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나간 경찰관 성추행 백태

음흉하게…발정난 민중의 지팡이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민중의 지팡이 경찰의 위상이 무너지고 있다. 방송을 통해 수차례 우수경찰로 소개된 영등포경찰서의 박모 경사가 여대생을 성추행해 수사를 받는가 하면 같은 경찰서 김모 경사도 신임 여경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될 예정이다. 경찰의 잇단 성추행 실태를 조명해봤다.

지난 6일, 서울경찰청은 서울영등포경찰서의 박모 경사에 대해 여대생 성추행 혐의로 수사를 착수했다.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24살 대학생 A양을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현재 박모 경사는 서울경찰청 청문감사관실에서 조사를 받은 후 성폭력특별수사대의 수사를 받고 있으며, 성추행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혐의 전면 부인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박모 경사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A양의 진술이 구체적이어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A양은 진술에서 지난해 5월 페이스북 친구였던 박모 경사로부터 헬스 개인 교습 명목으로 접근해 왔다고 밝혔다.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헬스장에서 월 50만원 상당의 헬스 개인 교습을 받은 A양은 박모 경사로부터 수차례 가슴과 엉덩이 등의 신체 부위를 성추행 당해왔다고 진술했다.

특히 박모 경사는 A양의 거부의사에도 불구하고 신체의 중요 부위를 밀착시키기도 했으며 “가슴이 탱탱하다” “자꾸 만지고 싶다” “집에서 자고 가라” 등의 성추행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모 경사는 A양에게 “외부에 발설하지 마라”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한 것도 알려왔다. A양은 박모 경사가 경찰이라는 점을 감안, 거주지 주소를 지인의 집 주소로 옮겨 생활하고 있다.


박모 경사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운동을 가르치다 보면 신체 접촉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은 미리 동의를 구하고 하는 것이다”며 “성추행 사실이 전혀 없다”고 성추행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박모 경사는 성추행 혐의뿐만 아니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신분인 박모 경사가 50만원 상당의 헬스 개인 교습을 해왔기 때문이다. A양은 첫 만남에서 100만원의 교습료를 요구해왔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가공무원법 제7장 복무 제64조(영리 업무 및 겸직 금지) 1항에는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박모 경사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연속 전국 범인 검거 1위로 2계급 특급 승진한 우수경찰로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박모 경사는 ‘로보캅’이라는 별칭으로 페이스북에 2만여명의 팬페이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13년 WBPF 세계클래식보디빌딩 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해 세계 랭킹 7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모 경사는 지난해 12월 보디빌더 매거진 <MuscleMag>의 표지모델로 출연했으며, 지난달 30일 첫 방송한 MBC <경찰청 사람들>에도 우수경찰 자격으로 참여했다.

보디빌더 출신 스타경찰
헬스장서 여대생 성추행

여의도지구대 소속 김모 경위에 대한 성추행 혐의의 진정도 접수돼 서울영등포경찰서가 수사를 마친 후 김모 경위를 지난 7일 직무 고발했다. 영등포경찰서 청문감사관실은 지난 6일 B여경으로부터 성추행 혐의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으며, 수사과 지능팀에 김모 경위를 인계해 수사를 벌여왔다.

B여경은 진술을 통해 김모 경위로부터 두 달여에 걸쳐 허벅지 등 4차례의 성희롱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예쁘게 생겼다. 같이 자러 가자” 등의 성희롱 발언도 들은 사실을 진술했다. 특히 B여경은 김모 경위에게 문자메시지로 ‘앞으로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보냈고,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는 답장을 받았음에도 성희롱이 계속되자 지난 4일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김모 경위는 혐의를 무마시키기 위해 B여경의 집에도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 측은 성희롱이 이뤄진 순찰차의 블랙박스 등의 증거를 확보해 수사 중이며, 혐의가 입증되면 김모 경위를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를 당한 B여경의 심적 고통이 매우 심하다”며 “심리 치료를 받게 하고 다른 지구대로 발령하는 등 인사 상 불이익이 없도록 신중히 처리할 것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B여경은 지난 2월 중앙경찰학교에서 신임경찰교육을 수료하고 여의도지구대로 발령을 받았다. 김모 경위와 같은 팀에 배치된 B여경은 2인1조로 김모 경위와 함께 순찰차로 여의도 일대를 순찰하는 업무를 수행해왔다. B여경은 성추행을 당한 후 앞으로의 경찰 생활에 대한 두려움에 신고를 꺼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0일에도 용인동부경찰서 소속 윤모 경사가 노래주점에서 잠든 C씨의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수원남부경찰서에 불입건됐다. 당시 윤모 경사는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모 나이트클럽을 방문한 후 부킹한 여성과 함께 오전 3시께 노래주점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윤모 경사는 “술에 취해 잠들어 있는 C씨를 흔들어 깨웠을 뿐 추행한 사실은 결코 없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기강 해이 지적

수원남부경찰서는 윤모 경사와 C씨를 임의 동행해 조사한 후 귀가 조치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일주일 동안 성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경찰만 3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들은 경찰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과 함께 범죄 예방을 통한 국민의 안정을 찾아주는 경찰의 본분을 잊지 말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vernur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남성 성추행 경찰 판결은?

찜질방에서 동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50대 경찰관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2월25일 경기도 연천군의 한 찜질방 남자수면실에서 잠든 A(36)씨를 경찰간부가 성추행해 경찰에 붙잡혀 법정 싸움까지 벌어진 것이다. 1년3개월의 긴 법정 공방 끝에 의정부지법은 지난 5일 A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가 어렵고 다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의정부지법 형사2단독 윤지상 판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맞는 직접 증거는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뿐”이라며 “피해자의 진술은 계속해서 번복되는 데 반해 피고인은 일관되게 진술하고 당시 피고인의 직업이 경찰관이었던 점을 비추어 충분히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A씨는 사건 당시 경찰간부에 의해 성추행 당했다고 진술했다가 잠들다 소변을 본 바지를 경찰간부가 갈아입혀줬다고 번복 진술했다. 이어 합의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후에는 또다시 번복 진술했으며 꿈을 꾼 것 같다는 등 수차례에 걸쳐 엇갈린 진술을 늘어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경찰간부는 잠든 A씨가 소변을 보자 불쌍히 여겨 옷을 갈아입혀 준 후 이불을 덮어주었다고 일관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간부는 신고 즉시 품위 유지 명목으로 경찰직을 파면 당했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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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