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김한길 대표 신년 기자회견문


[일요시사=정치팀] 김한길 민주당 대표 신년 기자회견문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민주당의 김한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많은 국민이 안녕하지 못하다고 답하실 것을 잘 알기에 제1야당의 대표로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 민생의 어려움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아서 놀랐습니다.

지난 월요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놀랐습니다. 대통령께서 보통사람들 민생의 어려움에 대해서 잘 모르시거나 혹은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아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막연하게 창조경제로 국민소득 4만불시대로 가자고 하시지만 하루하루가 너무나 고달픈 이들, 미래에도 희망을 걸 수 없는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매우 공허하게 들렸을 것입니다.

고단한 민생,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절실합니다.

국민의 절반이 나는 하류층이라고 말합니다. 국민 10명중 8명이 부의 분배가 불공정하다고 말하고 국민 10명중 9명이 계층상승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전세 값이 72주째 연속적으로 오르고 있고 전월세 값 생각만 하면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린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자살률 1위인 나라, 청년자살률도 노인자살률도 1등인 나라, 젊은 사람도 나이든 사람도, 오늘이 힘들고 내일이 너무나 막막해서 어쩔 수 없이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세계에서 제일 많은 나라 노인빈곤율도 이혼률도 세계 1위입니다.

800만명의 비정규직 한 달 평균임금이 백만원대 초반에 불과하고 600만명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한 달에 백만원도 벌지 못합니다. 일자리가 없어서 취업과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3포세대' 젊은이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이제 경제민주화로 어려운 분들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 드려야 합니다. 복지를 통해서 국민 누구나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국가가 보살펴드려야 합니다.

그래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시대정신이 된 것이고 그래서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도 갑자기 경제민주화와 복지의 전도사로 나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번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단어가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참 놀라운 일입니다.

민주당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민생과 경제를 챙길 것입니다.

서민 중산층 중소기업 그리고 탐욕과 특혜를 버리고 동반성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대기업과 함께하는 상생과 공존의 경제체제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의 최종목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이어야 합니다. 여기에 맞도록 경제체질을 지속적으로 변화시켜나가야 합니다.

과거에는 의·식·주가 삶의 기본이었다면 지금은 교육·주택·의료가 인간다운 삶을 좌우합니다. 교육·주택·의료에 대한 정책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중산층의 붕괴를 막고 계층상승을 가능케 하는 '희망의 사다리'를 적극적으로 복원하겠습니다.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고교무상교육과 대학생반값등록금 등의 실현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겠습니다. 전월세 값 상한제 도입과 공공임대주택의 대폭 확대 등으로 주택문제를 풀어가겠습니다.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공공의료 시설을 늘려서 가족 중에 중증질환 환자나 치매환자가 생기면 온 가정이 파탄 나는 일을 나라가 막아야 합니다. 특히 노인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당 정책연구원에 별도로 '실버연구소'를 설치해서 종합적인 노인복지 정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특검은 반드시 관철해내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국정과제로 강조하셨습니다. 세상에 대통령선거에 국가기관들이 불법개입 한 사건만큼 비정상적인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대선관련 의혹들의 진상규명은 모두 특검에 맡기고 정치는 민생과 경제살리기에 집중할 것을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거듭 촉구합니다.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으로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는 일은 불관용의 원칙에 따라 반드시 관철해낼 것입니다.

철도 민영화·의료 영리화, 반드시 막아내겠습니다.

역사교과서 왜곡, 철도 민영화, 의료 영리화 등은 모두 시대에 역행하는 비정상적인 일입니다. 민주당은 공공부문 개혁의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공공성을 포기하는 민영화나 영리화가 곧 개혁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의료기관의 영리추구가 확대되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국민건강과 생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국민의 건강권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복지입니다. 의료 분야까지 돈만 더 많이 벌면 되는 산업의 영역으로 바라보는 정부의 발상은 대단히 잘못된 것입니다.

민주당은 민생을 위해 시장에 맡겨서는 안되는 가치들을 지키는데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당은 철도 민영화와 의료 영리화를 반드시 막아낼 것입니다.

사회적 대타협위원회의 설치를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4분 5열됐던 나라가 이제는 7분 8열돼가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저는 사회경제적 양극화로 다변화된 사회갈등의 해법을 찾기 위해 '사회적 대타협위원회'의 구성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노사정위원회에 맡기면 된다고 답했습니다. 노사정위는 노총의 탈퇴로 이미 기능이 마비된 틀입니다.

우리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사회적 대타협위원회'의 설치를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여기에는 여·야·정과 갈등의 주체들이 함께 참여하면 좋을 것입니다.

새로운 국민통합적 대북정책을 수립하겠습니다.

'통일은 대박'이라며 기반구축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말씀을 반갑게 들었습니다. '통일은 비용'이라는 잘못된 통념을 깰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통일만이 축복입니다. 북한의 급변사태로 느닷없이 맞게 되는 흡수통일은 오히려 재앙일 수 있습니다.

'해방은 도둑처럼 왔지만 통일은 도둑처럼 와서는 안된다'던 함석헌 선생의 말씀처럼 준비 없는 통일은 한반도에 큰 혼란을 불러올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과정으로서의 통일'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국민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최근 금강산관광 재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변화를 환영합니다. 5·24 조치의 해제와 같은 실질적인 대북관계 개선조치가 뒤따라야 박근혜정부의 통일기반조성 노력이 진정성과 힘을 얻을 것입니다.

일본의 군사대국화 시도로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개발이 현실화돼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사고와 대책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민주당은 국민통합적 대북정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대북정책이 더 이상 국론분열의 빌미가 돼서는 안 됩니다.

동북아 정세를 포함한 우리의 외교는 무엇보다 먼저 남북 간의 긴장을 해소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동북아 정세의 격랑 속에서 우리의 발언권과 영향력을 확보하려면 우선 우리 내부의 통합된 목소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여야의 초당적인 협력이 요긴할 것입니다. 남북간의 소통을 통해 우리 정부가 한반도 문제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의 위상을 확보해야 합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민주당은 북한의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직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과 민생을 개선하기 위한 '북한인권민생법'을 당 차원에서 마련할 것입니다.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에는 정치개혁도 없었습니다. 정치개혁 공약을 지키는 데에는 돈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대통령의 의지만 있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기초지방선거에서의 정당공천 폐지는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치개혁 공약이었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버리라는 국민적 요구이고 또 새누리당의 대표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시로 국민들께 약속했던 문제입니다.

민주당은 이미 전당원투표를 통해 정당공천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했고 국민의 대다수가 이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시간을 끈다고 국민의 명령을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새누리당은 기초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고 한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민주당이 걸어온 길 : 민생 우선, 소통, 실사구시의 정치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해 5월 당대표를 맡으면서 민주당이 가야할 길을 깊이 고민했습니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부터 생각하는 '민생 우선의 정치',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소통의 정치', 좌우의 극단을 경계하고 합리적 대안을 찾는 '실사구시의 정치', 이 세 가지가 민주당이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대표가 되자마자 '을(乙)을 위한 정당'을 선언하고, 즉각 '을지키기 위원회(세칭 을지로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현장에서 민생을 챙기는 을지로위원회의 활약상은 '민생우선 정치'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 작년 연말국회에서 법안과 예산안 처리가 여야간 입장 차이로 난항을 겪고 있을 때 제가 타협을 결단했던 것도 한쪽의 승리나 쌍방 모두가 패배하는 정치가 아니라 바로 '실사구시 정치'를 선택한 결과였습니다.

민주당이 철도노조 파업에 중재자로 나서서 합리적인 타협안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도 대화와 타협의 정치, '소통의 정치'가 맺은 소중한 결실이었습니다. 특히 국정원등 국가기관의 정치개입을 차단한 개혁입법은 국정원 창설 이래 최초로 국회가 주도한 의미 있는 국정원 개혁의 성과였습니다.

지난 총선과 대선 패배의 교훈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온전히 부응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우리 민주당이 여전히 백척간두에 서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패배 이후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대선에 국정원 등이 불법개입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반성과 성찰은 분노와 규탄으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대선 불법개입 사건이 우리의 반성을 가로막는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자각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지난 총선과 대선의 뼈아픈 패배의 교훈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저질러진 부정은 그것대로 척결하고 우리 내부의 문제를 직시하는 자기반성과 성찰을 계속하겠습니다.

제2창당의 각오로 정치혁신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습니다.

'제2의 창당'을 한다는 각오로 낡은 사고와 행동양식에서 벗어나는 정치혁신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혁신을 통해 당 조직의 역동성을 회복함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받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 내부에 잔존하는 분파주의를 극복해서 민주당이 하나로 뭉치는 데에 진력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선당후사의 자세로 하나가 되겠습니다.

민주당이 고품격 고효율의 정치에 앞장서겠습니다. 소모적인 비방과 막말을 마감시키고 국민의 요구에 빠르게 응답하는 정치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지방선거가 5달 뒤로 다가왔습니다. 민주당이 승리하지 못하면 불통과 무능의 정치가 계속되고 민생과 민주주의가 파탄날 것입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지방선거 기획단'을 확대개편하는 동시에 당을 '혁신과 승리를 위한 비상체제'로 가동할 것입니다.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당원에 이르기까지 당의 모든 구성원들이 당의 사활을 건 혁신운동에 나설 것입니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명한 공천을 실천하겠습니다. 상향식 공천과 개혁공천으로, 호남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당내외 최적 최강의 인물을 내세워 승리할 것입니다. 당대표와 지도부에게 부여된 권한을 오로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엄정하게 행사할 것입니다.

저는 민주당의 지난 전당대회에서 야권의 재구성이 필요하게 된다면 민주당이 앞장서서 주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정치혁신으로 경쟁해가면서 야권의 재구성이 필요한지의 여부를 국민의 뜻에 따라 판단하겠습니다.

민주당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갑오년 새해에 여러분 가정에 좋은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해웅 기자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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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