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명장 편파 선정 논란

한쪽으로 쏠렸다 ‘공정한 거 맞아?’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대한민국 명장 도입 30주년을 맞아 <일요시사>에서는 그동안 선정된 587명의 대한민국명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편파 선정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선정자의 절반 정도는 영남지역 거주자로 나타났으며, 기계 및 공예 분야의 직종에 치중 선정된 점도 포착됐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3명의 중복 선정도 문제로 지적된다.


각 기술 분야에서 최고의 기능인에게만 부여되는 대한민국명장은 산업현장에서 명예훈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1986년 용접공 박동수씨가 제1호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된 이래 지난해까지 587명의 대한민국명장이 탄생했다. 기계ㆍ전기ㆍ전자ㆍ통신 등 22개 분야 96개 직종 가운데 산업현장 15년 이상 근로자에 한해 신청자격이 주어지며, 서류심사 및 현장심사, 면접 과정을 거쳐 매년 35명 내외로 선정자가 배출된다.

기술인 최고 권위
연 35명 내외 배출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공동 주최하고 있는 대한민국명장은 국민들에게 숙련기술인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능력 위주의 사회를 정착시키는데 기여해왔다. 대한민국명장 선정자에게는 일시장려금 2000만원과 기능경기대회 전문위원 자격을 부여하며, 이듬해부터 계속장려금 215만∼450만원을 연차 배당 지급한다. 또한 근로대학 교원 임용 자격과 산학겸임교사 자격도 부여한다.

대한민국명장 선정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일요시사>가 그동안 선정된 587명의 명단을 검토한 결과 영남지역 거주자만 273명(46.9%)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3명, 0.5%), 강원 (11명, 1.9%), 충청(34명, 5.8%), 호남(39명, 6.7%)의 합산 선정자는 87명(14.9%)에 불과했다. 인천ㆍ경기 지역에서는 104명(17.9%), 서울에서는 118명(20.3%)의 선정자가 배출됐다. 선정자 10명 가운데 5명꼴로 영남지역 거주자에게 대한민국명장 타이틀을 안겨준 것이다. 이는 선정자 명단에서 5명의 거주 지역이 누락돼 282명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통계청의 2010년 인구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총인구 4799만761명 대비 인천ㆍ경기가 28.8%(1382만8088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영남이 26.2%(1259만1579명)를 차지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았다. 서울(943만1482명, 20.1%), 충청(498만6615명, 10.4%), 호남(496만936명, 10.3%), 강원(146만3650명, 3%), 제주(52만8411명, 1.1%)가 뒤를 이었다. 이는 총인구 지역 대비 대한민국명장 선정자 거주 지역 분포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용노동부 직업능력평가과 관계자는 “대한민국명장은 산업 현장 기능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산업공단이 몰려있는 영남지역 거주자가 다수 선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기술력 및 능력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므로 지역 안배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한민국명장 선정대상 22개 분야를 살펴보면 영남지역의 전략산업인 전자ㆍ섬유ㆍ자동차ㆍ조선뿐만 아니라 호남지역의 자동차ㆍ농업과 더불어 충청지역의 전기ㆍ정보통신ㆍ물류 등 기술 분야 전문직 대다수가 포함돼 있다. 영남지역 선정자가 46.9%를 차지한 점은 지나친 편파 선정이라는 지적이다.

선정된 587명 보니 ‘세 가지 의문점’
지역 편중…절반이 영남지역 거주자

호남지역의 전략산업인 농업 분야의 대한민국명장 선정자를 살펴보면 10명의 선정자 가운데 경기 지역 1명을 제외한 9명이 모두 영남지역 거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직종 가운데 가장 많은 선정자가 배출된 용접공의 경우 24명 중 16명(66.7%)이 영남지역 거주자였다. 5명 이상 선정 직종 중 제관ㆍ전자기기ㆍ선체건조ㆍ선박기관정비ㆍ생산기계ㆍ농업기계ㆍ농기계정비 직종에서는 영남 지역 거주자가 100%의 점유율을 보였다. 또한 한복 직종에서도 10명 중 7명이 영남 지역 거주자였으며, 경기도에 다수의 도자기공예가가 거주함에도 불구하고 도자기공예 대한민국명장의 절반이 영남 지역 거주자였다. 도자기공예 경기지역 거주자는 4명에 불과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매년 대한민국명장의 선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직종별 선정자를 1명으로 제한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1991년과 1992년에서 동종 직종에서 3명의 대한민국명장을 배출해 문제로 지적된다. 해당 직종은 1991년 도자기공예ㆍ목공예ㆍ방적ㆍ양복ㆍ주물, 1992년 보일러ㆍ양복이다.

절반은 영남 거주
충청·호남 저조

대한민국명장 심사위원 위촉 기간은 3년,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의 선정자 91명을 분석한 결과 금형ㆍ요리ㆍ이용ㆍ제과제빵ㆍ컴퓨터응용가공 직종에서 3명 이상의 선정자가 배출되기도 했다. 연도별로는 직종별 한 명씩 선정했으나, 전체 96개 직종 가운데 32개 직종에서 3년간 배출자가 전무했다. 이용 직종의 경우 4년 연속 1명씩, 요리·금형·제과제빵·컴퓨터응용가공 직종은 3년 연속 1명씩 선정자가 나왔다. 

각 연도별 대한민국명장 선정자 규모에도 편파 심사 의혹이 드러났다. 1986년부터 1990년까지 10명 내외로 선정해 오다가 1991년 대한민국명장을 41명이나 선정했다. 연간 평균 5.4명에서 8배나 늘어난 수치다. 이때도 영남 지역 거주 선정자가 전체의 59%를 차지해 편파 심사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노동부장관은 경남 산청 출신의 최병렬 의원이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직업능력평가과 관계자는 “국내기능경기대회 명장부 경연을 거쳐야만 배출되던 대한민국명장이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서류 및 현장 심사로 변경됨에 따라 확대됐던 것 같다”며 “당시 자료를 다시 한 번 검토해봐야 자세한 정보를 알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기능경기대회 청년부와 명장부 경연이 1991년 1월14일 삭제됐다. 하지만 연 평균 대한민국명장 선정자수인 19.6명의 두 배 수준 선정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 못했다.

당국은 명확한
답변 제시 못해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3명이 대한민국명장에 중복 선정된 점도 문제로 드러났다. 1991년 선정된 김정옥(도자기공예)을 비롯한 정수화(칠기공예, 1995년), 원광식(금속공예, 2000년)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은 대한민국명장 선정 이후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됐다. 고용노동부와 문화재청에 문의해본 결과 두 기관에서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중요무형문화재와 대한민국명장에게는 해당 기관으로부터 각각 전수활동비와 계속장려금을 지원받는다. 문화재청가 중요무형문화재 전수활동비 명목으로 정수화 보유자에게는 매달 171만원, 김정옥·원광식 보유자에게는 매달 131만3000원을 지원하고 있었다. 또한 고용노동부의 계속장려금 명목으로 김정옥·정수화 대한민국명장은 선정 이후 계속 종사 20년이 넘어 매년 450만원이 지급되고 있으며, 원광식은 계속 종사 16년차로 315만원을 지원받는다. 이들의 월별 지원금을 계산해보면 정수화 보유자가 208만5000원, 김정옥 보유자가 168만8000원, 원광식 보유자가 157만5500원으로 나타났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3인의 대한민국명장 중복 선정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그동안 모르는 사실이었다”며 “산업기술 분야에서 전통기술을 보유한 자에게 주어지는 대한민국명장의 취지대로 중복 선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 담당자는 “이들은 모두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전통예술인으로서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로서는 충분한 자격이 있으며 후진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예분야의 예술성을 인정받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대한민국명장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이들의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우수숙련기술인 종합정보망(pool.hrdkorea.or.kr) 자료에는 직종과 근무처만 공개돼 있을 뿐 입상경력, 자격사항 등의 7개 부문 정보가 모두 누락돼 있었다.

무형문화재 3인 중복선정
특정분야 직종에 치중도

중요무형문화재 3인의 중복 선정과 더불어 직종별 선정자 규모도 문제로 지적된다. 96개 중 직종 가운데 가장 많은 선정자가 배출된 직종은 공예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석공예·목공예·도자기공예 등의 공예가만 총 94명(16%)였다. 공예 분야의 과다 선정자 배출을 두고 대한민국명장의 취지인 산업현장 기술인 선정에 대한 보다 명확한 기준이 세워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2015년도 대한민국명장 선정계획> 자료에 따르면 일반산업 및 서비스 분야와 공예 분야의 심사 기준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산업 및 서비스분야의 채점표는 숙련기술보유정도 30점, 발전기여도 50점, 지위향상기여도 20점, 가산점 +2점으로 구성돼 있었다.
 

반면 공예 분야의 경우 숙련기술보유정도 20점, 발전기여도 45점, 지위향상기여도 20점, 산업화·현대화노력 15점으로 심사 기준이 정해져 있었다. 여기서 산업화·현대화노력 항목에는 ‘수출액, 매출액, 생산·시설장비의 현대화, 고용인원, 그밖의 숙련기술의 응용 등을 통한기술개발 노력 및 상용화 노력’으로 명시돼 있어 관련 상세 내용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공예뿐만 아니라 다중 선정된 직종으로는 용접(25명)과 양장·양복(2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예ㆍ용접ㆍ양장ㆍ양복만 전체 선정자의 24%를 차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2년 당초 24개 분야 167직종에서 22개 분야 96개 직종으로 변경했다.

한 제과분야 대한민국명장은 “대한민국 대표 기술인이라는 자부심을 안고 누구보다 열심히 후진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관련 직종에 계속 장려할 것을 독려하기 위해 지원받는 계속장려금을 제빵사를 꿈꾸는 소외계층 자녀에게 장학금으로 지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대한민국명장에 대한 다양한 의문점 제기로 인해 명장들의 명예가 실추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공예 직종 16%
다중선정 직종

대한민국명장은 숙련기술장려법 제11조 규정에 따라 산업 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로서 숙련기술 발전 및 숙련기술자의 지위 향상에 크게 공헌한 사람을 선정 및 우대해 숙련기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제고 및 산업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 아래 도입됐다.

하지만 선정자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점들이 제기되면서 기존 취지를 상실, 명목만 앞세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 기준을 수립하고 권위있는 심사위원을 위촉함으로써 숙련기술인에 대한 지위 향상이 도모되길 기대해 본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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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