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08>건설사 마케팅의 진화

‘손님 끌기’꼬리 살살…이래도 안살래?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불황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부동산시장. 각 건설사들은 ‘손님 끌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입이 떡 벌어질 만한 파격 마케팅과 다양한 혜택을 꺼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약발이 먹히지 않는지 더욱 자극적인 문구를 내세워 꼬리(?)를 치고 있다.

부동산 침체 장기화 국면…전국 주택시장 몸살
‘불황 탈출’파격 마케팅·다양한 혜택 쏟아내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주택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분양률과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입주율을 높이는 것이 분양을 하는 것과 같이 중요성이 높아진 이유는 아파트 분양대금 회수와 직결돼 건설사의 유동성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은 기존 분양가 할인이나 이자지원 등의 금전적인 지원부터 선임대 후분양, 전월세 알선 서비스, 살아본 후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조건 등 차별화된 입주 마케팅 전략으로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분양대금 회수 직결
유동성 확보 큰 영향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각 건설사들이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는데다 정부의 9·10부동산 정책에 따라 미분양 물량이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며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수요자라면 입주 단지의 다양한 혜택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일단 살아보고 분양을 받을지 결정하는 애프터리빙 계약제도를 채택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애프터리빙 계약제는 입주자가 계약금만 낸 상태로 2년 동안 직접 살아본 후 구매를 결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입주자가 계약금으로 분양가의 10∼20%를 내면 건설사에서 중도금(50∼60%선)에 대해 3년간 이자를 대신 납부해준다. 나머지 잔금에 대해서도 납부가 유예되기 때문에 입주자는 사는 동안 계약금을 빼곤 추가 비용 부담이 없다. 만일 입주자가 2년간 살아본 뒤 집을 사지 않기로 결정하면 계약기간 3년이 끝나고 나올 때 계약금에서 감가상각 등 실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차감한 금액을 돌려받고 회사가 대신 내준 이자만 지급하면 되는 방식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부산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아파트 미분양분에 대해 ‘리스크프리(Risk-Free)’라는 이름으로 판촉에 나섰다. 새 아파트에 3년간 전세로 거주한 후 분양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분양가의 40%만 내면 입주할 수 있다. 계약 시 나머지 60%에 대해서도 무이자 대출이 지원된다.

두산건설 역시 부산 ‘해운대 위브 더 제니스’에 분양가의 15∼20%만으로 2년간 거주한 후 매입을 결정할 수 있는 ‘저스트-리브(Just-Live)’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분양금의 80∼85%는 대출이자지원 및 잔금유예 등의 조건이어서 거주기간 동안 사실상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거주자가 분양계약을 원치 않은 경우 별도의 위약금 없이 계약해지가 가능하고, 취득세도 지원된다.

가격할인·이자지원 서비스 확대
분양률 높이려 각종 유인책 마련
전월세 알선 등 차별 입주전략도

일산자이 위시티에서 톡톡한 효과를 거둔 GS건설은 최근 김포 ‘풍무자이’ 미분양 물량에도 분양가의 15∼20% 수준의 가격에 ‘애프터리빙·리턴제’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풍무자이의 경우 거주 후 미계약 시 분양가의 1.5∼3%의 위약금이 발생한다.

이 같은 조건을 통해 전용 156㎡ 미분양 물량을 빠른 속도로 계약 완료시키는 등 좋은 호응을 얻어 전용 133㎡도 적용 중이다. 인근의 전용 84㎡ 아파트보다 저렴한 8800만∼1억1800만원의 계약금만 납부하면 바로 생활이 가능하다. 2년 뒤 계약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 실수요자를 비롯해 투자자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잔금 납부 유예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잔금 납부 유예제는 잔금유예를 받으면 전셋값 정도의 초기 입주금만으로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해 혜택이 많다. 기존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계약금을 빼고 분양가의 대략 80∼95%에 해당하는 잔금을 입주 시 한꺼번에 치러야 했다. 중도금과 잔금을 분할 납부하는 일반 분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목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요자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무이자, 발코니 확장
치열한 미분양 판촉전

 
만약에 잔금유예를 선택하면 초기 부담이 확 낮아진다. 특히 최근의 높아진 전셋값 비율은 이러한 잔금유예 아파트의 선호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높은 전셋값 부담을 견디진 못한 수요자들이 전셋값만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가용자금이 많지 않거나 대출이자 지급능력이 낮은 실수요자은 적극 고려할 만하다.

최근에는 9·10대책 세제감면 혜택까지 겹치면서 건설사들이 다양한 혜택으로 미분양 판촉을 하고 있는 만큼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무료 확장 등 지원하는 경우도 많아 전세난의 틈새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95%의 높은 입주율을 기록하고 있는 롯데건설의 부산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는 분야별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입주관리팀을 운영 중이다.

세대를 직접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를 비롯해 입주예정자들의 부동산거래상담, 대출상담, 등기 및 세무상담 등 입주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입주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전용 145㎡와 171㎡ 가구 일부를 대상으로 분양가의 40%만 입주자가 부담하고 나머지 잔금인 60%에 대한 대출이자와 취득세(1.75%)를 건설사가 대납해주는 ‘리스크 프리’ 마케팅을 진행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신안건설산업은 경기 파주시 아동동 금촌역 인근 ‘신안 실크밸리’를 최초 분양가보다 7500만∼1억5000만원 저렴하게 분양하고 있다. 전용 84㎡의 경우 5000만원대로 입주할 수 있다. 이 단지는 지난 5월 입주를 시작했으며 1·2차에 걸쳐 전용면적 59∼150㎡, 977가구로 구성됐다.

“일단 살아보고 결정하세요”
“잔금 천천히 갚아도 됩니다”

지난 9월부터 입주에 나선 우미건설의 ‘영종하늘도시 우미린’은 분양가의 50% 수준의 담보대출에 대해 2년간 이자를 잔금에서 차감해준다. 입주지정기간 만료 전에 잔금을 완납하면 해당 선납일수만큼 연 15%의 할인율을 적용해 잔금에서 차감해준다. 관리비도 2년간 일부금액을 지원하고, 교통비도 지원한다. 이밖에 셔틀버스 2년간 무상 운행, 수영장을 비롯한 운동시설, 게스트하우스 등의 부대시설에 대해 1년간 운영 지원한다.

동부건설의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은 미분양 해소와 입주를 독려하기 위해 조합보유분 오피스텔과 아파트 물량에 ‘선임대 후분양’을 적용했다. 월 임대료가 은행 이자를 상회하는 점에 착안, 대출 부담을 줄이고 계약자의 수익을 보장해주기 위한 것.

실제 분양가 15억1740만원의 전용 121㎡는 시세에 따라 조합 측에서 보증금 5000만원에 월 400만원의 임대료를 책정했다. 계약자가 최대 빌릴 수 있는 금액은 분양가의 60% 수준인 9억원으로, 3.98%의 대출금리를 적용하면 매달 약 300만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계약자 입장에서는 이자를 갚고도 월 100만원이 남는 셈이다.

세입자를 구해주는 서비스도 잇따르고 있다. 계약자가 제때 잔금을 내지 못하면 연체료를 물거나 예금을 압류당할 수 있어 전세금을 잔금에 보탤 수 있게 돕는다는 취지다.

동부건설은 내년 2월 입주를 앞둔 ‘인천 계양 센트레빌’에서 이미 계약자들에게 세입자를 찾아주는 ‘전세 1대1 매칭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고경영자(CEO) 이순병 부회장까지 현장을 찾아 이 제도를 점검할 정도로 입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단지 안에 편의시설을 확충해 무료로 이용하게 해주거나 관리비 지원을 하는 단지도 많다. 1가구당 분양가의 5% 안팎의 혜택이 돌아가는 경우도 나오는 등 사실상 분양가 할인을 해주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입주난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하반기 수도권에서는 실수요자들이 기피하는 대형 아파트 입주물량만 1만7000여 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가량 늘었다. 수도권뿐 아니라 최근 2∼3년 새 집중적으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진 지방에서도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서서히 늘어날 예정이다.

선임대 후분양 인기
세입자까지 구해줘


교통편을 제공해주는 현장도 있다. 대표적인 단지가 올 1월 입주를 시작했던 남양주시 ‘별내신도시 쌍용 예가’아파트다. 쌍용건설은 전세나 월세로 돌리려는 분양자들을 대상으로 신청서를 받아 부동산 중개업소와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를 실시했다.

2개월 만에 200건의 전월세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분양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성공한 사례다. 쌍용건설은 이 아파트가 별내신도시 내 첫 입주 단지인 만큼 불편한 교통시설을 감안해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과 인근 대형마트까지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총 14회 셔틀버스를 자체 운행하고 있다. 덕분에 초기에 입주율을 50%로 높였고, 현재는 90%를 넘을 정도로 안정화된 상태다.

인천 영종도의 ‘영종하늘도시 우미린 1·2차’는 2년간 담보대출금 이자를 잔금에서 차감해주고, 관리비도 2년간 일부금액을 지원해준다. 또한 셔틀버스를 2년간 무료로 운행하고 수영장 등 부대시설 운영비를 1년간 지원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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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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