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후⋯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

정부가 주는 명절 전 떡값?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전 국민에게 지급됐던 1차와는 달리 이번에는 소득 상위 10%가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 이 정책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진행됐다. 예산이 13조원이나 들어간 초대형 경기부양책인 셈이다. 효과는 어떨까?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 지원금으로 25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대선 이후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 실현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선심성?

지난 7월4일 31조7914억원 규모의 2차 추경예산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30조5451억원에서 1조2463억원 증액됐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에 1조8742억원을 더 투입하기로 하면서 전체 예산이 늘어났다.

당시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비수도권과 소멸 지역에 대한 지원금을 추가 상향했다”며 “기존 2만원에서 비수도권 3만원, 소멸 지역 5만원을 늘려 예산 6000억원이 반영됐고 기타 예산도 6000억원 증액했다”고 밝혔다.

같은 달 21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차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기본 15만원을 지급하고 특정 조건에 따라 추가로 주는 방식이다. 최대 45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전 국민의 99%에 이르는 5008만여명이 1차 소비쿠폰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총 9조700억원 규모다.


2차 소비쿠폰은 지난 22일부터 국민 90%를 대상으로 지급되기 시작했다. 소득 상위 10%에 해당하는 약 506만명 가운데 고액 자산가로 판단되는 92만7000가구, 약 248만명을 우선 제외했다. 고액 자산가 기준은 가구원의 2024년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12억원(공시가격 약 26억원, 시세 약 38억원)을 초과하거나 2024년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이자율 연 2% 가정 시 예금 10억원 보유)을 넘는 경우다.

나머지 258만명은 올해 6월 기준 본인 부담 건강보험료(장기요양보험료 제외) 가구별 합산액을 따져서 정한다. 외벌이 직장 가입자 기준으로 건보료가 ▲1인 가구 22만원 ▲2인 가구 33만원 ▲3인 가구 42만원 ▲4인 가구 51만원 ▲5인 가구 60만원 등을 넘지 않으면 소속 가구원 모두 1인당 10만원씩 받을 수 있다.

전 국민에게 지급된 1차 소비쿠폰과 달리 2차에서 대상자를 선별하면서 ‘세금은 많이 내는데 왜 소비쿠폰을 받을 수 없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동시에 소비쿠폰 지급 예산을 일부 부담해야 하는 지자체에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지난 22일, 지방자치 30주년을 맞아 정부의 재정 정책을 비판하는 공동 선언을 내놨다. 정부의 일방적인 비용 전가와 차등 보조 관행 등을 문제 삼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방자치 30년 동안 시민의 삶을 지켜왔지만 지금은 저출산·고령화, 인프라 노후화로 재정 문제가 초비상 상황”이라며 “중앙정부가 협의 없이 소비쿠폰 사업비 5800억원을 떠넘겼고 국고보조율도 서울은 75%로 다른 지역(90%)보다 낮게 적용돼 역차별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정부가 정책 비용을 지자체와 충분한 협의와 동의 없이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국고보조율도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만 유일하게 75%를 적용받았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부담해야 할 액수는 5800억원에 이른다. 오 시장은 “서울의 재정 자율성은 곧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미래”라며 “오늘 선언이 시민 권리를 지키는 약속이자 미래 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출발점이 되도록 끝까지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자체의 불만 제기에 이어 소비쿠폰 지급 효과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지적과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틔우고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초대형 예산이 집행된 만큼 눈에 띄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비심리 회복 VS 물가 상승
일부 지자체 재정 문제 비판

일단 정부는 효과가 있다고 자평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2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올해 1.0%보다 올려 잡은 데 대해 “이재명정부 출범 후 펼쳐온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소비심리 개선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OECD는 미 관세 인상과 높은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세가 올 하반기부터 둔화될 것으로 보면서 미국·일본·중국 등 글로벌 주요국의 내년도 성장률을 올해보다 낮게 전망했다”며 “이에 반해 한국 경제는 올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확대되면서 내년까지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소비쿠폰의 효과는 연 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 가맹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소비쿠폰 지급 전 3개월 평균과 지급 후 1개월 동안의 영세 중소가맹점의 매출액 변화를 분석한 결과 영세 가맹점의 매출이 평균 15.4%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 매출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가맹점에서는 6.4%,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는 5.9%,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는 6.5%로 나타났다. 규모가 작을수록 매출 증가 효과가 크게 나타난 것이다.

소상공인 경제고충지수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상공인 경제고충지수는 카드 데이터 등 미시 경제지표 15개와 거시 경제지표 5개를 결합해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고충을 표준화한 지수다. 수치가 높을수록 소상공인의 경제적 고충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올해 8월 기준 영세 가맹점과 일반 가맹점의 경제고충지수는 각각 87.9, 81.3으로 집계됐다. 4월 이후 계속 떨어져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차 소비쿠폰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급되면서 그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추석 명절 연휴가 최대 10일에 이르는 만큼 소비심리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연말 연초 대목을 놓쳤던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추석 명절 대목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소비쿠폰을 지급하기 위해 추경예산을 편성한 것을 두고 재정 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5일 서울시의회 시정연설에서 “소비쿠폰 발행에 따른 서울시 부담액은 3500억원이고 자치구까지 포함하면 총 5800억원에 달한다”며 “문제는 서울시 부담액 3500억원 전액을 지방채, 즉 빚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소비쿠폰으로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1차 소비쿠폰 지급 때부터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좌파 정부의 선심성 예산 살포에도 내수 소비 진작 효과는 미미하고 서민은 식료품을 중심으로 밥상 물가 폭등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중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소비쿠폰 발행 이후 소비자 물가는 오히려 안정되고 있다”며 야당의 물가 상승 우려 주장에 “근거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윤 장관은 “(소비쿠폰) 발행 전인 6월 상승률은 2.2%였는데 7월은 2.1%로 줄고 8월에 들어와서는 1.7%였다”며 “오히려 더 안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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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