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06>미니 열풍 속으로

불황 뚫은 소형…작을수록 잘 나간다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지금 부동산 시장은 ‘미니 열풍’이 한창이다. 부동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소형 주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도 소형만 팔리고,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도 작을수록 인기다.

아파트·타운하우스·세컨드하우스 미니화 바람
중대형 비해 투자부담 적고 환금성 뛰어나 인기

소형 주택은 중대형에 비해 투자 금액이 덜해 부담이 덜하고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또 고령화에 따른 노인가구와 1·2인 중심의 소핵가구가 증가하고, 주택임대사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소형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핵가구 증가 따른
새로운 투자 트렌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층은 542만 명. 내국인(4799만 명)의 11.3%를 차지했다. 2005년 이후 5년간 전체 인구가 2.8%(130만 명) 증가하는 사이 고령층은 무려 24.3% (106만 명)나 급증했다. 2040년이 되면 노령 인구비중이 무려 32%가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중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기준 1인 가구는 403만9000가구로 23.3%를 차지, 2005년 20%에서 3.3%포인트 증가했다.


실제로 거래량도 소형 아파트가 중대형보다 훨씬 웃돌고 있다. 가장 인기가 있는 소형 주택은 뭐니 뭐니 해도 소형 아파트와 도시형 생활주택이다. 소형 주택은 수요층이 넓고,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메리트가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급속적으로 늘고 있는 노인 및 1인 가구와 앞으로 그 비중이 더 높아질 전망은 주택 수요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는 소형 주택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고급 주택의 상징인 주상복합 아파트와 타운하우스·세컨드하우스·상가·오피스 등도 미니화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부동산 시장에선 소형 바람이 거세지면서 아파트도 소형 아파트만 팔리고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도 작을수록 인기다. 가라앉은 경기 탓에 가격이나 관리비가 부담스러운 중대형은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창업시장에서도 미니 열풍이 강하다. 1억원 정도의 자금으로 창업이 가능한 33㎡ 내외의 소형점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소형점포들은 편리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고객 밀착형 마케팅을 실천하면서 실속을 챙기고 있다.

소자본 소규모로 출발하는 창업자들은 작은 점포에서도 수익률을 높이는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매장 회전율, 합리적인 객단가, 저렴한 식자재, 고객 충성도(단골) 등이 확보 된다면 다른 투자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인건비 등 줄여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 성공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소형점포로 창업할 때에는 생활밀착형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생활 속에 꼭 필요한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언제나 고정적인 수요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작은 점포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점포 미니화 바람을 주도하는 것은 역시 점포속의 점포인 ‘숍인숍(Shop in Shop)’이다. 기존 점포 내에 독립된 작은 점포를 여는 방식인 숍인숍 창업은 건물 임대료나 인테리어 비용 등이 적게 들어가므로 초기 투자비용이 많지 않아 소자본 창업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숍인숍 창업의 가장 큰 매력은 기존 매장이 확보하고 있는 고객을 공유함으로써 사업 초기부터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으로 물론 기존 점포들도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임대 수익을 추가로 거둘 수 있다.

오피스 시장도 미니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 오피스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크기가 작은 오피스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사무실 크기를 줄이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은퇴 등으로 소규모 창업이 증가하면서 소형 오피스 수요가 늘어난 것도 커다란 이유다.
소형 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1인 기업 전용 오피스’가 틈새 투자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1인 기업은 따로 직원을 두지 않고 1명이 사장이자 직원의 역할을 하며 ‘나홀로’ 운영하는 업체를 말한다.


혼자서 일하니 넓은 공간이 필요 없고 복사기나 정수기 등 부대시설이 필요하지만 별도로 갖추기는 부담스럽게 마련이다. 이런 1인 기업을 위한 초미니 오피스가 1인 기업 전용 오피스다.

국내에 1인 기업 전용 오피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10여년 전이다. 현재 서울지역의 1인 기업 전용 오피스는 강남구 31곳, 서초구 13곳, 마포구 4곳 등 총 84곳 2100여 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은 성남(5곳), 고양(3곳), 수원(2곳), 인천(1곳), 용인(1곳), 부천(1곳) 등이 있다.

수요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1인 창조기업은 2007년 4만2000여 개에서 2010년 23만5000여 개로 크게 늘어났다. 1인 창조기업은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인이 상시근로자 없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식서비스업·제조업에 해당하는 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은퇴 후 창업에 나선 50∼60대, 취직난에 창업을 선택한 20대가 늘어나고 있다.

올 8월 초 국내 자영업자 수는 583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만9000명 늘어났다. 특히 은퇴 후 창업에 나선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가 26만 명이나 늘었고, 20대 청년층 자영업자 수도 8만 명 증가했다.

일반 오피스와 달리 1인 기업 전용 오피스는 회사 운영에 필요한 사무시설과 서비스 대부분을 제공한다. 관리직 여직원을 대신할 수 있는 비서서비스, 초고속 인터넷 전용선, 복사기·팩스·정수기 등 사무시설(공용공간), 사무실별 책상이나 의자 등 가구, 세무·특허·법무·회계와 관련된 전문서비스 등을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고 무료로 제공한다.

냉난방비·전기·수도비 등 관리비도 입주기업에게 별도로 부과하지 않는다. 입주기업 입장에서는 월 임대료 외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아 선호도가 높다는 평이다.

나홀로 사무실 급증
운영 서비스 제공

1인 기업 전용 오피스는 근무인원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진다. 대개 6.6㎡(1인실) 기준으로 조성되며 10인실까지 있다. 보증금은 한달치 월세 정도다. 서울의 경우 평균 월세는 1인실 45만원, 2인실 60만원, 3인실 75만원, 4인실 90만원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운영 중인 1인 기업 전용 오피스 평균 수익률은 연 15% 정도다. 크게 건물을 매입하거나 건물의 일부를 매입 혹은 임대해서 운영한다. 최근 선호도가 높은 운영 방식은 건물 일부를 매입하거나 임대하는 것이다.

1인 기업 전용 오피스에 투자하려면 가장 꼼꼼히 살펴야 하는 것이 교통여건이다. 1인 기업은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지하철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버스정류장의 경우 노선이 10개 이상 지나는 곳이 유리하다.

창업도…33㎡ 내외 점포 주목
점포 속 점포 ‘숍인숍’화제
‘1인 기업’오피스도 틈새상품

대수요가 1·2인 기업으로 한정적이라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하지만 소형 오피스의 경우 수요가 한정적인 탓에 일반 오피스보다 매각이 쉽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고급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타운하우스에도 미니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침체가 계속돼 가격을 낮추면서 면적을 줄인 실속형 타운하우스 공급이 잇따르고 있다.

주택 크기를 줄이다 보니 중형은 물론 소형 타운하우스까지 등장했다. 가격도 3.3㎡당 1000만원 이하로 낮춰 2∼10억원까지 대중적으로 내려갔다. 불황에는 일반적으로 실속 있는 소비를 하려는 수요층이 많아지는 만큼 좀 더 다양한 수요층을 겨냥하려는 건설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이다. 덕분에 실수요자 입장에선 매입 자금 부담이 줄고 선택의 폭이 다양화됐다.

소형 타운하우스를 선택할 때 주의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가능한 한 도심 접근성이 좋은 택지개발지구나 신도시 등으로 한정해야 한다.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교통여건이 좋은 곳이 바람직하다. 단지 규모가 작을 경우 관리비 부담이 크고 보안 문제도 취약할 수 있는 만큼 이왕이면 대단지를 고르는 것이 낫다.

또 아파트처럼 분양 주택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포함하고 있는 대지면적까지 확인해 분양가의 적정 여부를 살펴야 한다. 시세차익을 생각한 투자 목적보다는 환금성을 감안해 실제 거주 목적에 무게를 두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컨드하우스에도 미니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최근 30∼40대 젊은층 사이에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평일에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주말에는 편안하게 자신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주말 전원용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전원용 주택이 세컨드하우스로 주말 주택으로서의 역할이 강해지면서 주택을 선택하는 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전원용 주택 붐이 일었던 1980년대 말에는 별장 용도로 구입해 시세차익 등을 노리는 그야말로 투자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가격 상승보다는 실제 쾌적한 주거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아 규모나 입지, 가격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도 달라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입지다. 도심 생활에서 벗어나 여유를 찾기 위해서는 조망이나 주변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말이나 휴가철에 자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주변 교통여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퍼스트하우스와의 거리 등을 고려해 평일 기준 승용차로 1시간30분 이내 거리가 가장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교통여건 살피고
주변환경 따져야

규모도 점자 소형화되는 있는 추세다. 장·노년층의 경우 지나치게 넓은 전원용 주택은 오히려 관리가 쉽지 않고, 외로운 느낌을 주기도 해 중·소형을 선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세컨드하우스 분양 관계자는 “주 5일제 근무제 정착, 소득의 증가로 세컨드하우스를 원하는 30∼40대 역시 기존 집을 유지하면서 여유 자금으로 주말용 주택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2∼3억원 이하의 소형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향후 매매를 고려해도 소형이 부담이 적다는 것도 선호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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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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