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덮친 공포의 메르스 '오해와 진실'

한국인에 강한 바이러스 '한반도 상륙'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확진 환자는 현재(6월1일)까지 1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국가 지정 격리병상에서 치료 중이지만, 매일 추가 환자가 발병되고 있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동국가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최다 발병 국가로 지목돼 국민들의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메르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의 국제 통상 병명은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Mers: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na Virus)다. 병명에 중동이 붙은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지역 아라비아반도를 중심으로 감염환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표면 모양이 태양의 코로나와 비슷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름 뒤에 붙었으며, 이 바이러스는 과거 낙타, 닭, 개, 돼지 등 포유류에서만 주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만?

메르스는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 심한 호흡기 증상과 설사, 구토 등 소화기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사스 증상과 유사, ‘중동의 사스’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급성 심근경색을 동반하는 등 사스 치사율의 6배에 달하며 치명률은 29%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현재(5월21일 기준)까지 메르스 환자는 전 세계 24개국 1154명으로 471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환자의 97.6%(1126명)는 중동지역 거주자로 나타났다. 중동지역에서 추가 환자가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미국 등에서도 유입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잠복기를 거친 후 두통, 오한, 인후통, 콧물, 근육통을 비롯한 식욕부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증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만성질환 및 면역기능 저하 환자에게서는 폐혈성 쇼크, 호흡부전, 다발성 장기 부전 등 폐렴과 급성 신부전의 합병증이 동반한다. 폐렴이나 무증상을 나타내거나 급성상기도질환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38℃ 발열증상을 나타내거나 37.5∼37.9℃의 발열 증상 및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역학조사관에 인계된다.

대다수의 감염자가 중동지역 거주자로 조사되고 있다. 또한 해외여행이나 해외근무 등으로 중동지역에 체류한 적이 있는 중동지역 이외 국가 감염자 사례가 다수 접수됐다. 낙타 및 박쥐가 감염의 매개체로 추정된다는 연구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낙타시장, 낙타농장, 낙타 체험프로그램 참여 등 낙타와의 접촉 사례가 다수 접수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명확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열나면 감염? 낙타 때문에?

메르스의 잠복기는 2∼14일(평균 5일)로,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 및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잠복기 동안에는 바이러스가 전파될 확률이 낮으며, 감염자와 밀접접촉이 있는 경우에 한해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염자가 검사받은 의료기관에서의 추가 발생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2m 이내의 신체적 접촉 또는 침에 의한 전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공기 중 바이러스 감염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6월1일 기준)까지 우리나라의 메르스 감염자는 18명이다. 첫 번째 발병환자 A(68)씨는 지난달 20일 메르스 확진을 받았으며 이후 9명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했다. 두 번째 감염자는 A씨의 아내이며, 3번째, 4번째, 6번째, 8번째 환자는 A씨와 같은 병실 또는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로 밝혀졌다. 또한 5번째, 7번째, 9번째 감염자는 A씨를 진료 및 치료한 의사와 간호사다.

3번째 감염자의 아들이자 4번째 감염자의 남동생인 감염 의심자(44)는 지난달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 의심자의 출국 소식을 지난달 27일 접한 질병관리본부는 IHR 규정에 따라 WPRO와 중국 보건당국에 사실을 알려 진단검사와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으며, 28일부터 중국 광둥성 소재의 한 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10번째 메르스 감염자로 확진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자의 부인과 의료진 10명을 자가격리하고 중국 출국 당시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 및 직장 동료를 대상으로 격리 조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알제리에서 4개월간 거주한 후 지난달 23일 입국한 정읍의 한 여성(25)이 감염 의심자로 지목됐으나, 바이러스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돼 메르스 감염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사스보다 강하다” 전 세계 긴장
중동국 다음으로 최다 발병 국가

메르스 감염자 및 사망자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감염자 1002명, 사망자 434명), 아랍에미리트(감염자 76명, 사망자 10명), 요르단(감염자 19명, 사망자 6명), 카타르(감염자 12명, 사망자 4명) 등 중동 4개국에 이어 전 세계 5번째로 높은 감염률을 보였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지난달 21일까지 접수된 유럽질병통제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중동지역 10개국(감염자 1126명, 사망자 515명), 유럽 8개국(감염자 15명, 사망자 7명), 아시아 2개국(감염자 3명, 사망자 1명), 아프리카 2개국(감염자 5명, 사망자 2명), 아메리카(감염자 2명)순으로 조사됐다.

송대섭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와 바이오기업 바이오노트가 15분 만에 메르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진단키트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허가를 받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에 정식 수출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동물의 감염 여부 확인에 쓰이고 있어 임상 실험을 통한 식품의약안전처 허가가 가능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질병통제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자 1625명 가운데 471명이 사망해 메르스의 치사율은 29%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공포의 확산에 따라 전 세계 각국에서는 메르스 의심환자에 대한 조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메르스 감염 요인 및 항바이러스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어 치사율은 40%를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지난달 20일, 메르스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가족 및 의료진 64명을 즉각 격리 조치해 추가 감염자 발생을 예방하고 있다.

자가 진단은? 무조건 죽는다?

또한 중동지역을 방문했거나 낙타와의 접촉이 있으면서 귀국 후 14일 이내 발열, 기침 및 호흡곤란 등 호흡기 이상 증세가 있는 자에 대한 신고를 당부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전국 17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를 지시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를 통한 메르스 의심환자의 내원에 대비한 행동요령을 배포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감염자의 경우 첫 번째 감염자에 의한 전염으로 밝혀져 격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면 추가 감염자 발생이 희박할 것으로 전문가의 의견도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자 및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48.5세이며, 남여 성비는 1.7대 1이다. 특히 전 세계 메르스 감염자 및 사망자가 주로 50∼70대 남성들에게서 다수 발생돼 주의가 요망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뇨, 만성폐질환, 암, 신부전 등의 기저질환 환자에게서 메르스 감염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질병관리본부는 일반적인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일반적인 예방 수칙 사항으로는 ▲비누 및 알콜 손 세정제를 통한 손 씻기 ▲기침 및 재채기 시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휴지는 휴지통에 버리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 피하기 ▲호흡기 증상 및 소화기 증상이 있을 시 의료기관 방문하기 등이다.

보건당국 비상…부실대응 도마
인터넷·SNS 미확인 괴담 확산

중동지역 여행 시 예방 수칙은 ▲일반적인 예방 수칙 사항 지키기 ▲여행 중 농장 및 동물과의 접촉 피하기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낙타유 섭취하지 않기 ▲사람이 붐비는 지역 방문 자제(부득이한 경우 마스크 착용)이며, 의료인 예방 수칙은 ▲환자 진료 전·후 손 씻기 및 손 소독 시행 ▲감염자 진료 시 개인보호장비 착용 ▲체온계, 청진기 등 진료도구 소독 ▲감염관리수칙에 따른 폐기물 처리 ▲환자 입원 치료는 음압격리병상 시설 기관 수행 등이다.

메르스 잠복기에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배출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감염 의심자와 밀접접촉을 했더라도 잠복기 중 접촉했다면 진단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상이 발생한 감염자와 접촉한 경우에는 최종 접촉일로부터 14일간 자가 격리 및 모니터링을 실시한 후 증상 발생 시 진단검사(유전자검사)가 이뤄진다.

세계보건기구의 권고 사항에 따라 감염자 및 감염 의심자와의 밀접접촉 해당자는 2차례에 걸쳐 채혈검사가 이뤄진다. 2차 채혈 검사가 이뤄진 후 항체검사를 하도록 세계보건기구는 권고하고 있다. 자가 격리자의 경우 보건소 직원에 의해 1일 2회 증상 여부 및 체온 확인이 이뤄지며, 감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는 질병관리본부의 격리 조치가 이뤄진다.

의심자 접촉해도? 병원도 위험하다?

세계보건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의 감염은 감염자와 밀접접촉이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감염자가 다녀간 의료기관에 방문한 것만으로는 전염될 가능성은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메르스 감염자 현황을 살펴보면 최초 감염자 및 추가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자에 한해 전염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120명을 격리 관찰 중이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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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