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메르스, 왜 심각한가 ⑥괴담이 판친다

격리 병원 가보니… 불안한 시민들 태평한 의료진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메르스가 한국을 강타했다. 뒷짐만 지고 있던 정부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정부는 시민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핑계로 발병 지역과 환자가 거쳐 간 병원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흘러다니는 괴담들을 <일요시사>가 파헤쳐 봤다.

 
지난 2일 오후 5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선별 진료소가 설치된 서울 중구 을지로6가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으로 향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정부는 메르스 확산을 우려해 호흡기 증상(고열·기침·가래·호흡곤란)이 있어 찾아온 환자를 이곳에 격리 진료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을 가는 길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진료소 갔더니
젊은 레지던트만
 
평소 같으면 관광객으로 바글바글한 역사 안이 한산했다. 그렇다고 관광객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저마다 큼직한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관광객들도 곧잘 보였다.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캐리어를 끌고 있는 이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점이다. 특히 대만에서 온 A씨의 형형색색 마스크가 눈에 띄었다. A씨는 “메르스 때문에 가족들이 여행을 말렸지만, 어제 한국에 도착했다”며 “주변에서는 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나도 걱정돼 한국에서 마스크를 사서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으로 보인 사람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은 꽤 많이 보였다. 기자도 그중 한 명이었다.
국립중앙의료원 후문에 있는 메르스 선변 진료실. 가는 골목길은 적막했다. 멀리서 큼직한 텐트와 ‘메르스 선변 진료실’이라고 붙여진 빨간 플래카드가 보였다. 그리고 마스크를 착용한 경비원이 혼자서 후문을 지키고 있는 모습 정도만 보였다. ‘철통 경비가 아닐까’생각한 기자의 예상이 여지없이 빗나갔다. 쉽게 후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병원을 쭉 한 바퀴 돌아봤다. 병원 곳곳에는 ‘메르스로 의심되어 진찰을 위해 내원하신 분은 병원으로 들어가지 말고 선별 진료소로 가십시오’라는 간판이 보였다.
 
선별 진료소 문 앞 안내문에는 ‘메르스 관련 상담 및 진료를 원하면 뒤편 호출벨을 누르고 대기하라’라는 알림판이 있다. 병원 문은 굳게 닫힌 채 그 앞에는 탁자가 깔렸다. 탁자 위에는 혈압계와 알콜 손세정제, 진료기구, 마스크, 체온계 등이 놓였다.
 
진료소 앞에서 한 30대 청년이 레지던트로 보이는 젊은 의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이 청년은 며칠 전부터 고열과 가래 증상 때문에 찾아왔다. 진찰을 받고 싶다고 밝혔다. 레지던트는 “중동에 다녀온 적이 있느냐?”며 물었다. 청년이 “다녀온 적이 없다”고 답하자 레지던트는 “중동에 다녀오지 않았다면 메르스에 감염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굳이 진찰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최근 열나는 환자들만 봐도 겁부터 난다고 호소하는 일반 병원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하지만 청년은 그래도 찜찜한지 계속 진찰을 받아보고 싶다고 버텼다.
 
환자 “고열이 나서 검사 받고 싶습니다”
의사 “중동 다녀왔어요? 아니면 됐어요”
 

그렇게 이들은 실랑이를 얼마간 벌였다. 레지던트는 병원 안으로 들어가더니 상급 의사 두 명을 함께 데리고 나왔다.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의료진들은 청년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했다. 이후 의료진들은 다시 병원 안으로 들어가곤 나오지 않았다. 청년은 발걸음을 후문 밖으로 돌렸다.
 
 
기자는 “진찰은 잘 받았느냐”며 “의사가 세 명씩이나 나와서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 물었다. 청년은 “고열과 가래 기운이 있는데도 진찰을 안 해주는 것 같다”며 “내가 계속 진료를 받고 싶다고 말하자 레지던트가 자기 선에서는 해결이 안 될 것 같아 전문의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이 ‘중동에 안 갔으니깐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날 설득하고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청년은 떨떠름한 표정을 떨치지 못한 채 돌아갔다.
 
곧이어 후문에 있던 경비원이 기자에게 다가와 “무슨 일 때문에 왔느냐”물어 “취재하러 왔다”고 답했다. 그러자 경비원은 “현재 여기는 취재 금지 구역”이라며 “나가달라”고 말했다.
 
감추려는 게 
정말 능사일까
 
이번에는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서울대학교병원에는 메르스 의심 환자 격리센터(의심증상 검사 및 임시 수용시설)가 있다. 지난 1일 정부는 국내 감염자가 18명으로 늘어나자 서울대학교병원에 격리센터를 설치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일대에 들어서자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이 꽤 많았다. 하나같이 호흡기 마스크 ‘N95’를 착용하고 있었다. 병원에서 방문객이나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있었다.
 
격리센터 역시 실외인 응급실 앞에 설치돼 있다. 천막 텐트에는 ‘의심 증상이 있는 분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 후 직원에게 문의하시오’라는 안내문이 외래어로 곳곳에 붙여졌다. 천막의 후문은 구급차로 굳게 막고 있다. 주위는 빨간색 폴리스 라인으로 출입을 통제했다. 방호복을 입은 의사는 보안경까지 착용하며 주변을 지켰다. 천막을 지키고 있는 의사에게 “지금까지 몇 명이나 이곳 천막에 들어갔느냐” 물었지만 묵묵부답이다.
 
상황을 살피기 위해 응급실로 들어갔다. 하나같이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했다. 병원 대기실의 텔레비전에서는 메르스 관련 보도가 줄기차게 나왔다. 이를 지켜보는 이들은 하나같이 혀를 치며 이번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환자 가족인 B씨는 기자가 말을 걸어오자 “마스크를 쓰고 오라”고 지적했다. 메르스는 침으로 전달된다고 알려져 있어 이를 경계했던 모양이다. 기자는 병원에서 나눠주는 마스크를 쓰고 B씨에게 이곳 상황을 물었다. B씨는 “어제 한 명 격리센터에 들어갔다”며 “사람들이 메르스 증상으로 진찰 오는 사람은 있는데 격리센터까지 가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메르스와 비슷한 증상 때문에 오는데 그렇게 심하지 않거나 중동에 갔다 온 적이 없으면 귀가 조치시킨다”며 “조금만 열이 나거나 느낌이 안 좋다 생각하면 병원에 오기 때문에 일일이 다 진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감염된 환자들 대부분이 중동에 방문한 적 없는 사람들뿐이었다. 그리고 발병 지역인 평택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메르스의 증후가 나타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감염자 수는 확산하고 있다.
 
 
대기실 텔레비전에서는 ‘보건당국이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언론의 지나친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뉴스가 흘러나왔다. 그러자 옆에 있던 B씨는 “확산이나 막아라”고 일갈했다.
 

오후 8시 괴담 속에 가장 많이 등장했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성모 병원을 찾았다. 괴담에 등장한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은 지난달 31일 유언비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SNS 상에 ‘당분간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가지마라’ ‘메르스 확진자 여의도 성모병원에 왔고, 중환자실은 폐쇄됐다’는 괴담이 돌았다.
 
병원 측은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메르스 확정확정을 내린 것은 사실”이라며 “확진 판정 후 환자는 국가지정격리병원으로 이송. 관련 의료진 및 직원은 즉시 자택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환자실이 폐쇄됐다고 하는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 정상 운영 중”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괴담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퍼진 상황이었다.
 
거짓 혹은 진실
뭐가 뭔지 혼동
 
평소 같으면 북적거릴 응급실은 텅 비어 있다. 대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조차도 없었다. 응급실 병상은 총 36개 중 환자가 누워 있는 곳은 다섯 손가락에 꼽았다. 메르스 확직자가 격리됐던 병실도 지금은 소독된 후 빈 병실 상태였다. 또 폐쇄됐다는 중환자실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다만 중환자실도 마찬가지로 텅 비어있었다. 괴담이 퍼진 뒤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급격히 줄었으며 진료와 수술 예약 취소도 잇따랐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메르스 관련 유언비어 유포자에 대해 엄벌 방침을 밝혔다. 지난 3일 메르스 괴담을 유포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 남성은 지난 2일 메르스 발생 병원과 병원 4곳의 이름이 적힌 메시지를 지인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포 키우는 유언비어 확산
숨기는 정부가 부추기는 꼴
 
각종 모바일 메신저와 온라인 커뮤니티, SNS상에는 메르스에 대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괴담이 급속도록 퍼지는 중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괴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SNS상에는 ‘메르스는 공기 중으로 전염된다’ ‘치사율 90%’라는 괴담이 떠돌았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공기 감염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메르스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하지만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침이나 가래 등 바깥으로 튀는 분비물에 의한 비말감염으로 전파된다. 만일 공기로 전파됐다면 환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보건당국은 숨만 쉬어도 감염된다는 괴담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메르스 확진자가 늘면서 SNS 등에서 이들이 전전한 병원에 방문할 경우 옮을 수 있다며 가지 말라는 글이 떠돌았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이 역시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메르스의 전파는 환자와 같은 공간에 동시에 머물면서 밀접한 접촉이 있었던 경우에 제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에 감염되면 죽는다’라는 글이 돌아다니며 시민에 공포감을 심어주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메르스의 치사율은 40% 정도다. 2012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최초 환자가 보고된 이후 2015년 5월 현재까지 23개국에서 1142명이 발생해 이 중 465명이 사망했다. 수치상 높지만, 중동지역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의료 시설이 낙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한국은 신속한 검진과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치사율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상에는 바세린을 콧속에 바르면 메르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해당 글은 “대부분의 바이러스 등은 수용성이고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데 바세린은 지용성이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는 것을 막아준다”며 이유도 설명했다.  하지만 근거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관리실장은 “바이러스는 수용성, 지용성이 없다”며 “바세린이 메르스 감염을 예방한다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손을 잘 씻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 올바른 예방법이라고 일을 모았다. 
 
괴담뿐만 아니라 “경기 평택과 수원 등에 메르스 감염자가 집중됐다”는 내용과 “평택 미군기지에 배송된 탄저균으로 발생한 병을 메르스라고 당국이 속인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민관합동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시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의 투명한 공개”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현재까지 정부는 메르스 발생 지역과 병원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미 메르스 발생 지역과 병원이 SNS상에 떠돌고 있음에도 말이다. 

괴담 퍼진 뒤
의심자 줄이어
 
이런 정부의 태도 때문에 일각에서는 무언가를 감추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론은 줄기차게 메르스 환자 정보와 발생 지역과 병원을 밝히라고 촉구한다. 시민들은 일부 괴담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차라리 SNS 괴담을  믿는다”고 말한다. 폐쇄적인 정부 정책이 괴담을 더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공포 부추기는 '메르스 마케팅' 백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문에 시민들이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이를 틈타 쇼핑몰들의 얄팍한 상술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2일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하고 3차 감염이 확인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불안감에 빠졌다. 시민들은 불안감을 덜기 위해 마스크, 손 세정제 등 개인위생용품 구매에 나섰다. 하지만 옥션, 11번가 등 각종 온라인 마켓에선 정체불명의 메르스 예방 상품이 판을 쳤다. 
 
중소제약회사는 아연, 비타민E 등이 포함된 일반 영양제를 두고 ‘메르스에 대한 면역력을 길러준다’며 소비자를 현혹했다. 다른 회사가 판매하는 한방차는 도라지를 원료로 만든 평소 누구나 마시는 일방적인 차 종류였지만 ‘메르스 예방에 좋다’는 문구로 포장 됐다. 
 
1만25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목걸이형 ‘휴대용 바이러스 차단기’는 바이러스나 알레르기 물질을 제거해준다고 적혀 있었지만 이를 검증할 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소개하지 않고 있다. 
 
또 일부 김치 회사에서는 마늘이나 김치가 메르스 예방에 좋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의학계에 따르면 모두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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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