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09> 2013년 부동산 전망

우울한 계사년…그래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최근 부동산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내년 부동산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가운데 불황이 예상 외로 더 길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글로벌 경제 회복 바람이 국내경제를 살리는 패턴이 지속됐던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각종 활성화 대책에도 내년 시장 그리 밝지 않아
수도권 ‘상저하고’…지방 ‘상고하저’현상 예측

내년 부동산 전망은 어떨까.
기대했던 9·10 부동산 대책이 추가 매수세로 이어지지 않고 반짝 장세로 끝나가는 분위기다. 급매물 위주로 팔렸던 강남 등 일부 아파트들이 다시 매기부진 등으로 원래 가격대로 떨어지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도 지난 9월24일 양도세 및 취득세 감면 혜택이후 개발 호재지역에서 해소가 많이 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올해로 한정된 감면 시한이 다가 올수록 관심도가 점차 떨어지는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대선이 끝나면 또는 내년이 되면 하는 기대감이 많아지고 있다.

9·10 대책 반짝 장세
미분양도 관심 떨어져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연구기관들이 잇달아 내년 부동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정부의 경기활성화에 대한 기대감과 글로벌 경제불황 등 주변 여건과는 온도차이가 큰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수도권 시장은 공급물량이 지속되면서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와 대동소이한 침체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내년에도 수도권 시장이 부진이 예상되는 이유는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고 하는 수급에도 큰 이유가 있다. 2기 신도시 등에서 집중적으로 물량이 공급되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하반기 거시경제 회복상황이 다소 진척된다면 ‘상저하고’ 현상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방 주택시장은 호황세가 빠르게 둔화되면서 수도권과 반대로 ‘상고하저’의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지방의 집값 둔화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고 거래량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 반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종시와 혁신도시 등에서 다수의 공급 물량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세 둔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자산관리는? = 지금과 같은 부동산 불황기에는 부동산 자산 포트폴리오 점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부동산 자산 비중을 낮추고 수익성 위주로 선별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선진국 가계의 비중을 감안하면 부동산 자산은 50%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레버리지 효과를 고려한 대출을 낀 투자는 조기에 정리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동산도 적극 매각하는 게 순서로 보인다. 향후 수급과 임대여건 등을 우선 감안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게 바로 타이밍이다. 현재로서는 겨울 비수기마저 겹쳐 연내 매각이 사실상 수월하지 않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전세난 등을 감안하면 봄철 반짝 매기는 존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압력이 겨울철에도 지속되고 있는 데다 내년 전세 재계약 물량이 상반기 69만건, 1∼3월에 35만건이 몰려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전세대란에 의한 매기형성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최적 매각 타이밍이 될 수 있다.

수익성 부동산 정리도 마찬가지다. 수익률이 4∼5%선이고, 향후 전망이 어두운 입지라면 중도 매각을 적극 검토해 봐야 한다. 특히 공급이 과잉된 지역과 인구흡인력이 약한 지역의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애물단지가 될 공산이 크다.

▲내년 상가는? = 경제 불황으로 폐업이 속출하고 매출이 급감하는 상가 역시 입지에 따른 편차가 클 수밖에 없다. 교통망 신설에 따른 역세권을 적극 고려하되 배후 길목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매도 타이밍과 동시에 매수 타이밍도 존재하기 때문에 강남 등 서울 대표 고급 주거지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나 테마 상권, 인구 유입되는 지역의 수익형 부동산은 초저급 매물 위주로 매입도 유리하다고 하겠다.

▲내년 전셋값은? = 내년 전국 전셋값은 올해와 비슷한 4%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감소하지만 도시형 생활주택 등 전국적으로 소형주택의 입주가 증가하면서 전국 전셋값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700여 만명에 달하는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올해부터 본격화되면서 주택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전망이 적지 않은 가운데 2차 베이비붐 세대와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 주택수요를 지탱해 줄 것으로 보인다.

새 정권 초 매기 형성
최적의 매각 타이밍


▲내년 주택시장은? = 올해 부동산시장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면 수도권 아파트 침체, 지방은 강세, 수익형 부동산 인기 지속으로 표현할 수 있다. 주택시장은 수도권의 경우 작년에 이어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침체가 이어졌고 전세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반면 지방은 작년에 이어 매매가와 전세가 오름세가 이어졌지만 상승폭은 작년보다 크게 둔화됐다.

작년에 상승세를 이끌던 부산과 대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점도 달라진 현상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 떨어졌고 서울은 3.9% 하락했는데 전세가격은 전국 3.7%, 서울 1.8% 상승했다.

▲내년 수익형부동산은? =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부동산의 인기는 지속됐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란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5% 이상의 임대수익을 얻어 노후를 준비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은 올해 14만가구가 공급될 예정으로 전체 주택 공급물량의 22%다. 아파트 평면의 진화, 1∼2인 가구의 증가, 가구원수 감소, 실수요 중심의 주택 구입증가에 따라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침체된 부동산시장에서도 분양성적이 양호하고 거래량도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꾸준했다. 따라서 수익형 부동산이 2013년에도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대선 이후에 정권 초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로 내리면서 당분간 금융권의 저금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흐름으로 은행이자보다 더 나은 수익이 기대되는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꾸준한 인기가 예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등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이 관심을 보인지는 2∼3년 전부터다. 수익형 부동산의 관심이 높아지는 원인에는 크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부동산 투자 패턴의 변화, 둘째 인구 구성의 변화, 셋째 고령화 사회 등이다. 먼저 부동산 투자의 패턴이 과거 아파트와 같은 시세차익형에서 매달 연금처럼 월세가 나오는 임대수익형으로 변화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1∼2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인구 구성의 변화다. 현재 1∼2인 가구가 전체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증가해 현재 50% 정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러한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주택임대사업자에게는 취득세 면제, 재산세 감면 등의 세재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송도·수서·수원 등 개발호재 지역 뜬다”

우리나라도 이제 100세 시대를 내다보는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우리나라처럼 연금이 발달되지 않은 나라에서는 당연히 연금을 대신 할 수 있는 투자 상품에 관심이 많은데 금리가 지금처럼 저금리기조에서는 은행 이자로는 노후를 대신 할 수 없다는 판단에 수익형 부동산이 지금의 관심을 받고 있지 않나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형 부동산도 공급 또한 늘면서 수익성에 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지자 공급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정 지역에 따라서는 몇천 세대가 동시에 입주가 이뤄지는 지역도 있는데 이런 지역의 경우 대규모 공실 위험이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최근 몇 년간 공급이 없었거나 적었던 지역의 경우 아직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몇몇 지자체의 경우 주차난을 감안해 주차요건을 강화 오히려 향후에 수익성 악화로 인한 공급이 줄면서 희소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익형부동산은 매각차익보다 임대수익이 중요하므로 수익률을 우선 따져봐야 한다. 은행에 예·적금보다 수익이 낮다면 굳이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할 의미가 없다. 은행금리가 연 3% 전후인 현실에서 연 5∼7%의 임대수익률은 매우 우량하다고 볼 수 있다.

은행금리를 상회하는 임대수익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임차인 확보가 수월해야 한다. 아무리 높은 수익률의 부동산도 임차인 확보를 못해 공실로 전환된다면 수익은커녕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에 앞서 공실률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공실률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입지와 배후수요를 따져보는 것이다. 상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수익형부동산은 임대사업으로 수익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임차인이 영업 및 주거를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이 제공돼야 한다. 이렇듯 좋은 수익률, 낮은 공실률, 많은 배후수요를 잘 따져 투자한다면 향후 매각을 하게 될 경우에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 점검 필요
아파트 침체…수익형 인기 지속

▲내년 토지시장은? = 토지시장은 내년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가 폐지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부활하게 된다면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이나 수요가 많은 전원주택지 중심으로 거래도 늘고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투자유망지는? = 개발호재가 풍부한 지역의 경우에 관심을 가지는 방법도 좋은 투자의 예다.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GCF 국제기구 유치 호재에 한동안 진척이 없던 수도권 광역철도(GTX) 개발이라는 겹호재가 확정되면서 상가나 오피스텔,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개발호재로 인구 유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권활성화의 가속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서일대도 더블호재로 관심이 높은 지역 중 하나다. 서울∼평택 간 수도권 고속철도(KTX) 종착역으로 수서역이 확정되면서 주변 오피스텔, 상가 등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수서∼용문∼원주∼평창∼강릉을 잇는 복선철도사업도 확정돼 2015년 이전 착공 예정으로 상권에 기대감을 더해주고 있다.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분당선 연장선, 신분당선 연장선 지역 등도 인구 유입 및 상권 형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수원 수원역 및 인계동 인근 지역도 수익형 부동산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향후 수익형 부동산의 전망은 당분간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1∼2인 가구는 2018년까지 늘어나 전망은 나쁘지 않다고 보이나 공급이 늘고 분양가가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적신호가 커진 만큼 입지에 따른 옥석가리기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투자전략은? = 부동산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우선 무주택자라면 알짜 주택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구성에서 집이 부동산 자산의 95%를 차지해 사실상 자산의 모든 것이 되고 있다. 고점 대비 가격이 많이 하락하고 매수자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지금이 매수의 적정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내집마련’연내 유리
역세권 중소형 안정적

 
올해 연말까지 등기를 맞추면 취득세가 50% 감면되기 때문에 내집마련을 준비 중인 사람이라면 가급적이면 연내에 구입하는 게 유리하다. 현재 자금 여력이 없고 주택청약통장이 있다면 신규분양 아파트에 눈을 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주택청약통장이 없다면 미분양이나 미계약 아파트를 눈여겨 볼만 하다. 일반적으로 신규분양아파트는 분양가액의 10% 또는 5%의 계약금만 있으면 매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계약 2∼3년 후 잔금을 치르게 되므로 입주시점까지 자금 확보에 대한 부담이 적다.

잔금지급이 여력이 안 되거나 입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잔금 시점에 아파트를 전세로 돌려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지하철에서 도보 5분 이내의 역세권이 좋고, 대형보다는 전용 85㎡ 이하의 중소형이 안정적이다. 산·공원·하천을 조망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곳이면 더욱 좋다. 물론 학교나 할인점, 병원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유해시설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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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