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8.28 01:0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선 정국이 시작됐다. 현행법에 따라 대통령 탄핵 확정 후 60일 이내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정당은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예비후보가 난립 중인 보수 진영과는 달리 진보 진영은 한 사람으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이변이 없는 한 거의 결정됐다고 해도 될 정도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서 시작된 탄핵 정국이 마무리됐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정국은 대선 분위기로 바뀌었다. 정부는 대선일을 6월3일로 정하고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정치권은 60일 간의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잠룡이냐 잡룡이냐 헌법 제68조 제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명시한다. 정부가 6월3일을 대선일로 정하면서 다음 달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후보 등록이 이뤄지고 공식 선거운동은 후보 등록 마감 이튿날인 12일부터 6월2일까지 진행된다. 사전 투표 기간은 다음 달 29~30일이다. 헌재의 탄핵안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마자 여야의 잠룡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부 후보는 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연말을 코앞에 둔 일요일 오전 들려온 비행기 사고 소식에 전 국민이 경악에 빠졌다. 바퀴 없이 활주로에 착륙한 여객기는 길게 미끄러지다가 이내 폭발했다. 승객 대부분이 사망했다. 대형 참사였다. 그로부터 100일이 흘렀다. 지난해 12월 한국 사회는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이는 탄핵소추, 파면으로 이어졌다. 대통령 궐위에 따라 조기 대선이 결정됐다. 전 국민의 관심은 이제 새 대통령에 쏠리고 있다. 진상 규명 문제는 지난해 12월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탄핵 심판 등 정치 이슈를 제외한 각종 사건이 완전히 매몰됐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 전체가 ‘정치 블랙홀’에 빠진 모양새였다. ‘제주항공 참사’도 그중 하나였다. 지난해 12월29일 승객 등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 철근 콘크리트 소재의 둔덕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사고기는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아 동체로 착륙해 미끄러지다 구조물과 충돌한 뒤 불길에 휩싸였다. 객실 승무원 2명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사망했다. 제주항공 참사는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국내 항공기 사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두산아트센터 두산갤러리가 노혜리의 개인전 ‘August is the cruelest’를 준비했다. 노혜리는 2017년 ‘두산아트랩 전시 2017’에 참여했다. 두산갤러리가 지속적으로 주목해 온 작가이기도 하다. 노혜리는 사물과 몸을 매개로 한 작업을 통해 자신의 개인사와 이주, 도시, 장소, 언어, 기억 등 다층적인 서사가 연결되는 과정을 탐구한다. 개인전 ‘August is cruelest’에서는 조각, 설치, 영상 등 작품 8점과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한·미 오가며 서울서 태어난 작가는 서울, 경기,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서 성장했다. 현재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학창 시절을 보냈고 한국서 대학교를, 미국서 대학원을 졸업했다. 한쪽으로 규정되기 어려운 것에 관심을 갖는 그의 작품 세계는 이동의 여정과 사적 서사에 기인한다. 이번 전시서 노혜리는 여름, 이동, 여정, 이별, 상실 등에 관한 기억을 펼쳐냈다. 그동안 그가 다룬 사물은 특정한 대상을 연상시키지 않는 추상적인 형태로 존재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구체적인 형상을 가진 조각으로 변화했다. 자동차, 텐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불과 몇 개월 만에 온 천지가 쑥대밭이 됐다. 폭풍이 지나간 자리는 폐허로 변했다. ‘내가 옳다, 너는 틀렸다’ 갈등을 빚는 사이 오랜 시간 쌓아 올린 공든 탑도 무너져 내렸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하는지 감도 안 오는 상황이다. 비로소 탄핵 정국이 끝났다. 지난해 12월14일 국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탄핵6 소추한 때로부터 111일 만이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로는 122일이 걸렸다. 역대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중 가장 오랜 숙의 기간을 거쳤다. 결론까지 120여일 문제는 후폭풍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서 시작된 탄핵 정국은 4개월 만에 나라를 완전히 망가뜨렸다. 정치권은 정쟁에만 몰두했고 정부는 기능이 마비돼 공회전을 거듭했다. 그사이 국민 여론은 완전히 반으로 쪼개졌다. 사태를 수습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컨트롤 타워는 붕괴했다. 무정부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외교다. 특히 미국발 공격에 한국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당선된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미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상 외교는커녕 실무진 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4월은 ‘고통’ 그 자체다. 이들은 2014년 이후 11번의 4월을 거치는 동안 부서지고 상처 입었다. 누군가는 ‘또?’라며 눈을 흘겼다. 또 다른 누군가는 ‘다 끝난 일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눈을 돌리고 외면했다. 세월호 침몰 11년, 모든 게 무위로 돌아간 듯한 이 시점에 한 영화가 등장했다. 2014년 4월16일 승객 476명을 태운 배가 가라앉았다. 전 국민이 배가 기울었다가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장면을 목격했다. 299명이 사망했고 5명은 끝내 뭍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 가운데 250명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었다. 당시의 참상은 1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민의 트라우마로 남았다. 왜 꺼냈나 세월호 참사가 한국 정치사에 끼친 영향은 상당하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파면된 탄핵 심판 사건에 단초를 제공했고 이후 정권교체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시 세월호 참사를 직·간접적으로 겪은 이들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물었다. 국민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사건이 일어나면 구조에 나서야 할 국가가 손 놓고 있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4·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 소재 갤러리 눈 컨템포러리서 성낙희와 손지형의 2인전 ‘the gradient’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가 각자의 추상회화 안에서 서로 다르게 구현하고 있는 감각의 기울기를 발견하고 그것의 성격을 깊게 들여다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의 색에서 다른 색으로 서서히 변화하는 점진적인 효과를 그레이디언트(Gradient)라고 한다. 색과 명암이 경계 없이 자연스레 이어지는 흐름은 색 자체의 감각적 경험을 극대화하며 안정감을 준다. 부드럽고 날카로운 석양이 물들어가는 저녁 하늘부터 그래픽 디자인 툴의 색상 편집기에 이르기까지 그레이디언트는 일상 곳곳에 스며있다. 이는 현대 디지털 매체 환경서 새로운 시각 언어로 자리 잡았다. 추상회화서도 주디 시카고, 이우환을 비롯한 작가들의 영향과 맞물려 다채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낙희와 손지형이 준비한 2인전 ‘the gradient’에서는 드로잉 작업 6점을 포함해 총 18점의 추상회화가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회화에 나타나는 그레이디언트 궤적을 따라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성낙희의 추상 작업은 다채로운 색채와 유기적인 형태를 바탕으로 한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개혁’이라는 이름의 큰 그림은 이미 사라졌다. 한쪽이 제안하면 다른 한쪽이 반발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화폭은 누더기가 됐다. 수십년 전, 첫 붓질부터 잘못 칠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오랜 시간 이 문제에 천착한 한 노(老) 교수는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이규식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지난해 2월 정부는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 이른바 의정 갈등의 시발점이다. 같은 달 전공의는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은 학교를 쉬겠다고 선언했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사단체는 강경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전공의-개업의-의대생-의대 교수 등 의료계는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정부에 맞섰다. 무너진 단일대오 정부는 ‘의료 개혁’을 내세우며 의료 현장을 바꾸겠다고 나섰고 의료계는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의정 갈등은 12‧3 비상계엄 사태서 나온 포고령에도 언급될 만큼 지난해를 달궜던 이슈다. 당시 포고령에는 ‘48시간 이내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는 처단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린 지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모회사와 자회사 대표 간의 갈등에 소속 아이돌이 끼어들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다툼처럼 보였지만 팬과 여론이 연예인 쪽에 서면서 힘의 균형이 맞춰졌다. 최근 1년여 동안 이어진 갈등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아이돌 측의 완패였다. 모든 화살이 전면에 나섰던 아이돌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차별 피해자인가, 거짓말쟁이인가. 지난해 4월 연예기획사 하이브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어도어는 하이브의 자회사로 아이돌그룹 뉴진스가 소속돼있다. 하이브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갈등은 빌리프랩, 쏘스뮤직 등 또 다른 자회사로까지 번지며 법정 공방으로 확산했다. 등 돌린 여론 이때까지만 해도 뉴진스는 갈등의 주체가 아니었다. 민 전 대표에게 힘을 싣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실제 사태 초기에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와 ‘맞다이’를 벌이는 모양새였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의 공세에 기자회견으로 맞섰다. 특히 민 전 대표의 1차 기자회견은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여론을 흔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하이브는 민 전 대표를 어도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했고 같은 날 김주영 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의 갤러리 ‘오에이오에이’는 일상의 경험이 작가의 고유한 예술 정신과 공명하는 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작가의 내면이 직관적으로 표현된 작품에 주목한다. 오에이오에이가 이번에 준비한 전시는 작가 안주은의 첫 개인전 ‘남을 것 What Remains’이다. 안주은의 첫 개인전 ‘남을 것 What Remains’는 생업을 위해 만든 도구나 구조물을 매개로 생의 의지와 염원에 주목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전시다. 안주은은 기능을 다한 뒤에도 남아 있는 구조물과 도구에 스며든 삶의 흔적을 포착하고 이를 새로운 상상력으로 재구성해 ‘살아가려는 흔적’의 물리적 증거로 삼았다. 세대를 거친 안주은이 포착한 작물 지지대, 그늘막, 리어카 등의 대상은 대부분 본래 용도를 다한 뒤 기능을 잃었거나 자연의 순환 속에서 점차 해체되며 구조적인 흔적만 남은 것들이다. 시간과 환경을 견디며 스며든 노동의 흔적이자 세대를 거치며 지속된 생을 유지하려는 의지의 자취라고도 할 수 있다. 안주은은 이 같은 구조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변형하고 구성하며 그들이 놓인 환경을 새롭게 창조했다. 거센 바람과 강렬한 태양 등 사물이 있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임명직 인사의 명운은 임명권자에게 달려 있다. 임명된 순간 허리에 줄이 묶이는 형국이라 임명권자가 나락으로 떨어지면 함께 추락하게 된다. 헌정사상 세 번째로 대통령이 탄핵 심판대에 서면서 이른바 ‘사단’ ‘최측근’으로 불렸던 이들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의 힘은 인사권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78조는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공무원을 임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공직자 수는 수천명에 이른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이후부터는 주요 요직을 둘러싼 ‘논공행상’이 시작된다. 이 시기 대통령의 각종 ‘인연’이 수면 위로 급부상한다. 충정이냐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방향은 ‘검찰’로 귀결된다는 말이 많았다. 정치 경험이 아예 없이 첫 선출직 선거에 덜컥 당선되면서 뒷배라고 할 수 있는 집단이 검찰뿐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윤석열정부서 검찰 출신 인사는 약진을 거듭했다. 가장 대표적인 인사가 법무부 장관으로 윤정부에 입성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다. 한 전 대표는 한때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윤석열 사단’의 핵심 인물이었다. 현재 윤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고 있는 대통령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전 국민이 묻고 있지만 답을 듣지 못한 채 한 달이 흘렀다. 이미 예측은 무의미한 수준에 이르렀다. 일정도, 결과도 모두 안갯속이다. 초반 기세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에 이제는 음모론까지 퍼질 기세다. 엉켜버린 타임라인에 사건을 뒤흔든 ‘트리거’가 있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첫 번째, 두 번째 탄핵 심판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결론이 나오기까지 채 2주가 걸리지 않았다. 반면 세 번째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은 최종변론 이후 한 달 넘게 공전 중이다. 최장 심리 어디서 삐끗?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의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14일 국회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헌재의 시간’이 시작됐다. 24일 기준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이 100일째에 접어들었다. 역대 최장 심리 기간이다. 노 전 대통령 때는 64일, 박 전 대통령 때는 91일 만에 탄핵 심판 절차가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이 예상 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소울아트스페이스는 오는 5월20일까지 작가 김덕용의 개인전 ‘宇宙를 품다: Embrace the Universe’를 선보인다. 김덕용은 교직 생활을 하다가 전업 작가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김덕용은 전시의 연속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런 그의 특성은 전시 제목에 가장 잘 드러난다. ‘결’ ‘빛’ ‘담다’ ‘스미다’에 이어 이번 전시에서는 ‘품다’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한국의 여인상, 차경 내부에 놓인 달항아리나 책과 같이 구상화된 시리즈 외에도 바다, 산수, 별, 우주 등을 추상화한 이미지로 그려낸 대형 신작을 소개한다. 옛 재료 김덕용은 한국의 색을 오랜 시간 품어온 단청을 통해 깊은 영감을 받았다. 그의 작품세계는 우주를 품고 생명의 순환과 영속으로 확장되고 있다. ‘품는다’는 것은 나와 다른 대상에 대한 사랑과 이해, 끈기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작은 아이 한 명을 품는 일이 소녀를 어머니로 변화시키고 상처를 품은 조개의 생명력이 진주를 만들어낸다. 김덕용이 우주를 품는 방식은 정체성의 뿌리와 기억에 대한 사색, 발 딛고 살아가는 땅과 저 멀리 닿지 않는 하늘을 향한 관찰, 생의 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인으로 겪을 수 있는 흥망성쇠를 다 경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킹메이커’ 역할을 하기도 했고 사건에 연루돼 감옥에도 갔다. 남북 관계에 있어서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될 장면마다 지근거리에 자리했다. 지난해 복권돼 8년 만에 다시 정치 활동을 시작한 신계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났다. 탄핵 정국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내릴 판결에 윤석열 대통령의 운명이 달려있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이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하면서 탄핵 심판 사건에 또 하나의 변수를 던졌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은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 달리 변수가 많아 전문가들 사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굴곡 많은 정치 인생 정치권은 변수가 등장할 때마다 출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탄핵 인용을 주장하며 거리로 나섰다. 그러면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국민의힘은 신중론을 고수하면서도 장외로 나서는 의원들을 말리진 않고 있다. 그 사이 국론은 완전히 반으로 쪼개졌다. 신계륜 전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탄핵 정국서 나타난 일련의 정치적 흐름을 읽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시간이 갈수록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심판관의 입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미 후폭풍은 피해갈 수 없게 됐다. 갈등 수준이 임계점까지 치솟으면 폭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운마저 감도는 모양새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헌재는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까지 세번째 탄핵 심판 사건을 맡았다. 노 전 대통령 때는 최종 변론 이후 14일, 박 전 대통령 때는 11일 만에 결정이 나왔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변론은 지난달 25일로 마무리됐다. 벌써 2주 넘게 지난 셈이다. 이전보다 길어졌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경우, 노 전 대통령이나 박 전 대통령 때와는 다르다는 의견이 나왔다. 두 전직 대통령 사례를 윤 대통령 사건에 대입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노 전 대통령은 여권의 주도로 국회서 탄핵 소추됐지만 헌재는 탄핵안을 기각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여권이 나서서 탄핵 소추안 통과를 이끌었고 헌재도 인용했다. 노 전 대통령은 헌재 판결 직후 직무에 복귀해 임기를 채웠고 박 전 대통령은 파면돼 직을 상실했다. 특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작가 임민욱은 첨예한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사안을 다루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약하고 취약한 대상에 애정을 쏟아 왔다. 우리 기억이나 역사에서 지배적 질서에 의해 억압돼온 것들이다. 일민미술관이 작가 임민욱의 개인전 ‘하이퍼 옐로우’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임민욱이 삼성미술관 플라토 이후 국내 미술관서 10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작가가 작업을 지속하는 동안 맞은 전환점을 소개한다. 일본 오바야시 재단의 리서치 그랜드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수행한 연구도 확인할 수 있다. 조형성 전시 제목인 ‘하이퍼 옐로우’는 ‘옐로우를 초과한 상태’를 뜻한다. ‘Yellow(노랑)’이라는 단어가 가진 인종적 함의와 함께 한자로 번역한 ‘황(黃)’은 동북아시아 삼국(한국·일본·중국)을 매개하는 황해로, 작가의 논의를 전환하는 촉매다. 고대 한자 문화권서 황색은 황제와 인민, 통치와 혁명, 이질성과 토착성 같은 모순적 기호성을 가졌다. 작가는 황해를 통로로 형성된 문화의 복잡한 면면을 유적, 사료, 의례와 종교의 흔적으로 정교하게 짚어냈다. 하이퍼 옐로우는 그 결과가 과거와 미래를 순환하는 이미지에 이른 형상, 이를 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국이 ‘트럼프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모든 국가와 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도 그 대열에 줄 서는 모양새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마땅한 대응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 1월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민주당 후보로 나선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큰 표 차로 이기고 8년 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했다. 전 세계 흔들다 민주당의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DEI(Diversity·Equity·Inclusion,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에 반대하는 유권자를 잡은 게 승리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미국에 성별은 남성과 여성, 두 개뿐”이라면서 트랜스젠더 문제에 쐐기를 박고 DEI 정책 폐기를 선언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서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미국이 지금까지 맡아온 ‘세계의 경찰’ 역할 대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이 8년 만에 다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대 위에 섰다. 청구인과 피청구인의 입장은 10차례에 걸쳐 들었다. 이제 판단만 남은 상태다. 파면 아니면 복귀. 선택지는 둘 뿐이다. 헌재 심판관의 결정에 따라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이 달라진다. 헌재는 어떤 선택을 내릴까?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017년 3월10일 오전 11시부터 이정미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선고문 낭독이 시작됐다. 21분 뒤 이 권한대행이 주문 부분을 읽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됐다. 헌정사상 처음 일어난 일이다. 파면이냐 8년 뒤인 2025년 3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또 한 번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에 대한 판결을 앞두고 있다. 12·3 비상계엄의 여파로 국회서 탄핵소추된 윤석열 대통령은 변론기일에 참석해 적극적으로 자기방어에 나섰다. 그는 변론기일 내내 탄핵소추의 핵심 배경인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지난달 25일 최종 변론 때는 67분 동안 이른바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탄핵안이 기각돼 직무에 복귀하면 임기를 단축하는 개헌을 진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 소재 갤러리 호리아트스페이스가 아이프미술경영과 공동기획으로 박성수·윤종석의 2인전 ‘여행의 온도’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가 자동차로 유라시아를 여행하며 얻은 풍경과 감정을 캔버스에 담은 작품으로 구성됐다. 박성수·윤종석 작가는 296일 동안 4만5000㎞를 운전해 유라시아를 돌았다. 2023년 5월9일, 강원도 동해항을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시작으로 26개국을 거친 대장정이었다. 이들은 다양한 대륙과 문화를 넘나들며 각자의 시선으로 고유한 풍경을 담았다. 각자의 시선 각기 다른 풍경과 문화, 사람의 삶 속에서 눈에 띄는 순간을 그린 두 작가의 여정은 색과 형태로 재탄생했다. 여행 중 그린 생동감 넘치는 그림, 여행의 끝자락서 한국으로 돌아와 여운을 담은 작품 등으로 전시를 준비했다. ‘여행의 온도’ 전시는 이들의 경험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됐는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박성수는 그동안 작업하던 ‘못생긴드로잉’ 연작과 함께 자수, 유화 작업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소개했다. 못생긴드로잉 연작은 여행 중 그린 작품이다. ‘감정의 시작과 끝은 모를 때가 있다. 길 위에선 더더욱 그렇다’는 문구와 함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상처를 주는 것도, 치유해주는 것도 모두 인간이다. 말 못하는 동물은 학대하는 자와 구조하는 자 사이에 놓여 있을 뿐이다. 인간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인간을 사랑하는 이상한 존재들.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던 동물이 ‘반려동물’이 되는 순간, 비로소 인간은 사랑을 배운다. 지난달 14일 충격적인 기사가 나왔다. 경기 김포의 한 빌라서 한 남자가 2층 높이서 개를 던진 것이다. 당시 이 장면을 10세 자녀가 보고 있던 사실이 드러났다. 바닥으로 떨어진 개는 오른쪽 앞다리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제보받으면 일단 현장으로 이 같은 사실은 동물 구조단체 ‘위액트’에 의해 알려졌다. 위액트에 따르면 지난 12일 “누군가가 작은 강아지를 건물 2층 창밖으로 던져 구급차가 출동했다. (동물)학대는 오랜 시간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들어왔다. 바깥으로 던져진 개의 주인으로 보이는 부부는 “학대한 적 없다”고 반복했다. 하지만 위액트가 확보한 CCTV 영상에는 부부가 다툼을 벌이다가 개를 집어던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여성이 개의 목덜미를 잡아 올리자 남성은 개를 확 빼앗아 창문 밖으로 던졌다. 현장에 있던 아이는 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국민의 눈이 두 갈래 갈림길에 쏠려 있다. 심판대에 오른 사람은 심판관의 결정에 따라 한쪽 길로 향하게 된다. 어느 길로 가든 혼란은 피할 수 없다. 복귀냐 파면이냐. 이제 판단만 남았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시작된 탄핵 정국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는 온 나라를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국민은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를 8년 만에 다시 보게 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탄핵 정국의 키를 쥐고 있는 상황이다. 칼자루 다시 쥐다 지난해 12월14일 국회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두 번의 시도 끝에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오면서 윤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심판대 위에 올랐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직후 심리에 돌입했다. 지난달 25일을 끝으로 10차에 걸친 변론이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10차 변론기일에 67분 동안 최후 변론을 했다. 탄핵소추의 핵심 배경인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해명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권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