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섹스에 대한 환상과 진실 파헤치기

새로운 섹스 아이템 ‘애널 플레이’ 떴다 떠

많은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섹스 판타지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애널섹스’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포르노를 많이 본 남성들은 누구나 ‘나도 한번쯤’이라는 생각을 해봤을 법하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특히 동양여성들은 서양 여성에 비해 골반이 그리 넓지 않고 체구마저 작기 때문에 남성과의 애널섹스가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남자들이 아니다.

인터넷상에서는 ‘애널섹스 노하우’에 대한 글들이 넘쳐날 뿐만 아니라 애널섹스를 위해 여성을 설득하는 법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 애널섹스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다양한 풍속도를 집중 취재했다.

애널섹스 판타지에 빠진 남성들 동영상 찾아 ‘날샘시청’
여성 거부감에 실현 가능성 적지만 노하우 찾기 ‘혈안’


애널섹스가 꼭 성적 만족감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성병을 옮길 수도 있고, 때로는 여성의 항문을 헐게 만들어 신체적인 괴로움을 안겨다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애널섹스에 대한 남성들의 판타지는 식을 줄 모른다.

일부 음란 동호회에서는 이러한 애널을 주제로 한 섹스 이벤트를 개최하는가 하면, 여기에 참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남성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심지어 ‘페티시 업소’를 표방하는 업소에서는 본격적인 ‘애널 플레이’를 새로운 아이템으로 등장시키기도 했다.

마지막 남은 금기
남성들 ‘무한도전’

그렇다면 남자들이 애널섹스에 집착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애널을 추구하는 많은 남성들은 한결같이 ‘색다른 성적 욕구’ 혹은 ‘여성에 대한 완전한 정복 욕구’ ‘확실하게 다른 조임’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애널은 일종의 ‘금기’처럼 취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배변기관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더럽다’는 이미지도 함께 가지고 있다. 하지만 원래 섹스란 이러한 금기까지 뛰어넘기에 더욱 강렬한 자극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애널은 남성들이 도전하는 ‘마지막 금기’라고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 사실 애널을 쉽게 받아들이는 여자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심지어 성매매를 직업으로 하는 여성조차도 애널에 대해서만큼은 심한 변태 취급을 하면서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애널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섹스의 형태에서 단순히 확장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섹스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또 다른 섹스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남성과 여성간의 생각의 차이가 크다. “남성 상당수는 애널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면, 여성들은 정반대로 상당수가 애널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남성들의 애널 욕구가 쉽게 만족되지 못한다.”(직장남성 박모씨. 36) 그러나 실제 애널을 경험해본 남성들은 그 ‘맛’을 쉽게 잊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항문의 괄약근은 남성들에게 강한 조임의 경험을 주기 때문이다.

“솔직히 많은 남성들이 명기를 찾아 헤매지만, 애널만 할 수 있다면 모든 여성들이 명기이기도 하다. 그 짜릿한 경험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한번 경험을 하게 되면 도저히 그것을 잊기가 쉽지 않다. ‘명기가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아무리 애널이 가능한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한번 관계를 가진 뒤에는 최소 일주일 정도는 쉬어줘야 항문의 괄약근이 다시 정상을 되찾기 때문이다. 만약 무리하게 되면 다시는 그 여성과 애널을 못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자영업자 이모씨. 42)

특히 중년 남성들이 오히려 애널에 열광하는 경우가 많다. 20대의 경우는 섹스 그 자체에, 30대는 새로운 여성과의 섹스에 열광하지만 40대의 경우 다소 떨어진 자신의 성적 감흥을 업그레이드시켜 줄 수 있는 애널이 보다 강한 흥분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년의 경우, 워낙 다양한 성경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섹스 행태로서는 흥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애널은 오히려 나이 든 이들을 위한 섹스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40대 중반 남성인 장모씨는 “애널은 이제까지 평생 동안 해본 섹스 중에서 가장 자극적인 경험이었다”면서 “내 심장이 터질 것 같아 복상사로 죽는 건 아닌지 걱정까지 들었을 정도다”고 말했다. 일부 남성들은 애널 섹스를 하면서 여성에 대한 정복욕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경험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 그냥 일반적인 섹스를 할 때에도 느낀 것이기는 하지만, 왠지 여성과 섹스를 하고 나면 그녀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었다는 일종의 정복욕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고상하게만 보이고 새침떼기로 보이는 여자들이 내 앞에서 벌거벗고 신음 소리를 냈다는 것 그 자체가 나에게 그녀를 정복했다는 느낌을 들게 했다. 그녀는 나의 행동에 쾌락을 느끼고 나의 ‘그것’을 잊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왠지 내가 떠받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애널은 그것보다 더욱 강한 느낌이었다. 대부분의 여성이 애널을 기피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나에게는 정복의 대상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모든 여성들이 기피하는 것을 내가 해냈을 때의 그 느낌은 ‘성취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자영업자 최모씨. 39)

일부 남성 애널섹스로
여성 정복욕 느끼기도

그러나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여성들 역시 ‘가끔씩 하는 애널 섹스는 또 다른 차원의 쾌락을 준다’고 말한다. 여성들 스스로가 애널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찾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여성들이 애널 자체에서 성적 쾌감을 느끼기는 인체 생리학적으로 불가능하다. 항문부위에는 쾌락을 자극하는 신경계통이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쾌락에는 심리적인 면이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자기 스스로가 ‘일탈’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고 ‘금기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느낌으로 만족감을 얻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애널을 색다른 아이템으로 내세운 변태업소마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이 직접 성기를 삽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이러한 업소에 근무할 수 있는 여성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이들 업소에서 하는 것은 다양한 ‘도구’들을 활용해 여성의 애널에 대한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 하지만 이것 역시 남성들에게는 매우 강한 유혹이 된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C업소는 ‘근무하는 모든 여성들의 애널 가능’이라는 파격적인 문구로 남성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한번 사용한 도구는 자신만의 것으로 지정할 수 있고 다른 남성과 공유를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이 업소는 ‘느낌이 장난이 아니다.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라며 남성들의 쾌락욕구에 호소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이곳에서 ‘애널 체험’을 해봤던 남성들은 어떤 느낌일까.

지나친 애널섹스는
항문파열로 이어지기도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놀랄 만한 일이다. 애널이 가능한 여성을 섭외하거나 교육을 시킨 업주의 능력 자체가 놀라울 따름인 것이다. 어쨌든 상대 여성에게 아무런 별도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무작정 애널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은 남성들에게는 적지 않은 자극을 준다. 나도 여성의 애널을 그렇게 자세하게 관찰하면서 나의 욕구를 충족시켰던 경험은 처음이었다. 결국 ‘마무리’는 자위를 하게 마련이지만 이 역시 좀 색다른 면이 있었다. 여성에게 내가 원하는 ‘아주 특별한 자세’를 취하게 한 뒤 자위를 하니 그 느낌이 정말로 달랐다. 앞으로도 애널이라는 행위 안에서도 다양하게 세분화된 나만의 독특한 취향을 찾아내고 싶을 정도다. 어쨌든 업소 측에 감사할 따름이다.”(직장인 백모씨. 28)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체의 구조상 애널이라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강한 괄약근이 남성에게 쾌락을 주기도 하지만 반면 성기의 삽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남성들은 ‘젤’ 제품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사전에 손가락 등을 삽입해 여성의 괄약근이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곤 한다. 그러나 이때 남성들이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우선 남성의 손톱이 길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이다.

일부 음란 동호회 애널 주제 섹스 이벤트 개최하기도
페티시 업소에 본격적인 ‘애널 플레이’ 등장해 ‘눈길’

날카로운 손톱은 연약한 근육에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극히 주의를 해야 한다. 특히 손톱 밑의 세균으로 인해 여성이 감염될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만약 이럴 경우 병원에 가야하기 때문에 여성에게도 보통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거기다가 배변시마다 ‘찢어지는 고통’을 겪기 때문에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으로 인한 성병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항문 콘딜로마’라고 불리는 성병은 여성과 남성의 성기는 물론 항문에 생기는 악질 성병이라고 할 수 있다. 구강성교, 항문성교, 질내 성교 등 다양한 섹스의 방식에 따라 감염이 되고, 일단 감염이 됐을 경우에는 항문 주위에 조그마한 혹들이 퍼지게 된다. 만약 이것이 심하게 될 경우에는 이들이 뭉쳐서 굵직굵직한 덩어리를 형성하게 된다.

특히 이 성병이 위험한 것은 콘돔을 설사 사용한다고 할지라도 안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단 한 번의 성적 접촉으로도 감염될 가능성이 50%가 넘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전파력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만약 애널 섹스를 할 경우라도 성병에서 안심할 수 있는 상대와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애널을 할 때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성기의 삽입을 최대한 ‘천천히’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상태를 잘 관찰하면서 피스톤 운동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이러한 점을 감안하지 않고 무자비하게 행위를 했을 때는 여성의 괄약근이 파열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뿐더러 심지어는 정상적인 보행행위 자체가 힘든 경우까지 생길 수도 있다. 이제 시간이 흐를수록 섹스에서의 금기가 점차 없어지고 있다. 과연 이러한 풍속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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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br>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