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김선권 신화 풀스토리

우후죽순 토종카페 순식간에 ‘와르르’

[일요시사 취재1신승훈 기자 대형 커피브랜드를 상대로 토종 커피브랜드 카페베네성공신화를 써내려갔던 김선권 회장. 승승장구 하던 그가 잇따른 사업실패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최근 토니버거를 론칭해 승부수를 띄운 김 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달 30일 카페베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대주주를 김 회장에서 사모투자사인 케이쓰리제5(K35)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 회장의 지분율은 49.5%에서 7.3%로 낮아지면서 경영권을 잃게 됐다. 신규·해외 사업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바퀴베네라고
불리더니 결국

김 회장은 전남 장성 출생으로 20대부터 프랜차이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본 여행 중 오락실 산업을 보고 1997년 한국에서 오락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업그레이드, 리뉴얼 등 본사의 관리가 필수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에 매력을 느끼고 뛰어들었다.

특히 2006년 추풍령 감자탕은 4년 만에 300여개의 가맹점을 개설했다. 본격적으로 커피사업에 뛰어든 것은 20084월 천호점에 론칭 하면서부터다. 초반에 낮은 인지도와 업계 후발주자로써 스타벅스, 커피빈 등 대형 커피전문점에 밀렸다. 하지만 2009년 연예기획사 싸이더스HQ와 제휴를 맺고 한예슬, 최다니엘, 장근석, 송승헌 같은 스타마케팅 및 당대 인기드리마 <아이리스>의 간접광고(PPL) 효과까지 더해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그 결과  2010년 한 해에만 335개의 매장을 열고 2011800호점을 개설할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지난 2011년 김 회장은 블랙스미스를 강남역에  론칭하면서 “‘2의 카페베네신화를 만든다는 각오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12100개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업계 선두권으로 뛰어올라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에서도 성공 신화를 이루겠다고 말해 사업성공을 자신했다. 블랙스미스는 1년 만에 매장을 75개 까지 늘려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 했다.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가 외식업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블랙스미스는 직격탄을 맞고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로써 카페베네는 201312월 블랙스미스에서 손을 뗐다. 뿐만 아니라 2013년 출범한 제과점 마인츠돔도 중기업종에 지정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이 밖에 드러그스토어 디셈버24’ 또한 GS왓슨스, CJ올리브영, 코오롱W스토어 등 대기업주도의 시장 질서를 이기지 못하고 1년 만에 철수했다

가장 큰 문제는 김선권 신화를 있게 한 카페베네의 추락이다. 김 회장은 창업 5년째인 20138월 카페베네 1000번째 매장을 열고 오는 2020년까지 가맹점을 1만 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첫째 중국 진출의 실패가 뼈아팠다

2012년 중국 중치투자그룹과 5050 합작형태로 중국에 진출해 한 때 600여 곳의 점포를 운영해 사업이 정상 괘도에 오른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상하이 인테리어업체에 공사대금 605만위안(1056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부실이 드러났다. 

마이더스 손, 마이너스 손으로 몰락
자금난으로 매각경영서도 물러나

가맹점을 빠르게 늘린 결과 유통망과 관리조직을 갖추지 못해 원두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영업에 피해를 입은 매장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의 미진한 성장의 돌파구를 해외로 삼았지만 오히려 악재가 됐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카페베네의 매출은 2012년 2208억원, 2013년 1874억원, 2014년은 1463억원으로 2012년 정점을 찍은 후 줄곧 하향곡선을 그렸다.

김 회장은 20119월 청년으로 구성된 노동조합 청년유니온 커피전문점의 아르바이트생 주휴수당 미지급 실태조사를 발표하면서 고용노동부에 고발당했다. 당시 김 회장은 미지급된 수당을 모두 지급하고 가맹점 교육을 시행할 것을 약속했고 이에 청년유니온은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근로자 처우에 대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013년에는 고용노동부가 카페베네 가맹점 56곳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근로감독 조사에서 55개 지점이 최저임금위반, 임금 정기 미지급 등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 카페베네의 가맹점 처우에 대한 논란이 들끓었다.  20148월에는  통신사 제휴 행사로 인한 할인 금액 가운데 일부를 가맹점에 떠넘긴 것으로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지난해 카페베네는 2013년 이후 2번째로 지난해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해 6월 초까지 본사 직원 300여명의 50%에 달하는 인력에 대해 근무지 재배치, 권고퇴직 등의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위해 직원들에게 칼을 빼들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아울러 지난해 9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은 공개자료를 통해 10대 대형 커피프랜차이즈의 식품위생법 위반사항을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카페베네가 62(20.2%)로 가장 많은 식품위생법을 위반했고 탐앤탐스, 엔젤리너스가 뒤를 이었다. 위반 내용으로는 위생교육 불이수’ ‘영업장 외 영업’  ‘유통기한 위반등으로 나타났다

신규·해외서 
손실 데미지

소비자의 평가도 냉담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소비자원의 설문조사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카페의 맛과 가격에 모두 낮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은 스타벅스만큼 비싸지만 맛은 이에 못 미친다는 평가였다. 특히 카페베네는 지난해 국내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이 가맹점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나 잇따른 악재와 본사의 열악한 재무구조가 실제 사업에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지난해에만 카페베네는 30개의 점포가 폐점했고 2012년도부터 누적 합계 137개 가맹점이 폐업했다. 엔제리너스, 이디야, 투썸플레이스는 각각 19, 5, 8개로 카페베네의 폐점숫자에 못 미친다. 반면 가맹점 신규오픈의 경우 지난해 카페베네 40, 엔제리너스 40, 이디야 237, 투썸플레이스 81개로 나타났다. 카페베네가 가맹점 신규오픈 대비 폐점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10월 본사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서울 광진구 중곡동으로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최승우 전 웅진식품 대표를 신임 카페베네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김 회장은 카페베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경영체제 도입 및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신임 사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창업자이자 오너인 김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최 대표가 경영을 맡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카페네베가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수백억원의 부채를 진 상황에서 사모펀드 출신의 최 대표가 새로 부임하면서 사실상 김 회장은 모든 경영권에서 물러난 것이라며 연말까지 부채를 갚지 못할 경우 자신이 가진 지분을 모두 넘기고 회사에서 짐을 쌀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 신임 대표는 해외 사업 방향과 기업의 성장 동력 발굴 등 무너져가는 카페베네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인사로 평가된다. 최 대표는 지난해 11월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국 가맹점주를 직접 면담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급격한 사업 확장
그리고 곧 그림자

또 가맹점주 모임을 정례화해 카페베네의 고질병인 가맹점주와의 트러블을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또한 카페베네는 대주주를 기존의 김 회장에서 사모투자자인 케이쓰리제5(K35)로 변경하면서 김 회장은 실질적으로 경영권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 회장은 재무건전성을 위해  20147K3에쿼티파트너스를 대상으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전환상환우선주를 발행해 224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단행했다.



당시 투자금이 부족한 탓에 자신의 지분 일부도 함께 매각해 경영권 분쟁을 남기기도 했다. 또 카페베네는 자금유동성을 위해 지난해 1210일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코스닥상장업체 플랜티넷으로부터 주당 500원으로 10억원을 투자 받은 바 있다.

케이쓰리제5호의 보통주 전환은 기존 15000원에서 플랜티넷의 유상증자 발행가액인 500원에 맞춰 이뤄진 것이다. 케이쓰리제5호는 우선주 1491300주를 의결권을 가진 보통주로 전량 전환했다. 이로써 지분율은 84.2%로 늘어났고 김 회장 지분은 49.5%에서 7.3%로 줄었다.

이를 통해 카페베네는 지난 20147월 유치된 증자대금 약 223억원이 전액 보통주 자본금으로 반영하게 됨에 따라 지난해 9월 부채 비율이 865%에서 300% 이하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를 보게됐다.카페베네 측은 해외 사업 확장과 신규 사업이 차질을 빚으며 재무구조가 빠르게 나빠졌고 경영권 매각이 주주들 합의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됐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카페베네의 영업이익과 매출액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김 회장은 지난해 4월 다시 한 번 신사업을 계획했다. 카페베네는 세컨드 브랜드로 중저가 커피전문점 바리스텔라를 론칭했다. 바리스텔라의 매장규모는 평균 20평으로 평균 40평 이상의 대규모를 자랑한 카페베네의 절반 수준이다. 

이번엔 버거 사업이다!”
 토니버거 론칭 승부수

커피 가격도 아메리카노 기준 평균 2900원으로 가격이 형성돼 중저가 이미지를 표방했다. 또한 2013년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타격을 입은 마인츠돔이지만 그때 익힌 노하우를 바탕으로 특화된 베이커리 메뉴를 선보인다는 복안이였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기존 커피전문점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커피와 음료 외에 차별된 메뉴를 준비했다다양한 베이글을 맛볼 수 있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바리스텔라는 론칭 때부터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카페베네가 세컨드 브랜드를 개설한 이유는 개정 가맹거래법에 신규 개점 제약을 피하기 위해서다. 개정 가맹거래법은 가맹본부와 점주가 영업 지역 범위를 협의해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돼 있다. 즉 카페베네는 300m 내 신규 개점을 하려면 기존 가맹점주의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 신규 개점 제한으로 기존의 공격적 점포 확장을 못 하게된 카페베네는 세컨드브랜드라는 꼼수를 쓴 것이다.

카페베네가 부진을 직접 타계할 생각을 하지 않고 세컨드 브랜드 출시로 피해가려한다는 업계의 지적이다. 당시 카페베네는 언론을 통해 아직 가맹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고 가맹점을 내더라도 기존 카페베네 상권과는 겹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론칭을 계획한 지 한 달이 지난 지난해 5월 카페베네는 바리스텔라에 대해 테스트를 위해 개설한 점포 일 뿐이라며 가맹사업을 할 의사는 없고, 현재까지 추가로 직영점을 확장할 계획도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기존 가맹점주들의 거센 반발에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결국 카페베네는 논란이 커지자 바리스텔라를 포기하고 카페베네 이름을 유지한 채 베이글을 강조한 카페베네126베이글을 지난해 5월 론칭했다. ‘카페베네 126 베이글은 가맹점 모집을 시작한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만에 점포수 100개를 넘어서며 안정권에 접어든 모습이다.

세컨드 브랜드를 내기 보다는 기존의 브랜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 긍정적이지만 좀 더 지켜볼 부분이다. 이 밖에 김 회장은 자존심 회복을 위해 버거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베네타워(구 카페베네 사옥) 1층에 토니버거’ 1호 매장을 론칭 했다. 버거사업은 카페베네 법인과 관계없는 김 회장 개인 투자 사업으로 알려진다.

구겨진 자존심
신사업으로 회복?

토니버거의 법인 대표는 서바이벌 오디션<마스터셰프코리아3>에 출연한 미스코리아 출신 요리사 홍다현 씨가 맡고 있다. 토니버거는 가성비를 강조해 론칭 초반 빠르게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2008년 카페베네의 성공 이후 신사업에서 줄곧 쓴잔을 마신 김 회장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먹튀카페베네 미국서 무슨일이

카페베네가 미국본사 사무실 임대 문제로 건물주와 법적 분쟁 중에 있다지난 13일 재미언론인 안치용씨에 따르면 까페베네는 지난해 81일부터 101일까지 두 달간 월세 78025달러를 내지 못해 미주본부 사무실 건물주가 소송을 제기했다.

안 씨에 따르면 이 매장 임대계약서는 김선권 회장이 직접 서명한 것으로 드러났고 카페베네 측이 일체 대등하지 않아 궐석판결로 넘어가 카페베네가 패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20147월 미국내 한국인들이 카페베네 관련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소송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카페베네 먹튀논란이 일자 지난해 3월 소송을 자진 철회했다.

 

<기사 속 기사> ‘토종 신발스베누 몰락 스토리  

토종 신발 브랜드 스베누를 론칭해 성공가도를 달리던 황효진 대표가 신발 제조 대금을 제조공장 업주에게 주지 않아 사기 혐의로 피소 됐다. 경찰의 서류 조사 결과 황 대표는 200억여원의 납품 대금을 주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스베누는 2012신발팜이라는 인터넷 쇼핑몰로 시작해 2014년 스베누로 이름을 바꾸고 온·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한 업체다. 신생브랜드 답지 않게 아이유, AOA 등 당대 최고의 연예인을 내세우며 파격 마케팅을 선보였다. 하지만 과도한 스타마케팅과 가맹점 확장으로 자금난을 이기지 못했다.

지난해 1215일에는 중년남성이 회사로 뛰어들어 내 돈 내놔라며 자해행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남성은 신발 공장주로부터 28억원이 넘는 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스베누의 자금부실이 심각한 수준이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자금난에 빠진 스베누가 땡처리 업체에 싼값으로 물건을 넘겨 현금을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가맹점의 경우 판매대금을 회수하는 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현금으로 목돈을 챙기려 땡처리 업체에 물건을 넘겼다는 것이다. 이에 스베누 측은 땡처리 매장은 본사에서 진행하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확인 즉시 해당 불법 매장에 방문해 판매 중단 요청 및 법적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일련의 스베누 사태에 대해 황 대표는 피해를 입은 업체를 정상적으로 돌려놓기 위해 모든 책임을 지고 해결하도록 하겠다그동안 스베누를 사랑해 주신 소비자분들과 관계자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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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