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이탈, AIA생명에서 무슨 일이…

살벌한 분위기 … 흉흉한 소문 난무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AIA생명이 지난 2월1일자로 수수료체계를 변경해 TM채널 MP들의 대거 이탈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AIA생명은 부진한 실적을 이유로 경기도와 경상도 일부 지역의 TM지점 사무실 임대 재계약을 하지 않고 BM지점이 있는 건물로 사무실을 이전하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체계 변경과 사무실 이전에 대해 AIA생명의 TM채널을 폐지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월10일, AIA생명 부천지점이 사무실 임대 계약 만료로 부천가온지점이 있는 건물로 사무실을 이전해야 한다.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AIA생명 지점은 부천지점과 부천가온점 두 군데다. 그동안 부천지점은 한 지역의 대표지점으로 그 명맥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영업 실적 부진 및 MP(Master Planner)의 충원 부족으로 인해 존폐 위기에 놓이자 사무실을 이전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임대계약 해지

지난달 말 AIA생명에서 GA(General Agency, 보험법인대리점)로 옮긴 부천지점에서 근무했던 한 MP는 “당 지점은 경기도 부천을 대표하는 지점으로 사무실을 이전해야 한다면 부천가온점이 옮겨와야 하는 게 아니냐”며 “지난달 20일 무렵, 관련 공문도 받아보지 못한 채 구두 전달만 받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2010년 BM(Branch Manager) 제도가 도입되면서 TM(Territorial Manager)제도를 점차 축소하다가 최종 폐지한다는 소문이 떠돌았는데 이번 일이 그에 해당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TM채널 대구지점도 BM채널이 있는 건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대구광역시의 AIA지점은 대구지점과 대구TOP지점, 대구BIS지점으로 세 개 지점이다. 지난해 말 AIA생명 본사는 대구지점과 대구TOP지점에 대구BIS지점이 있는 건물로 사무실을 이전할 것을 통보했고, 지난 1월16일 두 개 지점이 사무실을 이전했다. 지역의 이름을 그대로 차용한 부천지점과 대구지점이 BM채널이 있는 건물로 사무실을 이전한 것이다.

한 SM(Sales Manager)은 “지점 이전에 대해서는 의혹이 나올 법도 하지만 의심하는 바는 아니다”며 “한 건물에 여러 개의 지점이 있는 건 타 지역에서도, 타 보험사에서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수수료체계 변경 후 MP들 대거 이동
전국 지점 통폐합…TM점 속속 정리

서울의 한 지점 SM은 이번 수수료 체계 변경을 담당한 본사 담당자로부터 직접적으로 들은 말을 기자에게 제보했다. 본사 담당자가 해당 지점 SM이 모인 가운데 “이번 수수료 체계 변경에 대해 본사 임원들 앞에서 ‘이렇게 수수료를 변경하면 TM채널 담당자들 모두 죽으라는 것밖에 안된다’로 항의했으나 ‘어차피 AIA생명은 BM체제로만 갈 건데 무슨 상관이냐. 그대로 밀고 나가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AIA생명 본사 홍보담당자는 “2010년 BM제도를 도입한 이후 AIA생명은 TM과 BM 채널 체계로 유지해 오고 있으며 TM을 없앨 계획은 전혀 없다”며 “항간에 떠도는 유언비어일 뿐이다”고 답했다. 덧붙여 “국내의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수수료체계 변경으로 경영악화에 대처하고 있다”며 “부천지점과 대구지점의 사무실 이전을 BM 흡수화 의혹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다”고 지적했다.
 

AIA생명은 지난 2월1일자로 수수료체계를 변경했다. 이에 전국 TM채널의 SM과 MP들은 타 보험회사 및 GA로 이동하는 등 AIA생명을 떠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한 지점의 경우 4개팀 가운데 2개팀 30여명이 지난 1일 GA로 옮겼으며, 나머지 2개팀은 두 달 후 GA로 옮길 계획이다. 또 다른 지점의 1개팀은 지난달 31일자로 해촉돼 1일부터 GA의 보험설계사로 활동하고 있다.

해당 지점의 3개팀의 SM은 매주 모임을 갖고 GA 설립을 논의 중이다. 지방의 한 지점의 경우 지난 1월 3개팀 60여명이 한꺼번에 GA로 이동했으며, 이달 내로 나머지 1개팀도 타 보험사로 이동할 계획이다. 3개 지점의 SM과 MP들이 대거 이탈해 지점의 존폐 위기에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MP는 “수수료체계가 상대적으로 TM채널에 불리하게 변경되다보니 전국적으로 수많은 SM과 MP들이 이동하고 있다”며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TM의 BM 흡수화 의혹이 안 나올 수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 제보자는 본사 직원(트레이너, 교육담당자)으로부터 “어차피 TM은 BM으로 모두 전환될 것이다”는 발언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지난해 12월 TM의 한 지점에 입사하기 위해 MP 교육과정을 듣던 중 위 발언을 듣고 입사를 포기했다고 한다.   


한편 AIA생명은 보험업계의 보험설계사 급감 추세와는 달리 MP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AIA생명의 MP 숫자는 2012년 2196명, 2013년 2553명, 2014년 264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타 보험회사의 MDRT급 보험설계사 영입에 따른 수십억원대 스카우트 비용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AIA생명은 메트라이프생명으로부터 스카우트와 관련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진행 중이다. 메트라이프생명뿐만 아니라 ING생명보험의 대량 영입설도 떠돌고 있다.

억대 영입설

한 제보자는 “서울의 ㄹ지점은 메트라이프생명 인원을 대거 영입한 대표 지점이다”며 “항간에 50억원의 스카우트 비용을 제공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타 보험회사의 COT급 보험설계사를 영입하면서 개인에게 5억원을 지불한 의혹도 제시했다.

지방의 한 지점도 타 보험회사의 인원을 영입하면서 10억원대의 스카우트 비용을 지불했다는 소문이다. 억대의 스카우트 비용으로 경영 악화가 빚어지자 AIA생명은 대대적으로 수수료체계 변경을 감행, 이에 MP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본사측은 “타 보험회사의 다수 인원이 AIA생명에서 일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스카우트 비용을 지불했다는 소문은 모두 유언비어”라는 입장이다. 한 본사 담당자는 “한 SM이 AIA생명을 빠져나가며 이상한 소문을 퍼트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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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