성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오 시장 등 중도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 대선주자를 사실상 관리하는 ‘양다리 작전’으로 대비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KPI뉴스>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16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범보수 대선주자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22.3%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15.1% ▲오세훈 서울시장 9.6%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8.8% ▲홍준표 대구시장 7.0%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4.9%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3.6%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2.6%를 기록했다. 이재명 유죄로 중도 낙마 구상? 윤 대통령 하야로 필승 재집권? 다만 이들 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양자 대결을 가정한 조사에서 이 대표를 추월하는 수치를 기록한 주자들은 없었다.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되는 상황서 조기 대선이 진행되면, 김 전 장관과 오 시장이 큰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유 전 의원과 한 전 대표는 당내 비토 세력의 지지 비중이 크다. 홍 시장과 안 의원은 당내 기반이 약하다. 국민의힘으로선 김 전 장관과 오 시장의 대결로 흥행몰이 해서 보수와 중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이 대표에게 대적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타오르고 있는 적잖은 불씨다.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민의힘은 집토끼 단속에 치중했다. 그러다 보니, 논리적 모순과 엇박자가 속출하고 있다. 집권당이자 원내 제2당이 폭동을 공공연하게 옹호할 순 없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지난 1월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대해서도 “폭력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20일 “불법·폭력 행위는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면서도 “야당 대표에게도 똑같은 사법적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는 등 강성 지지자들을 의식한 발언도 내놨다. “A지만 B다”라는 논리는 국민의힘이 지난해 12월부터 유지해오고 있는 논조다. 이들 주요 구성원들은 정국 관련 발언을 할 때마다 “비상계엄은 잘못됐지만”이란 단서를 달고 나서 견해를 밝힌다. 나 의원은 지난해 12월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비상계엄은 당연히 잘못된 일”이라면서도 민주당을 비판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지난 15일엔 “더불어민주당은 ‘계엄 유발자’ 역할을 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헌재와 민주당을 격렬하게 비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지난 1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서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과도한 조치”라면서도 헌재와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더니 한술 더 떠 “제가 비상계엄 해제 표결 현장에 있었어도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은 잘못됐다”는 말은 세간의 비판과 중도층의 시선을 의식하는 표현일 가능성이 크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란 말도 강성 지지자들을 의식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보니 “A지만, B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물론 A와 B는 양립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잘못된 일이지만, 상대방이 유발한 것이기 때문에, 고치진 않겠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 구조가 만들어진다. 하야설에 날 선 반응 권 비대위원장은 부정선거론에 대해서도 “A지만 B다”라는 발언 구조를 이어나갔다. 그는 “부정선거가 있다고 단정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선관위가 나서서 객관적인 검토를 받겠다고 얘기하는 것도 어떨지 생각해봤다”며 애매한 발언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부정선거 음모론을 강경하게 주장하는 한국사 일타강사 전한길씨에 대해선 “큰 영향력을 가진 분이 그렇게 전향하신 부분에 대해선 굉장히 감사하다”는 등 ‘본심’을 드러냈다. 전씨가 과거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서 활동했던 것을 고려한 발언이었다. 국민의힘의 양다리 작전은 당 안팎에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민의힘 구성원들의 그 많은 “A지만 B다”를 모두 모아 요약하면 “비상계엄은 잘못됐지만, 탄핵은 기각돼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탄핵 기각 시 윤 대통령은 이론상으론 직무에 복귀한다. 그런데 현재 윤 대통령은 피고인 신분으로 서울구치소에 갇혀 있다. 구속 피고인은 원칙상 2개월 동안 수감되지만, 심급별로 2회에 걸친 연장을 할 수 있으므로 심급당 최장 6개월까지 수감이 가능하다. 피고인에 대한 구속 기간 연장은 통상적으로 대부분 이뤄진다. 서울구치소서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 회의를 진행할 수 있을까? 서울구치소서 국빈을 맞이할 수 있을까? 각종 행사에도 한 발짝도 갈 수 없다.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현실적으로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해답으로 ‘이재명’이라는 세 글자에 집중력을 투입한다.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지역구(부산 수영)에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시당도 부산 전체에 이 현수막을 내걸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설 연휴 동안 (많은 사람이)‘이재명은 안 된다’는 강한 이야기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가장 바라는 그림은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항소심서 사실상 낙마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제1심서 징역 1년형·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서도 이 형량이 유지되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항소심이 빨리 진행돼 집행유예 선고를 유지하고 상고심도 빠르게 진행돼 확정하면, 국민의힘은 더 수월한 상태서 조기 대선을 치를 수 있다. 이 때문인지, 국민의힘은 당 차원서 재판을 통한 이 대표의 조기 낙마를 노리고 있다. 그림은 크지만… 당 법률자문위원장을 맡은 주진우 의원은 지난달 22일엔 항소심 재판부에 신속한 재판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지난 9일엔 이 대표가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을 비난하면서 신속한 재판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또다시 제출했다. 이를 고려해서인지, 일각에선 ‘윤 대통령 하야설’도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지난 13일 변론기일서 “헌재가 탄핵 심판을 지금처럼 한다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지난 14일 YTN 라디오 <이익선·최수영의 이슈앤피플>에 출연해 “이재명 재판만으로 여론을 크게 흔들기 어려울 것”이라며, “진짜 변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하야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하야가 선거판을 크게 흔들 수 있다”며 “동정 여론이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반이재명 진영에도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그 근거로 “인기와 아쉬움이 있을 때 하야를 선언하는 것이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반영되면 윤 대통령의 형사재판서도 불구속 재판 가능성이 커지고 이 대표와 민주당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것을 제시했다. 물론 윤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은 모두 이를 부인하고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일원인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 14일 채널A와의 인터뷰서 “하야를 운운하는 건 탄핵 공작하는 이들의 사악한 상상력이자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권 비대위원장도 “현실적으로 고려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이를 견제하기 위해 직접 반응을 보였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하야 꼼수는 꿈도 꾸지 말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도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승만의 길을 가건, 박근혜의 길을 가건, 국민 관심 밖이며, 그 선택은 이미 늦었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일국의 집권당이자 보수 대표 정당이란 점을 통찰할 필요가 있다. 책임 있는 유력 정당은 재집권 명분을 청사진 제시를 통해 찾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국민의힘의 정치철학과 정책이 얼마나 빈곤한지 드러내고, 이 대표의 맞상대로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대선주자가 부재한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자폭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각 당의 강성 지지자들과 중도층은 이질적인데, 이는 민주당도 경험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중도층 공략을 위해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조항 허용 ▲상속세 완화 등 ‘잘사니즘’을 제시했다. ‘강성+중도’ 두 마리 다 놓칠라 이질적 집단 아우를 정치력 부재 그러자 노동계가 민주당에 반발하는 일이 있었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며 “우향우 깜빡이를 켰으면 계속 우측으로 달려주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강성 지지자들은 요란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서 지지 정당을 압박한다. 반대로 중도층은 조용하다. 양당으로부터 각각 실리를 얻길 바라면서, 그때그때 양당을 선택한다. 조용하므로 반응은 선거서만 확인할 수 있어, 경향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파악하기 어렵다고 무시할 수 있는 비중도 아니다. 양당은 각각 30~40%의 지지를 얻고 있고, 무당파는 20~30%의 비중을 차지한다. 딜레마는 이로부터 비롯된다. 강성 지지자든 중도층이든, 선거에선 각각 1표씩밖에 행사할 수 없다. 강성 지지자들의 불만을 사지 않으면서 중도층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융통성 있는 정치력과 지휘력·통솔력을 갖춰야 한다. 호감을 얻기에 비교적 어렵지 않은 강성 지지자들에 의존하는 정치로는 정당과 정치인의 지휘력·통솔력을 확인할 수 없다. 이질적인 두 집단을 모두 묶을 수 있는 지휘력·통솔력이야말로 진정한 정치력이다. 이는 현대 정치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1997년 제15대 대선 당시 DJP연합과 국민신당 이인제 당시 후보가 신한국당을 탈당한 흐름을 타고 약 39만표 차이로 신한국당 이회창 당시 후보를 상대로 신승했다. 이회창 후보는 당내 경선을 함께 치른 후보들을 통합하는 데 실패해 이인제 후보의 탈당을 막지 못했다. 이 후보는 5년 후 제16대 대선에 다시 출마했지만, 김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원하면서 재차 낙선했다. “개혁 성향의 영남권 대선후보를 선택해 영남권 표심 일부를 이탈시키고, 호남이 전력으로 지원한다”는 김 전 대통령의 대전략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국민의힘엔 당 지도부와 유력 대권주자를 가리지 않고, 이질적인 집단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정치인이 잘 보이지 않는다. “A지만 B다”라는 어설픈 모순 발언까지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하면 양쪽의 반발만 살 뿐, 둘 다 놓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그림만 클 뿐, 치명적인 모순이 될 수도 있다. 강성 지지자들은 모순을 두려워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두둔한다. 중도층은 양당 모두를 객관적으로 살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모순에 민감하다. 모순이 큰 정치인일수록 지지하길 꺼린다. 지난 20대 대선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일컬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표현이 유행했던 이유도, 두 사람 모두 사적 행보와 공적 언행의 불일치가 컸기 때문이었다. 어설프면서 솔깃한 이유 국민의힘은 배출하는 대통령마다 구치소로 가는 일이 연이어 발생했다. 하지만 의원들은 대통령의 일부 핵심 측근 외엔 지역구를 토대로 정치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일이 거듭되면, 의원들은 겉으로만 대통령을 두둔할 뿐, 몰락한 대통령을 가차 없이 버리고 자신의 정치 생명에 몰두하는 것을 체화하게 된다. 따라서 중도 성향 대선주자를 옹립했다가 중도 공략 실패로 대선에 패배할 경우, 책임을 그 중도 성향 대선주자에게 뒤집어씌우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특정 인물에게 책임을 몰기는 쉬운 탓이다. 국민의힘의 ‘양다리 작전’이 어설프면서도 솔깃할 수도 있는 이유다. <ctzxp@ilyosisa.co.kr>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최근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개헌이다. 매번 대선 때마다 돌림노래처럼 개헌을 외치지만 한 목소리로 모이지 않는다. 1987년 이후 개헌을 성공한 대통령이 아무도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일까? ‘탄핵 물타기’부터 ‘이재명 흔들기’까지,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두고 갖가지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개헌에 소극적이던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이후 눈에 띄게 빠른 걸음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맞서 비명(비 이재명)계도 “절대권력 분산”을 외치며 개헌 논의에 올라탔다. 여야 할 것 없이 동상이몽을 꿈꾸기엔 덥석 손을 잡기에는 망설임이 더 크다. 너도나도 급 띄우기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서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를 열고 개헌을 언급했다. 정작 본인은 대권 행보와 선을 그었지만, 국가 개조의 핵심 키워드로 ‘지방 분권’을 제시한 만큼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했다. 이날 오 시장은 중앙집권적 구조로 인한 지역 간 불균형과 지방 소멸을 언급하며 “중앙정부가 예산을 나눠 주고 일부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는 지역의 자생적 성장을 촉진할 수 없다. 각 지역이 독자적인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을 지방에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산과 인력, 규제라는 3대 권한을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중앙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조력자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특히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정하고 자원과 행정 인력을 균형 있게 재배치하는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으로 개헌하고 선거구제를 개편해야 한다”며 2026년 지방선거 실시와 함께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또 다른 보수 잠룡인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4년 중임제를 비롯한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 역시 개헌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힘을 실었다. 야권서도 활발하게 개헌 논의에 군불을 때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행정수도 세종 이전의 추진 방안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행정수도 이전을 주장했다. 개헌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국토 균형 발전을 통한 초광역 단위 지방정부 시대를 열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제대로 된 지방정부를 위한 개헌이 따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외 비명계 모임 ‘초일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양기대 전 의원이 꾸린 ‘희망과 대안 포럼’은 지난 18일 출범식을 통해 “87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헌을 통해 중앙집권적 정치 구조를 분권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실현하는 연대의 틀을 만드는 데 포럼이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출범식에 자리해 “헌정 질서를 짓밟는 절대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견제가 가능한 권력구조로의 개편을 포함해 국민소득 3만5000불 시대에 맞는 헌법, 지방분권이 포함된 헌법을 위해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 로드맵을 제시하고 약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 당장” 개헌 밀어붙이는 잠룡들 이 “빨간 넥타이만 좋아해” 선 긋기 지난 전당대회서 이재명 대표의 대항마로 떠오른 김두관 전 의원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개헌 1인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제왕적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제도상 허점이 많다는 게 여실히 증명됐음에도 7공화국을 열 개헌을 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당의 주류나 시민사회 일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중요하지, 개헌이 무슨 소리냐’는 분들도 계신다”며 “정치인들이 이런 혼란스러움을 빨리 정리해야 한다. 사회권, 기본권,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너무 많은 것을 한번에 담기보다 원포인트 4년 중임제에 초점을 맞추고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광재 전 의원도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탄핵이 인용된 이후 개헌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본다”며 “계엄, 특히 불법 계엄이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게 최우선이다. 두 번째는 위협받는 국민의 삶을 안정화하고 배고프지 않은 나라, 배 아프지 않은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 원로도 한목소리로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을 비롯해 ▲김원기·박병석·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부겸·이낙연 전 국무총리 ▲여야 당 대표를 지낸 서청원·김무성·손학규·황우여 전 대표 등이 함께하는 ‘나라를 걱정하는 원로모임’은 “국회의장 및 여야 대표는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추경과 함께 개헌 과제를 여야정 협의체에 조속히 상정해 본격 논의하고 이른 시일 내 국회 헌법 개정특위를 구성해 즉시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여야 모두 7공화국의 문을 여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87년 체제를 극복하고 더 나은 나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쯤에서 민주당 이 대표의 입에 이목이 쏠린다. 개헌에 침묵하는 민주당이 여야의 압박을 언제까지나 모른 척하긴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이 대표는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다. 개헌 얘기를 하면 이게 블랙홀이 된다. 빨간 넥타이 매신 분들이 좋아하게 돼있다”고 밝힌 게 전부다. 이 대표가 처음부터 개헌을 외면한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22년 대선후보이던 시절 “임기 내 개헌을 추진하겠다. 책임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4년 중임제가 세계적인 추세, 권력이 좀 분산된 4년 중임제로 가야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알맹이 없는 말, 말, 말…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서 ‘개헌에 합의할 경우 임기를 1년 단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리 어려운 일이겠느냐”며 “국가 백년대계, 경국대전을 다시 쓰는 것이다. 국민에 필요한 제도를 만드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헌 중에서도 대통령 임기 단축 문제는 매번 대선 때마다 화두에 오르는 주제다. 후보들은 앞다퉈 개헌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겪는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개헌을 약속했지만 임기 내 실현되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2016년 민주당 전 대표이던 시절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을 막기 위한 개헌론에는 원론적으로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개헌의 방향을 특정해 임기 단축을 말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공학적 얘기다. 이해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한다면 다음 정부는 과도정부밖에 되지 않는다”며 “촛불 민심이 요구하는 대청산과 개혁을 해내려면 5년 임기도 짧다”고도 주장했다. 이는 당시 비문(비 문재인)계로 불리는 이들이 개헌을 압박 카드로 제시하고 나선 때다. 이른바 ‘개헌파’로 불리던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를 비롯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마찰을 겪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런 문 전 대통령도 2017년 대통령 후보가 되자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은 5년 단임제의 폐해를 극복하는 방법”이라며 “차기 대선을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서 이 때부터 4년 중임제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후 개헌안은 당시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전직 야권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서 “대통령이든 뭐든 후보가 되면 일단 다 개헌을 하겠다고 약속한다. 특히 야당이 그렇다. 그러고는 막상 집권하면 흐린 눈으로 외면하는 현실”이라며 “권력구조와 정치권의 의지 문제다. 어렵게 얻은 권력을 조금이라도 단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직은 각개전투 이 대표가 개헌 논의에 확답을 주지 않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라고 해석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선두주자는 안정적인 현 체제를 유지하길 원하지만, 나머지 주자는 개헌 등을 차별화 포인트로 판을 흔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신 개헌파’의 목적이 정말 개헌인지 의문스럽다는 눈빛을 보낸다. 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재명이라는 대권후보를 압박하기 위한 요소로 개헌을 쥐고 흔드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현직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모두가 개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알맹이가 없다. 정확히 어떤 내용을 언제 어떤 식으로 처리할 것인지 뚜렷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특히 국민의힘이 앞다퉈 개헌을 주장하는데, 국면 전환용이라는 의심을 받기 좋은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무책임한 제안”이라고 지적했다. 개헌을 고리로 폭넓은 연대를 구축하는 시나리오가 여의도 곳곳서 풍문으로 들려온다. 여당과 비명계가 동시에 개헌 논의를 띄운 만큼 이들 중 일부가 빅텐트를 세워 제7공화국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란 예측이다. 김 전 의원은 희망과 대안 포럼을 주축으로 ‘탄핵과 개헌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50년, 미래 100년의 대한민국 운명을 건 개헌을 통해 7공화국을 이뤄내야 한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내란 세력 제압이 먼저라고 말을 하지만 조기 대선에 승리해 민주 정부를 수립하는 것을 결코 등한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여야 빅텐트는 어렵다” “의미 있는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 등의 이유로 선을 그었다. 분권형 대통령제, 이원집정부제 등 각자 원하는 방향이 달라 같은 당에서조차 손을 잡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는 이유다. 번갯불에 콩 굽듯…우후죽순 쏟아지는 안건 충돌하는 이해타산…똑 떨어지지 않는 답 당장 민주당만 하더라도 저마다 개헌을 외치지만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있다. 개헌 방안이 중구난방인 만큼 최종 개헌안을 제시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분권형 대통령제 방식의 개헌을 주장하며 “제왕적 대통령 권한을 내각과 국회로 나누는 분권형 4년 중임제, 대통령 권한을 총리와 나누는 책임총리제로 개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승자독식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꿔 적대적 공생관계인 양당 체제를 다당체제로 바꿔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반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국민 컨센서스가 높은 분권형 4년 중임제로 개편된다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선거 주기를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다음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2년 단축해 2028년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사정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당 개헌특위를 꾸려 자체 개헌안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행정·입법권력 견제와 균형을 위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양원제를 제시한 것에 그쳤다. 여권서 가장 눈여겨보는 건 오 시장과 안 의원 간의 연대 가능성이다. 지난 12일 안 의원은 오 시장의 개헌 토론회에 찾아간 만큼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개헌을 교집합 삼아 손을 잡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안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대선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연대 이야기하는 거는 너무나도 앞서 나간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야5당이 함께하는 원탁회의가 또 다른 연결고리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지난 19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은 ‘내란 종식 민주 헌정 수호 새로운 대한민국 원탁회의’ 출범식을 열고 내란 종식과 정치·사회·권력기관 개혁 및 민생경제 살리기를 기치로 내걸었다. 또 다른 연결고리 이날 개헌은 논의 대상서 빠졌다.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임에도 협의 테이블에조차 오르지 못하면서 동력이 저하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권력기관 개편과 불법 계엄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는 개헌은 사실상 수순”이라면서도 “국민의힘 개헌 논의에 말리지 않기 위해 수위 조절을 하겠지만 결국 논의할 수밖에 없다. 추후 개헌 관련 합의구조를 만드는 과정서 야권연대 후보 선출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야5당 원탁회의 차기 집권 노림수? 야5당이 뭉친 원탁회의의 목적과 지속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조기 대선이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 속에서 차기 집권여당으로서 발돋움을 하기 위한 준비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내란 수괴 윤석열과 국민의힘을 포함한 극우 내란 세력의 헌정 파괴 행위를 막아낼 것”이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뜻을 모아 나가겠다. 그 과정에서 늘 광장의 민심에 주파수를 맞추겠다. 시민사회와도 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야5당 대표들은 “광장의 민심에 주파수를 맞추고 시민사회와도 연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다음 달 1일 원탁회의 차원서 공동집회를 여는 데 합의했다. 다만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범야권 연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혁신당 김보협 수석 대변인은 “대선 혹은 대선 준비·야권 단일 후보 이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