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05>‘돈 되는’ 상가 트렌드

쭉 늘어선 스트리트형 vs 탁 트인 테라스형

일산 라페스타,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
모두 공실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소위 ‘장사’가 되는 상가 천국인 지역들이다. 특화된 상권의 상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트리트형’과 ‘테라스형’ 상가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정자동·신사동 카페거리를 통해 입증된 ‘집객 효과’를 발판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단지 내 상가와 근린상가의 기능을 대체하는 상품들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건물 내 점포 ‘지고’
길거리 가게 ‘뜨고’

 
이러한 상가 형태들은 뉴타운 지역이나 신도시, 택지지구 등에 속속 도입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상가의 공통점은 사실 기존의 형식을 탈피한 새로운 시도의 유형으로 보기보다는 상가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장점을 부각시킨 점이다.

먼저 보행자 위주로 설계된 스트리트형 상가는 동일 건물 내의 상가지만 점포가 쭉 늘어서 있어 걸으면서 쇼핑을 하도록 만들어놓은 거리형 상가를 말한다. 기존의 고층상가와 달리 소비층의 접근도가 높아 로데오상권 내 상가의 주된 형태였으나 요즘에는 일부 근린상가, 쇼핑몰 심지어 단지 내 상가들이 길거리형 상가 형태를 구성하고 있는 추세다.

시각적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수요자들에게 노출된 상품을 바로 구매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데 스트리트형 상가라도 유동인구의 주 동선에 위치해야 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보행자 위주로 설계돼 소비층의 접근성이 높은지 파악해야 한다. 입점후 활성여부에 대한 사전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분양업체별 상가 활성 운영계획과 관리경험 및 능력을 파악해야 한다.

스트리트형 상가는 점포의 밀집도가 강한 만큼 개별매장의 독특한 장점을 가지지 않고서는 상층부의 경우 고전할 가능성이 많다. 또 분양가가 주변과 비교해 높은 것은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 만약 상층부에 주거시설이 있는 주상복합상가라면 간판의 가시성이 좋아야 하고 유동인구의 유입이 가능한 집객요소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전통 단지·근린상가 대체 상품 인기 ‘쑥쑥’
고유한 장점만 부각…신도시 등에 속속 도입

테라스 상가의 경우 테라스 공간 면적분이 분양가에 포함이 되는지 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 계약 당시에는 테라스면적이 분양가에 포함이 안 된다고 했다가 실제로는 분양가에 포함이 되어 법적 분쟁으로 가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발길을 모으는 테라스형 상가는 볼거리뿐만 아니라 투자가치도 높아 해당 지역의 명소로서의 값어치를 할 것임에 틀림없지만 상가는 입지에 따라서 미래가치가 결정되는 만큼 투자 전에 신중하게 선택을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 상가전문가는 “특정 상가 상품이 호응을 받는다고 해서 비슷한 유형의 모든 상품이 유망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가의 개별적 특성과 상품력 분석에 더욱 많은 의미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투자 전에는 현장을 방문해서 주변대비 분양가 적정성, 전용률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리트형과 테라스형 상가의 신규 공급도 잇따르고 있다.
동익건설은 경기 남양주시 별내지구의 중앙공원을 끼고 ‘라벨르씨티’상가를 지난달 26일부터 분양하고 있다. 도로변 양쪽에 300m 길이의 유럽형 스트리트 상가로 설계했다. 이 상가는 동익미라벨 아파트 1층 부분에 들어선다. 아파트와 상가 일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유럽형 특화지역으로 조성됐다.

라벨르씨티는 지하철 8호선 연장인 별내선의 별내역과 경춘선 복선전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상가 점포 수는 80개이며, 아파트는 101∼111m² 802채로 내년 2월 입주할 예정이다.

대림산업은 울산 동구 전하동의 ‘e편한세상 전하’ 단지내 상가를 분양 중이다. e편한세상 전하는 지하 4층, 지상 13∼35층, 16개동, 총 1475가구로 구성된 대단지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소, 현대자동차 등의 배후주거지로 각광받는 전하동에 위치했다.


이번에 분양하는 단지 내 상가는 총 45개 점포로 내정가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분양한다. 입주 중인 아파트를 포함해 도보 10분 이내에 약 5000여 가구가 밀집해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구매력이 높은 지역으로 꼽혀 경쟁력을 갖췄다. 또 전하시장, 동울산 시장 등을 이용하는 유동인구가 자연스럽게 방문할 수 있도록 스트리트형 상가로 구성해, 풍부한 유동 수요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업종의 점포구성이 가능하고 안정적 수익도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업종 기대
전국서 신규 공급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서 ‘래미안 리버젠’아파트의 단지 내 상가를 분양 중이다. 옥수동은 서울 도심으로의 접근성뿐만 아니라 강남 접근성도 좋아 ‘준 강남’으로 불리는 곳이다. 이 상가는 지상 1∼4층, 연면적 1만1300㎡ 규모로 1821가구의 래미안 리버젠 단지의 바로 앞 대로변에 접해 있는 스트리트형 상가다.

상가 인근에는 래미안 리버젠뿐 아니라 삼성아파트(1444가구)가 바로 앞에 있고, 극동아파트(900가구)와 극동그린아파트(583가구), 대우아파트(1689가구), 중앙하이츠아파트(775가구), 현대아파트(565가구), 한남하이츠아파트(535가구) 등 총 7000여 가구의 배후 수요가 있다.

점포수는 1층 28개, 2∼4층은 각각 15개로 구성된다. 교통도 좋은 편이다. 지하철 3호선 금호역과 중앙선 환승이 가능한 옥수역이 있고, 동호대교를 통해 강남으로 이동하기도 편리하다.

단순한 스트리트형을 넘어 테라스까지 접목한 곳도 있다. 경기 부천시 소사구 ‘KCC스위첸’ 단지 내 상가는 도로변 1층 상가들이 테라스형으로 설계돼 다양한 공간 활용을 가능하게 했으며 서울 성북구 동일하이빌뉴시티 상가도 전면 길이가 약 200m에 달하는 테라스를 조성했다.

경기도 분당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서 생맥주 전문점을 운영하는 박경한(41)씨 가게는 전형적인 테라스형 상가다. 지난해 기존 상가(실면적 80㎡)를 6억원대에 매입한 뒤 아파트 부녀회를 찾아 테라스형 상가로 개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단지 내 상가에선 점포 앞 공간에 테라스를 내기 위해 입주민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업하자 마땅한 휴게 공간이 없었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겨울 비수기에도 월 2500만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고, 런던올림픽이 열린 올여름에는 매출이 2배나 올랐다. 반응이 좋으니 인근 상가들에서도 테라스형 점포를 구상하고 있다.

테라스형 상가는 실내 공간을 옥외로 연장해 점포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야외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설계된다. 보통 일반 상가에선 임대면적의 공용 비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임차인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줄게 돼 임차인 유치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스트리트형]보행자 위주 설계…개성 없으면 고전
[테라스형]실내공간 옥외로…개조시 불법논란 여지

이때 상가 전면을 테라스 공간으로 활용할 경우 실질적인 전용면적 비율이나 공간 활용 측면에서 유리하게 된다. 테라스 공간은 추가 매출로 이어지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테라스형 상가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지만 아무 곳에서나 차릴 수는 없는 법이다. 상권과 입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다.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나 신사동 가로수길처럼 특화된 거리가 아니라면 사거리 코너 등에 테라스형 상가를 차리는 게 좋다. 사거리 코너 상점은 불경기 영향을 덜 받고 접근성이 뛰어나며 시세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분양가가 다소 높더라도 사거리 코너는 목이 좋아 임대료를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상가정보업체 자료에 따르면 사거리 코너 상점의 보증금은 일반 가두상점보다 12∼16%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월세 역시 4∼10%가량 높다.


보증금 수준
상권·입지 따져야

 
테라스 공간은 사방이 꽉 막힌 도심 속에서 사는 현대인이 햇볕과 달빛, 바람을 직접 마주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준다. 지나가는 사람의 발길을 모으는 테라스형 상가는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거상품에서 강조되던 조망권이 상업시설에 적용된 케이스다. 타인에게 제약받기를 싫어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만족하게 하면서 테라스 바깥에 있는 차별성을 심어 준다는 점에서 테라스 상가의 인기는 지속 될 전망이다.

실내보다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맘껏 떠들 수 있는 것도 테라스의 장점이다. 또한 금연 열풍으로 어디 가나 찬밥 신세인 애연가에게도 테라스는 숨통을 틔워 주는 소중한 공간이다.

마지막으로 투자 시 주의점을 살펴보자.
테라스상가는 희소성으로 분양가가 일반상가보다 높은 편이다. 테라스 상가는 업체에서 테라스 제공 시 분양가에 이미 포함이 됐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계약 당시에는 테라스면적이 분양가에 포함됐다고 했다가 계약 후 추가비용을 요구해 법적 분쟁으로 가는 경우도 간혹 있기 때문이다. 또 주차공간이나 전면공지를 불법적으로 테라스공간으로 꾸미는 경우가 있어 확인해야 한다.

실제 카페와 음식점, 미용실, 편의점 지붕과 벽체까지 갖춘 테라스는 건축법을 적용해 단속하고 있지만, 목재 데크만 설치했을 때 상권 활성화와 사유 재산 보장 측면에서 제재는 좀처럼 하지 않는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테라스 상가에 투자하기 전 주차장법과 건축법위반으로 이행강제금 부과가 될 수도 있으니 이점도 사전에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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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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