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재보선 '거물들의 대전쟁' 막전막후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9.02 15: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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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니선거에도 대한민국 정치권 '들썩들썩'

[일요시사=정치팀] 오는 10월30일 치러질 재·보궐선거의 열기가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여야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설이 줄줄이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10월 재보선을 통해 국회로 복귀한다면 대한민국 정치권의 역학구도는 통째로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거물들의 대전쟁이 될 10월 재보선을 <일요시사>가 미리 살펴봤다.



10·30 재보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물밑 움직임이 분주하다. 일선에서 물러났던 정치거물들이 10월 재보선을 통해 정계복귀를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사람들도 이번 재보선에 도전장을 던질 예정이어서 오는 10월 재보선은 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이 될 전망이다.

최대 9곳
미니총선

10월 재보선은 당초 10석이 넘는 ‘미니총선’이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재판 결과들이 뒤집히면서 규모가 많이 줄어들었다. 현재까지 재보선지역으로 확정된 곳은 경북 포항 남·울릉과 경기 화성갑 두 곳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인천 서구ㆍ강화을, 인천 계양을, 경기 수원을, 경기 평택을, 충남 서산ㆍ태안, 전북 전주 완산을, 경북 구미갑 등 7개 지역은 오는 30일까지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재보선이 치러지게 된다.

현재 10월 재보선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거물급 인사들은 새누리당 서청원 상임고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민주당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 등이다.

민주당 손 고문의 경우는 경기 수원을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손 고문은 과거 경기지역에서만 4선을 한데다 경기도지사를 지낸 경력이 있는 만큼 재보선에 나선다면 수원을이 유력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경기 평택을도 있지만 현재 평택을 지역은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한 뒤 지난 19대 총선에서 불출마한 민주당 정장선 전 의원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무성 견제구? 서청원에 힘 실리나?
안철수 정치세력화 첫 시험무대

손 고문이 수원을에 출마한다면 새누리당 소속 임 전 대통령실장과의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임 전 실장의 경우도 경기 성남 분당을에서 3선을 지내 인근 지역구인 수원을에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임 전 실장은 손 고문을 피해 평택을에 출마한다고 해도 3선 출신 정 전 의원과의 맞대결이 예상돼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손 고문은 현재 재보선 출마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이번 재보선 결과에 민주당의 명운이 걸려 있는 만큼 당의 적극적인 출마권유가 있다면 '당을 위해 헌신한다'는 명분으로 출마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손 고문은 지난 2011년 4월에도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렸던 분당을 보선에 출마해 승리한 적이 있다.

인천 서ㆍ강화을 역시 빅매치 예상 지역으로 손꼽힌다. 이곳은 새누리당 대선후보경선에도 참여했었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출마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새누리당 서청원 상임고문 역시 이곳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두 사람이 동시에 같은 지역구에 출마하게 된다면 공천 때부터 치열한 대결이 불가피하다. 다만 충남 천안 출신인 서 고문이 충남 서산ㆍ태안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전북 전주 완산을에서는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의 출마설이 제기된다. 이 지역은 민주당의 텃밭이라 굳이 중량감 있는 인사를 출마시킬 필요는 없지만 안철수 의원 측이 이 지역을 '호남 교두보'로 삼기 위해 후보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안철수 vs 민주당
새누리당 vs 안철수

안 의원 측 인사에게 맞서기 위해서는 중량감 있는 정 고문이 출마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눈길을 끄는 지역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북 포항 남·울릉이다.


이곳은 이미 재보선이 확정된 곳으로 이 전 의원의 직계였던 이춘식 전 의원과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 이 지역에 최근 친박계 서청원 고문의 측근인 서장은 전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이 사무실을 마련하고 출마를 준비하면서 친이와 친박 간의 대리전이 예상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10월 재보선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지만 정작 출마가 거론되는 거물급 인사들은 아직까지도 출마 지역을 확실히 정하지 못하면서 정치권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인사는 출마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태라면 자칫 재보선 출마자들이 낙하산 논란이나 부실공약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크다.

정치권의 관계자는 "정치 도의상 대법원 확정판결도 나오지 않은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낙하산 논란이나 부실공약 논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재보선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던 이들 거물들이 10월 재보선을 통해 국회로 복귀한다면 정치권의 역학구도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청원 고문의 복귀 여부는 정치권의 핫이슈다. 서 고문은 그동안 박근혜정부의 막후실세로 지목받아온 인물이다. 서 고문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등장으로 화제가 된 7인회의 멤버이기도 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말 단행한 특별사면에서는 친박계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당시 서 고문의 사면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사면을 반대하는 박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 끼워 넣은 카드라고 분석했었다. 서 고문은 당시 가석방으로 풀려난 상태였지만 사면을 통해 상실했던 피선거권을 회복하면서 이번 재보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서 고문은 현재 6선으로 재보선에 당선되면 7선이 돼 하반기 국회의장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서 고문이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카드가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비록 지난 대선에서 큰 역할을 하긴 했지만 탈박계인 김 의원이 당내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을 두고 친박계들의 불만이 크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서 고문이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 차기 당권 경쟁에 나서고 친박계 의원들이 서 고문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이른바 '김무성 죽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결국 서 고문이 국회에 재입성한다면 새누리당 내 당권경쟁구도가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임태희 전 실장의 행보도 눈여겨볼만 하다. 임 전 실장은 이명박정권에서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실장을 지낸 친이계의 핵심이다. 임 전 실장이 재보선을 통해 국회로 복귀한다면 그를 중심으로 친이계가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내년 전당대회를 전후해 급속히 결집될 가능성이 있다.

김무성 견제?
친박 핵심 투입

민주당으로서도 이번 재보선은 분수령이다. 민주당 당대표와 경기지사를 지냈던 손학규 고문이나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고문이 재보선을 통해 국회로 복귀한다면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당내 역학구도가 크게 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선거는 박근혜정부 출범 8개월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지닌다. 재보선 가능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7곳은 수도권, 충청, 호남, 영남으로 고루 분포돼 있어 이들 지역이 최종적으로 재보선에 포함된다면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재보선의 결과에 따라 여소야대의 정국이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새누리당은 153석으로 국회 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민주당 127석, 통합진보당 6석, 정의당 5석, 무소속 7석 등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3석을 잃으면 과반이 무너지게 된다. 현재 재보선 대상으로 거론되는 지역 가운데 6곳 정도가 새누리당 지역이다.


박근혜정권 심판? 과반 깨질 수도
통진당 사건 파장 어디까지?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관전 포인트는 안철수 의원 측 인물들의 재보선 선전 여부다. 안 의원은 이번 재보선을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양새다. 안 의원은 야권연대 없이 독자후보로 승부를 걸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재보선은 그의 독자세력화 가능성에 대한 첫 시험무대이기도 하다.

만약 안 의원이 내세운 인물들이 이번 재보선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다면 안 의원의 영향력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반대로 재보선에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정치권 인사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민주당의 발목만 잡는 모양새가 된다면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통진당 사태 
대형 악재

정치권은 10월 재보선의 판세와 관련 국정원의 통합진보당 수사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을 포함한 원내 정당이 내란음모, 국가전복을 기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사건 자체가 무척 민감하고 심각하기 때문이다. 10월 재보선까지 이번 이슈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지난해 통합진보당 사태가 두 달 가까이 지속됐던 경험에 비춰보면 이번 사건이 10월 재보선 판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충분하다.

야권으로서는 대형악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주당은 더더욱 진보정당과의 연대가 불가능해졌다. 안철수 세력마저 독자출마를 선언한 만큼 이번 재보선에서 야권은 뿔뿔이 흩어져 각개전투를 벌여야 할 처지다. 정치권에서 호남을 제외한 야권의 재보선 전패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이유다.


돌아온 거물들의 각축장이 될 10월 재보선. 최후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그 결과에 벌써부터 정치권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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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