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사각지대' 대형마트 주차장 점검해보니…

‘어두컴컴’ 목숨 걸고 장보러 갈판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최근 발생한 ‘트렁크 살인사건’으로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지하주차장이 여성들의 범죄 사각지대로 지목됐다. <일요시사>에서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강력범죄 사례를 살펴보고 예방법을 알아봤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트렁크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김일곤(48)씨를 검거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의 한 동물병원에 들어가 강아지용 안락사약을 구매하려 했다.

수의사와 간호사가 “개를 안락사 시키듯이 죽여달라”는 김씨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잭나이프로 위협하기도 했다. 수의사와 간호사가 진료소 뒤쪽으로 이어지는 미용실로 몸을 피한 후 경찰에 신고하자 김씨는 도주했다. 수의사의 신고로 출동한 성수지구대 소속 경찰이 김씨를 추적, 동물병원에서 1km 떨어진 성동세무서 건너편 인도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CCTV 부족 
어두운 조명

앞서 지난 11일, 성동구 홍익동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SUV 차량 화재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 차량의 트렁크에서 주모(35)씨의 시신이 발견됐고, 이미 시신은 불에 타 그을린 상태였다. 시신 감식 결과, 목과 복부 부위가 심하게 훼손돼 있었으며, 흉기에 목 부위가 찔려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사건 발생 지역의 CCTV를 추적한 결과, 사건 발생 이틀 전인 지난 9일 주씨가 충남 아산시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김씨에게 납치 살해된 정황을 밝혀냈다.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전과 22범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지난달 24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치자 차량만 절도한 후 의정부의 한 주택가에 차량을 버린 채 도주한 점도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선불폰과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사용해 수사에 난항을 겪게 되자 지난 14일부로 현상금 1000만원을 걸고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김씨 자취가 좁혀지지 않자 경찰은 지난 16일 수사전담팀을 수사본부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가 주씨의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했다는 점을 추가 조사하고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30대녀 트렁크 살인사건 김일곤 검거
아산 마트 지하주차장서 납치·살해

‘트렁크 살인사건’으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지하주차장이 여성의 강력범죄 사각지대로 지목됐으나 이전에도 수차례에 걸쳐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07년 9월1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도 현모(28)씨의 시신이 승용차 트렁크에서 발견됐다. 당시 현씨의 시신은 노란색 원피스를 찢어 만든 매듭으로 목이 감긴 채 나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해 성폭행 당한 흔적이 없는 점을 확인했다.

분당경찰서는 현씨 차량이 주차된 장소에 CCTV가 설치되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었으나 사건 발생 6일 만에 용의자 김모(26)씨를 PC방에서 붙잡았다. 당시 피의자 김씨는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중 고급차량에 탑승한 현씨를 발견, 12만원을 뺏은 후 현씨를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2001년 5월5일, 부천시 원미구의 한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남편을 기다리던 백화점 직원 김모(43)씨가 절도차량에 납치돼 성폭행 당한 후 목이 졸린 채 살해됐다. 시신은 벽돌에 매달려 충남 천안의 청룡저수지에 유기됐다. 당시 피의자는 공군 이모(29) 대위로 밝혀졌으며 성폭행 및 강도 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군 헌병대에 이첩됐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살인 이외의 강력범죄(절도·폭행·성범죄·강도)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2012년 2902건, 2013년 3194건, 백화점에서 2012년 1618건, 2013년 2605건의 강력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간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1만319건의 강력범죄가 발생한 것이다. 범죄 유형별 발생건수를 살펴보면 대형마트에서 절도 5749건, 폭행 311건, 성범죄(성폭행·성추행 등) 26건, 강도 10건이 발생했으며, 백화점에서도 절도 3902건, 폭행 302건, 성범죄 17건, 강도 2건으로 조사됐다.

이화승(회사원·36)씨는 “맞벌이 가정의 여성은 퇴근 후 늦은 시간에 마트에 들러 식재료를 구입할 일이 많다”며 “트렁크살인사건이 아니었다면 범죄위험을 생각지 못한 채 나 역시 당했을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덧붙여 “마트나 백화점은 유동인구가 많다하더라도 차량 내에서 갑작스럽게 범죄가 일어나면 쉽게 알아채기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검거된 강력범죄범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 7일, 서울시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자동차에 탑승한 여성을 납치하려 했던 김(39)씨가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지난 7월에는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외제차 여성 운전자를 노린 범인이 범행 발생 5일 만에 검거됐다.

으슥한 주차장 
시설개선 시급

지난 6월에도 인천 남동구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여성이 자동차에 타는 순간 뒷좌석에 타 흉기로 위협한 남성이 블랙박스에 포착돼 경찰에 붙잡혔다. 이외에도 경기도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7살 유치원생이 2013년 7월16일에 유괴되기도 해 여성뿐만 아니라 아동에게도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지하주차장이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지하주차장의 강력범죄 발생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여성전용주차장 확대, 보안요원 배치, CCTV 추가 설치, 조명등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국 각지 지방자치단체는 2008년 이후 ‘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 - 여성전용주차장 주차구획 설치기준’을 마련해 여성전용주차장 설치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주차장법, 주차장법시행령, 주차장법시행규칙에는 기재되지 않아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차장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를 살펴보면 ‘30대 이상인 노상·노외·부설 주차장에는 총 주차대수의 10% 이상을 여성전용주차장을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여성전용주차장이 마련돼 있긴 하나, 전체 주차대수의 10%에 미치지 못하거나 부합 위치에 마련디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소규모마트 및 지역 백화점의 경우 여성전용주차장이 마련되지 않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주차 전용층을 운영하는 대형마트도 있다.

 

‘위험천만’ 여자 혼자 가기 무섭다
유사한 강력범죄 잇달아 ‘초긴장’

 

지역자치단체 조례에 언급된 여성전용주차장의 부합 위치는 ▲사각이 없는 밝은 위치 ▲주차장 출입구 또는 주차관리원(주차부스)과 근접해 접근성 및 이동성ㆍ안전성이 확보되는 장소 ▲CCTV감시가 용이하고 통행이 빈번한 위치 ▲차량출입구 또는 주차관리원이나 승강기에서 장애인 주차구획 다음으로 근접한 곳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2013년 1월 ‘건축물 범죄예방설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지하주차장에 일정간격의 비상벨을 설치토록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범죄 예방용 비상벨이나 비상전화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

한 대형마트 주차관리자는 “비상벨 있더라도 흉기 위협으로 구조요청을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안전요원 배치가 시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법적 규정이 하루빨리 마련돼 여성들이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에서 자유롭게 쇼핑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하주차장에 안전요원이 배치된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주차관리소 상주직원 및 주말동안 배치되는 차량유도 안내직원을 통해 관리되고 있어 보안관리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형마트 주차관리자는 “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인력비를 아끼고 있는 시점에 보안요원을 곳곳에 배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일부 업체가 외주업체를 통해 발렛파킹 요원을 운용하고 있긴 하나, 이들은 안전요원이 아니기 때문에 흉악범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보안요원이 배치되려면 업체 측에서 검토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라며 “정부의 대책마련 없이는 개선되지 않는 곳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지하주차장의 조명등의 개선도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지하주차장에는 조명등이 격등제(1칸 건너 1개)나 격격등제(2칸 건너 1개)로 운영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센서등을 통해 사람이 지날 때만 불이 켜지도록 하고 있다. 범죄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의 건물 지하주차장에는 범죄 예방을 위해 LED 조명이 설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진영(미용사·30)씨는 “서비스직 근무자들은 퇴근시간이 일반 회사원에 비해 많이 늦은 편이라 한적한 지하주차장에 들어설 때마다 공포를 느끼곤 한다”며 “마트나 백화점뿐만 아니라 모든 건물의 지하주차장에 CCTV 사각지대가 없어야 할 것이며 조명부터 환하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전용 확대
보안요원 배치

지난 3월17일, 충남 논산시의 한 대형마트에서 발생한 남고생의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경우 사건 발생 현장에 설치된 CCTV 3대가 모두 고장난 제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범죄 예방 및 사건기록, 범죄용의자 검거에 활용되는 방범용 CCTV에 대한 추가 설치 및 화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방범용 CCTV 한 대당 화질 개선비 200여만원, 추가 설치비 1500만원으로 대책 마련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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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