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13>부동산 공약과 한계

야심찬 ‘박근혜 카드’…먹힐까 씹힐까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박근혜 당선인의 국정운영 방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은 단연 관심거리다. 죽어가는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살릴 수 있을까. 박 당선인이 약속한 부동산 공약을 되짚어봤다.

차기정부 부동산 정책 일부 변화 예상
불안 초래한 대책 대대적 손질 불가피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승리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MB정부 후반기의 주택경기 활성화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이다.

하지만 주택거래 위축과 전월세 시장 불안 등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보금자리주택사업 등은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민간 주택분양 시장을 위축시켜 건설경기를 어렵게 하고 이에 따른 주택거래 위축, 대기수요 증가, 전셋값 상승 등의 부작용을 가져왔다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전체적인 그림은?

임대주택 공급방식의 변화도 예상된다. 기존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통한 건설임대주택 공급이 주요 통로였다면, 앞으로는 매입임대 사업이나 바우처 등 실질적인 자금 지원을 통해 맞춤형 임대지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게 박 당선인의 공약이다.

내년부터 바우처 제도의 시범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국토부는 내년 20억원의 시범사업 예산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아울러 생애최초, 전세자금대출 등 저리의 자금지원 규모도 지금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공급 목표를 세워놓고 무리하게 ‘밀어내기’식으로 공급하는 공공임대 건설방식은 앞으로 지양해야 한다는 게 박 당선인의 생각. 차기 정부의 주택정책은 과거 임대주택의 양적 공급에서 실질적인 맞춤형 주거복지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업계는 강조한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공약이 주택경기 활성화보단 서민주거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침체된 경기를 살리는데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역개발 대책은?

박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 ▲20만호 행복주택 프로젝트 ▲지분매각제도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 등은 전반적으로 무주택 서민이나 하우스푸어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정책들이어서 매매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이런 제도 시행의 긍정적 효과보다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시각이 많아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서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지역개발 추진으로 지방 부동산 시장은 지속적인 호조를 이어갈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박 당선인은 인천의 경우 아시안게임법을 고쳐 자금지원과 경인고속도로 무료화·지하화사업을 추진하고, 대전광역시에 대해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전북 새만금사업 지원과 동해안경제자유구역 지정, 가덕도 신공항건설 추진 등을 약속한 만큼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이 긍정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MB정부 대책은?

현 정부의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은 유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해 말 만료되는 취득세 감면 기간이 연장되거나 내년 다시 시행될 것이 유력하다. 정부가 추진해 온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의 법안도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 중 가장 먼저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취득세 감면 연장 조치다. 올 연말로 끝나는 취득세 50% 감면 조치(9·10 대책)를 1년간 늘리겠다는 게 박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이다. 특히 문재인 전 후보도 취득세 감면 연장 조치를 공략으로 내세웠던 만큼 업계에서는 여·야 이견 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고 시행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취득세 감면 조치는 급매물 거래가 이뤄지는 직접적 효과가 있다. 실제로 취득세를 절반 감면하는 9·10 대책 시행이후 10월 주택거래량은 6만6411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2% 감소에 그쳤고, 지난달에는 7만2050건으로 8% 감소하는 등 효과를 봤다. 다만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공백기가 발생, 이 기간 동안 거래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당선인이 공약했던 분양가 상한제 폐지의 경우 시행여부가 불투명하다. 민간주택에 대해서는 상한제를 폐지해 다양한 품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공약의 취지지만 야당이 반대하고 있어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의 출범이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기대감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효과는 여전히 제한적인 것이란 견해가 많다.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키기에는 현재 주택 시장이 너무 침체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주택경기 활성화? 서민주거복지에 초점
“침체된 경기 살리는데 역부족” 지적도

한 부동산 관련 소장은 “다주택자는 투기라기보다는 잠재적인 임대 사업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중과세 폐지를 통해 시장 활성화뿐만 아니라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 증권사 연구원은 “새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이 부동산 시황에 획기적인 개선을 기대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최소한 현재보다 발주 물량 증가와 아파트 가격 안정을 통한 추가적인 분양 시황 침체를 막아주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새 대통령 당선자의 시장친화적인 성향이 연착륙에 도움이 되겠지만 가계부채 해소, 글로벌 경제 회복 등이 선행돼야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어려움이 지속되고 하반기에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주거복지 대책은?

주거복지 분야는 박 당선인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이다. 박 당선인은 ‘보편적 주거복지’를 앞세워 매년 건설임대 7만가구, 매입전세임대 4만가구, 전세자금 융자 18만가구 등 45만가구의 주거를 지원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대표 공약은 임기 중 유휴 철도부지에 임대주택 및 기숙사 20만가구를 공급하는 ‘행복주택 프로젝트’. 국유지에 대해 낮은 토지 이용료가 매겨져 저렴하게 주택 공급이 가능하고, 역세권이라는 점에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내년 하반기 1만가구를 우선 착공한다. 저소득층이 내는 월세를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인 주택임대료 보조제도(주택바우처)도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국토해양부도 내년 20억원의 시범사업 예산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현 정부의 대표 정책 중 하나인 보금자리주택 사업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다. 민간 주택 시장을 위축시키고,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꺼리게 해 전세금 상승, 거래 위축 등의 부작용을 불렀다는 지적이 많다. 임대주택 활성화 정책과 관련해 분양 주택 비중이 크게 줄고 명칭 또한 바뀔 가능성이 크다.


하우스푸어 정책은?

박 당선인의 하우스푸어 정책은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 등 2가지로 구분된다.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는 자신이 소유한 주택의 일부 지분을 캠코 등 공공기관에 매각해 그 대금으로 금융사의 대출금 일부를 갚고, 자신의 집에 계속 살면서 넘긴 지분에 대한 임대료를 내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제도가 대출 이자를 내는 대상만 바뀔 뿐 하우스푸어의 근본 고민을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제도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넘긴 지분에 대한 임대료를 기존 대출 이자보다 낮춰줘야 한다. 또 하우스푸어 소유 주택은 대부분 중대형인데 3억∼6억원 이하 중소형 주택으로 대상을 제한한 점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베이비부머의 부채상환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키로 한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의 경우 현행 60세 이상인 주택연금제도 가입조건을 50세 이상으로 확대하고, 사전 가입 시 60세에 활용할 수 있는 주택연금을 일시금으로 인출해 빚을 갚는데 쓸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은퇴한 하우스푸어가 기존 주택에 살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입대상은 1가구 1주택자의 수도권 6억원 이하 지방 3억원 이하 주택이다. 기존 주택연금은 1가구 1주택자의 9억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다. 6억원 초과 중대형 주택을 가진 50대 하우스푸어는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와 ‘연금사전가입제’ 모두에서 빠져있어 향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렌트푸어 정책은?


렌트푸어 정책은 행복주택 프로젝트,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 보편적 주거복지 실현 등 3가지다. 수도권 유휴 철도부지 위에 인공대지를 조성해 주변 시세의 반값에 임대주택 총 20만가구를 공급한다는 ‘행복주택 프로젝트’는 아이디어는 좋지만 15조원에 이르는 사업비 조달 방안과 인공대지 조성에 대한 충분한 기술적 연구가 향후 과제로 남아있다.

‘목돈 안 드는 전세 제도’의 경우 집주인이 자기 집을 담보로 전세보증금을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고, 세입자가 그 대출금의 이자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집주인에겐 이자상당액(4%)의 과세 면제 및 대출이자납입 소득공제(40%) 혜택이 주어진다.

세입자는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전체 이자의 일부를 선납해야 한다. 현재의 세제 혜택을 뛰어넘는 집 주인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없는 한 임대인의 선의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세입자가 이자를 내지 않을 경우 이를 보증한 공적 기관의 손실 위험도 크다는 지적이다.

‘보편적 주거복지 실현’ 공약은 임대주택 공급 및 전월세자금 융자, 주택바우처 제도 등을 통해 매년 45만가구에게 주거를 지원하고 2022년까지 5분위 이하 무주택자 550만가구 전부를 지원하는 방안이다. 주거지원 대상인 45만가구는 건설임대 7만가구, 매입전세임대 4만가구, 전세자금 융자 18만가구, 공공분양주택 2만가구, 구입자금융자지원 14만가구 등이다. 이 공약은 LH의 재정상황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먼저 수립돼야 한다.

주거 공약 허점은?

주거 복지 공약에 비해 시장 활성화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취득세 감면,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등은 모두 시장에 이미 공개된 대안이다. 시행되더라도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은 반면 구체적으로 새로운 대안이 나온 것은 아직 없으며 수요를 늘릴 수 있는 추가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지부진한 재건축·재개발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요구도 높다. 학계 등에서는 대규모 공급 대신 도심 재생을 통해 시장을 활성화하고 공급도 늘리는 방안을 향후 주택 시장의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유세 과정에서 “도시재생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새누리당도 뉴타운 출구전략의 대안으로 내년 이후 도시재생 사업 예산을 확대해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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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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