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오에 도전장 던진 정의당 김제남 의원

은평구 ‘녹색정치’ 진원지 될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제20대 총선이 약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전·현직 국회의원들 하나둘 출마 계획을 세우며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인 가운데 정의당 의원들도 마찬가지로 총력전을 준비 중이다. 그 선두에는 최근 은평구 출마를 선언한 김제남 의원이 있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최근 은평구 선거사무소를 개소해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은평구는 잘 알려진 바대로 ‘친이계 좌장’이라 불리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5차례나 당선된 지역, 그러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전 싸워 백 번 이긴다’는 <손자병법>의 내용처럼 지난 3년 동안 이 의원에 대해 누구보다 ‘지피지기’한 사람이 김 의원이다.

‘녹색정치’라는 명확한 색깔의 슬로건을 내걸며, 정의당 의원 중 가장 먼저 총선 준비에 나선 김 의원의 입을 통해 다윗의 ‘백전백승’ 전략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최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가졌는데 주변 반응이 어떠했나?
▲김제남이 출사표를 던지고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이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나에 대해 잘 아는 분들은 은평의 변화·발전을 위해 역할을 해달라는 기대감이 있었고, 처음 보는 주민들은 호기심과 기대감을 동시에 보였다. 느끼기에 반가운 기대감이 많은 것 같다.

- ‘은평구’ 출마를 선언한 이유는?
▲이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15년을 살았다. 요즘 시어머니께서 헬스장이나 복지관에 가시면 “며느님 사무실 냈던데 축하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어떤 분은 의정보고서를 읽으시고 “군인의 딸로 태어났다는데 아버님이 언제 어떻게 복무하셨나?” “어떤 분이시냐?” 등의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더라. 남편이 동네에서 ‘아빠맘두부’라는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데, 알아봐 주시는 분도 많이 계신다. 은평은 내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 19대 국회에서는 비례대표로 활동하셨다. 이번에 지역구로 나오시게 됐는데 차이점이 있는지?
▲차이는 크게 없다고 본다. 다만 은평은 내 삶의 현장이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할 때 훨씬 더 구체적으로 적용 가능하다. 예를 들면 제가 낸 법안 중 ‘소상공인 보호지원법’이 있는데, 이는 전국 600만 이상의 소상공인을 위한 법안이다.

하지만 이 법이 있다고 바로 소상공인들이 보호되고 지원되는 건 아니다. 결국 구체적인 실효성·이행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삶의 현장에 대입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은평에서 하나의 모델이 된다면 은평에서 대한민국까지 연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 본다.


- 현재 은평지역이 직면한 가장 중대한 현안은 무엇이라 보시는지?
▲많은 현안이 있는데, 우선 지역에서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친 결과 은평뉴타운에 사시는 분 빼고는 대체적으로 주택이 노후되고, 주거환경이 열악해 아이들을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힘들다는 분이 많았다. 그 외에 교통과 상권문제를 걱정하는 분들도 있더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고여있고 정체된 은평에 새바람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낯선 사람이 들어와 변화를 주는 게 아니라 오래 산 주민이 스스로 주체가 돼서 변화시켜가는 것이 핵심이다. 상권·생활권 경제공동체를 형성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삶의 터전 은평구 출마, 차별화 전략 승부
강한 진보 선언 “새정치로는 국민 불만족”

-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5선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대결이 예상된다. 남다른 출사표가 필요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강해져야 되지 않겠는가? 내가 가진 장점 중 하나는 강하면서 유연하다는 것인데 상대가 누구여도 미래를 위한 가치관과 비전, 구체적 정책능력이 나의 강점이다. 무엇보다 지지해주는 시민의 힘을 믿고 있기 때문에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재오 의원을 상대하는 것이 나를 더 강하고 담대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될 것 같아서 오히려 좋다.
 

- 초·재선의원으로서 다선의원을 잡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전략이 있는가?
▲차별화 전략인데 그 핵심은 ‘녹색정치’다. 녹색정치는 새로운 변화를 뜻하는데, 이 변화로 훨씬 다수의 행복과 복지가 실현되고 공익이 넓혀질 것이다. ‘참 살고 싶은 미래다’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의 경쟁력은 녹색정치를 밀어주는 은평주민들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경쟁력이고 차이입니다.

- 녹색정치는 구체적으로 어떤 정치를 의미하는가?
▲녹색정치는 이전의 패러다임과 미래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의 패러다임은 성장 위주이지 않았는가. 오염물질 배출과 압축성장에 치우치면서 그로 인한 패해도 많았다. 지금 ‘메르스’와 작년 ‘세월호’도 마찬가지다. 또한 ‘불평등’과 ‘양극화’는 성장만 강조해온 결과로 서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반면 녹색정치는 지금 우리가 살아야 하고 다음 세대가 살아야할 지속가능한 삶을 의미한다.

- 기존 정치인들과 본인의 가장 다른 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실사구시적이다.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으로부터 시작한다. 주민으로부터 목소리를 경청하고 내 눈으로 받아들이고 내 것으로 만들어 낸다. 다른 사람의 민원처럼 듣는 게 아니고 내 일처럼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 하겠다고 뜻을 세우면 꼭 해내고 마는 성미이다. 일회성 이벤트로 이미지를 띄우기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닌 ‘저 사람이라면 믿을 만해’라는 신뢰감 있는 정치를 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 국민모임 등과 함께 새로운 창당 소식이 있다. 앞으로 당 차원의 목표가 있다면?
▲창당으로 바라보기보다 새로운 결합과 연대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국민들은 부의 양극화와 메르스 공포 등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즉 국민들은 이런 것들로부터 탈피하는 새로운 진보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는데, 제1야당이라고 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이런 진보열망을 충족시켜드리기 위해 진정한 진보의 편에 서있는 사람들끼리 뭉치자고 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의 뜻을 현실로 반영할 수 있는 ‘강한 진보의 재편’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중심에 정의당이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 마지막으로 은평구 주민과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요즘 시장에 가거나 거리를 나가면 한산하다. 속상하고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다. 그렇지만 힘겹다고 해서 가게 문을 닫고 삶을 내팽겨 칠 수 없듯 정치를 포기해선 절대 안 된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정치를 포기하는 것은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고 기득권에게 유리한 것일 뿐이다.

요즘 서민들 살기가 너무도 팍팍하고 힘들다. 우리 사회가 점점 약자가 살기 힘든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표로 표현을 해주시든 반상회 나가서 말씀하시든 저를 통해 말씀해주시든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다. 작지만 강한 정당인 정의당이 그리고 저 김제남이 주민과 국민의 편에 서겠다. 잘 지켜봐주시고, 손잡아주시고, 질타해주실 때는 해주시기 바란다. 국민을 섬기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으니 꼭 끌어주시길 당부 드린다.

 

<chm@ilyosisa.co.kr>



[김제남은 누구?]

▲ 덕성여자대학교 사학과
▲ 녹색연합 사무처장
▲ 제19대 국회의원
▲ 제19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위원
▲ 정의당 원내대변인
▲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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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