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주변 위험수위 요주의인물 체크리스트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1.26 10: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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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사람들 "여럿 있다"

[일요시사=정치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측근비리 근절을 강하게 역설했다. 권력형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하고 대통령 친인척도 공직자처럼 재산내역을 공개하거나 주식거래 등을 제한하는 방법도 검토했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후 이 같은 논의는 자취를 싹 감췄다. 그래서일까? 출범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박근혜정권 언저리에서 벌써부터 측근비리 소문이 하나 둘 새어나오고 있다. 박근혜정권도 측근비리로 골머리를 앓았던 역대 정권의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박 대통령 주변의 요주의인물들을 미리 살펴봤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새누리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친인척과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해 사전에 강력하게 예방하고 문제가 생기면 상설특검을 통해 즉각 수사에 착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측근비리 척결에 강한 의지를 보인 박 대통령은 또 대통령 친인척도 공직자처럼 재산내역을 공개하거나 주식거래 등을 제한하는 방법도 검토 했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후 이 같은 논의는 자취를 감췄다. 표면적인 이유는 '효율'의 문제다.

특별감찰관제
대선용 립서비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는 지난 13일 인사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상설특검제 및 특별감찰관제 도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자는 "기존의 사법제도와 비교해 비용과 국가 전체적 효율성 등을 봐서 인풋(투입)만큼 아웃풋(산출)이 나올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과연 그쪽(상설특검제 및 특별감찰관제)으로 간다고 해서 제대로 될 것인지, 누가 통제할지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인식도 결국 김 후보자의 인식과 대동소이할 것이란 분석이다.

어찌 보면 박 대통령이 언급한 특별감찰관제는 결국 '대선용 립서비스'에 불과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민주당은 대선이 끝난 이후 박 대통령에 특별감찰관제 도입 공약을 지킬 것을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묵묵부답이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박 대통령 주변은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까? 가장 먼저 문제를 일으킨 건 역시 친인척이었다. 취임 7개월여 만에 5촌 조카가 사기 혐의로 구속되고, 조카사위는 불공정 주식거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 대통령의 팬클럽 '근혜봉사단'의 이성복 전 중앙회장은 2010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19대 총선 과정에서 공천을 도와주겠다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가 최근 밝혀져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배우자와 자녀 없지만 친인척 50여명
'문고리권력' 3인방, 비리역사 끊을까?

이들은 비록 박 대통령과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는 인물들은 아니지만 정권 초기임을 감안하면 결코 간과하고 넘어갈 수만은 없는 문제다. 측근비리가 연이어 발생한다면 정치쇄신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고, 책임론으로 조기에 레임덕을 겪을 우려도 있다. 특히 대통령 측근비리의 근절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또 한번 실망감과 허탈감을 안겨 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미리 경계해야 할 요주의인물은 누구일까? 역대 정권의 사례와 비교해 박 대통령 주변의 위험인물들을 미리 살펴봤다. 

우선 가장 위험도가 높은 인물들은 역시 친인척이다. 역대 정권의 사례를 비춰볼 때 가장 비리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고, 비리 사건이 터졌을 때 대통령이 입는 데미지도 컸던 것이 바로 친인척 비리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형 기환씨와 동생 경환씨, 사촌형 순환씨, 사촌동생 우환씨가 횡령,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줄줄이 구속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대 최초로 대통령 재임 중 아들이 구속되는 사례를 남겼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들 셋이 각종 게이트에 연루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형 건평씨의 비리 등이 불거져 끝까지 곤욕을 치렀다.


친인척 비리
반복될까?

박 대통령의 직계가족은 동생 지만씨와 근령씨 뿐이다. 하지만 사촌 이내의 친인척은 최소한 5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현재  사기 혐의로 재판 중이다.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관련한 의혹도 끊임없이 불거져 오고 있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지만씨의 육사 37기 동기생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친동생들보다 더 위험도가 높은 인물들은 그 배우자들이다. 근령씨의 14살 연하 남편인 신동욱 전 백석문화대 겸임교수는 육영재단의 이사장으로 있던 근령씨가 재단에서 나가게 되자 2009년 박 대통령의 미니홈피에 비방글을 수차례 올린 혐의로 징역살이를 한 전력이 있다.

지만씨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는 지난 대선 당시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서 변호사를 제외하면 박 후보 친인척 중에 문제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요주의인물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경계해야 할 인물들은 이른바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정권 실세들이다. 역대 정권에선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제1부속실장들이 자주 말썽을 일으켜 왔다.

누구든 부속실장을 통해야만 대통령을 만날 수 있고, 부속실장은 대통령 일정과 각종 보고를 전담한다. 그래서 부속실장은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이다. 부속실장은 늘 유혹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영삼정권에서는 장학로 당시 부속실장이 기업인·공무원·정치인 등으로부터 27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노무현정부 때는 정권 출범 초기인 2003년 양길승 당시 부속실장이 살인교사, 조세포탈 등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나이트클럽 소유주에게 향응을 받은 사실이 발각됐다. 이명박정권에서도 김희중 당시 부속실장이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박근혜정부에서 주목받는 인물들은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 안봉근 청와대 제2부속실 비서관이다.  

이재만 비서관은 청와대의 안살림을 챙기는 중책을 맡고 있다. 그는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수석보좌관으로 3인방 중 맏형 격이다.

정호성 비서관이 맡고 있는 청와대 1부속실은 대통령을 만나려면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도 대통령과 만나려면 1부속실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1부속실은 문고리 권력의 최정점으로 불린다.

안봉근 비서관 역시 만만치 않은 위세를 자랑한다. 안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의원보다 힘센 비서관으로 불리기도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조차 박 대통령과 통화하려면 반드시 그를 거쳐야 했다는 후문이다.


3인은 모두 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했을 때부터 함께 해온 이들로 그동안 아무런 말썽도 일으키지 않은 검증된 사람들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15년 동안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보좌하고도 청와대에 입성한 후 사고를 친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의 경우를 떠올리면 박 대통령도 결코 방심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문고리권력
더 강해졌다

세 번째로 경계해야 할 인물들은 바로 박 대통령의 팬클럽을 비롯한 외곽조직이다. 이들은 역대 정권에는 찾아 볼 수 없었던 박 대통령만의 뇌관이다.

최근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의 측근들보다 이들을 향한 우려가 더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인 정치인들의 지지모임은 대부분 해당 후보에 대한 줄서기 성격이거나 지역주의 또는 해당 정당과 결합된 측면이 강했다.

따라서 정치인이 선거에서 패하거나 정당을 옮길 경우엔 지지모임도 쉽게 와해되곤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팬클럽들은 다르다. 박 대통령의 팬클럽은 대략 3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역대 정치인들 중 최대 규모다.

특히 메이저급 팬클럽은 조직력 또한 무척 끈끈하다. 회원들 간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것은 기본이고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고 매년 창립기념행사도 연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한 팬클럽은 창립대회를 위해 대전의 한 체육관을 통째로 빌렸을 정도다.


팬클럽 등 사조직 간부들도 경계대상
대통령과 친분 두터운 정치낭인도 문제

박 대통령의 팬클럽은 과거부터 종종 말썽을 일으켜왔다. 지난 2007년 대선 경선에서는 자원봉사 성격의 외곽조직인 '한강포럼' 홍모 대표가 수억원의 돈을 수수한 정황이 포착돼 당시 박 대통령을 난감하게 만든 일도 있었고, 가장 규모가 큰 팬클럽인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은 온갖 비리 의혹이 끊이질 않아 눈총을 받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팬클럽 '근혜봉사단'의 이성복 전 중앙회장이 2010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19대 총선 과정에서 공천을 빌미로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가 밝혀져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네 번째는 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으나 현재는 정치낭인이 된 인물들이다. 지난 대선 기간 박 대통령은 경선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홍사덕 전 의원이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데 이어 친박계인 송영선 전 의원이 박 대통령을 거론하며 금품을 요구한 녹취록이 공개돼 곤혹을 치러야만 했다.

실제로 정치권의 사람들은 현역에서 물러나 정치낭인이 되고 나면 이러한 유혹들에 좀 더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치낭인?
정권실세?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정적인 수입이 끊기고 나면 이러한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리고 로비를 벌이고자 하는 사람들도 현역보다 접근하기가 수월하고 이목을 적게 받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정치낭인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 경우 필수적인 전제조건은 현재는 비록 정치낭인이지만 박 대통령과 끈끈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낙선한 후 현재는 정치낭인으로 떠돌고 있는 친박계 인사들이나, 박 대통령의 7인회 멤버 중 아직 박근혜정부에서 등용하지 못한 새누리당 김용환·최병렬 상임고문과 안병훈 기파랑 대표, 김용갑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인 인물로 지목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반드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억측이지만 역대 정권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며 "비리 없는 깨끗한 정권을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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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