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06>미니 열풍 속으로

불황 뚫은 소형…작을수록 잘 나간다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지금 부동산 시장은 ‘미니 열풍’이 한창이다. 부동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소형 주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도 소형만 팔리고,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도 작을수록 인기다.

아파트·타운하우스·세컨드하우스 미니화 바람
중대형 비해 투자부담 적고 환금성 뛰어나 인기

소형 주택은 중대형에 비해 투자 금액이 덜해 부담이 덜하고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또 고령화에 따른 노인가구와 1·2인 중심의 소핵가구가 증가하고, 주택임대사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소형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핵가구 증가 따른
새로운 투자 트렌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층은 542만 명. 내국인(4799만 명)의 11.3%를 차지했다. 2005년 이후 5년간 전체 인구가 2.8%(130만 명) 증가하는 사이 고령층은 무려 24.3% (106만 명)나 급증했다. 2040년이 되면 노령 인구비중이 무려 32%가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중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기준 1인 가구는 403만9000가구로 23.3%를 차지, 2005년 20%에서 3.3%포인트 증가했다.


실제로 거래량도 소형 아파트가 중대형보다 훨씬 웃돌고 있다. 가장 인기가 있는 소형 주택은 뭐니 뭐니 해도 소형 아파트와 도시형 생활주택이다. 소형 주택은 수요층이 넓고,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메리트가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급속적으로 늘고 있는 노인 및 1인 가구와 앞으로 그 비중이 더 높아질 전망은 주택 수요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는 소형 주택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고급 주택의 상징인 주상복합 아파트와 타운하우스·세컨드하우스·상가·오피스 등도 미니화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부동산 시장에선 소형 바람이 거세지면서 아파트도 소형 아파트만 팔리고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도 작을수록 인기다. 가라앉은 경기 탓에 가격이나 관리비가 부담스러운 중대형은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창업시장에서도 미니 열풍이 강하다. 1억원 정도의 자금으로 창업이 가능한 33㎡ 내외의 소형점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소형점포들은 편리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고객 밀착형 마케팅을 실천하면서 실속을 챙기고 있다.

소자본 소규모로 출발하는 창업자들은 작은 점포에서도 수익률을 높이는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매장 회전율, 합리적인 객단가, 저렴한 식자재, 고객 충성도(단골) 등이 확보 된다면 다른 투자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인건비 등 줄여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 성공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소형점포로 창업할 때에는 생활밀착형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생활 속에 꼭 필요한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언제나 고정적인 수요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작은 점포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점포 미니화 바람을 주도하는 것은 역시 점포속의 점포인 ‘숍인숍(Shop in Shop)’이다. 기존 점포 내에 독립된 작은 점포를 여는 방식인 숍인숍 창업은 건물 임대료나 인테리어 비용 등이 적게 들어가므로 초기 투자비용이 많지 않아 소자본 창업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숍인숍 창업의 가장 큰 매력은 기존 매장이 확보하고 있는 고객을 공유함으로써 사업 초기부터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으로 물론 기존 점포들도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임대 수익을 추가로 거둘 수 있다.

오피스 시장도 미니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 오피스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크기가 작은 오피스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사무실 크기를 줄이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은퇴 등으로 소규모 창업이 증가하면서 소형 오피스 수요가 늘어난 것도 커다란 이유다.
소형 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1인 기업 전용 오피스’가 틈새 투자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1인 기업은 따로 직원을 두지 않고 1명이 사장이자 직원의 역할을 하며 ‘나홀로’ 운영하는 업체를 말한다.


혼자서 일하니 넓은 공간이 필요 없고 복사기나 정수기 등 부대시설이 필요하지만 별도로 갖추기는 부담스럽게 마련이다. 이런 1인 기업을 위한 초미니 오피스가 1인 기업 전용 오피스다.

국내에 1인 기업 전용 오피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10여년 전이다. 현재 서울지역의 1인 기업 전용 오피스는 강남구 31곳, 서초구 13곳, 마포구 4곳 등 총 84곳 2100여 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은 성남(5곳), 고양(3곳), 수원(2곳), 인천(1곳), 용인(1곳), 부천(1곳) 등이 있다.

수요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1인 창조기업은 2007년 4만2000여 개에서 2010년 23만5000여 개로 크게 늘어났다. 1인 창조기업은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인이 상시근로자 없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식서비스업·제조업에 해당하는 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은퇴 후 창업에 나선 50∼60대, 취직난에 창업을 선택한 20대가 늘어나고 있다.

올 8월 초 국내 자영업자 수는 583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만9000명 늘어났다. 특히 은퇴 후 창업에 나선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가 26만 명이나 늘었고, 20대 청년층 자영업자 수도 8만 명 증가했다.

일반 오피스와 달리 1인 기업 전용 오피스는 회사 운영에 필요한 사무시설과 서비스 대부분을 제공한다. 관리직 여직원을 대신할 수 있는 비서서비스, 초고속 인터넷 전용선, 복사기·팩스·정수기 등 사무시설(공용공간), 사무실별 책상이나 의자 등 가구, 세무·특허·법무·회계와 관련된 전문서비스 등을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고 무료로 제공한다.

냉난방비·전기·수도비 등 관리비도 입주기업에게 별도로 부과하지 않는다. 입주기업 입장에서는 월 임대료 외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아 선호도가 높다는 평이다.

나홀로 사무실 급증
운영 서비스 제공

1인 기업 전용 오피스는 근무인원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진다. 대개 6.6㎡(1인실) 기준으로 조성되며 10인실까지 있다. 보증금은 한달치 월세 정도다. 서울의 경우 평균 월세는 1인실 45만원, 2인실 60만원, 3인실 75만원, 4인실 90만원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운영 중인 1인 기업 전용 오피스 평균 수익률은 연 15% 정도다. 크게 건물을 매입하거나 건물의 일부를 매입 혹은 임대해서 운영한다. 최근 선호도가 높은 운영 방식은 건물 일부를 매입하거나 임대하는 것이다.

1인 기업 전용 오피스에 투자하려면 가장 꼼꼼히 살펴야 하는 것이 교통여건이다. 1인 기업은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지하철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버스정류장의 경우 노선이 10개 이상 지나는 곳이 유리하다.

창업도…33㎡ 내외 점포 주목
점포 속 점포 ‘숍인숍’화제
‘1인 기업’오피스도 틈새상품

대수요가 1·2인 기업으로 한정적이라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하지만 소형 오피스의 경우 수요가 한정적인 탓에 일반 오피스보다 매각이 쉽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고급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타운하우스에도 미니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침체가 계속돼 가격을 낮추면서 면적을 줄인 실속형 타운하우스 공급이 잇따르고 있다.

주택 크기를 줄이다 보니 중형은 물론 소형 타운하우스까지 등장했다. 가격도 3.3㎡당 1000만원 이하로 낮춰 2∼10억원까지 대중적으로 내려갔다. 불황에는 일반적으로 실속 있는 소비를 하려는 수요층이 많아지는 만큼 좀 더 다양한 수요층을 겨냥하려는 건설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이다. 덕분에 실수요자 입장에선 매입 자금 부담이 줄고 선택의 폭이 다양화됐다.

소형 타운하우스를 선택할 때 주의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가능한 한 도심 접근성이 좋은 택지개발지구나 신도시 등으로 한정해야 한다.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교통여건이 좋은 곳이 바람직하다. 단지 규모가 작을 경우 관리비 부담이 크고 보안 문제도 취약할 수 있는 만큼 이왕이면 대단지를 고르는 것이 낫다.

또 아파트처럼 분양 주택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포함하고 있는 대지면적까지 확인해 분양가의 적정 여부를 살펴야 한다. 시세차익을 생각한 투자 목적보다는 환금성을 감안해 실제 거주 목적에 무게를 두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컨드하우스에도 미니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최근 30∼40대 젊은층 사이에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평일에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주말에는 편안하게 자신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주말 전원용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전원용 주택이 세컨드하우스로 주말 주택으로서의 역할이 강해지면서 주택을 선택하는 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전원용 주택 붐이 일었던 1980년대 말에는 별장 용도로 구입해 시세차익 등을 노리는 그야말로 투자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가격 상승보다는 실제 쾌적한 주거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아 규모나 입지, 가격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도 달라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입지다. 도심 생활에서 벗어나 여유를 찾기 위해서는 조망이나 주변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말이나 휴가철에 자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주변 교통여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퍼스트하우스와의 거리 등을 고려해 평일 기준 승용차로 1시간30분 이내 거리가 가장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교통여건 살피고
주변환경 따져야

규모도 점자 소형화되는 있는 추세다. 장·노년층의 경우 지나치게 넓은 전원용 주택은 오히려 관리가 쉽지 않고, 외로운 느낌을 주기도 해 중·소형을 선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세컨드하우스 분양 관계자는 “주 5일제 근무제 정착, 소득의 증가로 세컨드하우스를 원하는 30∼40대 역시 기존 집을 유지하면서 여유 자금으로 주말용 주택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2∼3억원 이하의 소형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향후 매매를 고려해도 소형이 부담이 적다는 것도 선호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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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