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12>2013년 부동산시장 변수

내년도 먹구름 가득…쨍하고 해뜰날 올까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부동산 시장에 찬바람만 불었던 2012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내년엔 좀 나아질까. 훈풍을 기대해도 좋을까. 2013년 부동산 시장에 미칠 변수들을 정리해봤다.

세계경제 침체 등 불안요인 안고 새해 스타트
상반기 약세 지속 관측…입주물량 판세 포인트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미국 재정절벽, 유럽 재정위기 등 불안한 세계경제와 취득세 연말 종료 등 불안요인을 안고 2013년 새해를 시작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세금 부담에 따른 매매 수요 증가와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 경매 낙찰가율 증가, 새 정권에 따른 부동산 정책의 기대감 등 긍정요인도 적지 않아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입주물량 최저
전세대란 예견

대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2013년 상반기엔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입주물량 급감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문제다. 수도권 입주물량은 10만7262가구로 조사가 된 200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8만7127가구로 올해보다 더 줄어들어 전세대란도 예견되고 있다. 한 증권사 자료에 따르면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전세 재계약 물량은 수도권에서만 132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돼 전세가 폭등이 재연될 전망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다른 변수보다는 공급물량과 그동안 매매값 상승률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 집계 결과 전국에서 55만호가 인허가돼 2010년 39만호 대비 42%, 최근 3년(2008∼2010년) 대비 4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에서는 아파트 신규 분양이 호조를 보이는 등 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아파트를 중심으로 인허가(지난해 18만호, 2010년 대비 126.8% 증가)가 크게 증가했다.


이는 수도권에서는 도시형생활주택·다세대·다가구 등에 대한 저리(2%) 건설자금 지원 및 건설규제 완화 등에 따라 도심내 소형주택 건설(다세대·다가구주택 : 2010년 대비 110.1% 증가)이 크게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보금자리주택은 12만호가 신규 공급(신규사업승인 10만호, 매입 2만호)됐으며, 종전에 사업승인을 받았으나 보금자리주택으로 변경승인(전환지구 재설계)된 1만호를 포함해 총 공급물량은 13만호로 집계됐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큰 상승률을 보인 아파트 매매값은 5개 광역시가 2010년 8.7%, 지난해에는 무려 20%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올해(1∼10월)에는 3% 오르는데 그쳤다. 기타 지방 역시 2010년 7.9%, 지난해에는 18.6%의 오름세를 보이던 것이 올해(1∼10월)는 3.4% 오르는데 그치고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세종시를 비롯한 기업, 공공기관 이전 등으로 이주 수요가 증가하는 지역 이외에는 내년 지방 부동산 시장은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새 정부의 정책 방향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 부동산 관련 단체 연구원은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이나 추가적인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 등이 나온다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 “다만 과거와 같은 개발 위주나 경기부양 방식으로 정책을 운영하기 어려운데다 현재까지 박근혜 당선인이 서민 주거복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시장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하우스푸어 대책 및 전월세 상한제 도입과 함께 부동산 분야 주요 공약으로 나온 보금자리주택의 전면적인 임대공급 전환은 민간 건설시장의 공급 부담을 경감시켜 민간 분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연말 종료되는 거래 관련 세제 혜택 연장을 비롯해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 등 3대 핵심법안의 국회통과나 시행 여부가 거래 회복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은행 부동산 팀장은 “불안요인으로는 미국 재정절벽과 여전한 유럽 재정위기를 꼽을 수 있다. 올 연말에 끝나는 각종 세금 감면정책에 대한 시한연장 합의에 실패하면 내년부터 가계와 기업의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세수는 줄고 지출은 늘면서 미국의 대규모 재정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재정절벽이 합의가 된다고 할지라도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말부터 시작된 유럽 재정위기로 그리스는 사실상 파산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렇듯 유럽 국가들은 재정적자 기준 준수 협약을 위해 긴축정책을 2013년에도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국의 새 지도부에 대한 경기 부양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8차 전당대회에서 중국은 국민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했다. 202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을 두 배로 끌어올려 ‘샤우캉’(중등생활 수준)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고, 2050년까지는 ‘다통’(선진국) 사회를 건설한다는 장기적인 비전도 제시했다.

매매 대비 전세가
더욱 높아질 전망


2013년 부동산 시장은 부동산 시장의 수급 불균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전국 입주물량은 17만5928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최근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사상 최저치다. 내년 입주물량 역시 18만여 가구로 올해와 별다르지 않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서 수급에 따른 시장의 변화가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지방 부동산 활황의 출발점이었던 부산의 경우 지난 2009년 입주물량이 8120가구에 불과했다. 2006년 3만1358가구의 74%가 줄어든 물량이었다.

부산의 아파트 매매값은 입주물량이 많았던 2006년 0.7%가 하락한 반면 입주물량이 크게 줄었던 2010년 16.5%, 지난해에는 무려 22.4%가 올랐다.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로 수도권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부산은 세계 경제위기 영향을 조금도 받지 않았다.

통상 전세가율은 향후 매매가격 추이를 점칠 수 있는 대표적인 선행지표로 꼽힌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1998년 47.9%였던 전세가율은 2002년 4월 68.8%까지 올랐다. 전세금이 단기간에 치솟자 서울 아파트 가격도 2002년부터 급등세를 탔다. 전세금이 매매가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 경매 낙찰가율 증가
새 정부 정책 등 하반기 회복 긍정요인도

올 10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2.7%로 지난 2003년 7월(62.8%) 이후 최고치다. 서울 역시 54%로 2003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2.7%로 동결한 데는 최근 들어 수출이 회복세를 타면서 올해 3분기를 저점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살아날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면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의 2.75% 수준을 유지하다 경제 성장률의 반등에 따라 하반기에 한 차례 정도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부양을 위해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금리인하는 부채 부담을 낮추고 투자심리를 개선시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 초에는 금리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 등의 원인으로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약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특히 10∼11월 중 일부 실물지표가 나빠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금리인하는 시간문제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한 경매정보업체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진행된 경매의 입찰경쟁률은 5.88대 1로 지난달(5.47대 1)보다 더 치열해졌다. 이는 11월 수도권 전체 평균 입찰경쟁률(5.23대 1)도 상회하는 수치다. 2008∼2009년 고분양가 아파트 공급이 많아 하우스푸어가 유난히 몰려있는 경기도 용인 역시 11월 입찰경쟁률이 5.79대 1로 수도권 평균을 웃돌았다.

싼 값에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적어내면서 낙찰가율도 상승세다. 올 11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75%로 9월(73%) 이후 두 달 연속 상승세다. 경기도 역시 8월(73%) 뚝 떨어졌던 낙찰가율이 9월부터 오르면서 11월에도 75% 선을 유지 중이다. 이 같은 낙찰가율 상승은 일반적으로 부동산 경기 반등의 전조현상으로 분석되는 만큼 귀추가 주목되는 지점이다.

취득세 감면 종료
심리 위축감 악영향

세금은 부동산정책에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되는 수단으로 경기가 과열될 때는 세금폭탄을 때리고 침체될 때는 대폭 완화하여 혜택을 준다. 가장 빨리 약발이 먹히는 것이 세금정책이다.

하지만 MB정부 출범 이후 20여 차례에 걸쳐 찔끔찔끔 내놓은 세제정책으로 내성만 키우고 실효는 미미했다. 반면 취득세 감면 혜택은 최근 집값 바닥론 제기와 맞물리면서 그 동안 내 집 마련을 미뤘던 실수요자들을 움직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부동산 시장은 심리적인 영향도 크다. 취득세 감면혜택이 내년으로 연장되지 않고 올해로 종료가 될 경우에는 심리적인 위축감은 시장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팀장은 “새 정권 초기부터 부동산정책을 전면 수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 부동산 시장 침체가 다시 한 번 닥치고 중반쯤 새로운 부동산 정책이 나오면서 시장 활성화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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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