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손학규-정동영 '삼자연대론' 실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0.22 09: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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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손잡고 정치판 '제대로 뒤 엎는다'

[일요시사=정치팀] "양당 독점체제를 종식시킬 '메가신당'이 뜬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창당이 가시화 되면서 메가신당의 탄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안 의원은 다가오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재영입을 위해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평소 양당제의 폐해를 역설해왔던 안 의원이 거대 3당을 출범시킴으로써 양당체제를 종식시킬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안철수 메가신당의 실체를 살펴봤다.




베일에 가려졌던 '안철수신당'의 출범이 가시화 되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여전히 신당 출범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한 안 의원 주변의 움직임은 무척 분주해진 모양새다.

메가신당 탄생?
용두사미?

안 의원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온갖 합종연횡 시나리오들이 난무하고 있다. 안 의원은 여야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이다. 게다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평소 우리나라 양당제의 폐해를 역설해왔던 안 의원은 민주당과의 연대보다는 기존 양대 정당들과는 차별화되는 신당 창당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시기'일 뿐이다.

안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합종연횡 결과에 따라선 단숨에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위협하는 메가신당의 탄생도 가능하다.

정치권에서는 특히 안 의원 측이 수도권과 호남, 영남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들과 연대를 꾀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교두보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수도권을 대표하는 인물은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다. 손 고문은 경기도지사 출신으로 수도권에서의 인지도와 영향력이 여전하다.


손 고문은 지난달 29일, 10월 재보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8개월여 간의 독일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했다. 따라서 재보선 출마설이 나왔지만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삼고초려에도 불구하고 재보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앞두고 분주해진 합종연횡
악마와도 손잡는 정치판 '어제의 적도 내일은 동지'

안 의원과 손 고문 간의 연대설이 불거진 것은 손 고문이 지난 7일 보궐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바로 다음 날인 8일에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연구소 7주년 기념행사에서 안 의원에게 축사를 부탁하면서다. 이 행사의 연설에서 손 고문은 통합정치를 강조하며 민주당이란 틀을 넘어서는 정치행보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후 애초부터 손 고문의 귀국은 안 의원과의 연대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손-안 연대설'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현재 양측은 이 같은 연대설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여전히 여지는 남아 있다.

손 고문과 안 의원과의 연대설이 불거지는 정황상 이유도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친노 피해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경선과정에서는 모바일선거를 둘러싸고 손 고문의 지지자들이 당 지도부에 강하게 항의하며 물병과 계란 등을 투척하는 등의 소동까지 일어났었다.

여전히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손 고문으로서는 친노계가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 내에서 차기를 노리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지난 대선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는 후문이다. 또 손 고문은 작년 11월 안 의원이 대선후보직을 사퇴한 이후 안 의원과 비공개로 단독 회동을 하는 등 손-안 연대설에 스스로 불을 지폈다. 최근에는 안철수신당에 손 고문과 인연이 깊은 정장선 전 의원이 참여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기도 했다.

끊임없는 연대설
현재는 강력 부인


호남을 대표하는 인물로는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거론된다. 안 의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호남지역 실행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사실상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호남조직이라는 평가다.

그런데 특이한 것이 하나 있었다. 실행위원 중 상당수가 정 고문과 밀접한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정관수 기획위원과 정기남 기획위원은 정 고문의 보좌관 출신이다. 또 이학노 실행위원은 정 고문의 대선캠프에서 특보를 맡았던 핵심인물이었다. 이밖에도 배병옥, 김상복, 최만열, 이영호 실행위원 등 상당수 인사들은 범DY(동영)계로 볼 수 있다.

정 고문이 정계를 은퇴한 것도 아니고 불과 몇 개월 후 재보선이나 전북도지사 선거 출마가능성까지 점쳐지는 마당에 핵심인사들이 대거 안 의원 측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이는 자칫 인재 빼가기로 비춰져 정치 도의적 문제로도 번질 수 있는 일이었지만 정 고문 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아 궁금증이 더욱 증폭됐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정 고문이 안 의원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자신의 측근들을 미리 이동시킴으로써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이러한 일이 있은 후 정 고문은 지난 2일 한 행사에 안 의원,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와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최근 안철수신당과의 연대설이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정 고문 측근인 민주당 김영근 부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안 의원과의 연대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워낙 전북지역에 정동영계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안 의원 측에 합류한 사람들이 골수 정동영계라고 하는데 정동영계는 원래 다 골수다. 그들이 안 의원 측에 합류한 것에 대응할 필요를 못 느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이 지난 2일 한 행사에 안 의원과 함께 참석한 것에 대해서는 "참석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갔는데 가보니 그 두 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행사에는 많은 정치인들이 참석한 것도 아니라 안 의원, 심 원내대표, 정 고문 단 세 사람만 참석했었다. 단 세 사람이 참석하는 행사의 참석자 명단도 모르고 참여했다는 해명은 어딘가 어색했고, 가보니 그 두 사람이 있었다는 것은 기막힌 우연이 아닐 수 없다.

정 고문 역시 안 의원과의 연대설이 불거지는 정황상 이유가 있다. 정 고문은 전북에서 내년 재보선이나 도지사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현재 호남에서는 창당하지도 않은 안철수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에서 보다 쉽게 승리하기 위해서는 안철수신당행으로 가닥을 잡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서도 정 고문 측은 강하게 부정했다. 김 부대변인은 "내년 재보선이나 도지사선거 출마를 아직까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안 의원과의 연대 역시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손·정 움직이면
정계개편 버금

손 고문과 정 고문 같은 민주당 거물들의 안철수신당행 관측이 나오는 것은 최근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두 사람과 안 의원의 연대가 성사된다면 그 파장은 사실상 정계개편에 버금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두 사람 정도의 거물이 움직인다면 그를 뒤따르는 민주당 인사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들은 각각 안철수신당의 수도권과 호남 교두보 역할을 함으로써 내년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정의당은 안철수신당과의 합당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의당은 현재 5명의 현역 의원을 보유하고 있는 원내 제4당이다.


지난 13일에는 안 의원의 핵심측근이 울산에 내려가 정의당 울산시당 관계자들과 만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신당과 연대할 것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왔다. 그러나 안 의원 측은 "해당 인사가 울산의 분위기를 스크린 하기 위해 내려갔던 것뿐"이라며 연대 제의설을 일축했다.

'매머드 신당' 또는 이삭줍기 갈림길
수십 년 양당 독점체제 종식될까?

울산은 영남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가 많아 야당세가 강한 곳이다. 노동정당을 표방하는 정의당은 울산지역에서 비교적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정의당과의 연대를 한다면 안철수신당이 기존 양당과는 차별화되는 영남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울산 정의당 내 현장 출신 전·현직 의원들의 모임인 노정회(노동자 정치회의)에서는 안철수신당과의 연대가 핵심 의제로 다뤄지기도 했다.

현재 정의당은 안철수신당과의 연대에는 공감하면서도 합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망설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정의당의 심상정 원내대표는 평소 거대 양당체제를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안철수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심 원내대표는 과거 "대한민국을 '갑의 공화국'으로 만들어 온 양당독점의 정치체제야말로 '슈퍼갑'"이라며 양당 독점체제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제3당 실패의 역사
이번에는 종식?


야권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 역시 안철수신당행이 가능하다. 지난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으로 활약했던 김성식 전 의원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이다. 그는 현재 안철수신당 창당을 준비하면서, 특히 인재영입과 관련한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과거 한나라당 출신 인사들이나 현 새누리당 인사들도 신당 참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제3당이 제대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과거 우리나라의 제3당은 지역에 기반을 두거나 대표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인물 정당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과거 자민련이나 문국현 전 의원의 창조한국당, 정몽준 의원이 대선을 준비하며 만들었던 국민통합21, 고 정주영 회장의 국민당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고 이들 정당은 모두 단명했다. 안 의원이 과연 지금까지 실패의 역사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이어져온 우리나라의 양당 독점 체제를 종식시킬 수 있을까? 도전은 지금 시작되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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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