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콘서트 ‘줄손절’ 사태⋯연예계 정치색 경계령

태진아·이재용 등 잇따라 손절
소속사 “정치 행사 인지 못해”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전 한국사 강사이자 보수 성향 유튜버 전한길씨가 주최하는 ‘3·1절 기념 자유음악회’가 출연진들의 잇따른 불참 선언으로 시작도 전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전씨는 지난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애국 연예인들이 온다”면서 가수 태진아 등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함께 공유된 포스터 상단에는 태진아를 비롯해 프로젝트 그룹 뱅크, 가수 조장혁, 윤시내 등의 사진이 실렸다.

이에 태진아 소속사 진아엔터테인먼트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소속사 측은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 측 주최로 오는 3월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진 3·1절 기념 자유음악회에 가수 태진아는 출연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어 “정치 행사 여부를 재차 물었지만 ‘그냥 일반 행사’라는 답을 들었다”며 “그런데 다음 날 태진아 사진이 들어간 포스터가 SNS에 퍼지고, 전한길 유튜브에서 태진아 출연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행사를 일반 행사라고 속여 일정을 문의한 관계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고발할 예정”이라며 “무단으로 사진과 이름을 사용한 ‘전한길뉴스’ 측에도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회자로 이름이 올라 있던 이재용 전 아나운서도 같은 날 출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치적 행사에 참여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주최사 대표에게 ‘포스터를 빨리 내리라’고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소프라노 정찬희 역시 SNS를 통해 “이 공연에 출연하지 않는다”며 “3·1절 음악회 출연 부탁을 받아 구두로 승낙했지만,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현재 포스터는 지인이 보내줘서야 알았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전씨 측 고문 변호사는 “행사 전반 운영은 외부 대행사와 정식 계약을 통해 진행됐고, 가수 섭외·포스터 제작 등은 대행사의 소관”이라며 “전한길뉴스가 섭외 과정에 직접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전씨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태진아씨에 이어 이재용 아나운서도 출연 불가를 통보했고, 태진아 측은 행사업체가 아닌 나를 고발한다고 한다”며 “다른 아티스트들도 전화가 많이 왔을 텐데, 다들 부담이 너무 클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책임을 현 정권으로 돌렸다. 그는 “연예인들이 무슨 잘못이 있나. 이렇게 공연도 정치색에 따라 눈치를 봐야 하는 이재명정권 치하의 현실이 서글플 뿐”이라며 “아무도 안 오면 나 혼자서라도 ‘범죄자 이재명 재판 받아라’ ‘윤석열 대통령 만세’ ‘윤 어게인’을 외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온라인 반응은 싸늘하다. 한 누리꾼은 “연예인들이 3·1절 음악회인 줄 알고 응했다가, 보수 유튜버 개인 정치 행사라는 걸 알고 빠진 건데, 오히려 이를 정권 탓으로 돌리는 건 앞뒤가 바뀐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섭외를 대행사에 맡겼다고 해도 최종 책임은 주최자에게 있다”며 “출연자들에게 행사 성격을 명확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는 게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전씨는 콘서트를 홍보하는 영상 속에서 그룹 슈퍼주니어 최시원을 ‘우파 행사’에 공개 초청하며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그는 최시원을 두고 “용기 있는 연예인” “개념 있는 연예인”이라 치켜세우며 “1만석 규모 콘서트에 한번 와주면 속이 시원하겠다”며 참여를 요청했다.

최시원은 최근 자신의 SNS에 ‘불가사의(不可思議)’ ‘불의필망, 토붕와해(不義必亡, 土崩瓦解)’ 같은 문구를 올려 정치적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보수 진영은 그를 ‘우파 연예인’으로 호명하며 지지 의사를 표했고, 전씨의 공개 초청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이었다.

하지만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악의적 게시물과 허위 정보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선을 그었다. 연예인을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특정 진영의 얼굴로 소비하려는 시도 자체가 또 다른 부담이 됐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전씨는 과거 걸그릅 에스파 멤버 카리나가 빨강·검정 색상의 의상과 숫자 ‘2’가 적힌 점퍼 사진을 올렸다가 특정 후보 지지 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우리가 지킨다’며 공개 지지 영상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카리나는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전씨의 영상은 오히려 그를 정치 프레임 속으로 더 깊게 끌어들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연예인의 정치 참여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영역이지만, 대중문화 산업 특성상 ‘정치 낙인’은 곧바로 시장 리스크로 돌아온다. 최근 몇 년간 정치색을 강하게 드러냈다가 여론의 반감을 체감한 대표적 사례로는 가수 김흥국이 자주 거론된다.

김흥국은 오래전부터 각종 예능과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애국보수’라고 부를 만큼 보수 정당과 정치인들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았다. 2012년 총선과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박근혜 캠프 유세에 섰고, 2022년 대선에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한 뒤 ‘국민스타유세단’에 합류해 전국 유세를 뛰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이후에는 윤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며 보수 성향 집회에 참석하며 연예계 대표적 ‘반탄파’의 이미지를 굳히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흥국은 강보수 이미지를 얻었지만, 동시에 “가수보다 정치인으로 더 보인다” “정치 이야기만 하는 연예인은 피곤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특정 정당의 공식 유세에 반복적으로 얼굴을 비추면서 광고·방송 섭외에 부담을 느끼는 제작진이 늘었다는 말도 업계에서 흘러나왔다.

결국 김흥국 본인도 지난해 10월 “정치에 손을 끊었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방송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목숨 걸고 도왔는데 선거가 끝나니 밥 한 끼 사주지 않더라”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비례대표든, 최고위원이든, 지역구든 연예인을 제대로 대우해줘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다”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김흥국 외에도, 배우 최준용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줄곧 윤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해 온 인물로 꼽힌다. 그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계엄이 몇 시간 만에 끝나 놀랐다. 내심 아쉬웠다”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계엄령 자체에 대한 평가를 넘어, ‘계엄이 더 길었어야 한다’는 식의 언급으로 받아들여지면서다.

캐나다 국적의 가수 JK 김동욱도 지난해 윤 대통령 지지 발언을 이어오다가 ‘외국인 정치활동 금지’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고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원로 가수 나훈아의 은퇴 공연 발언도 여야 정치권이 가세한 논쟁으로 번진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은퇴 공연 중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공개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3·1절 기념 자유음악회의 주최 측인 에프엠아키텍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0분 기준 해당 콘서트는 총 3000개의 S석 티켓 중 249장이 판매됐으며, 7000개의 R석 티켓 중 385장이 판매됐다. 이는 전체 좌석 중 약 6.34%에 해당된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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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인스쿨 20억 사기 사건, 가상인물 ‘김승호’ 실체

[단독] 코인스쿨 20억 사기 사건, 가상인물 ‘김승호’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시작은 코인 교육방이었다. 20억원의 투자 피해를 입힌 ‘코인스쿨 리딩방 사기 사건’은 결이 다르다. 코인스쿨 강사 권원재의 본명은 김민균. 그는 직접 제작한 HTS(Home Trading System) 프로그램에 학생들을 끌어들여 투자를 권유했다. 결국 70여명의 피해자들은 2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김민균이 해외로 도망치자 경찰은 수사를 중지했다. 김민균은 가상 인물 ‘김승호’를 내세워 사설 해외 선물 HTS에 회원들을 끌어들였다. 피해자들은 “피의자 한 명이 도망갔다고 국내 공범과 자금 흐름 수사까지 멈추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지난달 15일 경기남부경찰청은 피해자 측에 “2024년 8월2일 피의자 김민균은 미국으로 출국했고, 출국 후 현재 연락두절되고 소재가 불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교육방이 리딩방으로 이어 “김승호의 구글 아이디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고 사이버 국제공조를 통해 가입자 내역을 회신받았으나,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는 등 실존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따라서 피의자 김민균의 소재 발견 시까지 수사 중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수사 부실을 주장했다. 사건의 핵심은 김민균의 도주가 아니라, 선물투자에 성공한 김승호라는 인물이 실제 존재했는지, 누가 그 계정을 운영했는지, 코인스쿨의 실제 운영진과 자금 흐름이 어디까지 연결됐는지라는 것이다. 이들은 “경찰이 김승호의 실존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오히려 코인스쿨 일당의 조직적 범행 가능성을 더 강하게 수사했어야 한다”고 말한다. 코인스쿨은 처음부터 리딩방을 표방하지 않았다. 코인스쿨은 ‘공학도 출신 50억대 트레이더 권원재’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회원을 모았다. 권원재는 코인 강사이자 멘토처럼 등장했고, 회원들은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코인 매매를 배웠다. 피해자들은 “처음에는 투자를 맡기는 구조가 아니라 교육방이었기 때문에 의심이 적었다”고 했다. 수사가 시작되자 권원재는 실체를 드러냈고, 본명은 김민균이라고 밝혔다. 또 코인스쿨 내부에서 활동한 모범 학생 ‘하모닉우치’ 계정도 김민균과 동일 인물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피해자들은 “권원재는 친절한 선생님, 하모닉우치는 실력 좋은 졸업생처럼 역할을 나눠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럴싸한 외부 홍보가 코인스쿨을 합법적이고 검증을 받은 교육기관처럼 오인하게 만든 결정적 장치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024년 3월28일 김민균은 법무법인 아리율에서 만난 피해자들 앞에서 “1인 다역을 했다”며 스스로 실토했다. 그는 “다들 아시지 않느냐. 권원재, 하모닉우치, 김민균은 동일 인물이다. 하모닉우치 계정은 제 본래 핸드폰”이라며, 코인스쿨 안에서 ‘친절한 멘토(권원재)’와 ‘고수익을 인증하는 열혈 졸업생(하모닉우치)’ 역할을 홀로 연기하며 회원들을 속여왔음을 자인했다. 권원재 본명 김민균으로 확인 투자 프로그램으로 리딩 사기 코인스쿨은 단순 오픈채팅방이 아니었다. 피해자들이 받은 위촉증명서에는 소속 ‘교육 7기수’, 부서 ‘교육’, 상호 ‘비타민 주식투자’, 대표자 ‘오단혁’이 기재돼있다. 피해자들은 “코인스쿨은 김민균 개인이 취미로 만든 방이 아니라 상호와 교육 기수, 위촉 체계를 두고 운영됐다”고 말한다. 코인스쿨과 연결된 홈페이지에는 권준상·오단혁이 비타민 주식투자 대표자로 소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외 홍보도 있었다. 권원재는 과거 보도자료성 기사에서 ‘전업투자자 양성 전문가’로 소개됐다. 법무법인 아리율과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도 노출됐다. 피해자들은 “법무법인 자문 계약과 언론 홍보가 코인스쿨을 합법적이고 검증된 교육기관처럼 보이게 만든 장치였다”고 주장한다. 교육방 내부에서는 ‘졸업생 신화’가 만들어졌다. 코인스쿨 측은 “2023년 모든 기수를 통틀어 목표 금액 달성자와 10억원 이상 달성자 등 졸업자가 63명”이라는 취지로 공지했다. 일부 계정은 고수익 인증을 올렸다. “월 수익 억 단위는 평균” “300만원으로 300만원 벌었다” “3시간 동안 360만원 벌었다”는 식의 대화가 오갔다. 피해자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회원들을 해외 선물 프로젝트로 유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민균은 해당 교육방 공지를 통해 “시드 불리기 프로젝트는 소수만 진행하며, 하모닉우치와 참여한다”고 직접 바람을 잡았다. 이어 김민균이 운영하는 팀 소속(바람잡이)인 ‘양희철’ ‘김다름’ ‘만불챌린지’라는 유저 등이 총동원됐다. 이들은 “권원재만 따라하면 월 수익 억 단위는 평균”이라며 우상화 분위기를 조성했다. 피해자들과 만난 김민균은 “바람잡이들도 있었고, 과장되게 광고를 한 것은 진짜 저희가 잘못한 게 맞다”고 실토했다. 법무법인 회유 정황 사기 사건은 김승호라는 가상 인물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권원재는 2024년 김승호를 코인스쿨의 제자이자 해외 선물로 성공한 투자자로 소개했다. 단순히 이름만 언급한 것이 아니었다. 피해자들은 “권원재가 직접 김승호의 카카오톡 계정을 전달해 주며 회원들에게 소개했다”고 주장한다. 김승호는 ‘시드 불리기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로 등장했다. 코인스쿨 교육방에서는 “신청만 오늘 1시까지 받는다” “추첨은 순차적으로 진행 중” “프로젝트 승률은 100%”라는 취지의 공지가 올라왔다. 참여 희망자에게는 기존 기수와 닉네임, 목표 시드, 프로젝트 진행 동안의 각오를 적게 했다. 피해자들은 “절박한 사람을 선별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한다. 김승호는 프로젝트방에서 나스닥 선물 종목 NQH24, NQM24를 두고 매수·매도 리딩을 지시했다. “포지션: 대기” “포지션: 매수” “17540 부근 1계약” “17500 부근 1계약 추가 예정”이라는 식의 안내가 이어졌다. 또 다른 방에서는 “포지션: 매도” “2계약 추가” 등의 지시가 올라왔다. 피해자들은 “김승호의 리딩을 따라 들어갔다가 손실이 커졌다”고 주장한다. 손실이 커지자 김승호는 ‘담보금’을 강조했다. “든든한 담보금은 엄청난 수익금을 안겨준다” “청산되면 내 사비로 보상하겠다” “제발 안전한 담보금을 준비해 달라”는 식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피해자들은 이 대목을 ‘담보금 가스라이팅’이라고 표현한다. 손실 위험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피해가 속출하자 고소인들은 김민균에게 “김승호 본명이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공유해달라”고 강요했다. 이에 김민균은 “12월에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사이다. 본명인지 가명인지 나도 모른다. 가진 것은 텔레그램 아이디뿐”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연간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버는 코인스쿨의 수장이 투자금이 걸린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설계자 김승호의 인적 사항조차 모른다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피해자들은 “김민균이 범행이 발각되자 모든 책임을 가상의 인물인 김승호에게 떠넘기기 위해 기획한 시나리오”라고 확신하고 있다. 선상 파티 호화 도피 가장 충격적인 쟁점은 피해자들이 이용한 거래 플랫폼의 실체다. 김승호라는 가상 인물이 배포한 HTS 프로그램은 공식 증권사를 흉내 낸 ‘이베스트프로(ebest pro)’였다.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이베스트프로 HTS는 정교한 인터페이스와 실시간 환율까지 표기하며 제도권 프로그램처럼 위장했으나, 안내란에는 “1원 인증 없이 가상계좌가 발급된다”고 명시했다. 금융 보안 절차상 정상 증권사라면 결코 쓸 수 없는 표현이다. 또 피해자들이 출금을 요구하면 “수수료 및 거래 횟수 30회~50회를 채워야 출금할 수 있다”는 독소조항을 걸어 출금을 원천 차단하고 추가 입금을 유도했다. 김민균은 교육 영상을 통해 이베스트프로 MTS·HTS 주문 창을 가리키며 “지정가 진입하고 정리하는 것 진짜 어렵지 않다”며 “진입할 때는 다른 것 다 보실 필요 없이 매수와 매도만 기억하면 된다”고 현혹했다. 차트 숫자와 매수·매도 열이 조작되는 ‘모의 투자’용 사설 서버 프로그램을 두고, 피해자들에게는 마치 실제 해외 선물 시장에 자금이 진입하는 것처럼 철저히 교습해 의심의 싹을 잘라낸 것이다. 인터넷 도메인 등록 정보(WHOIS)에 따르면 ‘ebestpro.org’ 도메인은 2024년 초 프로젝트 시작 전인 2023년 9월15일에 선제적으로 생성돼있었다. 애초부터 출금해 줄 생각 없이 가짜 사설 프로그램과 교육 영상까지 치밀하게 사전 기획해 배포했다는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법무법인 아리율도 조직적 개입 및 수습에 조력한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개최된 대면 미팅에는 주범 김민균뿐만 아니라, 법무법인 아리율 ‘형사사건 전문 TF팀’ 소속의 박 모 사무장이 전면에 나섰다. 박 사무장은 피해자 대표들 앞에서 “저희는 이 친구(김민균)를 방어(변호)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으면서도, “우리가 경찰 조사 내용을 수시로 피드백 줄 테니 검증 대조할 시간을 한 달만 달라” “실제 피해자만 따로 모아 폐쇄적인 방을 새로 파고 기존 통합방은 폭파해라”라며 사태 축소와 피해자 분열을 종용했다. 피의자 도주로 멈춘 수사 남은 공범들 어디 숨었나 특히 박 사무장은 수사기관을 폄하하며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 의지를 꺾으려 시도했다. 그는 “김민균이 사기치기 위해 만든 회사가 아니다. 멘털이 약해 자살할까 봐 아침저녁으로 통화한다”며 동정론을 유발했고, “경찰 조사를 받으면 100% 수사 중지가 될 것 같다. 사이트나 대포통장 주인은 어차피 못 잡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 피해 추정 금액을 15억 안팎으로 잡고 재정 상태를 확인한 뒤 원금의 50~60% 선에서 합의안을 제시하겠다”며 구체적인 액수로 피해자들을 회유했다. 그러면서 “총 결정권자인 위에 형이 한 분 계시는데, 그분은 사람을 안 믿는다. 만약 고소가 계속 진행된다면 그분은 저를 위해 돈을 쓰실 거고, 저희가 ‘관여 없음’을 입증하기 위해 계속 돈을 쓰실 것”이라며, “고소를 계속하면 단 한 푼도 보상받지 못할 것”이라는 노골적인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피해자들은 사건 발생 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승호가 가상 인물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경찰도 김승호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했다. 피해자들은 “김승호가 유령이라면 코인스쿨 측이 모든 혐의를 그에게 덮어씌우기 위해 만든 시나리오 아니냐”고 반발했다. 또 코인스쿨 측은 “우리도 김승호에게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민균은 피해자들에게 “김승호를 함께 고소하자”고 제안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마치 코인스쿨도 피해자인 것처럼 꾸며 완전범죄를 만들려고 한 것이다. 피해자들은 경찰의 초동수사에 대해 비판했다. 고소인 측 대표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초동수사를 맡았던 김모 경위의 대처 미흡과 부실 수사, 직무유기로 인해 김민균의 해외 도주가 가능해졌다”며 “김민균이 해외 도주를 준비 중이라고 계속 알렸고 출국금지 필요성을 호소했지만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 초기부터 제대로 수사하라고 계속 추궁했다. 김민균이 도주하면 사건이 유야무야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민균은 돌아오지 않았고 사건은 멈췄다. 해외로 도피한 김민균의 행적도 피해자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김민균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겟(Bitget) 행사에 참석하고 VVIP 웰컴 기프트와 요트 파티 사진을 SNS에 올렸다. 수사 중지 끝난 사건? 제보자에 따르면, 코인스쿨 일당들의 최종 접속 IP 주소는 국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로 확인됐다. 김민균이 도피 후에도 국내에서 자금을 세탁하고 서버를 관리하는 공범 세력이 실존한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국내의 ‘진짜 몸통’과 배후 세력에 대한 강제수사가 시급하다”며 “김민균이 도망쳤다면, 분당에서 서버를 돌리며 우리 돈을 삼킨 진짜 몸통은 누구인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smk1@ilyosisa.co.kr>