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물도 없는데…홍천강물 끌어쓰는 오션월드 막전막후

가뜩이나 말라 가는데…막 퍼간다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대명 비발디파크가 홍천강물을 대량 사용하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41년 만에 최악의 가뭄 사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4계절 테마파크 비발디파크는 여름과 겨울 성수기에 하루 평균 1만톤의 홍천강물을 유입하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170만명의 내방객이 오션월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사용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주말간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오션월드를 찾는 내방객이 급증하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는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에 돌입, 오션월드는 내방객 유치를 위해 ‘홍천강물 1급수 사용’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손님만 받으면…
주민은 나몰라

한국수자원공사는 올해 강원도가 41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비발디파크가 위치한 강원 영서 지역의 지난 한 해 강수량은 721.1㎜로 197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농업 용수뿐만 아니라 생활 용수의 부족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영서 지역의 10개 시·군 산간마을 400여 가구는 식수 지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가뭄난을 겪고 있는 강원도의 농업 용수 및 생활 용수 부족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전문가의 의견이다.

연간 170만명이 찾고 있는 국내 최고의 인기 워터파크인 오션월드를 비롯해 132만2021㎡ 규모의 스키월드, 1122만㎡ 전장 규모를 자랑하는 대명골프클럽, 5160객실의 대명리조트까지 비발디파크는 4계절 테마파크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시설의 식수 및 영업 용수로 홍천강물을 사용하고 있어 홍천군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 홍천군민에 따르면 비발디파크가 하천일시점용 허가 후 중장비를 이용, 무리한 강물 유입을 강행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농업용수의 부족 사태가 발생, 비발디파크 인근인 서면 두미리에 두미저수지가 축조되기도 했다.

워터파크·스키장에 일 평균 1만톤 사용
강원도 41년만에 최악 가뭄 ‘문제없나’

비발디파크 시설 관리 관계자에 따르면 비발디파크의 성수기 1일 평균 홍천강물 유입량은 1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천군청 건설방재과의 최근 3년간 비발디파크 홍천강물 유입량을 살펴본 결과, 2012년 200만5381톤, 2013년 208만1309톤, 지난해 192만3833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200만톤의 홍천강물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급수량은 335ℓ, 연간 12만2275ℓ의 물을 소비한다. 비발디파크가 연간 소비하는 홍천강물은 1만6357명이 1년 동안 소비하는 급수량과 같다. 

한강홍수통제소의 비발디파크 1일 취수 홍천강물양은 9894톤, 연간 361만1310톤으로 규제하고 있다.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유입량이 가장 적은 달은 3월과 11월이다. 각 시설의 성수기를 살펴보면 오션월드는 6∼8월, 스키월드는 12∼2월, 대명골프클럽은 4∼6월과 9∼10월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션월드와 스키월드의 성수기에는 한강홍수통제소의 규정 유입량의 근사치만큼 홍천강물을 유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천수 세금 
고작 1억원?

오션월드의 물 사용량은 비발디파크 전체 물 사용량의 7분의 1 수준으로 연간 28만톤의 홍천강물을 사용한다. 취사장에서 전용상수도 공급을 통해 오션월드로 물이 내보내진다. 취수장에 보관되는 전체 물량은 4만5000톤이며 오션월드에만 하루 평균 1만5000톤의 물이 사용된다. 하루에 새롭게 유입되는 물은 3000톤이며 1만2000톤은 정수를 통해 재사용된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에버랜드는 강물이 아닌 상수도를 사용한다. 지난 한 해 동안 놀이공원, 리조트, 동물원 등의 에버랜드 전 시설에서 사용된 상수도 사용량은 91만6615톤이다. 비발디파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이다. 에버랜드의 시설 관리 관계자에 따르면 에버랜드의 사용 물의 상당량은 자체 저수지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뭄철 용인시민의 불만이 제기되지 않은 이유다.


비발디파크와 에버랜드의 지난해 물 사용 관련 세금 규모를 살펴보면 비발디파크는 2억9653만6800원, 에버랜드는 13억1022만7860원이다. 비발디파크가 에버랜드에 비해 연간 물 사용량이 100만7218톤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10억1369만1060원이나 덜 낸 이유는 하천수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비발디파크가 사용하는 하천수의 1톤당 세금은 50.3원인 반면, 에버랜드의 상수도요금은 1톤당 1430원(501톤 이상 상수도요금 적용)이다.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사용은 세금감면에서도 이로운 측면이 있는 것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하천수 사용으로 세금 절감 효과를 보고 있는 비발디파크와는 달리 에버랜드는 인근 주민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수도를 사용하고 있다”며 “지난해 가뭄 사태가 심각해 자체 저수지의 물량이 부족해지자 상수도를 예년에 비해 많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관할 넘어가기 전
이미 군청서 허가

비발디파크는 지난 2004년 홍천군청으로부터 홍천강의 취수 허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2008년 4월 하천법 전면 개정으로 국가 및 지방하천의 하천수 사용허가가 지자체장에서 관할 국토교통부 산하, 홍수통제소로 일원화됐다. 이에 따라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사용 규제는 홍천군청에서 한강홍수통제소로 바꼈다. 올 1월1일 비발디파크의 하천수 사용 갱신이 이뤄졌으며, 만료일은 2019년 12월31일이다.

한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홍천강은 한강으로 유입되는 지방하천으로 영업용수 사용이 불가한 지역에 해당된다”며 “2004년 당시 홍천군청이 아닌 한강홍수통제소 관할이었다면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사용을 불허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홍천강물뿐만 아니라 한강의 수위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며 “이미 인·허가가 났기 때문에 2020년에도 자동 갱신될 것이다”고 밝혔다.

여름철 하루 1만톤의 홍천강물을 유입하는 비발디파크로 인해 홍천강물이 낮은 수위를 보임으로써 레프팅, 수상스키 등 홍천강 주변 관광지의 관광객이 발길을 끊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천강 주변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강모씨는 “매년 여름이면 레프팅 등 수상 레포츠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분주했지만, 비발디파크가 들어선 이후 홍천강의 수위가 낮아져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었다”며 “적어도 가뭄철만이라도 홍천강물을 유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주변 관광지는 썰렁
농업·생활용수 부족

비발디파크 인근 마을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하는 지하수에서도 문제점이 발각됐다. 팔봉리 2리에 거주하는 신범호 주민은 지하수가 오염돼 식수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홍천군청에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또한 2013년 겨울철 인공눈 제조로 홍천강물을 무리하게 유입해 지하수가 고갈, 생활용수 부족 사태를 겪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한 주민에 따르면 비발디파크는 비가 오는 날이나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 폐수를 팔봉천 하류에 흘려보낸다는 점을 지적했다. 월 4∼5회 방류를 목격했다는 이 주민은 팔봉천의 수질 오염을 야기시킨다는 점을 민원으로 제기했다. 분기별 이뤄지는 홍천군의 수질검사에서 ‘양호’로 나타나긴 하나, 팔봉천의 체감 오염도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월 4회 폐수 방류
팔봉천 오염 우려


비발디파크 시설 관련 관계자는 “비발디파크로 유입된 홍천강물의 전량은 오수처리시설에 의해 골프장의 잔디 관리와 화장실 물, 청소 등으로 재사용 된다”며 “오염된 물을 하수구를 통해 팔봉천에 흘려보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오수처리시설에는 자동측정장치가 부착돼 있어 오염도에 따라 염소가 자동 투입된다”며 “하루 8∼25회 순환 정수돼 비발디파크의 재사용 물은 모두 수질검사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evernur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한민국 ‘물 부족 국가’, 워터파크의 성지?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는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1인당 물 사용 가능량이 1488㎥로 물 부족 국가에 해당되며, 2025년에는 1199∼1327㎥로 분석돼 물 사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워터파크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워터파크의 성지로 전락했다는 목소리다.

현재까지 등록된 전국 워터파크는 전국 47개소로 연간 1000만명의 내방객이 찾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워터파크가 연간 소비하는 물량은 대략 5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방객수 규모별로 살펴보면 오션월드가 연간 170만명으로 1위, 캐리비안베이가 162만명으로 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덕산의 리솜스파캐슬(118만명)과 웅진플레이도시(99만명)가 뒤를 이었다. 오션월드와 캐리비안베이는 전 세계 워터파크 순위에서도 4위와 5위에 올랐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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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