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14>2012년 핫 키워드

세종 뜨고, 과천 지고 동탄 웃고, 김포 울고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은 유난히 명암이 뚜렷한 한해였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침체됐지만 그 와중에서도 부산이나 울산처럼 분양 실적이나 집값 상승률이 빛을 발한 지역도 있었다. 2012년도 집값 상승률 1위 지역과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 분양성적이 좋은 지역과 미분양이 쌓인 지역, 뜬 지역과 진 지역 등을 정리하고자 한다. 그리고 2012년 부동산 시장의 관심 키워드를 알아봤다.

경북 경산·울산 동구
집값 가장 많이 올라

지난해 전국 집값은 평균적으로 보합세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지수 시계열자료에 따르면 2011년 말부터 2012년 11월까지 전체 주택가격 변동률은 0%, 아파트가격은 0.1% 하락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지역별 변동률 편차는 20%를 넘었다.

아파트가격을 기준으로 2012년 들어 전국에서 집값이 많이 오른 곳은 경북 경산과 울산 동구였다. 상승률이 각각 14.3%, 13.9%를 기록했다. 경산과 울산은 공급 부족이 집값 상승의 배경이 됐다.

주택가격 변동률 0%
아파트는 0.1% 하락

울산에서 최근 분양을 마친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울산은 전국적으로 소득 1위 도시인 데다 집값 거품이 없었다”며 “기업이 많아 실수요도 탄탄한데 2∼3년 동안 주택공급이 부진하다보니 매매가격이 급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과천은 재건축 시장의 부진과 정부청사 이전 등의 악재에 시달리며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과천 집값 하락률은 9.8%로 김포(8.1%), 일산 동구 및 용인 수지(6.8%)보다 낙폭이 컸다. 과천은 2011년에도 7.3% 떨어져 하락률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분양시장에서는 부산지역의 호조가 두드러졌다. 수년간 공급이 부족했던 덕분에 분양물량이 나오는 족족 실수요자들 중심으로 청약열풍이 강하게 불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2년 총 2만418가구가 분양된 부산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6.76대 1을 기록했다. 이어 광주 4.9대 1, 세종 4.5대 1로 나타났다. 부산은 단지별 청약경쟁률에서 1위를 ‘세종시 힐스테이트’(49.1대 1)에 내줬지만 남구 ‘대연 롯데캐슬’(44.6대 1)을 비롯해 해운대구 ‘해운대 더샵 센텀누리’ ‘해운대 센텀 두산위브’등이 2∼4위를 차지했다.

반면 수도권은 동탄2신도시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침체를 면치 못했다. 특히 김포는 미분양의 무덤으로 등장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11년 말 김포 미분양은 1048가구였지만 2012년 10월말에는 3797가구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정부청사 이전과 함께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밑그림이 실현되고 있는 세종시와 2기 신도시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초기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 중인 동탄은 개발 기대감으로 분양이 잘 되고 땅값도 많이 올랐다. 2012년 수도권 분양시장의 가늠자로 꼽혔던 동탄2신도시 첫 합동분양에서는 우남퍼스트빌이 대기업 브랜드가 아니라는 약점을 딛고 평균 9.26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팀장은 “동탄은 개발규모나 자족기능을 봐도 판교와 광교를 잇는 수도권 남부 대표적 신도시로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차기 정부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에 긍정적이라는 점도 향후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토지보상이 늦어지거나 도로·교량 등 기반시설 설치가 지연된 경기 파주 운정3지구 인근지역과 인천 영종하늘도시 등은 개발 청사진이 퇴색했다는 평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인천과 경기 서부지역은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대거 몰리며 오히려 사업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부산지역 분양시장 호조
운정3지구 청사진 퇴색

그렇다면 지난해 부동산 시장의 관심 키워드는 뭐였을까.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집계한 키워드와 국토해양부 사이트 방문자를 집계한 키워드는 각각 차이가 있었다. 이는 각자 사이트 접속자가 다르고 성향에 따른 단순 차이로 보여진다.

부동산114의 2012년 부동산 인기 검색어 1위는 ‘전원주택’이다. 부동산114가 2012년 1월1일부터 12월까지 내부시스템을 검색한 결과 2011년 11위에 머물던 전원주택이 수년간 1위를 지키던 ‘전세’를 제치고 검색어 1위에 올랐다.

2012년 한 해 대한민국을 뒤덮은 ‘힐링’열풍이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장 집구하기 어려워 발을 굴렀던 전세난민들의 관심사보다 ‘전원주택’을 찾는 이들이 훨씬 많았다. 반등기를 찾지 못해 장기 침체에 빠진 아파트 시장과 달리 삶의 여유와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 전원주택이 1년간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셈이다.

힐링 열풍 영향
전원주택 인기

특히 전원주택과 유사한 주거형태인 ‘농가주택’도 톱10 안에 들면서 정형화된 주거 공간에서 벗어나려는 소비자들의 주거욕구를 그대로 반영했다. 주택의 개념이 투자대상에서 실거주로 전환되는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몇 년 새 서울과 인접한 경기 용인, 양평, 남양주, 광주 등에 전원주택이 집중 공급되고 도로 및 교통편이 개선된 것도 수요 심리를 자극했다.

과거 수십억원에 달하며 부유층의 상징물로 여겨지던 모습도 사라졌다. 수도권 인근에 3억원대에 중저가 전원주택이 늘어나서다. 실제 최근 용인시 일대에 공급된 도심형 전원주택의 토지 분양가는 3.3㎡당 최저 120만원, 건축비는 3.3㎡당 450만원에 불과했다. 토지면적 500㎡에 건축면적 99㎡짜리 집을 지을 경우 3억원대로 내집마련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힐링 열풍 속에서 대표 주거상품인 ‘아파트’는 상품별 검색 7위에 그쳤다. 매매시장 침체로 투자수요가 대거 빠진데다 꾸준한 전세난으로 아파트보다 ‘오피스텔’ ‘빌라’ ‘원룸’ ‘상가주택’의 인기가 더 높았다. 경제적 부담이 덜한데다 아파트 외 상품의 경우 경매시장에서도 각광을 받으며 꾸준히 검색됐다. 게다가 이들 상품은 자본차익을 얻는 아파트와 달리 매월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별로는 단연 ‘세종시’가 1위에 올랐다. 정부종합청사가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데다 종전 과천 청사 공무원들의 이주가 시작되자 인기가 급상승했다. 이 결과 세종 청사 주변 아파트는 전세 매물이 동나고 첫마을 아파트의 경우 전세·매매 모두 매주 1000만∼2000만원씩 오르는 현상도 나타났다.

2위는 지난해부터 입주를 시작한 ‘광교’가 차지했다. 단기간 대규모로 입주를 시작한 탓에 저렴한 전셋집을 찾는 수요자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2012년 분양시장에서 선방한 ‘동탄2신도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아파트로는 강동구 매머드급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이 1위에 기록됐다. 종상향과 소형주택 30%룰 등으로 관심을 받아서다. 국내 최고 세대수를 자랑하는 ‘파크리오’도 이사철마다 검색되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밖에 부동산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타워팰리스’는 ‘반값 추락’의 여파로 10위 안에 오른 경우다.

부동산114 측은 “기존 아파트 중심의 주거형태에서 벗어나 전원주택이나 농가주택 등 새로운 주거형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투자 상품으로서 오피스텔, 상가, 원룸, 도시형 생활주택 등도 당분간 상위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114 인기검색어 ‘전원주택’
국토해양부 최다검색어 ‘공시지가’

국토해양부의 키워드는 ‘공시지가’였다. 국토해양부가 2012년 홈페이지(www.mltm.go.kr) 이용현황을 집계한 결과 가장 많이 사용된 검색어로 공시지가가 꼽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2년 주택과 토지 가격에 많은 변화가 생기면서 국민들이 자신의 자산에 대한 평가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진 것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공시지가 외에 ‘아파트실거래가’(2위), ‘실거래가’(토지+건물·각각 4위) 등도 올해 검색어 상위에 올라 홈페이지 이용자들의 부동산 가격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이어 국토부 홈페이지에서 많이 검색된 키워드로는 ‘토지이용규제’(3위), ‘공동주택’(5위), ‘도시형 생활주택’(6위) 등이었다. 2011년 검색 순위 1위였던 ‘보금자리’는 지난해 8위로 떨어졌고, 보금자리주택 사업과 함께 관심이 된 ‘개발제한구역’은 4위에서 9위로 내려앉았다.

1년 내내 전세난
수익형 부동산 주목

홈페이지 내 분야별로는 주택·토지관련 분야의 정보가 가장 많은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토지 분야는 이용자 정보 이용률이 21.15%로 나타났다. 이어 국토·도시(16.13%), 교통·도로(13.89%), 물류·항만(12.63%) 순으로 집계됐다.


2012년 국토부가 배포한 보도자료 중에서 홈페이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것은 5·10대책으로 발표된 ‘주택거래 정상화를 통해 서민생활 안정 도모’자료로 검색수는 총 2만5906회였다.

이밖에 트위터, 블로그를 포함한 인터넷상에서 국토해양과 관련해 가장 이슈가 된 관심어는 ‘4대강’ ‘여수엑스포’ ‘주택(뉴타운, 재건축)’ ‘철도경쟁체제’ 등으로 조사됐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2013년에도 국민이 원하는 정보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연계를 활성화해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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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